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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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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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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05.20 15:42
조회
4,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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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글자
11쪽

제7장 천종(1)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제7장 천종



점심때가 지나도록 휘는 돌아오지 않았다. 전화를 해 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상황을 모르니 함부로 전화를 하기도 불안했다. 이모는 미연이 때문이라도 식사를 해야겠다며 점심준비를 하고 있었다.

미연은 안방에서 잠들어있었다. 미연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할 것 같았지만 눕자말자 잠들어 버렸기에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디리리링~

그때 자영의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자영이 얼른 확인해보니 휘였다.

“여보세요. 저예요. 지금 어디세요? 다치진 않았어요?”

말을 내뱉던 자영이 입을 닫았다. 급한 맘에 자기혼자 떠들었던 것이다. 잠시 조용하던 휴대폰에서 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흠흠.. 많이 걱정했소? 난 괜찮소.]

“휴~ 혜영언니는 무사히 도착했어요. 지금 병원에 치료받으러 갔으니 괜찮을 거예요.”

[다행이오. 그런데 지금 어디 있소?]

“아! 집으로 돌아왔어요. 지금 집이예요.”

[알겠소. 내 그리로 가리다.]

“네? 지금 오신다고요?”

[그렇소. 무슨 문제가 있소?]

“아니예요. 얼른 오세요. 식사 준비해 놓을게요.”

[알겠소. 곧 가리다.]

이모가 식사준비를 하다가 곁에 다가와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모도 걱정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얘, 강 서방이니? 어떻데?”

“네, 괜찮데요. 금방 집으로 온데요.”

“내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 다시 생각해도 강 서방 정말 대단하다 대단해. 호호홋! 아참! 내 정신 좀 봐. 강 서방 온다는데 얼른 밥 준비해야겠다.”

“호호호! 저도 도울게요.”

“그래, 네 서방 밥 준비하는 건데 네가 해야지. 호호호!”

둘이서 수다를 떨며 기쁜 마음으로 밥상을 다 차려갈 때 문이 열리며 휘가 들어섰다. 나갈 때 모습 그대로 마치 가볍게 산보를 다녀온 듯 전혀 흐트러짐이 없었다.

“어서 오세요. 고생 많으셨어요.”

“수고 많았네, 고생했어.”

자영과 이모가 웃는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었다.

“저는 괜찮습니다. 혜영씨가 많이 맞은 거 같던데 몸은 어떤가요?”

“에휴~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쓰러졌네. 지 서방이 병원에 데려 갔으니 곧 연락이 오겠지. 어서 이리로 앉게. 배고프지?”

“네, 조금 출출합니다.”

식사를 하고난 후 휘가 자영과 이모를 앉혀놓고 신중히 말을 꺼냈다.

“예전에 제가 어떻게 이 시대로 올 수 밖에 없었는지 말씀 드렸죠.”

“믿기 힘든 얘기였지.”

“저희 봉황문을 그렇게 만든 천종이란 놈들의 수하가 그 곳에 있었습니다. 붙잡았으니 놈을 이용해서 놈들의 본거지를 없애러 가야합니다.”

“어딜 간다고? 거기가 위험하지 않은가?”

“제게 위험한 곳은 없습니다.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제 한 몸 빼내면 되니까요.”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자영이 끼어들었다.

“혼자 너무 위험하지 않겠어요? 꼭 가야하나요?”

“나를 세상에 존재하게 해 준 내 사부님이시고 사문의 일이요. 그 복수는 나의 사명이나 마찬가지이니 한 하늘아래 그놈들과 같이 있을 수는 없소. 꼭 해야만 하는 일이요.”

휘의 두 눈에 광망이 일었다. 그만큼 원한이 사무쳤을 터였다. 무려 백여 년을 땅속에 묻혀 지내야했던 그 한을 누가 알겠는가? 눈앞에서 사랑하는 여인의 처참한 말로를 지켜보고 자신도 놈들의 손에 죽었으며 사부님의 죽음과도 무관치 않은 자들이었다. 놈들의 야욕을 소종주의 기억에서 읽었다. 은혜를 원수로 갚고도 놈들의 후손은 지금도 어엿하게 권세를 이어 내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용서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놈들을 멸해야 사부님과 비명에 간 자영의 한을 풀어 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런 휘의 모습을 보고 자영이 불안한 듯 한숨을 쉬었다.

“휴~ 알겠어요. 전 믿어요. 무사히 돌아오세요.”

휘가 자영의 손을 잡고 따듯하게 말했다.

“놈들만 처리하고 바로 돌아올 것이요. 그러면 당신 상처도 치료하고, 이모 모시고 잘 살아봅시다.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생각해 두시오.”

“그 일 끝내고 돌아오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일주일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하오.”

“일주일이나요?”

“길을 아는 놈을 데리고 가는데 아무래도 돌아올 때는 혼자일 거 같소, 길을 잘 모르니 그 정도로 생각합시다.

“그 곳이 어딘데요?”

“이 일은 나 혼자 조용히 처리하고 올테니 알려고 하지 마시오. 그게 나을 거요.”

“휴우~ 알았어요. 더 이상 안 물어볼게요. 몸조심만 하세요.”

“내 끝나고 돌아올 때 먼저 전화하리다.”

“네. 기다릴게요.”

자영은 나오려는 눈물을 꾹꾹 눌러 참았다. 자칫 자신의 눈물로 저 사람이 약해져 일을 그르칠까 그게 두려워 억지 웃음을 내 보였다.

“걱정 마시오.”

이모와 자영의 걱정을 뒤로하고 휘가 밖으로 나섰다.



야스카 산맥의 심처

깊은 계곡사이에 일본전통의 사찰과 같은 웅장한 건축물들이 화려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산중으로 들어오는 길은 잘 닦여져 있었으나 외길이었고 중간에 민가가 있을 만도 하였지만 눈을 씻고 봐도 산을 오르는 길, 수 킬로에 걸쳐 사람의 흔적조차 닿지 않은 듯 외진 곳이었다.

그렇게 말끔하게 포장된 외딴 길을 자동차 한 대가 조용히 오르고 있었다.

웅장한 사찰과 같은 곳의 입구에는 경비실이 세워져 있었는데 아래 산길을 따라 올라오는 자동차의 불빛이 보였다.

“이봐, 야쓰이. 오늘밤 방문예정자가 있었나?”

야쓰이라 불린 사내가 마우스를 클릭하며 모니터를 들여다봤다.

“음... 오늘은 아까 도착한 총재비서실장을 끝으로 더 이상 없는데.”

“그래? 그럼 저기 올라오는 차는 누구지?”

“차가 오고 있다고?”

“응. 저기 불빛 보이잖아. 그리고 7번 모니터를 살펴 봐. 찍혀있지? 차량번호 좀 확인해 볼래?”

“이 시간에 방문할 차량은 없는데...누굴까? 흠... 잠깐만, 차량번호도 우리 천종에 등록되지 않은 걸보니 길을 잘못 들은 거 아냐?”

“아무튼 나가봐야겠군. 혹시 모르니 위에 확인해봐.”

“우선 차 세워서 먼저 물어봐. 괜히 쓸데없이 전화해서 귀찮게 한다고 저번처럼 욕이나 먹을 수도 있으니까. 길 잘못 들었다고 하면 그냥 되돌려 보내.”

“알았어.”


스즈끼란 놈을 족쳐서 이곳 천종의 본사로 달려왔다. 당연히 천종의 제자라는 야마모토도 운전석 옆자리에 앉아있다. 얌전히 앉아있기까지 수난을 당하긴 했지만 천종의 종주와 나눌 얘기가 있다는 말에 안내를 맡기로 했다.

천종의 입구에 당도하니 산세는 예전 소종주의 기억 속에 있는 모습 그대로 변함이 없었다. 건물들은 더 늘어나 많이 바뀌긴 한 것 같지만 대체로 비슷한 게 여기가 놈들의 본사라는 곳이 확실해 보였다.

휘의 두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놈들이 여기 웅크리고 앉아 봉황문을 수대에 걸쳐 멸문의 길로 이끌려했고 조선을 몰락시켰다 생각하니 분노가 일었다.

끼익!

정문 앞에 자동차가 멈춰 섰다.

경비원 복장의 남자가 다가와 창문을 내리라는 손짓을 했다. 스즈키가 유리문을 내리자 야마모토가 운전석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나 야마모토야. 도쿄에서 돌아오는 길이네.”

“아! 야마모토님. 연락도 없이 오셔서 미리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분들은...?”

“종주님을 뵈러 오신 분들이다.”

“네? 종주님을요? 오늘 방문예약에 그런 사항이 없었는데...”

야마모토가 얼굴을 찡그리며 휘의 눈치를 살피는 듯 뒤를 슬며시 돌아본 후 말을 이었다.

“지금이라도 안에 기별을 넣어라.”

“네? 그런... ”

경비원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밤에 갑자기 찾아와서 종주님을 만나겠다고 기별을 넣으라니... 뒷자리에 앉아있는 자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일본의 총리나 미국의 부통령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저 야마모토가 미친 게 아니고서야 그게 가당키나 한 일이란 말인가.

“우선 총무원에 기별을 넣고 문을 열어. 대기실에서 기다릴 테니까.”

“자. 잠시 만 기다려 주십시오.”

경비가 얼른 경비실로 뛰어가 이 황당한 사실을 전하고 있을 때. 경적소리가 울렸다.

빵빵!

경비가 놀라서 달려갔다.

“우선 문부터 열란 말이야. 대기실로 갈 거야.”

“자 잠깐 만요. 지금 연락 중입니다.”

“허~ 내가 손님을 모셔왔는데도 못 들어간단 말인가?”

“그. 그래도 외부인의 정체가...”

그때, 휘가 운전석에 앉아있는 스즈끼의 뒤통수를 툭 치며 뒷문을 열고 내려섰다.

“우리가 내려서 걸어가자.”

“네? 넵.”

스즈키가 야마모토에게 말을 전하며 차에서 내려섰다. 야마모토도 눈치를 살피더니 차에서 내렸다.

“걸어서 올라 갈테니 안에 기별을 넣도록.”

스즈키의 말에 경비가 당황해서 앞으로 나섰다.

“아 안 됩니다. 우선 연락을 취한 후 들여보내 드릴테니 좀 기다려주십시오. 야! 야스이, 아직 연락 안 되었어?”

야스이는 경비실 안에서 전화기를 들고 밖의 눈치를 살피며 열심히 떠들고 있었다. 아마 상황설명을 하는 중이리라.

“뒤로 물러나라.”

휘가 스즈끼에게 한마디를 한 후 앞으로 나섰다. 경비가 얼른 휘의 앞을 막아섰다. 여차하면 가스총을 뽑을 것처럼 손을 허리로 가져가는 게 나름대로 자세가 되어있었다.

“더 이상 움직이시면...억!”

경비가 말을 잇지 못하고 옆으로 밀려났다. 아니 밀려나면서 주저앉아 버렸다. 기절했는지 고개가 푹 숙여졌는데 휘는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정문 옆의 작은 출입문 앞으로 나아갔다. 출입문도 잠겨 있었다.

쾅!

쩌적! 쿠쿵!

휘가 두 팔을 문에 대는 순간, 굉음과 함께 문이 뜯겨나가며 나뒹굴었다. 작은 출입문이라고 하나 철문이었고 사람 키보다 훨씬 큰 덩치를 한 방에 무너뜨려 버린 것이다.

문을 지탱해 주던 기둥의 벽체도 뜯겨져 먼지가 피어올랐다. 휘가 무심한 눈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스즈키와 야마모토는 놀란 황소 눈이 되어 입을 쩍 벌리고 서 있었다. 휘가 그런 야마모토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너! 빨리 뛰어가서 봉황문주가 너희 종주를 찾아왔다고 전해라. 종주가 직접 나오지 않는다면 후회할 것이다.”

스즈키의 통역을 전해들은 야마모토가 사색이 되어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너는 내 옆을 따르며 내 말을 분명히 전해야 할 것이야. 만약, 네 놈이 엉뚱한 생각을 한다면 내년 오늘이 네 놈 제삿날이 될 것이다.”

“네 넵! 아 알겠습니다.”

스즈키가 다리를 후들거리며 큰소리로 대답했다. 나름대로 조직에서 행동대장까지 하며 실력도 그렇지만 담력도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눈앞의 이 사람 앞에서는 공포로 인해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다.

“가자!”

성큼 걸음을 옮기는 휘를 따라 스즈키가 비척비척 뒤를 따랐다. 경비실 안에서는 놀란 야쓰이가 손을 귀 가까이 댄 채 굳어 있었다. 전화기는 야쓰이의 손을 떠나 바닥에 떨어져 있었는데 전화기 속에서 야쓰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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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38 가르릉
    작성일
    14.05.20 17:15
    No. 1

    캬 좋네요 그나저나 쪽발이들이 그냥 당하고만있지는않을듯. .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밤길
    작성일
    14.05.20 17:32
    No. 2

    발버둥을 치겠지요. 그래야 두들겨패는 맛도 나지 않겠습니까? 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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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제6장 새로운 출발(10) +4 14.05.19 4,495 13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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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제6장 새로운 출발(8) +2 14.05.16 3,583 99 12쪽
30 제6장 새로운 출발(7) +4 14.05.15 3,694 101 21쪽
29 제6장 새로운 출발(6) +4 13.11.13 3,916 120 11쪽
28 제6장 새로운 출발(5)-내용수정했습니다 +2 13.11.08 5,387 168 27쪽
27 제6장 새로운 출발(4) +8 13.11.06 4,477 115 14쪽
26 제6장 새로운 출발(3) +10 13.11.04 4,572 138 13쪽
25 제6장 새로운 출발(2) +1 13.11.02 4,442 151 10쪽
24 제6장 새로운 출발(1) +6 13.10.31 4,776 133 13쪽
23 제5장 단죄-그 시작(5) +6 13.10.29 4,311 113 14쪽
22 제5장 단죄-그 시작(4) +8 13.10.24 4,310 129 14쪽
21 제5장 단죄-그 시작(3) +4 13.10.21 4,569 133 13쪽
20 제5장 단죄-그 시작(2) +4 13.10.18 4,834 125 15쪽
19 제5장 단죄-그 시작(1) +2 13.10.16 5,624 142 15쪽
18 제4장 재회(7) +2 13.10.14 5,603 125 13쪽
17 제4장 재회(6) +4 13.10.11 5,437 141 13쪽
16 제4장 재회(5) +2 13.10.09 5,422 124 14쪽
15 제4장 재회(4) +2 13.10.07 5,289 1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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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제4장 재회(2) +10 13.10.02 6,663 13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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