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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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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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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83,299

작성
13.10.07 11:14
조회
5,289
추천
111
글자
12쪽

제4장 재회(4)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놈은 눈치가 빨라 잠시 부려먹기 딱 좋은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방법이 없다. 손짓발짓 섞어가며 설명을 해봤지만 놈은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며 머리만 긁적이고 말았다.

놈의 손목을 잘라버리면 가장 간단하기는 하다. 자르고 난 후 놈의 손목을 쥐어주면 알아서 의원으로 달려갈 것 아닌가. 뒤따르기만 하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아무 상관도 없는 놈을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라지만 쓸데없이 피를 보고 싶지는 않았고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는 더더욱 없었다. 칼을 꺼내 놈의 팔을 자를 듯 위협을 해보았지만 기겁을 하며 벌벌 떨기만 할뿐 오히려 역효과만 보았다.

할 수없이 한국식당으로 데려가 이모를 통해서라도 방법을 알려주고 놈을 앞세워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손가락을 까닥거리는 것으로 놈을 이끌고 이모의 식당으로 향했다. 놈은 잔뜩 겁을 집어먹고는 굽실거리며 졸졸 잘 따라왔다.

놈은 따라오면서 손위의 물건을 자꾸 만지작거리면서 손가락으로 뭔가를 이리저리 눌렀다.

그 짓을 하느라 꾸물대기에 확 뺏어버렸다.

손바닥에 쏙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쇳덩이처럼 생긴 게 유리속에 글씨들이 보였다. 일본글이라 알아 볼 수는 없었기에 녀석을 한번 째려보고는 돌려줬다. 안절부절 하는 놈을 계속 노려보고 있으니 녀석이 무언가를 꾹 눌렀다.

그러고는 성큼성큼 걸어가자 녀석도 물건을 주머니에 넣고 허겁지겁 따라왔다.



“이거 뭐야? 백곰 이 녀석...”

독사는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깜짝 놀랐다. 백곰으로부터 문자가 와 있었다.

[귀신, 놈을 찾았음. 지금 끌려가는 중]

[내 손목을 자른데요. 흑흑]

[놈이 가방을 가지고 있음.]

[빨리 구해...]

뒤 늦게 보고 답장을 보냈지만 연락이 없다.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원은 꺼져 있었다.

두목에게 보고를 하고 즉시 얘들 몇을 데리고 백곰이 둘러보고 있다던 곳으로 달려갔지만 어디로 갔는지 행방이 묘연하다. 같이 움직이던 놈들을 다그쳐 봐도 햄버그를 사러 간다고 했다는 말 뿐이다. 어디로 끌려갔을까?

수하들을 풀어서 주변을 뒤지도록 하고는 부두목께 전부 동원해야 될 것 같다고 보고했다.

부두목은 위치만 정확히 결정되면 직접 모두 다 데리고 오기로 하였다. 마치다파와 결판을 내는 한이 있더라도...

독사는 이를 갈았다.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사시미칼도 놈에게 빼앗겼다. 자신의 독문병기(?)인데...

거기에 더하여 양쪽 이마엔 뿔처럼 혹이 불거져 있었다. 쪽팔려 모자라도 쓰려했지만 혹이 너무 커 쓸 수가 없었다.

바지춤에 품은 새로 구입한 칼을 만지며 이번엔 절대 방심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한국식당 고향.

한가로운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게 내부는 엉망이었다.

식탁과 의자는 뒤집어지거나 엎어져있고 여기저기 물품들이 부서져 나뒹굴고 있었다. 입구에 있는 멀쩡한 식탁에는 이모가 홀로앉아 멍하니 허공만 보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는 다 풀어져있었고 눈은 멍들고 부어올라 핏자국까지 비쳤다.

그때, 그가 낯선 뚱뚱한 사람과 함께 들어섰다.

그는 잠시 놀란 듯 내부를 두리번거리더니 이모를 향해 말문을 열었다.

“어찌된 일이오?”

“아이구... 어딜 갔다 이제야 오는 거예요~ 엉엉.”

멍하니 있던 이모는 그를 보더니 설움이 복받쳐 오르는 지 울면서 테이블을 쳤다.

“놈들이 와서 이렇게 다 부수고 자영이를 끌고 갔어요. 열 명도 넘는 놈들이 차를 앞에 대고는 들이닥쳐서 댁을 찾기에,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고 이미 갔다고 했는데도 자영이를 끌고 가며 댁이 직접 오지 않으면 죽일 꺼래요. 어떡해요. 흑흑!”

이모는 얼굴이 퉁퉁 부어있었는데 무슨 일을 당했을지 얼굴에 이미 다 나타나고 있었다.

“그녀를...으음... 놈들이, 그녀를 데려갔다 했소!?”

목소리가 커지며 그의 얼굴이 분노로 다시 물들어 갔다.

“네에, 자영이... 불쌍한 우리 자영이 이제 어떡해요...흑흑흑!”

그의 차가운 목소리가 힘 있게 그러나 조용히 들려왔다.

“어디로... 데려갔소?”

백곰은 갑자기 오한이 드는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갑자기 주위가 얼어붙은 듯 한기가 밀려왔던 것이다.

“저기 번화가에 사꾸라 이중주라고 클럽이 있는데 거기 앞 건물에 사무실이 있데요. 그쪽으로 오늘내로 오라고 했어요. 안 오면 자영이를 죽일 거래요.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고 어떡해요. ...아이고~자영아~ 자영아!! 엉엉엉!”

이모는 대성통곡을 하였다.

그가 묵묵히 가방을 열고 예전 독사의 칼을 꺼냈다. 그 칼을 허리춤에 똑바로 세웠는데 갑자기 칼이 없어져 버린 듯 사라졌다.

그가 칼을 꺼낸 가방을 테이블위에 툭 던져버렸다.

“헉!”

백곰이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테이블 위 가방을 향해 손을 천천히 뻗어갔다. 그리고 침을 꼴깍 삼켰다.

그때, 그가 백곰의 허리를 잡아 이모의 앞으로 끌어 당겼다. 그 큰 덩치가 휙 하니 딸려왔다.

백곰의 눈과 손은 계속 테이블 위의 가방으로 향해 있었지만 그가 뺨을 살짝 건드리자 급히 이모를 보며 몸을 발딱 세웠다.

“흡!”

“이 놈에게 그 위치를 말해주시오.”

울음을 그친 이모가 뚱뚱한 놈을 힐끗 쳐다보고는 그에게 말했다.

“흑흑 ...이 사람이 누구예요? 이놈도 꼴을 보니 한통속 같은데...”

“직접 물어보시오. 나는 말이 통하지 않아서...흠흠!”

아니 일본에 살면서 일본말도 모르고 혼자서 저리 지낸단 말인가? 이모는 새삼스럽다는 듯이 그를 쳐다본 후 뚱뚱한 놈에게 일본말로 말을 걸었다.

“뭐하는 사람이유?”

“저 저요?”

“네. 그럼 여기 그쪽 말고 다른 사람 누가 있나요?”

백곰은 불안했다. 저 아줌마의 퉁퉁 부은 얼굴을 보니 괜히 자신이 화풀이 당할까봐 바짝 쫄았다.

“그 그냥... 저쪽에서 이..일하고 있는데요.”

“휴우... 같이 오셨으니 그냥 믿고 말할께요. 사쿠라 이중주라고 클럽 아세요?”

“네? 네...항구 번화가에 있는....아 압니다.”

“그 앞에 사무실이라는데 야쿠자들이 사무실이라고 하면 뭐하는 곳인지 아세요?”

“아! 거기라면 마치다파 사무실이 있는데...저 저분도...”

백곰은 거기라고 생각하니 저 귀신같은 놈도 그들과 한패일게 분명한데 도대체 무슨 일인가 불안해졌다.

“누구요? 마치다?”

“아...네, 마치다파, 이 지역을 관리하는 야쿠자조직입니다. 거기 두목이 마치다라고...”

“다른 조직은 없나요?”

“네, 반대편에 야마다파라고 있는데 거긴 시내중심가에 있고 사쿠라 이중주하고는 상관없는데요.”

“그럼 거길 저 분께 가르쳐주세요.”

이모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뚱뚱한 놈에게 말하였다.

“거기까지 모셔다드리면 되는 겁니까?”

“네, 할 수 있겠어요?”

“네..넵, 잘 알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저분은 말이 안 통하니 그 놈들에게 한국식당에서 끌고 온 여자에게 데려다 달라고 하세요. 놈들에게 여자를....에구~흑흑! 그럼 부탁드려요.”

“한국식당에서 데려온 여자요?” “그러면 알 꺼 예요. 후우~”

이모는 다시 그를 보고 한숨을 쉰 후 한국말로 말했다.

“이 사람이 거길 잘 알고 있데요, 무슨 야쿠자사무실이라는데 거기가면 깡패들이 많이 있을텐데 괜찮겠어요?”

“야쿠자? 나를 걱정하는 거라면 신경 안 써도 될꺼요. 자영만 무사하길 빌어주시오. 다녀오리다.”

그는 야쿠자가 아마도 사무라이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뚱뚱한 놈에게 가자는 손짓을 했다.

까닥 까닥.

백곰은 가방에 눈을 두고 있다가 그가 손가락을 까닥거리자 잽싸게 가방을 낚아채 가슴에 안고 뒤를 따랐다.

문을 나서던 그가 갑자기 뒤로 돌아섰다. 백곰은 헉 하고 얼어붙어 품에 안았던 가방을 천천히 그를 향해 내 밀었다. 얼굴이 벌게졌다.

그가 백곰은 안중에도 없는 듯 밀치더니 이모를 향해 입을 열었다.

“자영을 그들이 왜 끌고 간 것이요? 그들과 무슨 문제가 있소?”

이모는 그를 쳐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댁이 손목만 안 잘랐어도 이렇게까지는 안 되었겠죠. 그놈들 하는 말을 들으니 손목을 잘린 놈이 거기 두목동생이래요. 제발... 자영이가 무사하게 해줘요. 흑흑!”

그는 이모의 원망스런 눈빛을 보며 놈들을 없애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일반 백성들을 함부로 할 수는 없지만 저런 놈들은 죽여 버리는 것이 오히려 나았다.

“미안하게 되었소. 조금만 기다리시오. 자영을 데려오리다.”

그렇게 말하며 그는 다시 돌아서 나갔다.

백곰은 가방만 꼭 끌어안고 한국말을 나누는 둘을 쳐다 보다가 얼른 그 뒤를 따라 나섰다.

이모는 문밖으로 나서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자영이 무사히 돌아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생기는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분명 미친 사람 같았는데 왜 이런 믿음이 생기는 걸까?’

미친 사람이던 맨 정신이던 지금 이모는 다른 방안이 없었다. 거저 두 손을 모으고 간절히 기도하는 수밖에.

“자영아. 제발 무사해야한다...제발”



백곰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저 귀신만 데려다주고 가방을 가지고 돌아가면 자신은 무사하리라. 아니, 두목에게 인정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슬며시 가방 안을 들여다보니 계약서는 그대로 있었다. 그런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아하니 저 귀신이 마치다파 사무실을 찾아가는데 칼은 챙기고 가방은 던져버렸다.

좋은 일로 가지는 않는 것 같으니 무언가 일이 틀어진 것이리라. 그렇다면 자신들 야마다조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부지런히 그를 안내하여 택시를 타고 마치다파의 사무실근처에 도착하였다. 저 귀신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보고 있자니 독사형님께 전화할 마음은 사라졌다. 괜히 일을 그르칠 필요는 없었다. 똑똑한 자신이 생각하기에 분명히 마치다파의 사무실 앞에도 지켜보는 눈이 있을 것이므로 자신이 끌려가는 걸 보고 연락 할 것이다.

아직 초저녁이라 거리는 붐비고 있었다.

“저...저기가 마치다파 놈들 사무실이 있는 빌딩입니다.”

백곰은 뒤뚱거리며 택시에서 내려서자 앞에 보이는 건물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가 고개를 들어 빌딩을 쳐다보더니 백곰의 등을 툭 밀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백곰이 휘청거리며 앞장섰다.

둘은 빌딩 안으로 천천히 들어섰다.

빌딩은 6층짜리 건물이었는데 2층부터 6층까지 전체를 마치다파에서 사용하고 있었다.

백곰은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버튼을 눌렀다.

그는 택시에 탈 때부터 이미 놀랐었다. 자동차란 것을 지난 이틀동안 많이 보았고 직접 몸으로 부딪쳐보기도 했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 타 보기는 처음이었다. 이젠 놀랍지도 않았다. 그냥 저 뚱뚱한 놈이 하는데로 따라가면 되었다.

세상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끼며.

딩동!

벨소리가 울리며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안에서 몇 명이 내렸다.

뚱뚱한 놈을 따라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주변에서 아주 미약한 살기들이 느껴졌지만 무시했다.


작가의말

몸이 안좋아 컴앞에 오래 앉아있지를 못하네요.

건강부터 잘 챙기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수면선인
    작성일
    13.10.07 12:18
    No. 1

    빌딩을 몇층이나 세내서 사용할 정도면 마치다파 친구들은 모르긴 몰라도 중소 도시급 상권은 한손에 틀어쥔 방귀 좀 뀌는 야쿠자 친구들같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밤길
    작성일
    13.10.07 14:58
    No. 2

    좀 있어보이라구 설정을 그렇게 했는데 과했나요..세낸게 아니구 지들꺼로..ㅎ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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