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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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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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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83,299

작성
14.06.3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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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8장 상처(15)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백곰의 말을 듣고 있던 혜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나섰다. 지금 여기서 결정 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요. 그럼 그 곳으로 하죠. 자영아, 가서 보고 아니다 싶으면 도시로 움직여. 사람 많은 곳이 아무래도 숨어 지내기에는 좋을 것 같은데...”

“알았어, 언니. 가보고 결정할게.”

“에휴, 나는 미연이부터 챙겨야 되는데. 어디 가서 찾아야 하나?”

혜영의 한 숨 섞인 말에 휘가 대꾸를 했다.

“찾지 않아도 놈들이 만나게 해 줄 것 같소이다.”

“네?”

“어차피 미연씨에게서 별다른 말을 듣지 못한다면 혜영씨도 경찰이 데려갈 테고 아마도, 만나게 될 거 아니겠소.”

“휴~ 그럴까요?”

“아무튼 돌아가는 상황을 그때그때 좀 알려주시오.”

“전화를 하면 경찰에서 금방 눈치 챌 걸요?”

“누구랑 전화를 하는지 어떻게 안단 말이요?”

“요즘 기술이 얼마나 좋은데요. 누구랑 통화하는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어디 있는지도 다 알 수 있다고요.”

그런 것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휘였기에 새삼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연락하면 안 되는 거요?”

“당분간은 그렇게 지내야지요. 그냥 이사람 통해서 소식이나 전하죠.”

혜영이 백곰을 가리키며 눈짓을 하자 백곰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자주 왔다 갔다 하겠습니다. 혜영씨보다는 타쿠야씨 친구로 얘기해야죠. 전화도 가급적 타쿠야씨를 통해서 할 테니 전할 말은 그리 전하세요.”

“알았어요, 그럼 저부터 내려서 집에 갈게요. 날 보면 경찰이 잡아가던지 무슨 짓이던 하겠죠.”

혜영이 이모와 자영의 손을 잡았다.

“아이구, 혜영아. 또 헤어져야 하냐?”

“언니, 어떡해.”

눈물이 나올까봐 혜영이 얼른 말을 이었다.

“걱정 말고 어디가든 몸조심해야 해. 알았지?”

“언니도 몸조심 해. 흑!”

잠시 이별의 눈물을 훌쩍이고 혜영이 차에서 내려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그래도 집에 가서 확인은 해봐야하지 않을까요?”

백곰이 차를 출발시키지 않고 미련이 남은 듯 이모를 보며 물었다.

“그러게. 자네 생각은 어떤가?”

이모가 휘에게 생각을 물었다.

“안 그래도 제가 다녀올 생각이었습니다. 가져와야 할 것도 있고요.”

“응? 가져 올 게 뭔데?”

“제 칼은 가져와야합니다.”

“칼? 그런 게 있었어?”

“네, 제 분신과 같은 겁니다.”

“그동안 한 번도 못 봤는데.”

“안 보이는 곳에 숨겨놨습니다.”

“그래도 조심하게.”

“네, 지금은 그렇고 어두워지면 다녀오겠습니다.”

“그러게, 자네가 혼자 움직이면 누가 막겠는가.”

역시 이모의 휘에 대한 믿음은 굳건했다.


어두워질 때까지 차안에 갇혀 있던 일행은 밤이 깊어지자 백곰과 휘, 둘만이 밖으로 나섰다.

백곰은 간단한 음식물을 사러 나섰고 휘는 집을 들러 볼 생각이었다. 자영에게 조금 늦더라도 기다리고 있으란 말을 전하고 바로 몸을 날렸다.

휘가 집 근처에 도착하여 주변을 둘러보다가 제법 높은 건물로 훌쩍 날아 올라섰다. 이미 밤이 깊었지만 주변은 가로등과 주변 건물들에서 새어나오는 빛으로 밝았다.

휘가 스윽 한번 훑어보자 집 주변에 기척들을 느낄 수 있었다. 제법 많은 수의 사람들이 집주변 건물의 위, 혹은 출입구 근처에 몰려 있었다. 집 앞에 주차된 차 안에서도 사람들의 기척이 느껴졌다. 저들이 모두 경찰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을 조심해야했다.

어둠에 녹아든 휘가 자신들이 지내던 집 근처로 스며들었다. 봉황의 칼은 자신이 지내는 집의 처마 밑에 숨겨져 있었고 그것을 아는 사람은 자신 외에는 없었다. 예전 궁궐에서 그녀의 그림자로 지낼 때도 지금처럼 항상 처마 밑에 칼을 놓아두었었다.

집 안에서 기척이 느껴졌지만 미연은 아니었다. 아마도 경찰이 안에 숨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놈들의 눈을 피해 맞은편 건물의 어둠속으로 숨어든 휘가 손을 내밀었다. 곧 처마 밑에서 봉황의 칼이 반응을 했다. 녀석은 휘의 기운이 반가운 듯 몸을 떨더니 서서히 빠져나와 휘의 손으로 날아왔다.

‘반갑다, 너를 두고 갈수는 없지. 같이 가자.’

손안에 들어온 녀석을 쓰다듬어주고는 휘가 곧바로 집을 벗어나 반대편으로 몸을 날렸다. 그러나 그가 움직이는 방향은 자영이 기다리는 차가 있는 곳이 아니라 그 반대편이었다.

조심스럽게 어둠속으로 움직이던 휘가 어느 정도 집에서 멀어졌다는 생각이 들자 앞의 빌딩 위로 뛰어올랐다. 어둠에 물든 도시의 한쪽으로 밝은 빛들이 모여 있는 곳이 휘의 눈에 들어왔다.

주변을 잠시 살피던 휘가 빌딩과 빌딩사이를 뛰어넘으며 재빠르게 움직이더니 드디어 원하던 곳에 내려섰다.

그 곳은 사무라이 프루덕션이 있는 건물 앞이었다. 거리는 밤이 깊었지만 번화가답게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음... 놈들이 안에 있으면 좋으련만.’

한 손에 칼을 들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휘의 모습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이리저리 피하기 시작했다.

“어머, 저 저 사람 봐!”

“엉? 뭐야? 칼이잖아. 칼을 빼 들었어.”

“무 무슨 일이야? 싸움이 났나 봐.”

“에이... 폼이겠지. 어디 영화 촬영하나?”

“어머머, 그러고 보니 저사람 잘 생겼다. 너무 멋져.”

“그러게, 저 배우 이름이 뭐야?”

“그런데 카메라는 왜 안보이지?”

걔중 일부 젊은이들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촬영을 하며 어디서 영화촬영을 하는지 두리번거리기도 하였다. 그만큼 칼을 든 휘의 모습이 영화배우 뺨치게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런 주변의 소란에는 아랑곳없이 휘가 곧장 건물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른 후 안으로 들어섰다.

딩동!

3층을 알리며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이전과 달리 복도에는 사람의 기척이 없었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휘가 옆에 보이는 출입문을 발로 차 부숴 버렸다.

쾅!

문짝이 뜯어지며 내부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뭐 뭐야? 누구냐?”

내부에 있던 자들이 당황스러운 모습으로 문을 부수고 들어온 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들은 안쪽의 사장이라는 명패가 있는 자리를 중심으로 소파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가 문이 부서지자 놀라서 벌떡 일어났던 것이다.

“헉! 너 너는...”

책상에 느긋하게 앉아있던 료이치는 너무 놀라 황소 눈이 되며 기겁을 했다.

내부를 둘러보던 휘의 눈에 안쪽의 책상에 앉아있는 료이치의 모습이 보였다. 놈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떡 벌린 채 바짝 굳어있었다.

“흠... 우린 안면이 있지.”

휘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가며 봉황도를 가볍게 휘둘렀다.

휘웅!

콰콱!

료이치의 앞에 버티고 있던 두꺼운 책상이 소리를 내며 반쪽으로 갈라졌다.

쩌저적!

“우악!”

료이치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가 떨어졌다. 칼이 자신을 반쪽으로 조각 낼 듯 눈앞에서 떨어져 내리자 기겁을 하고 뒤로 나가떨어진 것이다.

“으으으... 사 살려주세요.”

주변의 놈들도 이 광경에 감히 덤벼들 생각을 못하고 벽 쪽으로 주춤주춤 물러서기 바빴다.

“너희 놈들이 여기서 하는 짓거리가 너무 지저분하여 혼 좀 내주러 왔다.”

휘가 뒤로 물러서는 놈들을 향해 손가락을 튕겼다.

따다다닥!

“으악!”

“윽.”

“하악!”

비명을 지르며 주변에서 머뭇거리던 자들이 뒤로 발라당 넘어갔다. 료이치도 자신의 이마를 두손으로 짚으며 비명을 질렀다.

“아악! 으으으...”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고통이 찾아오지 않았다. 아니, 기억이 사라지질 않았다.

‘이게 아닌데...?’

슬며시 이마를 감쌌던 손을 치우며 눈을 뜨자 자신 앞에 저 귀신같은 자가 우뚝 서 있었다.

“허억! 어 어째서...”

휘가 다가가 료이치의 목을 붙잡아 들어 올렸다.

“켁! 캐캑!”

료이치가 말 한마디 못하고 휘의 손아귀에 붙잡혀 발을 동동 굴렸다. 나름 덩치가 꽤 된다고 생각했는데 휘의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 꼴이었다.

휘가 료이치를 구석으로 집어 던졌다.

휘익!

와장창!

“으악! 으으으... 사 살려주세요.”

료이치가 의자를 밀치며 쓰러졌다가 얼른 일어나 무릎을 꿇었다. 지금 뭘 어찌해야할지 정신이 하나도 없고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우선은 살아야했다. 덤벼봐야 상대가 되지도 않을 건 뻔 한 일. 무조건 빌고 봐야 할 일이었다.

“으으으... 자 잘못했습니다. 요 용서를.”

휘가 그런 놈을 무시하고 부서진 책상의 서랍을 뒤적였다. 그러나 이것저것 들춰봤지만 알아보지 못할 서류들과 이상한 수첩 같은 것들만 들어있었다. 그래도 뒤지다보니 대한민국이라는 글씨가 새겨 진 수첩이 보였다.

수첩을 열어보니 여자의 사진이 있었고 박혜진이란 이름이 한글로 적혀있었다. 아마 한국여자일 것이다.

휘가 료이치의 앞으로 다가가 놈의 코앞에 수첩을 들이밀었다.

“이 여자는 어디 있나?”

료이치가 무릎을 꿇은 자세 그대로 수첩을 들여다보더니 두 손을 마구 저었다.

“그 그 여자는 아 아직 안 건드렸습니다. 데려오지도 않았습니다. 정말입니다.”

놈이 두 손을 저으며 뭐라고 얘기를 하니 말을 알아듣지 못해도 충분히 놈이 이해했으리라 생각하며 휘가 놈의 앞에서 여권을 품에 넣었다.

“이건 내가 가져간다.”

떨고있는 놈을 무시하고 휘가 봉황도를 치켜들며 기운을 보내자 봉황도에서 불길이 화르륵 일었다.

휘가 가볍게 떨치자 불길이 날아 책상에 옮겨 붙었다.

화악!

다시 휘가 옆으로 칼을 휘두르자 주변으로 불길이 화악 번져갔다.

“으 으악! 부 불이...”

료이치가 자신에게 불똥이 튀자 혼비백산해서 벌떡 일어났다. 휘가 그런 놈에게 다가가 양복상의를 확 벗겨서 들고는 천천히 돌아섰다. 료이치는 정신이 나간 듯 우왕좌왕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잠시 후 옷으로 둘둘 말은 봉황도를 들고 휘가 차로 돌아왔다. 이리저리 돌아서 공원을 거쳐 몰래 다가 온 것이다.

“집에 미연씨는 안보이고 낯선 자들이 있었소.”

휘의 말에 자영이 아쉬운 듯 한숨을 쉬었다.

“역시 잡혀갔나 보군요. 여기 오래있으니 자꾸 불안해지는데 어서 떠나죠.”

“그래, 어차피 갈 거, 서두르자. 에휴~”

숨죽여 있으니 힘들었는지 이모도 빨리 가자고 서둘렀다.

“그럽시다. 나도 할 일이 다 끝났소. 갑시다.”

백곰에게 말을 전하자 천천히 차를 출발 시켰다.

애앵! 애애앵~

그들이 떠나는 한밤의 도시에 사이렌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어딘가 비상출동 하는 차량들의 소음이 뒤따랐다.



휘일행이 떠난 골목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작은 공원이 나타났다. 미연이 백곰의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산보를 하던 곳, 그 공원 너머로 내려가면 휘와 자영일행이 머물던 집이 있었는데 그 집에서 조금 떨어진 큰길가에 SAT팀을 태우고 떠났던 특수차량이 한 대 서 있었다.

“아직 나타났단 얘기 없죠?”

팀원들과 통신을 하고 있는 미우라에게 겐조가 커피 잔을 건네며 말을 걸었다.

“아직 아무도 접근하는 사람이 없다는군.”

커피 잔을 받아들고 한 모금을 마신 미우라가 한쪽 귀에 대고 있던 헤드셋을 내려놓으며 겐조를 향했다.

“으으음... 시간이 얼마나 지났지?”

“지금이 밤11시니 정확히 차안에서만 10시간 있었네요. 지겹죠?”

커피잔을 든 체 양옆으로 팔을 뻗어 스트레칭을 하던 미우라가 무언가 생각난 듯 겐조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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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제8장 상처(16) +6 14.07.02 2,683 101 13쪽
» 제8장 상처(15) +6 14.06.30 2,917 100 12쪽
60 제8장 상처(14) +2 14.06.28 2,707 112 12쪽
59 제8장 상처(13) +8 14.06.26 2,470 104 11쪽
58 제8장 상처(12) +10 14.06.24 2,537 102 13쪽
57 제8장 상처(11) +8 14.06.22 2,973 97 11쪽
56 제8장 상처(10) +4 14.06.20 2,958 100 14쪽
55 제8장 상처(9) +10 14.06.18 2,924 1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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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제8장 상처(7) +6 14.06.14 3,564 110 12쪽
52 제8장 상처(6) +2 14.06.13 3,417 101 12쪽
51 제8장 상처(5) +9 14.06.11 3,295 115 11쪽
50 제8장 상처(4) +6 14.06.10 3,630 126 13쪽
49 제8장 상처(3) +2 14.06.09 3,741 112 9쪽
48 제8장 상처(2) +8 14.06.05 3,321 101 11쪽
47 제8장 상처(1) +4 14.06.04 4,119 103 12쪽
46 제7장 천종(13) +10 14.06.03 4,338 188 12쪽
45 제7장 천종(12) +4 14.06.02 3,835 118 12쪽
44 제7장 천종(11) +6 14.05.31 4,116 1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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