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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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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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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05.27 14:20
조회
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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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글자
12쪽

제7장 천종(7)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눈앞에 목불인견의 참상이 펼쳐진 것이다.

사주경계 자세를 취하며 뒤따르던 병력들도 하나 둘 그 광경을 목격하고는 비명을 지르거나 구역질을 해댔다.

“으윽!” “우~웩!”

앞에 보이는 둥근 물체는 공이 아니라 잘려진 사람 머리였다. 바닥의 검은 액체는 물이 아니라 핏물이었고. 피가 줄줄 흘러 바닥을 적셨다.

몸통이 분리되어있거나 목이 잘려나간 시신들이 여기저기 피범벅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도,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이...”

조장이 머리를 흔들며 정신을 차리려 노력하였지만 훅~ 퍼져오는 피비린내에 다시 정신이 혼미해지며 비틀거렸다.

“무... 무전병! 사 상황 보고해. 그냥 네 눈에 보이는 대로 전달하도록.”

“으으...아 알겠습니다...우웩!”

무전병도 욕지기가 올라와 정신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놀라서 더듬거리며 교신을 하는 무전병의 목소리가 울리고 있을 때 다른 병사의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누가 내려옵니다!”

쭉 뻗은 대로 위 불길이 치솟는 건물을 등지고 한 인영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게 조장의 눈에 보였다. 불길을 등지고 있기에 정확한 모습은 보이질 않았지만 칼을 땅바닥으로 늘어뜨리고 천천히 걸어오는 뒤편으로 사람들인지 건물의 잔해들인지 알 수 없는 물체들이 바닥 여기저기에 늘려 있었다.

조장은 저것들이 제발 사람들의 시체가 아니기를 바라며 명령을 내렸다.

“대기! 산개하여 사격준비. 대기해라.”

천천히 걸어오는 저 사람이 지시받은 괴한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조장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정지! 멈춰라! 누군지 신분을 밝혀라!”

“... ...”

“누구냐? 대답하지 않으면 발포한다!”

주변에 넓게 산개한 조원들 중에서 꼴깍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조장은 자신의 입에서 나는 소리인지 다른 놈의 소리인지 갑자기 헷갈렸다.

“아까 얘기하던 그... 그 괴한 아닌가요?”

“맞아. 그 그런 거 같어, 저 저 죽은 사람들 모두 저 한 명 짓인 거야? 마 말도 안돼. 쏴야 돼.”

“으으... 쏘 쏠까요?”

조장도 잔뜩 긴장해 있는데 옆에서 떠들어대니 더 혼란스러웠다. 놈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다가오고 있었다.

“네놈들도 천종의 쥐새끼들이냐?”

그때 괴한에게서 대답이 들려 왔다. 그런데 저게 어디 말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뭐 뭐야? 어느 나라 말이야? 다 당신, 일본인이 아닌가?”

조장은 다가오는 상대방에게서 위협을 느끼자 얼른 총을 겨눴다. 갑자기 상대에게서 엄청난 위압감이 덮쳐오는 듯 했고 소름이 돋으며 다리가 후들거렸다.


휘는 종주를 처리한 후 사부님께 제를 올리고 밖으로 나섰다. 검무는 자신이 어릴 때부터 사부님이 가르쳐주신 것이었다. 선인들께 제를 지내는 방법으로서 사부님도 가끔 칼을 들고 춤을 추셨는데 칼에서 불길이 일어 너무 아름다웠던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사부님이 물려주신 칼을 되찾자 녀석이 먼저 반응을 하였다. 정확히는 봉황의 기운이 서로 반응한 것이다. 자신이 오래도록 지니고 있었음에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그제야 자신이 봉황의 알을 깨뜨려 봉황의 기운을 일깨워야 하는 것을 그러지 못해서 발생한 문제라는 것을 깨우치게 되었다. 다시금 사부님께 죄송한 마음뿐 이었다.

새롭게 만들어진 몸으로 봉황의 칼을 가지게 되자 녀석으로 하여금 검으로 기를 일으켜 탄을 쏘아 보낼 수가 있었고, 녀석을 통해 기를 불로 일으킬 수도 있었던 것이다.

돌아가서 자영을 데리고 조선으로 넘어갈 수 있다면 제일먼저 백두대간 봉황의 문으로 향하리라 다짐을 하였다.

복부의 상처가 심하여 안전한 곳에서 운기를 먼저 하여야 했다. 이제 이곳을 빨리 벗어나야 하리라.

주변엔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조용히 사라지려했는데 자신이 들어왔던 정문 쪽에서 다수의 움직임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천종의 잔존세력이라면 깡그리 처리해 버리고 가리라 생각하며 그쪽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놈들은 천종의 인원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경찰이라는 자들도 아니었다. 아마, 이 시대의 군인일 것이다. 가급적이면 피하고 싶었지만 놈들 손에 들려있는 저 총들이 문제였다. 아까도 저 총을 제대로 알지 못해 당했는데 또 당할 수는 없었다.

앞장서서 뭐라고 떠들던 자가 총을 겨눴다. 순간적으로 숲으로 뛰어들며 탄지를 쏘아 보냈다.

팅!

병력을 인솔하던 조장의 철모가 핑 돌아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탕!

“억! 뭐 뭐야 이런...”

조장이 철모를 때리는 충격에 깜짝 놀라며 방아쇠를 당겨버렸다. 그러자 산개해 있던 조원들도 놀라서 일제히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쏴라!”

타타타탕! 드르륵!

휘가 서있던 자리주위로 총알이 빗발치듯 날아들며 파편을 튀겼다. 조원들이 집중사격을 퍼부은 것이다.

철컥! 철컥!

여기저기서 빈 공이소리가 울리며 매캐한 화약연기가 퍼져나갔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아악!”

그때, 제일 외곽에서 누워 쏴 자세를 취하고 있던 조원 한명이 비명소리와 함께 데굴데굴 굴렀다. 동시에 무언가 희끄무레한 그림자가 소리도 없이 병사들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아! 윽!”

“우악!”

“아악!”

산개하여 사격을 가하였던 조원들이 갑자기 다리를 붙잡고 비명을 질렀다. 놀라서 쳐다보는 사이 총을 쥐고 있던 조장의 손에서도 격심한 통증이 일어났다.

“으윽!”

고통에 총을 떨어뜨리는 사이 이번엔 허벅지에서 고통이 밀려오며 서 있지를 못하고 털썩 주저앉았다. 황급히 자신의 다리를 쳐다보니 칼에 베였는지 찢어진 옷 사이로 상처가 벌어져 뼈가 보이며 피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헉! 이 이런... 으으으...”

이빨을 꽉 깨물고 고통을 참으며 돌아보니 부하들이 모두 다리를 붙잡고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었다. 순식간에 비명소리만 난무하였다.

“아악! 내 다리...”

“으... 살려줘, 귀신이야. 흐으~”

“흐으으... 무서워, 도망가야 해.”

조원들의 신음소리에 정신이 없는 조장의 목에 핏물이 흐르는 칼날이 쑤욱 다가왔다. 조장이 기겁을 하며 엉거주춤 몸을 뒤로 뺐지만 칼날은 가볍게 따라붙어 목에 닿아 있었다. 곧 이어 알아들을 수없는 말이 공포로 다가왔다.

“내게 총을 겨누고도 살아남은 걸 다행으로 여겨라.”

가까이서 본 남자의 얼굴은 뭔가로 가린 것 같았지만 피 칠을 하고 있어 구분이 어려웠다. 얼굴에 상처가 있는 것인지 살인행각으로 죽은 자들의 피를 뒤집어 쓴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입고 있는 옷도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조장은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만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휘가 칼을 거두어들이고 천천히 걸어 내려갔지만 조장이나 병사들 모두 그 자리에 얼어붙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조장이 입을 열었다.

“무... 무전병.”

“으으... 네 넷!”

“빨리 지원요청 해! 당했다고. 으...구조요청 포함. 그리고 각 조원 보고! ...이익! 보고하란 말이야!”

“으흑! ,,,1번 소총수 부상. 허벅지 칼 맞아 못 움직입니다. 으윽!”

“2번... 당했습니다. 다리가...”


조장이 부상당한 조원들을 점검하고 있을 때 휘는 천천히 걸어 정문을 나서고 있었다.

문 앞에는 차량이 두 대 서있었는데 운전병 둘이 담배를 피며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들도 총소리에 놀라서 총을 챙겨들고 있었지만 자신들이야 무슨 일이 있으랴 태평한 모습이었다.

그때, 부서진 출입문으로 피를 뒤집어 쓴 괴한이 칼을 들고 불쑥 나타났다. 처음 발견한 운전병이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떨어뜨리며 입을 쩌억 벌렸다.

“어... 어... 어 저.”

마주 보고 대화를 나누던 운전병이 왜 그러냐는 듯 뒤를 돌아보다 헛바람을 들이켰다.

“뭐? 왜 그래?... 어...억!”

딱!

“꼬르르... ”

돌아보던 병사의 머리가 뒤로 휙 넘어가며 쓰러졌다. 방탄모를 운전석에 벗어놓고 나와 있다가 이마에 혹을 달며 쓰러진 것이다. 처음 발견했던 운전병이 당황한 표정으로 총을 겨누려 하였지만 휘가 훨씬 빨랐다.

탁! 투툭!

“켁!”

총을 떨어뜨리고 목을 잡힌 운전병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다가온 괴한의 모습에 몸이 굳어버린 것이다. 무언가로 둘둘 휘감아 얼굴을 가렸지만 온통 피로 떡칠을 한 모습과 시퍼런 안광이 번뜩이는 눈동자는 보는 것만으로도 공포에 잠식당해 버리게 만들었다.

덜덜덜!

목이 죄어오는 고통보다도 마주친 눈길에 얼어서 온 몸이 덜덜 떨렸다.

휘가 말 한마디 없이 운전병을 지휘차량의 운전석에 집어 던졌다. 운전병은 너무 놀라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어딘가 부딪쳐 고통이 있을 것 같았지만 지금은 그런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 거저 공포에 물들어 있었다.

휘가 선탑자 좌석으로 돌아가 앉아서 칼을 무릎에 올려놓고 운전병의 얼굴을 툭 건드리자 퍼뜩 정신이 들었는지 운전병이 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어느새 휘의 눈에서 안광은 사라지고 거저 앞을 바라보다가 턱짓을 했다. 마치 얼른 가자고 하는 듯.

“으... 어 어디로 갑니까?”

부릉! 부르릉!

운전병이 급하게 시동을 걸으며 물었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운전병이 머뭇거리자 다시 휘가 운전병의 빰을 툭 치고서는 앞을 가리켰다.

“헉! 가... 가라고요?”

운전병이 얼른 차를 움직여 뒤돌아 길을 나섰다.

부웅!

차가 서서히 움직여 다시 산길을 내려가기 시작하자 그제야 휘가 의자에 등을 기댔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우선은 이곳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안전하게 몸을 숨길 곳을 찾아야 했다. 경찰은 보통 권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경찰이 아닌 군인들이 몰려 온 것을 보니 천종 놈들이 군대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

예전에 놈들이 궁궐을 습격할 때도 군인들이 몰려오지 않았던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얼른 몸 상태를 정상으로 만들어 피해야 했다. 일주일내에 돌아간다고 자영과 한 약속이 떠올랐다.


애앵~

산길을 거의 다 내려왔을 즈음 소방차 여러 대가 앞에서 달려오고 있었다. 운전병이 속도를 줄이며 곁눈질로 휘의 눈치를 살폈다. 휘가 힘겨운 듯 의자에서 등을 떼고 앞을 바라보더니 운전병에게 눈길을 돌렸다. 무슨 일이냐는 듯.

“불이 나서 소방차가 달려오는 겁니다. 저... 우리는 어디로 가죠?”

운전병이 얘기를 하고 휘의 대답을 기다렸지만 답이 없었다. 마침 바로 앞에 삼거리가 나타났다. 휘가 그리로 가라는 듯 손짓을 하자 바로 핸들을 돌렸다.

운전병은 우회전을 하며 속으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길은 부대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잘하면 놈을 부대 앞에 떨어뜨려 놓을 수도 있을 것이다. 경비대가 있으니 놈을 제압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하며 속도를 높이는데 앞쪽에서 전조등 불빛들이 길게 이어지며 다가오는 게 눈에 들어왔다. 운전병이 휘를 돌아보자 휘가 그냥 가라는 듯 턱짓을 했다.

휘는 지금 모든 정신을 상처에 집중하고 있었다.

전조등 불빛들이 빠르게 다가와 선두행렬이 옆을 스쳐 지나쳐 갔다. 긴급출동을 하는 군 차량행렬 이었다. 지나치는 군용차량들을 피해 저속으로 운전을 하는데 얼마 가지 않아서 앞에 차 한대가 이쪽 차선을 가로막고 군인이 내려서 차를 세우라고 손짓을 하고 있었다.

끼이익!

운전병이 급하게 차를 멈춰 세우자 손을 흔들던 장교로 보이는 군인이 선탑자석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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