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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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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963
추천수 :
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06.11 19:55
조회
3,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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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글자
11쪽

제8장 상처(5)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그 사람이군요.”

안경을 쓴 모리나가의 말이 이어졌다.

“역시 겐조씨... 아니 중위께서 증언했던 그 북조선 사람이 맞습니까?

“네. 분명히 그 사람이예요.”

웅성웅성!

테이블 여기저기서 웅성거림이 있었다.

“저 자의 입으로 북조선이라고 했습니까? 아! 나는 외교부에서 나온 마에다라고 합니다.”

겐조 중위가 그를 쳐다보며 짜증난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며 대답을 했다.

“제가 증언한 내용이 전달되지 않았나요?”

“아... 미안합니다. 내용은 잘 봤습니다만, 저 자가 일본말을 못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대화가 되었는지...”

아름다운 여자가 인상을 찡그려서 그런지 마에다가 더듬거리며 말을 흐렸다.

“한국, 조선, 그리고 인사말 몇 마디는 저도 알아듣습니다. 여기 한국말을 하시는 분이 있나요?”

“제가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외교부에서 나온 마에다였다.

“제가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해요, 한국. 이렇게 얘기하자 그가 발음을 수정해 주었어요. 그리고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제가 한국이라고 하자 그가 조선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다른 말은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가 북조선에서 온 특수부대원이라면 오히려 자기가 북조선에서 왔다는 걸 숨겨야하지 않았을까요?”

“당연히... 그랬겠죠.”

“그런데 지금 겐조 중위께서는 그가 자신 입으로 북조선이라고 했다니 이상하다는 거죠.”

“전 겪은 일을 정확히 보고한 것뿐입니다.”

“아아, 겐조 중위를 추궁하자고 이러는 건 아닙니다. 얘기가 잘못 전달되었거나 아니면, 혼란을 주기위한 공작이 아닐까 해서지요.”

“그 사람이 천종의 살인사건 범인과 동일인인지는 확인 되었습니까?”

“네. 이미 경비원과 직원, 그리고 5분대기조가 확인해 주었습니다.”

“그럼 그 사람이 천종사람들을 그렇게 죽인 목적이 뭔지는 알아냈나요?”

겐조 중위의 물음에 주변의 눈치를 보는지 서로 옆을 돌아보며 답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흠흠... 그 얘기는 나중에 하지요.”

수사2과 팀장 미야시다가 나서서 말을 끊었다.

분위기가 미묘하게 돌아가자 겐조 중위가 벌떡 일어섰다.

“저는 수사2과로 발령을 받아서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잘못 알고 있는 건가요? 팀원이 아니라 참고인으로 온 것인지 팀원인지 확실히 해 주세요.”

얼음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겐조 중위의 말에 미야시다가 얼른 손사래를 쳤다.

“아아, 팀원 맞아요. 특작대도 이번 TF팀에 티오가 잡혀있었소.”

“그런데 왜 제게 말을 못해 주시는 거죠?”

“그 그게... 말을 안 해주는 게 아니라 사실... 우리도 몰라. 그래서 못 해주는 거지.”

“네? 무슨 그런... 아직 죽인 이유를 모른다는 건가요?”

겐조 중위가 다시 자리에 앉으며 팀장을 향해 물었다.

“그래, 그래서 더 겐조씨, 아니 중위의 말을 듣고 싶었네. 천종과 북조선, 어떤 연관도 없단 말이지.”

그때 과학수사대 모리나가가 다시 나섰다.

“자, 그 얘긴 다시 토의하기로 하고 우선 화면을 한 번 더 확인해 주시죠. 중위님, 이 영상도 봐 주시겠습니까?”

겐조가 모니터를 보자 좀 흐릿한 영상이 나타났다. CCTV로 촬영한 듯 줌이 없이 고정된 위치에서 촬영된 짧은 영상이었는데 한 사내가 대상이었다.

“저 사람과 우리가 얘기하는 북조선 특수부대원이 같은 사람인지 겐조 중위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은데요?”

겐조가 자세히 보니 체형이나 분위기가 비슷해 보였다.

“복장이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머리카락이 엄청 길어요. 그런데... 많이 비슷한 느낌이네요.”

짧은 화면이 몇 개가 지나갔다. 다 비슷비슷한 영상이었는데 얼굴은 자세히 보이지 않았고 화면도 자주 끊어지는 게 걸음걸이마저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저희는 헬기에서 촬영한 동영상과 CCTV영상을 비교할 수밖에 없지만 중위님은 놈과 직접 접촉했기 때문에 중위님의 의견을 듣고 싶었습니다.”

“같은 사람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많이 비슷합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 화면은 어디서 나온 건가요?”

겐조의 물음에 모리나가로부터 이번엔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대답이 나왔다.

“얼마 전 나가사키 종합병원에서 엽기적 살인사건이 있었습니다. 뉴스에서도 많이 보도되었는데 알고 계시나요?”

“들은 적 있습니다.”

“저 사람이 범인입니다. 아직 잡지는 못했지만...”

“아! 그럼 동일인이라는 건가요?”

“아직 확정할 수는 없지만 중위님의 증언으로 조금 더 확률은 높아졌습니다.”

“나가사키 살인사건과 천종사건에 무슨 연관관계가 있는 건가요?”

“그것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두 사건의 범인이 동일인이란 해석이 가능한 거죠?”

“그 능력 때문이죠.”

겐조의 눈에 이체가 띄었다가 사라졌다.

“그럼?”

모리나가가 겐조를 쳐다보며 미소를 띠었다.

“놈의 능력을 경험하신 거죠?”

겐조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경험이라기보다 당했단 표현이 맞겠죠. 저희 2개 팀이 꼼짝 못하고 당했으니까요.”

“아무리 특수부대원이라고 해도 한 사람의 능력으로 특작팀 2개를 상대한다?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저도 처음엔 외계인이 나타났다고 생각했어요.”

“초인인 거죠.”

“그래요.”

“나가사키 사건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증거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링거 받침대는 두께가 0.3t도 되지 않는 얇은 쇠파이프입니다. 그런데 그 걸로 사람 몸통을 꿰뚫고는 벽에 박아 넣었습니다. 콘크리트 벽에요. 쇠망치로 쳐서 박은 것도 아닙니다. 때린 자국이 없으니까요. 침대 프레임이 잘려나간 것도 그렇죠, 절단기보다 더 깨끗하게 잘려나갔으니까요. 아직 무엇으로 그렇게 잘랐는지도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놈은 분명히 빈손으로 들어갔고 빈손으로 나갔습니다. 나갈 때도 5층에서 창문을 부수고 나갔다고 판단됩니다. 그냥 뛰어 내렸다고 해야겠죠. 그 정도면 우리가 얘기하는 초인 아닌가요?”

“...그렇군요.”

겐조는 자신을 안고서 산꼭대기에서 아래 계곡까지 순식간에 이동한 그의 움직임을 직접 겪었다. 나중에 보니 상당히 먼 거리를 자신을 안고, 그것도 포위망을 뚫고서 이동한 것이다. 보고를 하기는 했지만 자신도 믿지 못하겠는데 위에서 제대로 믿어줄 지 의문이었다.

“문제는 놈을 찾는다 하더라도 상대할 방법이 있느냐하는 것도 생각해 둬야합니다.”

“방법은 있습니까?”

겐조의 말에 대한 대답은 바로 옆에서 들려왔다.

“그 건 우리가 이제부터 고민해야할 문제죠. 겐조 중위.”

겐조가 고개를 돌리자 옆자리의 남자가 싱긋 웃고 있었다. 짧은 머리에 까무잡잡한 얼굴, 운동으로 다져진 듯한 건장한 체격이었다.

“아! SAT에서 나온 미우라입니다. 겐조 중위와 저 이렇게 둘은 놈을 상대할 방법과 그 팀의 운용을 맡기로 되어 있습니다. 물론, 팀은 저희 SAT 팀을 말 합니다.”

겐조가 생각해보니 특작팀은 다수가 부상을 당한 상태였다. 물론 멀쩡한 팀도 남아 있었지만 이미 한번 당했던 경험이 있으니 할 말도 없었다. 그리고 도시에서 작전이 벌어진다면 SAT가 담당하는 게 맞기도 했다. 대 테러진압 경찰특공대지만 자신의 부대원 출신 상당수가 그 쪽으로 옮겨가니 실력이야 비슷하리라.

“그렇군요. 잘 부탁드립니다.”

이미 팀장으로부터 소개를 들었었지만 겐조가 미우라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미 경험하셨으니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글쎄요... 경험이라.”

겐조가 씁쓸한 듯 자조섞인 말을 흐렸다.

“자. 그 쯤 하도록 하고 대책을 논의해보도록 합시다.”

수사2과 팀장 미야시다가 말을 끊었다.

“나가사키 사건이던 천종사건이던 외부적인 대처나 언론접촉은 1과에서 담당할 거요. 우리 2팀은 놈을 추적해서 체포하거나 없애는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초인이 과연 존재하느냐. 그리고 그 자가 실제로 초인의 능력을 가졌다면 어떻게 그런 능력을 가질 수 있었는지, 우리도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국가가 개입되어 있는지, 마지막으로 또 다른 초인이 존재하는 지 파악하는 것이요. 이를 위해 여러 기관에서 파견 나온 것 인만큼 가진 바 능력들을 발휘해 주길 바랍니다.”

회의는 길었지만 뚜렷한 결론은 없었다.



혜영의 식당이 10여일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그동안 점심나절에는 그래도 손님이 제법 있었고 혜영의 몸도 아직 정상이 아니었기에 이모도 손을 보태 도움을 주기위해서 와 있었다.

“그래, 그렇다니까. 자영이 얼굴이 거의 다 나았어.”

“이모,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도대체 그게 가능하기는 한 거야?”

다시 문을 연 첫날이라 손님이 별로 없어서 차를 마시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이모와 혜영이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내가 얘기했지. 강 서방, 보통사람이 아니라고.”

“참나, 그 정도면 보통사람이 아닌 게 아니라 거의 신이라고 해야 하는 거 아냐.”

“신이 아니라 도사님이다. 도사님.”

“허! 요즘 세상에 도사라니... 무슨 귀신놀음도 아니고.”

“아무튼 이따가 자영이보고 놀라지 말라고 하는 말이야. 나도 깜짝 놀랐다니까. 어떻게 하루하루 달라진다니.”

“허긴 나도 그날 그 사람이 나쁜 놈들 해치우는 걸보고는 기절할 뻔했었지. 그런데 상처치료도 잘 한다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거야.”

“다 자영이 복이다. 복이야.”

“부럽네. 호호호!”

“그나저나 혜영이 네 차는 어떻게 처리했니?”

“놈들이 어떻게 처분했는지 알 수가 없어서 그냥 도난 처리했어. 잃어버린 건 맞잖아.”

“이래저래 네 손해가 막심하구나. 쯧쯧.”

“어쩌겠어. 팔자가 그러려니 해야지. 미연이라도 무사히 찾아왔으니 그나마 다행이지.”

“그래, 그렇게 맘 먹고살다보면 너희도 복이 찾아올 거다. 얼른 너희도 애가 생겨야 하는데...쯧!”

“그거야말로 하늘의 뜻인가 봐.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지.”

혜영이 포기한 듯 말하자 이모가 뭔가 생각난 듯 중얼거렸다.

“혹시? 왜 임신이 안 되는지 강 서방에게 물어볼까?”

“이모! 정말~ 못 말려, 강 서방이 무슨 신이라도 되는 줄 아는 거야? 그런 거야?”

호호호!

이모와 자영의 웃음소리가 식당 안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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