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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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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9,006
추천수 :
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05.3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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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제7장 천종(10)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절벽중간에서 눈을 감고 운기를 하고 있던 휘의 눈이 번쩍 떠졌다.

‘으음... 하루가 지났는가.’

제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팔다리를 뻗어보았다. 복부와 등에서 가벼운 통증이 찾아왔다. 얼굴에 둘렀던 천을 벗겨내고 손으로 만져봤지만 상처를 입었던 흔적은 이미 아물었는지 느껴지지 않았다.

‘흠... 하루라... 가벼운 외상은 하루면 치유가 될 수 있겠군. 관통이 된 내상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고... ’

복부의 상처부위를 쓰다듬어보니 아직 완전히 아물지는 않은 것 같았다. 며칠 더 머무르며 상처를 치료하고 난 후 완벽해진 몸으로 떠나고 싶었지만 자영과의 약속을 생각하면 계속 머물고 있을 수는 없었다.

비록 밤이지만 눈 아래 활짝 펼쳐진 숲을 바라보니 반짝이는 붉은 불빛들이 시끄러운 소음과 함께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낮 동안 가부좌를 틀고 운기를 하는 중에도 계속 시끄럽게 들려오던 소리였는데 하늘을 날아다니던 헬기였다.

밤에도 저렇게 날아다니며 가끔씩 지상으로 긴 불빛을 쏘아대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자신을 찾아다니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시대가 바뀌고 병장기도 많이 변했지만 저렇게 기계가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얼마나 더 자신이 알지 못하는 이상한 것들이 나타날까? 새삼 궁금하기도 하고 조심해야겠단 생각도 들었다.

갑자기 자영이 떠올랐다.

천종의 종주와 소종주를 포함한 본산을 지워버렸으니 봉황문과 사부님의 복수는 달성한 것이다. 질긴 악연의 고리를 끊어버렸으니 이제 맘 편히 자영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터. 어서 빨리 조선, 아니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백두대간 봉황의 문을 찾고 싶었다.

자신의 생각에 봉황의 문을 찾으면 자영도 틀림없이 기뻐할 것 같았다. 그만큼 그 곳은 아름답고 행복한 기억이 많은 곳이었다. 사부님과의 추억도 깃들어 있는.

자영만 승낙한다면 그 곳에서 머물며 봉황을 깨우리라. 사부님의 말씀대로라면 그 곳에서 봉황을 깨울 수 있다고 하였다. 머릿속에 들어있는 봉황의 지식도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 분명할 것이다.

봉황을 깨워서 완전체가 되기만 한다면 자신도 천하무적이 될 것이고 자영의 화상도 말끔히 고쳐줄 수 있을 것이니 더 이상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사부님이 그러 하였듯 자신 역시 자영과 함께 세상을 유람하며 봉황의 후예나 찾으면 될 것이다.

자영과 함께 산천을 주유하며 여행을 하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지어졌다. 물론, 이모도 함께 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투타타타!

그렇게 행복한 생각에 잠시 빠져있던 휘의 귓가로 헬기의 소음이 점점 크게 들려왔다. 눈을 들어 바라보니 지상을 비추는 불빛도 헬기와 함께 숲을 훑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음... 밤에도 저리 날아다닐 수 있다니 대단하군.”

휘가 가볍게 침음을 내 뱉으며 제자리에 다시 앉았다.

지금 이 자리는 아래에서는 위가 보이질 않고 위에서도 나무그늘에 가려 아래가 보이지 않으니 정면에서 보지 않는 이상은 자신을 발견할 수 없었다. 정면은 허공이니 하늘을 날지 않는 이상은 자신을 찾을 수 없다.

저 날아오는 헬기는 자신을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밤이니 불빛을 비추지 않는 한 자신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조심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칼을 집어 들었다.

봉황의 칼이 달빛에 반사되어 은은한 빛을 뿌렸다.

무릎위에 봉황의 칼 봉황도를 올려놓은 후 다시 기운을 받아들이기 위해 운기에 들어갔다. 동이 터기 전 이곳을 벗어나 자영에게 돌아가리라.

온 몸으로 호흡을 하는 휘에게 자연의 기운이 조금씩 모여들었다. 자연의 기운은 휘의 온 몸을 휘돌아 봉황의 기운으로 조금씩 섞여가며 잠들어있는 봉황을 감싸고 차곡차곡 쌓여갔다.


투타타타!

깜깜한 계곡사이를 전투헬기가 저공으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써치라이트는 숲의 속살을 들추어보려는 듯 밝은 빛을 비추며 헬기의 앞에서 훑고 있었다.

“어이! 오하라, 이제 돌아갈 시간 다 되지 않았나?”

“네, 5지점 나머지 구간만 확인하면 됩니다. 지금 속도라면 약 10분정도면 끝나겠네요.”

“얼른 돌아가서 맥주나 한 잔 해야겠어. 야간 뛰었으니 낮에는 좀 쉴 수 있겠지.”

기장의 목소리가 메마른 듯 갈라져 들려오니 오하라도 피곤함이 몰려오는 듯하였다. 이동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자신의 헬기가 야간 정찰에 투입되었기에 피곤 할만도 하였다.

“캬~ 좋죠. 어서 돌아가고 싶네요. 그나저나 이 열영상 탐지기에 잡힌 게 벌써 여섯 번째 인데요. 일일이 확인하는 게 여간 짜증나는 일이 아니네요.”

“그래도 야시경보다는 덜 피곤하잖아. 기왕하는 거 확실한 게 났지.”

“멧돼지무리만도 세 번 이었지요?. 노루인지 사슴인지 두 번이었고. 한 번은 곰이었고.”

“발견위치하고 함께 잘 체크해 둬. 나중에 땅개 얘들이 수색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네. 잘 하고 있습니다. 걱정 마세요.”

“전방 급경사 천천히 상승한다. 전면 투사”

“상승 후 잠시 대기해 주십시오.”

기장의 말에 오하라가 바닥을 훑던 열영상 장비를 조금씩 조정하기 시작했다. 기체가 제자리에서 호버링을 하는 동안 전면의 절벽들을 대충 훑었다.

“절벽에 뭐 있겠어? 부상당했다던데 기어 올라가기도 어려울 거야. 요 위까지만 훑고 돌아가자고.”

“네. 그렇겠죠. 어... 자 잠깐만요. 잠시 대기.”

오하라의 말에 기장이 앞으로 전진 하려 기체를 숙이던 상태에서 기동을 멈췄다. 헬기가 잠시 멈칫거렸다.

“뭐야. 뭐 나온 거라도 있어?”

“절벽 중간에서 뭔가 잡히는데요. 조금만 우측으로 이동해 보죠. 곰인가?”

“곰이 절벽 중간에 올라갈 수 있나?”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 어쨌던 뭔가 잡혔습니다.”

“알았어. 마지막이니 잘 살펴 봐.”

“전방 11시 방향 사람인지 곰인지 웅크린 형태인데요. 육안확인 요청이요.”

“좋아. 내가 확인하지.”

헬기가 절벽을 따라 서서히 하강하며 써치라이트를 쏘기 시작했다.


투타타타!

헬기소음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더니 커다란 덩치의 시커먼 헬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휘가 운기를 멈추고 눈을 들어 바라보니 밝은 빛을 아래로 뻗치며 숲을 살피는 게 자신을 찾는 것 같았다.

만약 저 빛이 똑바로 앞으로 뻗어온다면 자신을 보게 될지도 몰랐다. 그런데 다가오던 헬기가 절벽 앞 멀찍이서 서서히 위로 올라가 멈춰 섰다. 그리고 좌에서 우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늘에 멈춰 서 있는 것도 신기한데 전후좌우 그리고 상하로 마음대로 움직이다니 대단했다.

헬기가 점점 자신이 앉아있는 곳으로 가까이 다가오자 강한 바람이 일며 절벽의 작은 돌이나 나뭇잎, 잔가지들이 날려 왔다.

휘가 생각하기에 저 높이에서는 불빛을 비추더라도 자신의 위에 지붕처럼 덮여있는 나뭇가지 때문에 자신을 보기는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투타타타!

그때 위에 멈춰 섰던 헬기가 아래로 천천히 내려오며 밝은 불빛이 휘가 있던 자리를 훑고 지나갔다. 강한 로터의 바람에 위를 덮고 있던 나뭇가지가 심하게 흔들렸다.

그렇게 아래로 움직이던 헬기가 휘의 바로 코앞까지 내려와 멈춰 선 채로 정면에서 휘를 향해 써치라이트를 쏘았다.

그 환한 불빛에 휘의 눈이 찌푸려졌다.

휘가 봉황도를 손에 쥐고 천천히 일어섰다.


투타타타!

“찾았습니다. 목표인 것 같습니다. 영상 촬영모드로 전환합니다.”

오하라의 들뜬 목소리에 기장이 흥분한 오하라를 달래 듯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그런데 부상당했다고 했지 않나? 바람에 날려 옷은 잘 모르겠지만 멀쩡한 게 다친 사람 같지는 않은데... 혹시라도 민간인인지도 모르니 방송 한번 해봐. 산에 뭔가를 채취하러 올라온 약초꾼일지도 모르잖아.”

“이 밤에 산에 뭐 하러 올라오겠어요. 그리고 군인들이 통제하고 있는데 들어 올 수 있을 리 가 없죠.?”

“그야 그렇지만 확실한 게 좋지. 혹시라도 석이버섯이라도 딸려고 절벽에 올라가서 날이 밝기를 기다리는지도 모르잖아. 전에 방송에서 약초꾼들 나오는 거 봤는데 우리 생각하고 다르더라구. 산에 며칠씩 머무는 경우도 있던데. 괜히. 사고라도 나면 그게 더 곤란해.”

“쩝! 알겠습니다.”

오하라가 외부방송용 스위치를 올리고 헤드셋 방향을 고쳐 잡으며 방송을 시작했다.

“현재 이 지역은 군사작전 지역입니다. 앞에 있는 사람은 신원을 밝혀주십시오. 약초꾼이면 손을 흔들어 보세요.”

보통 이렇게 써치를 쏘면 눈이 부셔서라도 손으로 눈을 가릴텐데 절벽에 서있는 저 자는 묵묵히 서서 자신들을 향해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늘어뜨린 한쪽 손에 칼을 쥐고 있었다.

“대꾸가 없는데요. 아! 칼... 칼을 들고 있습니다. 약초꾼이 칼을 들고 있을 리 없잖아요. 브리핑에서도 말했었는데 확실합니다.”

“좋아, 대꾸도 없는 걸보니 제대로 찾은 것 같다. 상황보고 하도록 하지.”

“네, 그러시죠. 어디... 그 전에 뭘로 쟤를 조질까요? 한 놈을 상대로 유도무기를 쓰기도 그렇고...킥킥!”

기장이 상황보고를 하는 동안 오하라는 저 대단하다는 놈에게 어떤 맛을 보일까 생각하며 무기선택에 고민하고 있었다. 어떤 것을 사용하더라도 너무 과하단 생각이 들었다.

“둥지, 둥지. 여기는 물총새하나!”

[물총새하나. 여기는 둥지. 감도양호, 교신 허가한다.]

“여기는 물총새. 목표발견. 현재 눈앞에서 대치상태다. 목표는 칼 한 자루를 들고 절벽 중간지점에 서있다. 지점 통보 한다. 좌표위치 확인바람.”

[칙! 물총새하나. 목표는 생포토록 할 것. 특작팀이 곧 접근한다. 특작팀 도착 시까지 위치 고수할 것.]

“알았다. 겁만 줘서 절벽에서 내려오게 하겠다.”

[칙! 알았다. 오버!]

기장이 오하라를 쳐다보며 빙긋 웃었다.

“아래로 내려갈 수 있도록 겁 좀 줘보지.”

“옛 썰!”

기이잉! 척!

오하라가 과장되게 대답하며 발칸을 선택하고 조준을 하였다. 바로 코앞이어서 파편이 자신에게 닥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흥분되는 기분을 억누르며 부드럽게 발사단추를 눌렀다.

기이잉! 드르르륵! 드르르륵!

파파파팟!

후두두둑!

“하하핫! 어떠냐? 그만 내려오시지.”

오하라가 장난치듯 발칸포를 아래위로 움직였다.

휘의 주변으로 한꺼번에 수백발의 탄막이 형성되며 바위가 깨져나갔다. 돌가루들이 튀어 휘에게 쏟아지고 지붕처럼 위를 덮고 있던 나무는 줄기가 부서져나가며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으윽.”

휘가 엄청난 탄막에 놀라 잠시 멈칫하였다. 만약 처음부터 겨냥하여 제대로 쏘았다면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던 휘는 피 떡이 되어 부서져 나갔을 것이다.

눈앞에서 움직이는 총구 같은 뭉치를 보고 긴장을 하였지만 저렇게 가공할 위력을 가졌다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도대체 얼마나 더 위험한 무기들이 있을까 생각하니 태어나 처음으로 오금이 저려왔다. 더 이상 놈들에게 먼저 기회를 줘서는 안 될 것 같았다.

휘익!

휘가 눈앞의 헬기를 향해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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