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438,962
추천수 :
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05.25 14:37
조회
3,921
추천
108
글자
10쪽

제7장 천종(5)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그런데 쓰러져야할 휘가 스르륵 옆으로 미끄러지듯 밀려나는 것이 아닌가.

아아!

탄성이 순식간에 탄식으로 바뀌며 사람들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1장로의 눈에서 핏발이 곤두섰다.

“이 놈! 운이 좋은 줄 알아랏.”

스악~ 슈욱!

1장로가 즉시 보법을 밟아 휘를 따라 잡으며 사선으로 칼을 그었다. 그런데 횡으로 그은 칼을 한번 휘두름으로 끝난 게 아니라 그 힘을 이어가며 몸을 한 바퀴 돌려 위에서 다시 내려 그었다.

그 빠름이 순식간이라 무위가 수준에 오르지 못한 자들은 칼날에 반사된 빛의 흐름만 보일 뿐이었다. 그러나 1장로는 그 와중에도 칼끝에 느낌이 전해지지 않자 신속히 바닥을 한 번 더 쓸어갔다.

바닥을 쓸며 휘두른 칼이 멈추고 1장로는 보법을 펼친 자세 그대로 숨을 몰아쉬었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졌다.

“으음......”

한 호흡에 몰아친 자신의 공격은 놈의 옷깃도 스치지 못하였던 것이다. 어떻게 회피한 것인지 보지도 못하였다. 놈은 여전히 앞에서 칼을 늘어뜨린 채 서 있었는데 마치 처음 그 자세 그대로 움직이지도 않은 것처럼 보였다.

자신이 놀림을 당하는 듯하여 다시금 얼굴이 붉어지며 열이 올랐지만 이번만큼은 냉정해 져야했다. 놈의 말마따나 기회는 몇 번 없었다.

1장로가 다시금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마음을 안정시키려 노력했다. 천종의 무술, 그 중에도 자신이 익힌 인술의 검격은 빠름이었다. 암습에 특화된 기술이지만 실전에서도 충분히 먹혀들었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대응해야 했다.

“아직 멀었나?”

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통역이 없었다.

1장로가 생각하기에 놈의 도발에 자신이 흥분할까봐 통역도 잠자코 있는 듯하였다.

1장로가 눈을 번쩍 떴다.

휘는 여전히 1장로의 눈앞에 그 자세 그대로 서 있었다.

1장로가 발바닥을 땅바닥에 붙인 듯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밀며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두 손으로 부드럽게 쥔 칼은 옆으로 뻗어 칼끝이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 흐읍!”

기합은 없었다. 단 한 호흡.

멈춘 듯 서서히 움직이던 1장로가 쏜살처럼 튀어나갔다.

휘의 상하좌우로 날카로운 빗살이 가로질렀다.

이번엔 분명 휘의 몸통이 양쪽 대각선으로 갈라졌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

탄성도 없었다, 모두 손에 땀을 쥐고 숨 죽였다.

그때, 휘의 갈라지던 몸의 잔상이 서서히 사라져갔다.

“야아아아! 이노옴!”

그와 동시에 1장로의 노성이 터져 나오며 다시금 칼날의 빛이 휘둘러졌다. 1장로의 손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라졌다. 마치 엄청나게 빠른 검무를 보는 듯하였다.

“끅... 끄으으...”

텡그랑!

1장로의 움직임이 멈춰졌다. 두 손으로 꼭 쥐고 있던 칼이 그의 손을 떠나 바닥으로 떨어져 소리를 냈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1장로가 입을 열려했으나 끅끅 거리는 소리만 거품과 함께 입에서 번져 나왔다.

그리고 1장로의 머리가 목에서 미끄러지며 바닥으로 툭 떨어져 내렸다. 서있는 1장로의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아아!

쿵!

지켜보던 사람들의 탄식과 함께 1장로의 몸뚱이가 무너져 내렸다.

“열 번의 기회가 끝났더군.”

휘의 목소리만이 조용한 공간을 훑고 지나갔다.

“통역해라! 열 번의 기회를 못 살렸다고.”

휘가 스즈키의 머리통을 툭 때렸다. 스즈키가 정신이 돌아온 듯 머리를 흔들며 통역을 했다.

“또, 내 말이 잘 못되었다고 생각하는 놈 있나?”

“... ...”

“천종의 쥐새끼들! 더 이상 덤빌 자신이 없으면 내가 요구조건을 말하겠다.”

“이익! 이...”

중간 중간에서 비통해하는 신음소리가 새어나왔지만 앞으로 나서는 자는 없었다.

종주는 담담한 눈빛으로 휘를 보고만 있었다.

“천종은 존재해서는 안 되는 쥐새끼보다 못한 문파다. 그러하니 지금부터 천종은 간판을 내리고 영원히 봉문을 해야 할 것이야. 종주의 목만 취하도록 하마. 나머지는 문을 닫고 여기를 떠나라.”

휘의 요구조건을 듣자마자 2장로가 외쳤다.

“이놈! 그런 요구조건이 가당키나 하단 말이냐! 종주님의 목이라니, 우리 모두가 죽더라도 네놈을 죽여 버릴 것이다. 대천종의 제자들이여! 비록 마지막 한 명만이 남더라도 끝까지 싸우자, 그리하여 우리 대천종의 저력을 보여라, 저 잔악무도한 놈을 죽이자!”

와아!!!!

싸우자!

죽여라!

와!!

모여 있는 모든 인원이 칼을 높이 쳐들며 환호를 질렀다. 그러자 소종주가 앞으로 나서며 크게 외쳤다.

“잠깐! 기다려라.”

2장로를 포함한 모두가 칼을 겨누고 덤빌 준비를 하다가 소종주의 외침에 멈춰 섰다. 소종주가 다시 허공에 크게 외쳤다

“돌격대! 일제 사격개시! 쏴라!”

타타타탕! 투타타탕!

“아. 안돼...아악!”

스즈키가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피하려했으나 이미 늦었다. 휘의 옆에 서있던 스즈키가 허공에 팔을 휘 저으며 춤을 추듯 마구 흔들렸다. 수많은 총알이 스즈키의 몸을 관통하며 벌집을 만들었고 핏물이 사방으로 비산을 하였다.

“사격중지! 사격 중지!”

자동으로 갈긴 소총의 탄창을 교환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철컥철컥 들려오고 있었다.

소종주가 사격중지를 외치고 둘러보니 이미 핏덩이로 변해버린 스즈키와 1장로의 시체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지만 휘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놈이 사라졌다, 찾아라!”

그때, 숲 여기저기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기 시작 했다.

“아악!”

“으아아!!!”

타타타탕!

숲에서 총소리와 비명소리가 계속 퍼져 나오더니 급기야 옆의 건물 쪽에서도 총소리가 나고 비명이 터져 나왔다.

건물 안에서 돌격대의 일원으로 보이는 자가 비명을 지르며 뛰어나왔다.

“아악! 살려줘!”

총을 들고 뛰쳐나오던 놈의 몸이 언뜻 앞으로 넘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상체가 먼저 앞으로 쓰러지고 피를 뿌리며 내장을 쏟아내는 하체는 그대로 서있는 그로테스크한 장면에 바라보던 사람들이 넋을 놓고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털썩!

뒤이어 피를 뒤집어 쓴 창자를 줄줄 흘리는 하체가 툭 무너졌다. 아니, 휘가 발로 툭 차버리며 나타난 것이다.

나타난 휘의 모습은 피를 뒤집어 쓴 야차의 모습이었다. 본인의 피 인지, 자신이 죽인자의 피 인지 알 수도 없을 것 같았다. 손에 들린 칼에서도 피가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휘이익!

잠시 걸어오던 휘의 몸이 순식간에 쭈욱 늘어나는 듯 보이더니 어느새 2장로의 앞으로 다가왔다

“허억!”

2장로가 헛바람을 집어 삼키며 칼을 세워 들었다. 2장로의 눈에 휘의 움직임이 제대로 잡히질 않았다.

서걱!

휘익!

이미 휘는 그 자리에 없었다. 휘가 떠난 자리엔 2장로의 몸뚱이가 2등분되며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검은 무복을 입은 무리들이 흩어지고 있었다. 나름 천종의 정예라는 자부심을 지니고 살던 그들이 지금 공포에 질려 마구잡이로 칼을 휘두르며 도망치고 있었다.

아아아악!

"죽엇!"

"안돼에~~흑흑!"

"아악! 살려줘!"

늑대가 뛰어든 양떼무리처럼 각양각색의 비명소리가 퍼져나갔다. 순식간에 넓은 공간에 시체가 쌓여가고 있었다.

소종주는 지금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자신들이 누구던가? 일본의 최고 무사집단인 천종이었다.

그런데, 그런데 지금 그 천종의 최고 무력집단이 공포에 질려 쫓겨 다니고 있다. 그것도 단 한 명에게 유린을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사부님을 찾아보았다. 그래도 이럴 때 의지하고픈 사람이 바로 사부님이었다. 그런데 사부님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그 태산처럼 듬직했던 사부님이 사라진 것이다.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칼을 고쳐 잡았다. 두려움을 느껴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였다. 자신은 두려움을 모르고 살았다. 사부님은 자신이 너무 호승심이 강하여 언젠가 패배를 한번쯤 겪어봐야 더 성장할 것이라 하였다. 오늘이 그날인가? 죽지않는다면...

놈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다 도망을 쳤는지? 죽었는지? 더 이상 천종의 인원은 서있는 자들이 없었다. 조직적인 저항이 무의미했다. 무언가를 해 보기도 전에 저 무서운 놈은 늑대의 몸짓으로 양떼들을 다 물어뜯어 버렸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 걸음이 너무 느려 답답해 보였다.

놈이 옆을 스쳐 지나갔다. 피를 뒤집어 쓴 놈의 눈빛만이 기억에 남았다. 절대 잊을 수없는 공포의 눈빛.

스르르...툭!

갑자기 땅바닥이 눈앞에서 일어선다고 생각하며 소종주의 기억이 끊어졌다.

소종주의 목이 분리되어 머리가 바닥에 떨어졌다.


복부에서 통증이 밀려왔다.

무수히 날아드는 총탄에 미처 대응을 하지 못했다. 위험을 감지한 즉시 몸을 날리기는 하였지만, 복부와 얼굴에 한방씩 맞은 모양이었다.

시대가 바뀌며 무기도 많이 발전했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저렇게 한꺼번에 많은 총알을 광범위하게 쏟아내는 총은 처음 접하여 초기대응에 실패했다.

기척이 느껴지는 놈들을 모두 처리했고 우선 급한 대로 지혈을 했기에 더 이상 피는 나오지 않았지만 치료는 필요했다. 특히 뺨을 스친 상처는 찢어지며 벌어져있었다. 우선 쓰러진 놈의 옷을 찢어 상처를 감쌌지만 피가 배어나왔다. 건물 뒤 숲에 스며들어 호흡을 골랐다. 편안히 운기를 하고 싶었으나 아직은 아니었다. 종주란 늙은이를 잡지 못했다.

복부의 상처에서는 지혈을 한 뒤 더 이상 피가 나오지 않았다. 총알이 관통을 했는지 복부의 앞뒤로 구멍이 뚫렸다.

몸 안에 웅크리고 있던 봉황의 기운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치유를 하려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잠들어 있는 봉황이 깨어난다면 그나마 안정되어 있던 기운이 폭주할지도 몰랐다. 현재 봉황의 기운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충분한 시간만 주어진다면 봉황의 도움 없이도 운기를 통해 상처를 어느 정도 아물게 할 것이지만 지금은 여유가 없었다.

잠시 호흡을 고른 휘가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아직은 치료가 우선이 아니었다. 오늘 천종을 반드시 지워 버려야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99 리트머스
    작성일
    14.05.25 15:46
    No. 1

    바뀐세상에 대해 좀더 공부했으면 좋았을텐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밤길
    작성일
    14.05.26 12:19
    No. 2

    감사합니다. 차근차근 적응해 나가고 있는 거로 그리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천지룡
    작성일
    14.05.25 16:16
    No. 3

    흠... 뭔가 새로운 적이 또 나올듯 하네요 ㅎㅎㅎ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밤길
    작성일
    14.05.26 12:20
    No. 4

    감사합니다. ㅎㅎ (의미심장한 미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푸가
    작성일
    14.05.26 00:22
    No. 5

    글은 안읽어봤지만 민비에 대해 좀 잘못알고계신거같아서 말씀드려요.

    민비는 왕비이긴 했지만 당시 국고를 빼먹는 악녀였습니다.

    실제로도 민비가 죽고난후 백성들이 분노한 이유는

    민비가 일본인에 의해 죽어서 이지, 민비가 죽어서 분노한게 아닙니다.

    당시 민씨 일가의 횡포는 도를넘어서 악독할 정도였고

    민비는 희대의 악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봉황의 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6 제9장 흔적(4) +10 14.07.12 2,673 97 12쪽
65 제9장 흔적(3) +6 14.07.10 2,418 88 11쪽
64 제9장 흔적(2) +10 14.07.08 2,857 109 12쪽
63 제9장 흔적(1) +6 14.07.04 2,446 101 13쪽
62 제8장 상처(16) +6 14.07.02 2,682 101 13쪽
61 제8장 상처(15) +6 14.06.30 2,916 100 12쪽
60 제8장 상처(14) +2 14.06.28 2,707 112 12쪽
59 제8장 상처(13) +8 14.06.26 2,470 104 11쪽
58 제8장 상처(12) +10 14.06.24 2,537 102 13쪽
57 제8장 상처(11) +8 14.06.22 2,973 97 11쪽
56 제8장 상처(10) +4 14.06.20 2,958 100 14쪽
55 제8장 상처(9) +10 14.06.18 2,924 116 13쪽
54 제8장 상처(8) +7 14.06.16 3,022 99 10쪽
53 제8장 상처(7) +6 14.06.14 3,563 110 12쪽
52 제8장 상처(6) +2 14.06.13 3,417 101 12쪽
51 제8장 상처(5) +9 14.06.11 3,294 115 11쪽
50 제8장 상처(4) +6 14.06.10 3,630 126 13쪽
49 제8장 상처(3) +2 14.06.09 3,740 112 9쪽
48 제8장 상처(2) +8 14.06.05 3,321 101 11쪽
47 제8장 상처(1) +4 14.06.04 4,119 103 12쪽
46 제7장 천종(13) +10 14.06.03 4,337 188 12쪽
45 제7장 천종(12) +4 14.06.02 3,835 118 12쪽
44 제7장 천종(11) +6 14.05.31 4,116 119 12쪽
43 제7장 천종(10) +2 14.05.30 4,190 141 11쪽
42 제7장 천종(9) 14.05.29 4,071 144 14쪽
41 제7장 천종(8) 14.05.28 4,583 196 13쪽
40 제7장 천종(7) +4 14.05.27 3,730 114 12쪽
39 제7장 천종(6) 14.05.26 3,609 103 12쪽
» 제7장 천종(5) +5 14.05.25 3,922 108 10쪽
37 제7장 천종(4) 14.05.23 3,898 10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