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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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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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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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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06.0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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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글자
12쪽

제7장 천종(13)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휘는 눈앞에 넋을 놓고 서있는 군인이 여자라는 것을 파악하고서는 납치하듯 안고서 그 곳을 도망쳐 나왔다.

군인들의 무기는 생각대로 위험했다. 특히, 어둠속에서도 정확히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여 총을 쏠 때에는 아찔했다. 살기를 느끼고 자신이 미리 피하지 못했다면 또 당했을 것이다.

그런데 저 여자군인이 쏜 총은 피하질 못했다. 총을 쏘기 전 살기가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총소리를 듣고 피하긴 했지만 이미 늦어 가볍게 복부를 스치고 말았다.

다행히 야간이어서 인지 군인들의 움직임이 너무 둔했다. 느린 그들을 빠르게 제압할 수도 있었지만 숫자가 너무 많았고 날아오는 총알과 다친 상처도 부담이 되었다.

굳이 모험을 할 필요는 없었다. 전부 제압할 수도 있었지만 죽일 이유도 없고 위험을 감수할 필요도 없었다. 그래서 군인들의 시야에 드러나더라도 함부로 사격을 하지 못하도록 여자를 인질로 삼아 끌어안고 현장을 벗어났다.

어쩌면 군인들은 자신을 찾지 못하고 아직도 그 지역에서 헤매고 있을지도 몰랐다.

여자가 군인이란 사실이 조금 놀라웠지만 인질로서 남자보다는 훨씬 나았기 때문에 데려왔는데 총을 꺼내 드는 것을 보니 방심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군인들과 부딪쳤던 곳을 벗어나서 아래로 내려오며 수많은 기척들을 느꼈지만 그들은 자신을 보지도 못한 것 같았다. 나무 위로 올라서서 건너뛰듯 지나왔는데 그들이 자신을 발견했다면 벌써 사격을 가했을 것이다.

군인들과 각종 차량들이 줄줄이 서있는 도로를 넘어 한참을 아래로 더 내려오니 물줄기가 제법 되는 계곡이 보였다. 주변에 기척이 없음을 확인한 후 여자를 내려놓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총을 맞았던 곳은 즉시 지혈을 한 덕분에 그다지 위험해 보이진 않았다.

휘가 이미 너덜해진 옷을 치켜들고 상처부위를 만지고 있으려니 주저앉아있던 여자가 빤히 쳐다보았다.

“역시, 내 총에 맞았었구나.”

여자가 조용히 내뱉은 말에 휘가 그녀를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그녀가 깜짝 놀란 듯 눈을 내리 깔았다. 아무래도 자신이 상처를 입혔으니 똑바로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휘가 천천히 다가가 그녀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 손가락 끝으로 그녀의 턱밑을 들어 올렸다. 아래로 향해있던 그녀의 눈이 치켜 떠 졌다. 둘의 눈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너에게선 왜 살기가 느껴지지 않았지?”

나지막하면서 묵직한 휘의 목소리에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떠는 듯했다. 움직이지도 못하는 그 모습이 마치 비 맞은 작은 새처럼 애처로워 보였다.

휘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으니 겐조 중위는 휘의 말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네년이 나를 쏘았지? 널 씹어 먹어 버리겠다. 그 전에 껍질을 벗기고 자근자근 살을 발라주마.

뭐 이런 식으로 혼자만의 상상으로 자지러 진 것이다.

“왜... 왜? 사 사람들을 그 그렇게 죽인 거예요.”

겐조 중위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용기를 내어 질문을 던졌다.

“살기를 피우지도 않고...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쏘아 죽일 정도로 독한 것 같지는 않은데... 이상하군.”

휘가 턱을 받쳤던 손가락을 내리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했다. 분명 사람을 향해 총을 쏘려면 그만한 담력과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죽이기 위해서 쏠테니 살기도 잔뜩 들어갈 것이고.

그런데 앞의 이 여자는 자신을 향해 총을 쏘면서도 살기 같은 건 피우질 않았던 것이다. 자신을 파리 목숨으로 생각했던 것일까?

“도 도대체 정체가 뭐죠?”

겐조 중위는 막상 눈앞에서 계속 마주보게 되자 상대가 외계인이 아니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밤이라 어두웠지만 가까이서보니 건장한 사내였던 것이다.

뒤늦게 깨닫게 되었지만 저 남자의 품에 안겨서 여기까지 날아(?)오기까지 했으니 한편으로는 외계인이 아니라 다행이란 생각에 긴장이 살짝 풀어지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대화는 이어질 수가 없었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일본인이 아니죠? 어디 사람 이예요? 왜 이런 짓을 벌인 거죠?”

휘가 일어서며 여자를 이상한 듯 쳐다봤다. 좀 전까지만 해도 두려움이 가득하더니 알아듣지도 못할 말 몇 마디에 표정이 풀어지며 마구 수다를 떨어대니 신기했다.

‘어차피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그냥 두고 가야겠군.‘

그런 생각을 하며 휘가 몸을 돌렸다. 상처는 입었지만 크게 신경 쓰일 정도로 치명적이지 않으니 날이 밝기 전에 얼른 떠나고 싶었다.

“앗! 뭐하는 거예요? 그냥 가면 어떡해요!”

돌아서 몇 발자국 떼기도 전에 여자의 비명 같은 외침소리가 휘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휘가 돌아보니 주저앉은 자세그대로 여자가 목을 돌리려 애쓰며 악을 쓰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몸이 안 움직여요. 이대로 그냥 가면 나보고 어쩌라고! 풀어줘요. 풀어 달란 말이예요!”

여자는 계속 악악 소리를 질렀다.

“꽤 시끄럽군.”

휘가 가만히 서서 듣고 있다가 머리를 긁적이며 뒤돌아 왔다.

겐조 중위는 저 자가 이대로 가버리면 자신은 움직이지도 못하고 이대로 굳어서 죽어버릴 것 같은 공포를 느꼈다. 그래서 악을 박박 써가며 고함을 질렀던 것이다.

“흑! 어떻게 좀 해줘요. 움직일 수 있게 해달라고요!”

휘가 그녀의 앞에 서서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꾸욱!

가벼운 손짓으로 목뒤를 누르자 그녀가 앞으로 푹 꼬꾸라졌다. 갑자기 움직일 수 있게 되자 버둥거리던 몸짓에 균형을 잃은 것이다.

“에구.”

쿵!

얼굴로 땅바닥에 키스를 하며 벌린 입으로 흙이 잔뜩 들어왔건만 굳었던 몸이 풀리자 그녀가 팔을 짚고 벌떡 일어섰다.

“에 퉤퉤!”

입에 잔뜩 들어온 흙을 뱉으며 그녀가 가만히 서있는 휘를 째려보았다.

“뭐예욧! 도대체 어떻게...”

말을 하다가 그녀가 멈칫했다. 이제야 지금 상황이 인식이 된 것이다.

“흠흠... 어쨌든 고 고마워요. 근데.”

그녀의 말은 이어지질 못했다. 휘가 돌아서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자 잠깐만요! 거기 서 봐요.”

그녀가 뒤따라오며 휘의 팔을 붙잡았다.

“... ...”

휘가 팔을 잡힌 체 멈춰 서서 고개만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

“저... ”

겐조중위가 머쓱한 듯 팔을 놓으며 말을 이었다.

“우리말 못해요? 일본말, 못하냐고요?”

“... ...”

“어느 나라 사람이예요? 미국은 아닌 것 같고 한국? 중국? 영어도 못해요?”

“... ...”

“아유 코리안? 챠이니스? 캔 유 스피크 잉글리쉬?”

“... ...”

휘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획 돌리고는 다시 걸어갔다. 그러자 그녀가 뒤따라 쫓아오며 말을 쏟아냈다.

“당신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헤쳤는지 알아요?”

겐조 중위가 잠시 겪은 이 사람은 사람을 막 헤칠 것 같지 않았다.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자기 동료들도 부상은 당했어도 죽은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브리핑에서 들은 5분대기조처럼 상처만 입혔을 것이다. 막가파 살인귀가 아니라 정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이런 사람이 사찰에서 거의 백여 명을 살해했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얘기 좀 해요.”

외계인처럼 무섭던 사람이 자신을 풀어주자 없던 용기도 생겨났고 호기심도 일었다.

휘가 가던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똑바로 쳐다봤다.

“그만 쫓아와라.”

그러나 휘의 말을 무시하듯 그녀가 휘의 팔을 붙잡았다. 지금 휘의 옷은 여기저기 찢어져 있었고 피가 달라붙어 몰골은 엉망이었다. 피가 묻어있는 겉모습만 보면 살귀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몰랐다.

갑자기 그녀가 휘의 앞에 무릎을 꿇고 찢어진 상의를 들춰 상처를 살폈다. 총알이 스친 상처주위는 찢겨져 벌어져 있었지만 피는 나오지 않았다.

휘는 이 상황이 당황스러웠는지 그런 그녀를 멀뚱히 쳐다보기만 하였다. 그녀에게 악의는 느껴지지 않았다. 총을 쏠 때 살기가 느껴지지 않았던 것처럼.

그녀가 전투조끼를 뒤적이더니 조그만 약품통을 꺼냈다. 거기에는 지혈제와 소독약등 비상시를 대비한 최소한의 약품이 한번 정도는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들어있었다.

“이리 앉아 봐요. 우선 치료는 해야죠. 병 주고 약 주는 것 같지만...”

그녀가 휘의 손을 끌어당겨 앉히려 하자 휘가 머뭇거리다 이끄는 데로 털썩 주저앉았다. 이 여자가 어찌하는지 그냥 지켜보자는 심정이었다.

아직 제대로 탈출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웠지만 군인들이 다시 몰려온다고 해도 도망가기는 어렵지 않을 거란 생각도 한 몫을 했다. 어차피 동이 틀 때 나서려했던 것 아니었던가.

휘가 자리에 앉자 그녀가 다시 휘의 상체를 밀며 비스듬히 휘를 눕히려하였다. 그러나 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휘의 생각은 거저 잠시 쉬며 이 여자가 하는 짓을 지켜보려 한 것 뿐 이었던 것이다. 굳이 이 여자가 하는 대로 맡겨 둘 필요는 없었다.

“치료를 하려면 누워야 해요. 끄응, 좀 누워보란 말이예요.”

겐조 중위가 힘을 썼지만 휘는 움직여주지 않았다.

“참 내...”

그녀가 포기한 듯 소독약을 꺼내 휘의 옷을 찢어버리고 상처부위에 비스듬히 붓기 시작했다.

그제야 그녀가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려 한다는 것을 깨달은 휘가 뒤로 팔을 받치며 비스듬히 몸을 뉘었다.

“풋!”

소독약을 붓고 있던 겐조 중위가 그런 휘를 보고 피식 웃으며 빈 소독약 병을 옆으로 툭 던져버렸다. 지혈제는 사용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분명 총에 맞은 상처인데 출혈이 멈추다니 이상하긴 했지만 지금 상처를 꿰맬 수도 없고 붕대도 없었다.

잠시 고민하던 겐조 중위가 전투조끼를 벗고 상의도 벗어버렸다. 그러자 땀에 젖은 군용 런닝에 감싸인 터질듯 빵빵한 그녀의 가슴이 출렁 드러났다.

“윽!”

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만화로 표현하자면 양쪽 코에서 코피가 퓩 쏟아져야하는 상황이었다.

찌이이익!

휘의 표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겐조 중위가 런닝의 밑 부분을 잡고 억지로 찢자 쭈욱 돌아가며 런닝이 찢어졌는데 이게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져 그녀의 몸통을 돌아가며 늘어졌다. 자꾸 돌려가며 찢다보니 어느새 반 이상이 찢어지며 점점 위로 올라가 가슴 가까이 다가갔다.

“으음...”

잠시 곤란한 표정을 짓던 겐조 중위가 가슴 앞에서 손으로 비틀더니 런닝을 이빨로 끊어냈다. 그러자 배꼽이 드러난 것으로도 모자라 풍만한 가슴의 굴곡 바로 아래 브라까지도 그대로 드러났다. 너무 짧아진 것이다. 브라만 없었다면 유두까지 그대로 드러났으리라.

휘는 이 여자가 뭐하는 건가 하는 표정으로 눈이 동그래져 있었다. 아마도 상처를 감싸려는 것 같은데 별 필요도 없는 짓을 하는 것 같았다.

“흠...흠...”

그렇다고 그만두게 할 수도 없으니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지만 커다란 가슴 때문에 눈을 어디다 둬야할 지 애매해져서 헛기침만 해 댔다.

갑자기 자영이 보고 싶어졌다. 물론 가슴 크기에서는 자영이 훨씬 밀리겠지만 괜스레 자영에게 미안한 감정이 솟구쳤다.

휘가 무슨 생각을 하던지 관계없다는 듯 겐조 중위는 땀을 뻘뻘 흘리며 끊어낸 런닝끈(?)을 휘의 복부에 대고 감으려 하였다.

그 모습에 휘가 뒤로 받치고 있던 두 팔을 들어 똑바로 앉으며 팔을 들어 올렸다.

“풋!”

그제야 그녀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그녀가 더욱 가까이 다가와 휘의 허리를 양 손으로 끌어안을 것처럼 붕대를 돌리자 풍만한 가슴의 굴곡이 휘의 바로 코앞까지 닥쳐와 곧 닿을 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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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제8장 상처(2) +8 14.06.05 3,321 101 11쪽
47 제8장 상처(1) +4 14.06.04 4,119 103 12쪽
» 제7장 천종(13) +10 14.06.03 4,337 18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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