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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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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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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83,299

작성
14.06.1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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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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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글자
12쪽

제8장 상처(7)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누구?”

“아! 미나모토 반장님이라고 자네도 알 걸?”

“응. 잘 알지. 이번에 한국 갔다더니 성과가 좋아서 진급할 거라고 소문났던데.”

“그래. 그런데 지금 우리가 찾아다니는 이미연이라는 이 여자 말이야.”

“하하! 모리. 알겠다. 우리가 이 사건을 파악하고 조사하게 된 게 미나모토 반장님 부탁으로 그 여자를 찾다가 걸려던 거란 거지? 그 이름이 김자영인가?”

“맞아. 그 거야.”

“그런데 그 여자는 죽었잖아.”

“죽었다기보다는 현재 실종상태지.”

“모리, 그 정도면 죽었다고 보는 게 우리 입장에서는 당연한 거 아냐?”

“그건 그렇지. 야마구치 놈들이 그냥 내 버려뒀을 리가 없으니...”

“내말이 그 말이야. 그 여자 김자영이 병원에서 행방불명된 이유가 야마구치 놈들이 손을 써서 그렇게 된 거야. 분명 하다구.”

“아무튼 야마구치 놈들이 뭔가를 숨기는데 이번엔 제대로 찔러봐야지.”

“그럼 뭐하나. 위로 올라가봐야 슬그머니 덮어버릴걸. 아마 이것도 조사하고 있다고 보고가 올라가면 바로 다른 놈에게 사건 넘기라고 할 걸?”

“그래서 이렇게 우리끼리 알아보고 있잖아. 요즘 스즈키 그 자식 안보이지? 그리고 료이치 그 놈, 분명 뭔가 더 숨기고 있어. 이 미연이란 여자를 한국식당 여사장이 데려갔다는 것도 믿기지 않고. 순순히 내 줄 놈들이 아니잖아.”

“그렇지, 어찌 보면 우리가 헛다리 집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하야시란 놈. 나가사키에서 죽은 사건 말이야. 어찌 보면 답은 여기에 있을지도 몰라. 아니, 난 꼭 그럴 것 같단 말이야. 감이 팍 온다 이 말이지. 잘하면 우리도 특진 할 수 있을지 몰라. 운이 따라야겠지만. 하핫!”

모리의 단순한 유도심문에 미연을 데리고 있던 마담도 그리고 료이치란 놈도 넘어가긴 했지만 아직 의문투성이였다. 그리고 야마구치 놈들에게도 구린 냄새가 너무 심했다.

“그런데 모리, 그 CD도 미나모토 반장에게 넘길 건가?”

“그래야겠지? 왜?”

“아니, 우리도 증거로 가지고 있어야하지 않겠어? 하야시란 놈이 거기 나오잖아.”

“뭐... 복사해 놓도록 하지. 혹시? 그냥 갖고 싶어서 그러는 거 아냐?”

“하하하! 그런 것도 있지. 그 자영이란 여자, 너무 예쁘잖아. 당하는 거보면 으흐흐...”

“에휴~ 좋기도 하겠다. 그 동생이란 친구가 보면 눈 뒤집힐 거야.”

“가족이라면 그러고도 남겠지.”

“자... 좀 더 뒤져보자고. 저녁엔 선배 만나야하니 시간이 없어.”

“오케이.”

두 형사는 큰 사건을 자신들의 손으로 해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지금 일본 전역이 천종사건으로 떠들썩하지만 그 사건 못지않게 나가사키 살인사건도 경찰에서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범인만 잡을 수 있다면, 아니 잡지 못해도 범인만 찾아낼 수 있다면 특진은 따 놓은 당상이었다.


휘와 자영은 오늘도 자신들의 방에서 발가벗은 채로 치료에 열중하고 있었다. 휘의 치료능력은 일취월장하여 이젠 서로 몸만 맞대고 있어도 기운을 자유로이 조절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하였다.

“흠... 이젠 배에 난 상처도 아물고 있구만.”

휘의 말에 자영이 발가벗겨진 자신의 복부를 내려다보았다. 놈들에게 치욕을 당했을 때 입었던 상처는 이미 다 지워져버렸고 화상을 입었던 곳만 발갛게 새살이 돋아나고 있었다. 정말 다 나았다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정말 신기해요. 내가 보면서도 믿기지가 않으니.”

“허허... 나 역시 내가 이런 능력을 가진지 몰랐었구려. 알았다면 진작에 당신을 치료해 줬을 것을. 하긴, 그때의 능력으론 불가능 했을 것이요.”

“지금이라도 얼마나 다행한 일이예요. 너무 너무 행복해요. 당신을 만난 것도 그렇고 이렇게 상처를 치료하는 것도 그렇고 전 모든 게 좋아요.”

자영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쳐다보자 휘가 복부에 대고 있던 손을 떼며 자영을 똑바로 눕혔다.

“자~ 겉만 치료할 게 아니라... 어디 속살도 또 한 번 치료를 해 봅시다. 흠흠...”

“아이~... 저 또 기절하면 어떡해요?”

자영의 볼이 빨게 지며 수줍은 듯 고개를 돌렸다. 휘와 사랑을 나누다가 너무 좋아 기절했던 것이 떠올랐다. 마치 저 사람의 몸속으로 빨려들어 가는 듯 황홀했기에 자영도 흥분되기는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자영이 두 팔을 벌려 휘를 받아들일 자세를 취하자 휘 또한 들뜬 얼굴로 자영을 내려다보았다.

“하~ 다시 봐도 너무 아름답구려.”

이미 자영에게 눈이 멀어버린 휘의 눈에는 깍지가 단단히 씌어 있었다.

“아아~ 사랑해요.”

방안에 치료를 위한 후끈한 열기가 다시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런 방안과 달리 바깥 거실에선 싸늘한 냉기가 풀풀 날리고 있었는데 백곰과 미연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차를 마시며 앉아 있었다.

둘 사이에 흐르는 싸늘한 침묵을 소리를 크게 키워놓은 TV가 대신하고 있었는데, 방안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도 TV소리가 감춰주고 있었다. 하지만 간간히 들려오는 소리를 완전히 숨길 수는 없었던 듯 살짝 당황한 미연이 백곰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이제 나가세요.”

미연의 서툰 일본말에 백곰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어... 저 우리 같이 바람 쐬러 나갑시다. 나도 여기는 처음이라 낯선데 구경도 하고... 데이트.”

백곰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나는 나가면 안돼요. 나는 집안에 있습니다.”

비록 명확하지 않아도 미연의 말을 정확히 이해하는 백곰이었다.

“계속 집안에만 있으면 답답해서 어떻게 살아요. 미연씨 상황을 잘 알지만 내가 안내할 게요. 뒤쪽에 등산로도 있고 공원이 있던데 잠깐 바람이나 쐬자고요. 제가 이래봬도 미연씨 한 명은 지켜줄 수 있다니까요. 하하하!”

백곰이 팔뚝을 들어 올리며 알통을 보여주려는 듯 힘을 주며 웃었지만 살에 파묻힌 알통이 보일 리 없었다.

사실 백곰도 별달리 할 일이 없었다. 나가사키에 다시 돌아가서 모든 것을 깡그리 다 처분하여 통장에 넣어둔 후 바로 올라왔던 것이다. 야마다파에서도 자신을 찾지 않았다. 아마 창피해서 어디 숨어있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제 나가사키로 돌아가 봐야 반겨줄 놈도 없고 찬밥신세이니 차라리 귀신형님을 따라다니는 게 더 나을 듯싶었다.

거기다가 처음 볼 때 자신의 눈을 뿅 튀어나오게 했던 미연까지 계속 볼 수 있으니 어찌 돌아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 미연은 완전 자신의 이상형이었던 것이다.

처음 혜영의 남편인 타쿠야와 한잔하며, 혜영과 타쿠야 그 두 사람의 사연을 들었던 것이 백곰의 용기를 북돋아 주었고 이렇게 결심하게 된 결정적 동기를 제공했다.

타쿠야도 3년 동안의 끈질긴 구애 끝에 예쁜 혜영을 아내로 맞이했는데 자신이라고 못 할 것 없지 않은가. 미연을 아내로 맞을 수만 있다면 태평양에라도 뛰어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제가 같이 다니면 어떤 놈도 시비 걸지 못할 겁니다. 날 믿어주세요. 미연씨.”

사실 백곰은 미연에게 정신이 팔려 듣지 못하고 있었지만 미연은 방안에서 흘러나오는 야릇한 소리에 계속 신경이 쓰여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앞의 저 뚱땡이만 없다면 안방으로 들어가 버리면 그만인데, 저 인간을 데리고 안방으로 들어가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계속 앉아있기도 좌불안석이고 이래저래 눈치 없는 백곰을 속으로만 욕하고 있었던 것이다.

“휴우~ 좋아요, 놀러가요.”

어쩔 수 없이 미연이 승낙을 하고는 방안으로 들어갔다.

“얏호! 흐흐흐...”

백곰이 속으로 환호를 하며 벌떡 일어섰지만 미연을 따라 안방으로 들어설 수는 없었다. 지금은 사소한 행동 하나라도 조심조심해야 한다는 걸 똑똑한 백곰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미연이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나와서 리모컨을 찾아 TV를 껐다.

그제야 야릇한 신음소리를 듣게 된 백곰이지만 방안을 향해 꾸벅 절을 하며 크게 외쳤다.

“형님! 형수님! 미연씨 모시고 잠시 바람 좀 쐬고 오겠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갑자기 자영의 방에서 들려오던 신음소리가 뚝 끊겼다.

“하하핫! 형님께 말씀드렸으니 나가죠.”

“... 괜찮아요?”

“네에~ 두 분도 좋아하실 걸요. 히힛!”

혹시라도 머뭇거릴까봐 얼른 미연을 재촉해서 밖으로 나서는 백곰의 입이 쫙 벌어져 다물어 질 줄을 몰랐다.


갑작스런 큰 소리에 하던 동작을 멈춘 휘가 구름 속을 노니는 자영을 내려다보았다. 자영도 정신없이 지르던 비음을 뚝 멈추었다.

“음... 금방 백곰 놈이 뭐라고 했소?”

아직도 몽롱한 눈빛이 가시지 않은 자영이 안타까운 시선으로 휘를 올려다보았다.

“하아~ 글쎄요? 뭐라고 하긴 한 것 같은데 제가 정신이 없어서 못 알아들었어요.”

휘가 다시 자영의 가슴으로 쓰러지며 팔을 돌려 자영의 머리를 감쌌다.

“목소리가 밝았으니 인사한 거 아니겠소.”

“뭐 큰일이었다면 다시 얘기 했겠죠? 밖으로 나가는 걸보니 간다고 인사했나 봐요.”

“자식이 그냥 조용히 가면 될 일이지 뭔 인사를 한다고 흥을 깨버려... 쩝!”

“호호홋! 그러지 말고 당신도 머리가 좋으니 일본말 좀 배우지 그러세요.”

“여기서 눌러 살 것도 아닌데 그깟 놈들 말을 배울 필요가 있겠소.”

“하긴 그렇긴 하네요.”

“아! 아무도 없으니 잠시 나가서 뭐라도 먹을까? 출출하지 않소?”

“미연이가 있을 걸요. 배고프신가요?”

“미연씨도 나갔소. 백곰하고 같이 나가는 것 같던데.”

그말에 자영이 놀라서 휘의 가슴을 밀쳤다. 휘가 비켜주자 일어나서 앉으며 말을 이었다.

“네? 미연이가 나갔다고요? 걔는 지금 밖에 나가면 안 되는데 큰일 났네.”

“아까 이모 전화 때문에 그러는 거요?”

“네에, 형사들이 미연이 사진을 들고 찾아다닌다던데 돌아다니다 마주치면 큰일이잖아요.”

“흠... 그 생각을 못했었군.”

둘이서 방안에만 있느라고 이모가 전화해서 한 말을 아직 미연이에게 전해주지 못했었다. 미연이야 밖에 나갈 일도 없고 자신도 나가지 않으려하니 조금 지체한다고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백곰이 데리고 나갈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안 되겠어요. 내가 나가봐야지.”

자영이 일어서며 옷을 챙겨 입기 시작했다. 휘도 따라서 옷을 입었다.

“같이 나가봅시다.”

“그래요. 이모께도 전화를 드려야겠죠?”

“괜히 걱정만 할 걸 그럴 필요 있겠소.”

“에휴~ 제 잘못이에요. 잠깐 말만 전하면 되었을 것을.”

“이럴 줄 몰랐으니 어쩌겠소.”

황홀한 치료에 빠져서 깜빡했던 자신을 자책하는 자영을 휘가 위로해 줬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정말 오랜만에 바깥바람을 쐬게 된 두 사람이었다.



신주쿠 사무라이 프로덕션

지금 료이치는 죽을 맛이었다. 잠깐 외출했다가 두목이 불러서 올라왔는데 갑자기 특별수사본부 수사관들이라면서 자기를 죄인 취급하듯 취조를 하고 있으니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는 바로 쇠고랑차고 끌려갈 것 같았다.

이미 자신의 사무실 뿐만 아니라 두목의 사무실까지 수사관들이 뒤지고 다녀서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료이치, 스즈키와 야마모토를 데려간 자가 다른 조직의 사주를 받고 쳐들어 왔다고 여기 너희 두목이 얘기하는데 너도 그렇게 생각하나?”

특별수사본부란 말에 이미 얼어 붙어버렸는데 지금 질문을 하는 자는 찔러도 피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처럼 날카롭게 생겨서 료이치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 그게 그때 그렇게 들어서... ”

“그런데 왜 너희들은, 아니지 너는 그렇다 치더라도 두목은 살려두고 엉뚱하게 행동대장과 손님으로 온 야마모토만 데려 갔을까? 놈이 온 목적이 있을 거 아냐?”

료이치가 찔끔했다. 그날 그 놈이 이 방으로 쳐들어오기 전 이미 자신의 동료들 넷을 3층에서 무참히 살해했다.

두목이 그 사실을 모를 리 없을텐데 숨기는 것인가? 슬쩍 두목의 눈치를 살폈다.

“료이치! 이미 네가 저지른 일들만으로도 몇 년 푹 썩게 만들 수 있어. 눈치 볼 필요 없이 사실대로 털어놓는 게 좋을 거야. 아니지, 두목 말부터 먼저 들어봐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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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제9장 흔적(2) +10 14.07.08 2,857 109 12쪽
63 제9장 흔적(1) +6 14.07.04 2,447 101 13쪽
62 제8장 상처(16) +6 14.07.02 2,683 101 13쪽
61 제8장 상처(15) +6 14.06.30 2,916 100 12쪽
60 제8장 상처(14) +2 14.06.28 2,707 112 12쪽
59 제8장 상처(13) +8 14.06.26 2,470 104 11쪽
58 제8장 상처(12) +10 14.06.24 2,537 102 13쪽
57 제8장 상처(11) +8 14.06.22 2,973 97 11쪽
56 제8장 상처(10) +4 14.06.20 2,958 100 14쪽
55 제8장 상처(9) +10 14.06.18 2,924 116 13쪽
54 제8장 상처(8) +7 14.06.16 3,022 99 10쪽
» 제8장 상처(7) +6 14.06.14 3,564 110 12쪽
52 제8장 상처(6) +2 14.06.13 3,417 101 12쪽
51 제8장 상처(5) +9 14.06.11 3,295 115 11쪽
50 제8장 상처(4) +6 14.06.10 3,630 126 13쪽
49 제8장 상처(3) +2 14.06.09 3,741 112 9쪽
48 제8장 상처(2) +8 14.06.05 3,321 101 11쪽
47 제8장 상처(1) +4 14.06.04 4,119 103 12쪽
46 제7장 천종(13) +10 14.06.03 4,338 188 12쪽
45 제7장 천종(12) +4 14.06.02 3,835 118 12쪽
44 제7장 천종(11) +6 14.05.31 4,116 119 12쪽
43 제7장 천종(10) +2 14.05.30 4,190 14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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