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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438,999
추천수 :
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06.16 12:32
조회
3,022
추천
99
글자
10쪽

제8장 상처(8)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결국 두목과 료이치는 각자 자신의 방으로 끌려가서 따로 취조를 받게 되었다.

“지금 이 사건이 얼마나 큰일인지 아직도 잘 모르나본데 천종에서 백여 명이 죽었어. 설마 모르지는 않겠지?”

료이치가 뭔지 모르겠다는 듯 눈을 껌벅이며 수사관을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번쩍 떠오르는 게 있었다.

“헉! 그 그럼...”

수사관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보고 있다가 순간 이채를 띠었다.

“흐흣! 이제야 생각이 나는 모양이군.”

“저... 행동대장이 한국말로 해서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천종에서 온 분이라고 한 것 같습니다. 그러자 놈이 갑자기... 뭐라고 해야 할지? 좋아했다고 해야 하나...”

수사관이 료이치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그래서?”

“그 그래서... 전 기절했는데요. 여기...”

료이치가 자기 이마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을 멈췄다. 료이치의 이마엔 멍 자국이 뚜렷이 새겨져 있었다.

“흠...”

수사관이 료이치의 이마를 들여다보며 침음을 흘렸다. 이미 두목의 이마에서도 같은 흔적을 보았다.

“놈이 도대체 뭘 사용하는 거야?”

자료에는 운전병의 이마도 저 모양으로 상처가 나 있었다. 아마 놈이 사용하는 무기가 있을 것이다.

특수본, 특별수사본부에서는 천종본사의 경비원 진술로 놈이 타고 온 차를 수배할 수 있었다. 차주는 야마구치파 행동대장으로 있는 스즈키였는데 놈도 천종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유일하게 총에 난사당한 시체였다.

천종의 장로라는 자도 총상자국이 있었지만 부검결과 이미 죽은 후 맞은 총알이었다. 그렇다면 스즈키는 놈의 손에 죽은 게 아니라, 천종의 돌격대란 조직에 의해 죽었을 것이다.

야마모토의 시체도 발견되었다. 놈은 목이 잘려나간 체 죽어있었다.

스즈키가 자신의 차로 놈을 천종에 데려간 것이다. 살아남은 경비원의 진술에 따르면 야마모토가 천종까지 안내를 했을 것이다.

여기 료이치라는 놈과 두목의 진술로 모든 내용이 맞아 떨어졌다. 놈은 이곳 야마구치파를 습격했다가 천종의 제자를 발견했고, 안내를 받아 천종본사로 쳐들어 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천종의 제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쳐들어 온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일로 왔다가 우연히 마주친 것인가? 그 해답을 저 놈이 알고 있을까?

수사관의 눈초리가 매서워졌다.


“헉헉! 사 사실대로 다 말했습니다. 정말이라고요. 그 여자들이 없어졌으니 놈이 분명 데려갔을 겁니다. 놈은 그 여자들을 찾아 왔을 거예요.”

여태 서 있던 수사관이 료이치의 앞에 의자를 들고 와 앉았다. 10분도 안되어 료이치는 궁지에 몰렸고 술술 진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네 말을 요약하자면, 너희가 포르노물을 촬영하려고 한국여자를 빚을 지어서 데려왔는데, 그 여자를 한국식당 여사장이 몰래 빼내가려는 것을 붙잡아서 다른 곳으로 옮기려는 순간, 놈이 나타났다. 그리고 여자들을 붙잡고 있던 네 명을 죽이고 두목 방으로 쳐들어와서는 다른 조직의 사주를 받아서 왔다고 했단 말이지.”

“네, 그 그게 제 생각인데요. 그런데... 모리형사님에게 보고받고 오신 거 아닌가요?”

“모리형사?”

“네... 아~ 씨... 아닌 모양이네.”

료이치의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소리에 수사관의 눈빛이 변했다.

“모리형사에겐 뭐라고 얘기했지?”

“저희가 데려온 여자를 한국식당 여사장이 와서 데려갔다고만 했는데요.”

수사관이 노트에 메모를 하다가 뚝 멈췄다.

“그런데, 모리라는 형사는 이쪽 담당인가? 왜 왔지?”

료이치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네, 신주쿠에서 가끔 봅니다. 그게... 전에 불 지르고 도망친 여자를 찾아서 왔다가...”

수사관의 눈초리가 다시 번뜩이기 시작했다.

“이봐, 모리형사가 뭘 찾고 있는지 확인 좀 해봐. 아니 본부로 출석하라고 통보 해.”

뒤를 돌아보며 지시를 내리자 뒤쪽에 서서 듣고만 있던 사람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네, 찾아서 보고 드리겠습니다.”




서울

이름난 한정식 집에서 준영은 지희에게 시달림을 당하고 있었다. 그냥 집에서 라면이나 끓여 먹겠다고 했다가 사무실까지 쫓아온 지희의 손에 이끌려 여기까지 끌려온 것이다.

서빙을 도와주는 여직원은 음식을 차려 놓은 후 지희의 요청으로 물러났다. 둘이 알아서 먹겠다고 쫓아내다시피 했던 것이다.

옆에서 재잘거리며 이것저것 젓가락으로 집어서 준영의 앞접시에 덜어주는 지희의 손놀림이 분주했다.

“준영아. 제발 몸 생각 좀 해라. 라면이 뭐니, 라면이.”

“라면이 어때서...”

“너 지금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괜찮아, 나 신체 튼튼한 대한민국 경찰이야.”

“칫!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까지 한 주제에, 너 요즘 너무 몸을 혹사하고 있다는 거 알아? 여기 이것도 좀 먹어 봐. 이게 남자한테 좋은 거래.”

“음... 처녀가 그런 건 어떻게 알아? 이제 그만하고 너도 먹어, 내가 알아서 먹을 게.”

“호홋! 네 생각하면서 이것저것 공부하는 중이야.”

“내 생각하지마라. 희망 없다.”

준영이 빈 젓가락을 입으로 빨며 힘없이 대답했다.

“칫! 그런 말 하지 마. 나도 포기 못하니까.”

젓가락을 앞 접시에 내려놓으며 준영이 지희를 바라봤다.

“미안하다.”

지희가 그런 준영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자신의 젓가락으로 전복 회를 한 점 집어서 초장에 살짝 담근 후 손으로 받치며 준영의 입으로 가져갔다.

“아~ 초장 떨어진다. 어서 입 벌려.”

“괜찬... 이 이런... 아~”

준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벌리자 지희가 얼른 전복 회 한 점을 밀어 넣고선 자신의 손에 떨어진 초장을 입으로 핥았다.

“호홋! 많이 먹어. 그리고 미안하다느니 그딴 말 하지 마. 나 너 포기 안 해.”

“너만 힘들어.”

“준영아. 우리 만난 지 7년이야. 이젠 너를 충분히 안다고 생각해. 너한테 다른 여자가 있다면 싸워서라도 쟁취할 거야. 난 널 포기 못한다고.”

“지금 내 머릿속은 온통 한 사람 생각뿐이야. 네가 들어올 틈 같은 건 없어. 미안해.”

“알아. 나도 돕고 싶어. 힘을 보태고 싶다고. 혼자 괴로워하지 말고 우리 같이 노력해 보자.”

“후~”

“아무튼 난 내 마음을 확실히 했으니까 더 이상 나에게 포기하라느니, 어쩌니 강요하지 마. 네가 다른 여자와 결혼하지 않는 이상 넌 내 남자야. 그렇다고 다른 여자 만들겠다는 허황된 꿈도 꾸지 마, 알았어?”

“휴... 알았다. 누나를 찾아서 데려올 수만 있다면 네가 원하는 데로 해 줄게.”

준영의 말에 지희의 얼굴이 환해졌다.

“누나일은 우리 함께 노력해보자. 혼자 끙끙거리지 말고. 나도 도울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을 거야.”

“고맙다.”

“고맙긴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이지.”

지희가 국자를 들어 탕을 접시에 담아 준영의 앞에 내려놓았다.

“준영아, 이것도 먹어 봐. 여기 비싼 곳이야. 너 몸보신 시키려고 일부러 왔단 말이야. 호호홋!”

“그러게 뭐 하러 이런 곳에 와.“

“오늘 너한테 약속까지 받았는데 더 한 곳이라도 갔어야지.”

“허... 참내, 우리 뭔가 바뀐 거 같지 않아?”

“호홋, 알고 있긴 하네, 네 사정을 아니까 내가 많이 양보하는 거야, 그러니 어서 먹어. 너 이거 다 먹어야 일어 설 거야.“

“너도 어서 먹어.”

“너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불러. 호호.”

“꼭 예전의 누나 보는 거 같네...”

준영이 씁쓸한 미소를 억지로 지었다.

“그래, 그렇게라도 좀 웃어봐. 호호호.”

지희의 행복한 웃음이 둘만의 공간에 울려 퍼졌다.


끼익!

준영의 집이 있는 골목길에 지희의 차가 멈춰 섰다.

“내가 널 바래다 줘야하는데 거꾸로 되었네.”

“칫! 들어와서 커피 한 잔하고 가란 소리도 안하냐?”

준영이 머쓱한 표정으로 안전벨트를 풀며 머뭇거렸다. 골목길 일반주택의 반 지하 셋방이 자신과 누나가 살던 집이다. 이젠 자기 혼자 지내고 있지만 정리도 안 된, 남자 혼자 사는 집안에 여자를 들이기가 망설여졌다.

“어... 그게... 에이, 그래, 들어가자.”

어차피 지희는 몇 번을 다녀간 곳이다. 자신이 술에 취했을 때, 또 방황할 때 몇 번 지희가 데려다 준 적이 있었다.

“이거야 원... 엎드려 절 받기지. 먼저 내려.“

기다렸다는 듯 지희가 차를 길옆에 주차시켰다.

미리 내려서 기다리던 준영이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는 지희에게 다가갔다.

“차라리 간단히 맥주 한 잔 할래? 차는 두고 택시타고 가. 내일 아침에 내가 끌고 데리러 갈게.”

“정말? 호호홋! 왠일이래? 설마... 혹시 오늘밤 날 어떻게 해 보려고 그러는 거야?”

지희의 농담에 준영이 팔을 잡아끌어 자신의 품안에 지희를 품었다.

“좋아, 그럼 오늘 지희나 잡아먹어볼까? 어흥!”

지희가 준영의 가슴을 가볍게 콩콩 때리며 웃었다.

“어머, 호호호~ 드디어 내 소원이 이루어지는구나. 호호호~ 날 잡아 잡수세요. 서방니임~ 홍홍! ”

“핏! 잡아먹는다는데 좋아하다니... 갑자기 시들해지는데.”

품안의 지희를 밀쳐내자 지희가 준영의 손을 잡아끌고 근처의 슈퍼로 향했다.

“시들해지다니, 안되겠다. 얼른 가자. 술을 왕창 퍼 먹여야겠는데. 흐흐흐.”

준영이 억지로 끌려가는 척 딸려갔다.

“어어어, 야아~ 천천히 가. 하하하!”

모처럼 준영이 크게 웃었다. 그런 준영을 바라보며 지희의 얼굴에도 웃음이 매달렸다.

‘그래 준영아. 이렇게 밝은 모습도 가끔은 보여 봐. 아마 누나도 너의 이런 모습을 원할 거야.’

근처 호프집으로 가자는 준영을 슈퍼로 데려가며 자신이 더 노력해야겠다고 지희는 결심을 했다.


작가의말

격려글에 힘 입어 으쌰으쌰 기운내고 있습니다. ^^;;

제가 공돌이 출신이라 문법이 많이 딸립니다. 그동안은 그저 재미있으면 되겠지 했는데 요즘 그게 아니란 걸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머리는 안 돌아가지만 모르는 건 배우면서 앞으로 나아가 보겠습니다.

많은 격려부탁드리고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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