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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지만 화이팅 입니다!

Npc 가이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병선
작품등록일 :
2014.07.01 12:04
최근연재일 :
2014.09.12 18:3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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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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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31
글자수 :
152,498

작성
14.09.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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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Npc가이 -35화- 지키는자

DUMMY

"크아아아아!-"

워로드의 스킬 '포식자의 포효'는 일정 범위 안의 적들을 이동불가에 빠트리는 광역 상태이상 스킬이었다.

자신을 헤치려는 포식자가 눈앞에서 군침을 흘리고 있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아 지켜볼 수 밖에 없다면 그것보다 공포스러운 일도 드물 것이다.

"댄싱 프레데터!"

먹이감을 앞에 두고 갑자기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하는 로키.

'저게 뭐야!'

저 스킬을 처음 봤을 때 드는 생각은 정말 그랬다.

갑자기 몬스터들 사이에서 용아와 터스크를 휘두르며 춤을 추기 시작하는 로키가 이해도 안됐고 황당하기도 했었지만...

로키의 춤은 죽음의 춤이었다.

저 춤사위가 끝나고 난 자리에는 언제나 짙은 혈무가 피어 올랐다.

"이, 이것 좀 어떻게 해줘!"

"여기 좀 도와달라고요!"

"야! 우리 다 죽는다고 씨바아!"

'포식자의 포효'에 걸린 10여명의 적들이 빠르게 줄어드는 자신들의 hp를 바라보며 급박한 외침을 토해냈다.

그제서야 상황을 파악한 내 주위의 근접 격수들이 로키를 막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고, 원거리 격수들도 로키를 향해 공격을 시작했다.

로키가 주위의 근접 격수들을 끌어준 덕에 끊기지 않고 몰아치던 스턴이 그제야 멈췄다.

"그만하고 달려 로키!"

hp가 얼마 남지 않은 적들을 마무리 못한 것이 아쉬운지 힐끔 뒤를 돌아봤지만 로키는 이미 나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로키가 죽음의 춤을 멈추고 나를 향해 달리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 적의 로브군을 타겟으로 잡고 스킬을 구동했다.

"핸드 오브 타이탄!"

콰아악!

바닥에서 튀어나온 거대한 손이 그들을 움켜쥔 후 내 쪽으로 끌고 오기 시작했다.

"어어?"

"이건 또 뭐야!"

"아놔, 이 새끼들 진짜 뭐냐고오!"

투두둑.

끌고 온 적들을 내 앞에 떨궈주고 사라지는 거대한 손.

어느새 눈앞에 도착한 로키와, 로키를 쫓던 적들의 근거리 격수들.

'예쁘게 모아졌구만'

순식간에 주위로 몰려든 스무명이 넘는 적들을 보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처음, 긴장했던 마음과는 달리 여유가 생긴 탓이었다.

"페인 오브 가디언!"

로키를 향해 '페인'을 걸어주자 로키가 씨익 하며 마주 웃어왔다.

저 녀석도 나처럼 지금의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뭐해? 다 갈아버려!"

끄덕.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 난 후 로키의 외침이 이어졌다.

"너 죽고, 나 죽자아!"




"가디언 실드!"


[가디언 실드(active)] 전방에 거대한 빛의 방패를 10초간 소환하여, 자신과 동료들을 보호한다. 체력 수치만큼 방어력이 상승한다. 쿨타임 5분.


처음에야 사용방법을 잘 몰랐지만 가디언 실드는 페인과 궁합이 잘 맞는 스킬이었다.

페인보다 지속 시간이 짧은 게 흠이었지만 함께 써주면 페인으로 인해 들어오는 데미지를 10초 동안은 거의 입지 않을 수 있었다.

콰과과과!

미친 듯이 휘몰아치는 용아와 터스크가 사방에 피 분수를 일으켰다.

"피의 목마름!"


[피의 목마름(active)] 일정 거리 안에 있는 상대의 피로 자신의 hp를 max hp의 1%만큼 채운다. 쿨타임 2분.


80레벨이 되고 새로 얻은 '피의 목마름'

가끔, 다른 여행자들이 가지고 있는 흡혈 스킬 중의 하나라고 생각 했었지만 피의 목마름의 발동 조건은 조금 까다로웠다.

반드시 상대가 피를 흘리고 있을 때만 발동을 한다는 것이었다.

바로 지금처럼.

스스스스.

왼팔을 뻗어 난자한 적들의 피를 빨아들인다.

20여명이 흩뿌리는 피를 흡수하자 2만이 넘는 hp가 다시 차 올랐다.




"이제야 대충 머리수가 맞는 것 같네?"

바닥을 구르는 적들의 시체를 피해가며 은갈치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14대 16.

적들의 수가 아직도 2명이 많기는 했지만 남은 싸움이 공평한 싸움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적 힐러들이 전멸을 한 이유도 있지만 저들은 이미 전의를 상실한 상태였다.

"너, 너희는 누, 누구냐..."

점점 가까워지는 나를 향해 은갈치가 넋이 나간 얼굴로 물었다.

"너, 진짜 나 기억 안나?"


'사람이 양심이 좀 있어야지. 딱 봐도 저렙이구만... 길드 가입해서 구걸이나 할 생각이 아니라면 렙업이라도 좀 하고 장비라도 맞추고 오시오'

'대체 무슨 배짱으로 파이어 엠블렘에 가입을 하겠다는 건지... 경비병셋.. 풋'


몇 달 전의 일을 토씨 하나까지 마음에 두고 있는 내가 이상한 건가?

뭐, 그럴 수도 있고.

아무렴 어떠냐.

이제는 정말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는데.

'free will'을 가지기 시작한 후로 나도 모르게 갑자기 튀어나오는 낯선 감정과 생각들.

원래의 나인 듯도 싶고, 가끔은 다른 무언가가 내 안에 들어와 있는 듯도 싶지만 깊게 생각 않기로 했다.

내가 내가 아니면 누구라는 말인가.

'응?'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말인데...




"뭐, 기억 못한다 해도 상관은 없고"

나를 기억해내려는지 바쁘게 눈알을 굴리는 은갈치를 지나치며 다른 파이어 엠블렘 길드원들에게로 다가갔다.

"더 하시겠습니까?"

"무, 무슨 말인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파이어 엠블렘의 기사 하나가 물어왔다.

"나는 사실 당신들과는 원한이 없습니다. 그저, 저쪽에 계신 사라님이 곤경에 처한 것 같아 돕고 싶은 마음에 끼어들게 된 거예요"

잠시 말을 멈추고, 남아있는 파이어 엠블렘 길드원들을 주욱 둘러봤다.

"더 이상은 당신들이 사라님께 위협이 되지 않아 보이는데... 이대로 돌아가신다면 저도 그만 두겠습니다"

"무슨 말씀입니까! 다 이긴 싸움을 그만 두다니요!"

"맞습니다 가이님! 저 새끼들 한번이라도 더 죽여야 다음에 편해 집니다!"

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내가갑’과 ‘니가을’이 흥분해서 소리를 질렀다.

내가갑과 니가을 뒤에서 멍한 얼굴로 지금 상황을 지켜보던 사라에게 눈을 돌렸다.

어딘지 허탈한 웃음을 짓고 난 사라가, 내가갑과 니가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가이님 말씀대로 하죠"

"그, 그런..."

"이익"

다른 파티원들 역시 아쉬운 한숨을 내쉬고 있었지만 개중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이들도 있었다.

"그래도 한때, 같은 길드에서 함께 생활하던 분들인데 일이 이렇게 되어 유감이네요. 다시는 이런 싸움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제 생각처럼은 되지 않겠죠"

깊은 한숨을 내쉰 사라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만 돌아들 가세요 여러분"

사라가 말을 마치자 서로 눈치만 보고 있던 파이어 엠블렘 길드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슨 말이라도 한마디 할 법 싶은데도 그저 붉어진 고개를 떨구고 자신들의 뒤편, 숲 속으로 이동했다.

"이번에는 이렇게 물러가지만 다시 만날 때는 쉽지 않을 것이오 사라님..."

사라에게 말을 하면서 눈은 나를 노려보는 은갈치였다.

죽다 살아난 놈이 큰소리는.

저놈만 보내주지 말까?

"내 이름 잘 기억 해둬. 다시 만나면 정말로 이번처럼 그냥은 안 보내"

'그것'만 통한다면 잊고 싶어도 잊을 수가 없게 되겠지만...

몬스터들에게 통하는 '그것'이 여행자들에게도 통하기만 한다면 그 어떤 여행자라도 결코 나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운 좋은 줄 알아 자식아...'




"와아아아!"

"이야아아아!"

파이어 엠블렘 길드원들이 모두 물러가자 그제서야 파티원들의 승리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정말 대단해요 가이님!"

"어쩜 그렇게 강할 수 있어요 로키님?"

"렙이 대체 얼마나 되시는 거에요 두분"

"덕분에 살았어요! 감사합니다!"

"반하겠어요 정말!"

함성과 함께 파티원들이 로키와 나를 둘러싸며 모여들었다.

"뭐, 그냥... 헤헤"

나도 모르게 입에서 웃음이 새어나오며 머리가 가려워졌다.

머리를 벅벅 긁으며 로키를 바라봤지만 녀석은 아무런 감흥이 없는지 그저 팔짱을 낀 채 우뚝 서있었다.

"정말 감사해요 가이님"

다가온 사라가 왼손을 덥썩 잡으며 특유의 반칙 같은 웃음을 지었다.

"아니예요... 도움이 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제발 그렇게 좀 웃지 말라고!'

혹시 사라의 저 웃음은 사람의 감정을 공격하는 스킬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손은 또 왜 이렇게 보들보들 한 거냐고.

"근데,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왜 사라님이 저들과 싸우고 있던 거예요?"

파이어 엠블렘의 간부이자, 벨로스의 영주였던 사라가 어쩌다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건지의 의문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그게요..."




일의 발단은 아크문드에서 들었던 '신들의 정원'의 오픈이었다.

힘있는 길드들의 힘의 비축.

자신들이 차지 하고 있는 영지 내에서의 터무니 없는 세금 징수.

좀더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길드원을 받기 위해 약한 자들의 강제 퇴출.

좋은 보상을 주는 몬스터들이 출몰하는 던전의 통제.

적대 길드의 힘을 낮추기 위해 결성된 암살조등...

그 동안은 암묵적으로 유지되어왔던 아카디아에서의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 한 것이었는데 그 중심에 각 왕국을 대표하는 4대 길드가 있었다.

다른 파티원들 역시 파이어 엠블렘의 길드원들이었는데 이번에 사라를 주축으로 길드운영에 반기를 들었다가 강제 퇴출된 사람들 중의 일부였다.

"하지만 사라님은 영주셨잖아요"

"영주는 길드에 속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지위거든요. 파이어 엠블렘에서 갑자기 퇴출이 되면서 영주직에서도 밀려나게 된 거죠... 이런 시스템을 가끔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고는 들었지만 막상 당하고 보니..."

들으면 들을수록 화가 치미는 이야기들뿐이었다.

아무리 권력도 좋고, 힘도 좋다지만 이런 막무가내에 몰염치는 뭐란 말인가.

그야말로 힘있는 자들의 횡포요 패악이었다.

전직관이었던 가디언의 질문이 불현듯 떠올랐다.

'너는 '힘'이란 무엇이라고 생각 하느냐!'

힘이란.

힘이라는 건...

"그렇게 쓰는 게 아니야!"


작가의말

안녕하십니까 병선입니다 (_ _)

드디어 1부 ‘성문지기’가 끝이 났습니다.

2부가 시작되는 다음 화부터는 1부 보다는 좀 더 신나는 일들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2부도 재미있게 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꾸 징징거리는 것 같아 말씀드리기도 그렇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짬짬이 쓰는 글이다 보니, 빠른 연재가 되지 못하는 점 양해를 구합니다.

그래도 지켜 보아 주시면 처음 보다는 나중이 더 재미있고 자연스러운 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줍잖은 글이지만 힘내라고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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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Npc가이 -34화- 포식자 워로드 +15 14.09.09 3,552 133 8쪽
34 Npc가이 -33화- 히든 클래스 +22 14.09.04 3,916 125 10쪽
33 Npc가이 -32화- 사라스바티 +16 14.09.01 3,589 127 9쪽
32 Npc가이 -31화- 더 벌어진 틈. +12 14.08.28 3,739 126 8쪽
31 Npc가이 -30화- 대면 +13 14.08.25 3,860 133 9쪽
30 Npc가이 -29화- 넌, 내 등만 보면서 따라오면 돼. +27 14.08.21 3,945 131 9쪽
29 Npc가이 -28화- 아크문드 +11 14.08.18 4,030 148 10쪽
28 Npc가이 -27화- 너 죽고, 나 죽자! +15 14.08.14 3,901 14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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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Npc가이 -24화- 위탁소 +10 14.08.05 3,740 13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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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Npc가이 -15화- 벌목꾼 로키 +11 14.07.21 4,249 15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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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Npc가이 -12화- 전직 +7 14.07.17 4,226 158 11쪽
12 Npc가이 -11화- 신들의 정원 +8 14.07.16 4,447 152 11쪽
11 Npc가이 -10화- 에오스(Eos)와 에리스(Eris) +12 14.07.15 4,377 175 10쪽
10 Npc가이 -9화- 현자 데이미르 +7 14.07.14 4,928 16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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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Npc가이 -7화- 체력은 국력! +4 14.07.11 4,459 147 11쪽
7 Npc가이 -6화- 탱커 +7 14.07.10 4,471 15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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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Npc가이 -4화- 살아간다는 건... +13 14.07.06 5,447 155 12쪽
4 Npc가이 -3화- LEVEL UP! +13 14.07.04 4,844 163 9쪽
3 Npc가이 -2화- 벨로스 영지 +7 14.07.02 5,388 15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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