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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c 가이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병선
작품등록일 :
2014.07.01 12:04
최근연재일 :
2014.09.12 18:3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60,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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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31
글자수 :
152,498

작성
14.07.2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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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Npc가이 -20화- 출발

DUMMY

부르노의 무기점을 나온 로키와 나는, 딱히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거리를 배회했다.

아침이 오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그 시간까지 무얼 해야 할지 난감했다.

'사냥이나 갈까?'

그러자니, 같이 전직을 하러 가기로 한 광란과 연화와 레벨차이가 너무 벌어질 것 같았다.

내가 먼저 60이 되어버리면. 다른 사람들끼리만 사냥을 해야 될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다.

'광란이 지도를 사야 한다고 했었는데?'

“지도나 사러 가자. 내일 일행들 오기 전에 먼저 준비 해 두는 게 좋을 것 같아”

“알겠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잡화점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 서는데, 먼저 온 손님이 있었다.

"어? 안녕하세요 영주님?"

'사라스바티'였다.

"아.. 네, 안녕하세요"

그녀는 내게 마주 인사를 하고, 다시 물건들을 살펴 보기 시작했다.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건가?

하기는, 그저 지나가다 말 몇 마디 섞은 사람을 일일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

벨로스의 영주인 그녀라면, 하루에도 인사를 건네오는 사람이 오죽 많겠는가.

서운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도 생각했다.

고개를 돌려, 잡화점의 주인인 'npc마들렌'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어? 네... 안녕하세요... 무슨 일로 오셨죠?"

상점에 물건을 사러 왔지, 다른 일이 뭐 있겠는가.

원래라면, '무엇을 찾으세요?' 정도가 맞을 테지만, 아카디아인인 내가 말을 걸자, 당황한 듯한 기색을 보였다.

"지도를 좀 보려구요"

"네... 지도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어느 것을 찾으시나요?"

"글로렌스로 가려고 하는데 어느 게 좋을지 모르겠네요, 예쁜 누나가 좀 골라주세요"

금발의 귀여운 외모였지만, 나 보다는 나이가 좀 많은 듯해서, 편하게 말을 했다.

“어머, 내가 정말 예뻐 보여?”

마들렌도 '예쁜 누나'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던지 당황했던 기색은 없어지고, 자연스럽게 말을 했다.

"동생, 안목이 제법인데?"

자기 입으로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

"이리와, 내가 골라줄게"

지도가 진열되어있는 곳으로 가며 마들렌이 손짓을 했다.

"수도에는 무슨 일로 가는 거야?"

"뭐, 그냥 볼일이 좀 있어서요"

"좋겠다. 나도 글로렌스에 한번 가봤으면... 수도에는 잘생긴 남자들도 많을 텐데... 근데, 아주 가는 거야?"

"아니요 볼일만 보고 돌아올 거예요"

"잘됐다. 그러면 다녀와서 이 '예쁜 누나' 한테, 글로렌스의 이야기 좀 들려줘"

"그렇게 할게요"

"자, 이게 가장 정확하고, 자세한 지도야. 이건 몬스터들의 위치나 분포도 까지 함께 나와 있어서, 몬스터는 마주치지 않아도 될 거야"

몬스터들의 출몰 위치까지 나와있는 지도라면 정말 유용할 것 같았다.

마주치지 않는 용도 보다는, 마주칠 수 있는 용도로 쓰일 일이 더 많겠지만.

"고마워요 누나. 근데 이건 얼마예요?"

"원래는 50실버인데, 오늘은 이 '예쁜 누나'가 기분이 좋아서 공짜로 줄게"

"정말 그래도 돼요?"

"대신, 수도에 다녀와서 이 '예쁜 누나' 한테 재미있는 얘기 꼭 해주는 거다?"

예뻐 보이다가도 안 예뻐 보이겠네 정말.

"그럴게요. 예쁜 누나..."

그렇게 마들렌과의 시답잖은 이야기를 마치고, 문 쪽으로 이동을 하는데 사라가 입까지 벌리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분명 나와 마들렌의 대화를 듣고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일 텐데.

아니나 다를까, 사라가 내 쪽으로 다가오며, 정말 궁금해서 못 참겠다는 얼굴을 하고 물었다.

"얼마나 친밀도가 높으면 ‘npc’가 물건을 공짜로 줘요? 누나 동생은 대체 뭐고요...”

친밀도.

여행자들이 아카디아인들의 부탁을 들어주어 호감을 얻거나, 자주 접촉을 하게 되면 오르는 수치.

언젠가 한번, 내가 다른 아카디아인과 대화하는걸 보고, 광란과 연화가 물었던 적이 있었기에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때도 나는 이렇게 대답했었다.

"뭐, 그냥... 어쩌다 보니..."

대충, 어물쩍.

"이런, 죄송해요. 처음 보는 광경이라 너무 신기해서 그만.. 실례를 했네요"

"괜찮습니다"

"한데, 우리 어디서 만나지 않았었나요?"

이제야 얼굴이 익은지, 사라가 물었다.

"전에 길드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가 한번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아! 그래요. 기억이 나요. 처음엔 몰라 봬서 죄송했어요 가이님"

"아닙니다. 제가 워낙 평범한 얼굴이라서... 아하하..."

"레벨 업은 많이 하셨어요?"

"이제 겨우 50이 됐어요. 어서 100레벨이 되어야 영주님이 계신 '파이어 엠블렘'에 가입신청을 할 수 있을 텐데..."

"아... 네..."

파이어 엠블렘의 이야기가 나오자, 사라의 안색이 어두워 졌다.

전에 만났을 때에도, 길드 내에 안 좋은 일이 있다고 했던 것 같았는데, 뭔가 잘 풀리지 않는 모양 이었다.

어깨를 늘어트린 사라를 보자, 왠지 내 기분도 우울해 지는 것 같았다.

한 영지의 영주나 되는 사람이 무슨 걱정이 있어서 저리 어깨를 늘어트리고 있을까.

나 같은 놈도 있는데...

사라를 보자 마자, 저리 얼빠진 얼굴로 넋을 놓고 있는 로키 같은 놈도 있는데...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기운 내세요. 영주님"

사라가 기운을 차렸으면 하는 마음에 주제넘은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런, 제가 괜한 추태를 보였네요. 하지만 가이님 말씀처럼 힘을 낼게요. 고마워요 가이님"

하고는 환하게 웃어주었다.

사라가 웃자 가게 안이 다 밝아지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저러니 내가 반칙이라는 말을 하는 거지...



사라와 인사를 하고, 잡화점을 나오자 로키가 물었다.

“저 여자가 벨로스의 영주인가”

“맞아, 되게 예쁘지?”

“뭐, 별로”

그런 놈이 아까는 그렇게 넋을 놓고 사라를 보고 있었던 거냐?

'의뭉스러운 놈'

“그런데, 저 여자는 왜 마들렌을 보고 npc라 부르는 건가”

“뭐, 여행자들끼리는 자신들을 여행자라고 부르지 않는데도, 우리는 그들을 여행자라고 부르잖아?

“그렇지”

“아마 그것과 비슷한 걸 거야. 아카디아인들 이름 첫머리에 붙은 npc를 보고 그냥 자기들이 부르기 편하게 부르는 거겠지”

아마도...

그나저나, 이 긴긴밤을 이 시커먼 녀석과 단둘이 무엇을 하면서 보낸단 말이냐.

이 녀석이 아니라 사라같은 미인이었다면, 밤이 길다고 타박을 할 일도 없으련만은



밤은 길었고, 할 일은 없었다.

여행자들은 밤이면 잠을 잔다고 하던데.

아카디아인들에게는 없고, 여행자들에게는 있는 것.

어쩔 수 없이 하루에 몇 시간 동안은 무방비 상태가 되어 휴식을 취하는 것.

그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다른 일을 할 수가 없고, 너무 짧으면 다음날 생활 자체가 힘들어 질 정도로 무기력하게 되어지는 것.

아무리 생각 해도, 꽤 불편한 것이지만, 여행자들 중 누구라도 ‘이것’을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고 한다.

레벨이 높은 여행자들 대부분은, 아카디아를 떠나 자신들의 세계에 있는 시간에는 주로 '이것'만을 한다고 한다.

자신들의 세계에서의 생활이라는 것이 있을 텐데도, '이것'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아카디아에서 보내는 사람들.

자신의 삶보다 아카디아에서의 삶에 더 취해버린 그들을 일컬어, 일명 ‘폐인’이라고 부른다.

전에, 내가 레벨 업이 빠르다며 광란이 폐인이라고 부른 이유가 그것 이었다.

그렇게 치자면 아카디아에서 모든 삶을 보내고 있는 나야말로 상 ‘폐인’이 맞는 얘기기는 하지만.

'폐인의 뜻이 원래 그런 것이 아니지 않나...?'



이런 저런 생각들에 빠져 로키와 이야기도 하고, 고민도 하다 보니 서서히 날이 밝아왔다.

광란과 연화를 만나기로 했던 벨로스 광장 분수대로 슬슬 이동을 했다.

갈 길이 먼 만큼, 서둘러 약속을 잡았던 것이다.

우리가 도착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광란과 연화가 도착했다.

"오빠들 안녕"

"안녕하세요. 가이님, 로키님"

"어서들 오세요"

"반갑다"

각자 한 마디씩 하며, 인사를 나눴다.

“그럼 출발할까?”

일행들을 바라보며 내가 물었다.

“지도랑 필요한 물건들 좀 사야 하는데”

“지도는 내가 어제 미리 사놨어. 다른 게 또 필요한 거야?”

“음… 그럼 그냥 가자. 가면서 다른 마을에서 사면 되지 뭐”

크게 신경 쓸 물건은 없는 건지 광란이 대답했다.

"그럼 일단, 드라칸 산맥 북부를 넘어야 하니까, 북문으로 이동하자"

지도를 들여다 보며 일행들에게 일러줬다.

처음으로 벨로스를 떠나는 날 아침.

왠지 두근거리기도 하고, 무슨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되어 설레는 마음까지 들었다.

‘벨로스를 떠나게 되는 날이 오다니…’

감회에 젖어 주위를 한번 둘러 봤다.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도 해 본적이 없었다.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지금껏 나에게 일어난 일들은 어째서이며, 앞으로는 또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까.

당장 그 답을 알 수는 없겠지만, 지금 딛는 이 한 걸음으로 그 곳에 더 가까워 지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할 것이다.

"자, 그럼..."

광란이 내가 하려던 말을 가로채며 크게 소리 질렀다.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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