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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c 가이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병선
작품등록일 :
2014.07.01 12:04
최근연재일 :
2014.09.12 18:3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60,982
추천수 :
5,331
글자수 :
152,498

작성
14.09.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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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글자
10쪽

Npc가이 -33화- 히든 클래스

DUMMY

곧 터질 것처럼 팽팽한 긴장감 속, 서로 대치하고 있는 전장의 한 가운데.

그 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시선.

내가 원래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저 많은 사람들이 숨소리까지 죽여가며 집중하는 눈길은 결코 싫은 기분이 아니었다.

'뭔가 좀 있어 보이는데?'

입고 있던 경비병 셋이었다면 '저 허접은 뭔데 분위기 파악 못하고 껴드는 거야'라고 했겠지만, 블랙드래곤은 입고 있는 것 만으로도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겨냈다.

이래서 남자는 옷빨이라고 했던가.

경계와 의문이 담긴 복잡한 시선들.

역시 사라가 먼저 나를 알아봤다.

"가이님?"

"오랜만입니다 사라님"

"여기는 어떻게...?"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예상치 못한 사람과의 만남.

사라의 눈이 커질 대로 커져있었다.

"뭐, 그냥 지나가다가..."

"그럼 어서 지나가세요"

사라가 다급한 눈빛을 하며 길을 내줬다...

'이, 이게 아닌데'

"혹시 제가 도울 일이 좀 있을까 해서..."

"죄송한 말씀이지만 가이님이 낄 자리가 아니에요. 괜히 싸움에 휩쓸리지 말고 어서 가세요"

'아, 모양빠지게...'

"언니"

이때, 사라의 옆에 있던 '억쇠'라는 아가씨가 사라를 불렀다.

억쇠라는 이름과는 전혀 매치과 안 되는 작고 아담한 키에, 쏟아질 듯 커다란 눈을 가진 귀여운 아가씨였다.

중갑옷을 걸치고 자신의 키만한 방패를 들고 있는 것이, 탱커계열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다.

"아는 분이신 것 같은데 좀 도와달라고 하세요. 안 그래도 인원도 부족하잖아요"

억쇠가 애원하는 듯한 눈으로 사라를 졸랐다.

"가이님은 이 일과 아무 상관도 없는 분이신데 그럴 수야 있니. 괜히 파이어 엠블렘과 엮여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실 거야"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한 사람의 힘이라도 절실한 그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는 나의 도움을 거부하고 있었다.

물론 나를 걱정해주는 마음도 있겠지만 몇달전 만났을 때 내가 얘기한 레벨을 기억하고 별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생각 역시 하고 있을 것이었다.

"부족하지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사라님"

"거봐요. 가이님이 괜찮으시다잖아요 네?"

일촉즉발의 대치상태에서 전혀 뜻밖의 상황에 처한 사라는 곤혹스러워 했다.

다른 이들도 차마 말은 못하고 있지만 사라가 수락하기를 원하는 얼굴들이었다.

그들의 바람을 뿌리칠 수도 없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아무 상관도 없는 혹은, 별 도움도 안될 것 같은 나를 끼워 넣기도 곤란한 상황이니.

"누군지는 모르지만 괜한 짓 말고 가던길 가시오. 우리가 누군지 안 보입니까?"

자신의 망토를 한번 펄럭인 은갈치가 예의 밉살스러운 말투로 나를 노려봤다.

"니들이 누군데?"

"니들?"

말을 하던 은갈치의 얼굴이 구겨졌다.

"좋은말로 타일러 보내주려 했건만... 호의도 모르고 감히!"

감히 같은 소리하고 앉았네.

네까짓 놈들이 대체 뭔데 감히, 감히를 입에 담는단 말이냐.

"너희야 말로 괜히 험한 꼴 당하지 말고, 이쯤에서 물러나면 내가 고이 보내주마"

"이익"

나의 얼토당토 않은 도발에 적진에서 험한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쪽편의 사람들은 키득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어때요 사라님. 이제는 발을 빼기도 늦은 것 같은데"

내가 생각하기에도 능글맞은 웃음에 사라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흔들었다.

"하아-, 정말 왜 이러시는 건지 모르겠네요..."

더 이상 말이 안 통한다고 생각이 됐던지 체념한 얼굴로 사라가 말을 이었다.

"한가지만 약속해주세요. 상황이 안 좋아지면 혼자라도 티그리칸으로 도망치세요. 약속할 수 있죠?"

뜨끔.

제발 도망치지 말라고 사정을 해도 전황이 불리해지면 도망칠 생각 이었다.

여행자들이야 불사의 몸을 가지고 있으니 죽어도 스텟 하나 깎이면 그만이지만 나는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사라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컸고, 밉상인 은갈치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목숨까지 걸고 싶은 생각은 결코 없었다.

"꼭! 그렇게 할게요. 꼭!"

혹시라도 나중에 다른 소리를 할까 봐, 나도 모르게 꼭! 이라는 부분에 힘을 주어 말했다.

그제서야 조금 안심이 되는지 사라가 파티에 초대를 했다.

[사라님이 파티 [탈출]에 초대하셨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응!"

[사라님의 파티 [탈출]에 합류 하셨습니다]

파티 '탈출'에 합류하자 파티원들과 적들의 머리 위에 hp bar가 보이기 시작했다.

적들의 머리 위에는 hp bar와 함께 적대 표시인 칼 두자루가 서로 교차된 표시가 떠올랐고, 아군 12명의 파티원 중 6명의 머리 위에는 [연합]이라는 표시가 같이 떠 올랐다.

파티의 최대 정원인 8명을 넘어서는 인원이라 두 팀으로 나눠 파티간 연합을 한 것이다.

사라가 파티장으로 있는 '탈출'이 나를 포함해 7명이었고, 억쇠가 파티장인 '탈출2'의 인원이 6명으로 총 13명의 연합 파티였다.

사제가 4명, 마법사가 2명, 원거리 격수가 ‘사라’를 포함해 2명, 근거리 격수가 ‘내가갑’ ‘니가을’을 포함한 3명, 탱커는 나와 ‘억쇠’ 2명이었다.

공격을 담당하는 딜러의 수가 좀 모자라기는 했지만 반대로 사제의 수가 많아 용케도 잘 버티고 있었던 모양이다.

"상황이 상황이라 제대로 인사를 나누기도 어렵군요. 도움에 감사 드립니다"

"감사해요 가이님"

가장 가까이 있던 내가갑과 억쇠가 인사를 하고 뒤에 있는 다른 파티원들이 고갯짓으로 인사를 건네왔다.

"별 도움이 될까 싶기는 하지만... 저도 잘 부탁 드립니다"

인사를 하며 다른 파티원들과 눈을 맞췄다.

"사라님 초대를 해줘야 할 사람이 한명 더 있습니다"




"다 죽여버려!"

벌겋게 달아오른 은갈치의 외침을 시작으로 다시 전투가 시작됐다.

역시 가장먼저 바쁘게 움직이는 직업군은 사제들이었다.

파티원들에게 버프와 인첸트를 시작하느라 정신들이 없었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제들을 바라보며 나도 따라 스킬을 외쳤다.

"전장의 함성!"

"우와아아!"

"야앗!"

"우워어억!"

전장의 함성을 구동하자 12명의 파티원들이 일제히 팔을 들어올리며 함성을 질렀다.

억쇠를 제외한 다른 파티원들의 피가 거의 절반 가까이 쑥 줄어들었다.

내 만피의 10%인 1만이 넘는 hp가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hp bar의 줄어든 양으로 파티원들의 피가 대충 계산이 됐다.

1/4 정도가 줄어든 억쇠의 원래 만피가 4만 정도였고, 근딜인 내가갑 등이 2만, 원딜들이 만오천, 힐러와 법사들은 만 정도가 안됐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게 된 파티원들이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 하다가 결국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아차리고 당황스러운 음성을 흘렸다.

"이, 이게?"

"어떻게 이렇게까지?"

당황스럽기도 할 것이 사제들이 돌리는 버프중에도 이 정도까지 hp를 올려주는 버프는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기껏해야 1,2천이 다인데 갑자기 1만이라는 hp가 늘어났으니 당황스러웠던 것이다.

"모두 긴장해요!"

갑자기 늘어난 hp를 사제들이 바쁘게 채우고 있던 사이 파이어 엠블렘의 원거리 격수들과 법사들의 공격이 시작된 것을 보고 사라가 외쳤다.

자신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킬중에 가장 강력한 것들을 초반에 일제히 쏟아 부어, 우리 파티의 숫자를 하나라도 먼저 줄이려는 작전이었다.

고오오!

콰아아아!

수많은 마법들과 화살이 후열의 로브를 입은 직업군을 향해 한 순간에 쏟아졌다.

"이 순간만 버티면 돼요! 사제와 법사들을 보호하세요!"

사라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이미 억쇠를 비롯한 중, 경갑을 입은 파티원들이 뒤쪽에 있는 사제와 법사들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인원이 부족하니 공격보다는 방어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었다.

"가이님 어서 움직여요!"

최전방에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는 나를 향해 사라가 소리쳤다.

움직일 생각도 안하고 멀뚱 멀뚱 서있는 내가 의아 했던지 다시 한번 사라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가이...님?"

앞에서 쇄도해 오는 적들의 원거리 공격.

그리고 뒤쪽 파티원들의 의아해 하는 눈길을 받으며 스킬을 구동했다.

"가디언 실드!"


[가디언 실드(active)] 전방에 거대한 빛의 방패를 10초간 소환하여, 자신과 동료들을 보호한다. 체력 수치만큼 방어력이 상승한다. 쿨타임 5분.


위잉-

대기를 울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공터를 반이나 채울 정도의 거대한 빛의 방패가 눈앞에 펼쳐졌다.

뒤이어 터지는 굉음.

콰과과과!

파앗!

쿠아아앙!

맹렬한 기세의 공격들이 빛의 방패에 부딪히며 엄청난 소리를 낸 후, 뿌연 연기와 먼지가 주위로 피어 올랐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찾아온 정적.

다음 공격은 시작되지 않았다.

다시 닥쳐올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지만 적들의 공격도, 아군의 공격도 없었다.

무슨 상황인지 영문을 몰라 주위를 둘러봤지만 짙은 연무로 인해 시야가 좋지 않았다.

그리고서 갑자기 시작되는 웅성거림.

적아의 구분 없이 터져 나오는 소리는 경악에 가까운 놀라움이었다.

"저, 저..."

“에엑?”

"가이님...?"

"뭐, 뭐야!"

그때, 또렷이 들려오는 놀람과, 무언가 복잡한 심사가 뒤섞인 은갈치의 한마디.

"저 자식, 히든 클래스...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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