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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c 가이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병선
작품등록일 :
2014.07.01 12:04
최근연재일 :
2014.09.12 18:3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61,000
추천수 :
5,331
글자수 :
152,498

작성
14.07.21 18:48
조회
4,249
추천
151
글자
9쪽

Npc가이 -15화- 벌목꾼 로키

DUMMY

'npc 로키'

자랑이라도 하려는 건지 탄탄한 복부를 다 드러내놓고, 가슴만 겨우 가린 가죽흉갑과 가죽바지를 걸치고 있는, 이 감당 안 되는 근육질 오크의 이름.

아직도 자신과 같은 아카디아인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것인지, 얼빠진 표정을 하고 '어버버버' 하는 이상한 소리만 내고 있었다.

'하아-'

절로 한숨이 나왔다.

정신을 좀 차리라고 손을 머리 위로 한껏 뻗어 뺨을 한대 때려줬다.

짝!

[ 'npc가이 '님이 'npc로키'님을 공격했습니다]

로키의 머리 위로 hp bar가 보였다.

'이건 그게 아니잖아!'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오는 듯, 머리를 한번 세차게 흔들고는 나를 내려봤다.

'진짜 뭐 이렇게 커?'

"너.. 너?"

"그래, 맞아"

저 짧은 말속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두 알 것 같아, 그렇다고 말하고는 고개를 끄덕여줬다.

"크흑"

쿵.

손에 들고 있던 무식한 '그것'을 바닥에 내팽개치고, 나를 번쩍 안아들며 우는소리를 했다.

"크흐흑, 나는.. 나는 정말.. 크흑"

"야야! 야! 야야! 얌마!"

로키의 심사를 이해 못할 것도 아니었지만, 인적없는 이 어두운 숲 속에서 사내끼리의 딥허그가 웬 말이냐.

놀랍고 반가운 마음이야, 어쩌면 저 녀석보다 내가 더 할지도 모른다.

아!.. 이처럼 탄탄한 사내의 가슴팍에 안겨 본지가 대체 얼마만이...는 개뿔!

간신히 손을 들어 엄지와 검지 사이로 녀석의 울대를 가격했다.

"컥"

[ 'npc가이 '님이 'npc로키'님을 공격했습니다]

'아, 쫌!'

그제야 나를 떨어뜨리듯 내려놓고 자신의 목을 잡으며 켁켁거렸다.

막연히 생각을 해봤었다.

이런 일이 아카디아인들 중에 과연 나에게만 일어난 일일까에 대해서.

혹시라도 나와 같은 아카디아인이 또 있지는 않을까에 대해서.

물론, 나 말고도 있기는 있었다.

데이미르가 이야기 했던 그들... ' 태초인'

처음 로키를 보고 떠오른 생각은 그것이었다.

하지만, 내 머리 속에 상상하고 있던 태초인들 중에 저런 얼빠진 얼굴을 한 태초인은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아직도 목을 잡고 켁켁거리고 있는 로키에게 물었다.

"너 혹시 태초인이야?"

무슨 소린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다시 '얼빠진 얼굴'이 되어 나를 봤다.

'내가 대체 뭘 기대했던 거냐'

"너는.. 누구냐"

'나?'

"전에는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나도 몰라. 그래서 알아보려고 하는 중이야"

로키는 또다시 울 것 같은 얼굴이 되어서 말했다.

"크흑, 나도 그렇다. 나는 정말 무서웠다... 나 혼자만 미쳐 가는건 줄 알았다. 하지만.. 다행이다. 미친사람.. 한 명 더 있어서.."

이게 누굴 미친놈 취급을 하고 있어.

"미치긴 누가 미쳤다고 그래 임마! 우리 미친거 아니야!"

녀석의 혼란스러움이 그대로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같이 울컥한 기분이 되었다.

내가 아니면 누가 녀석의 기분을 이해할까.

녀석이 아니면 누가 지금의 복잡한 내 심사를 알아줄 수 있을까.

만난지 고작 몇 분도 안 된 생면부지였지만, 녀석이 남 같지 않게 느껴졌다.

"근데 넌, 이 시간에 여기서 대체 뭘 하고 있던거야?"

"나는..."



로키.

녀석은 티그리칸의 동부에 위치한 '아수른'이라는 부족 마을에서 지냈다고 했다.

드라칸 산맥과 맞닿아있던 아수른 부족은 주로, 사냥과 벌목을 주업으로 삼았는데, 로키는 드라칸 산맥에서 벌목을 하던 '벌목꾼' 중의 우두머리였다.

국유지인 드라칸 산맥에서 벌목을 할 수 있다는 증표인 '허가증'을 다른 여행자들에게 발부해주는 일을 맡고 있었는데 '우연한 계기'로 몬스터를 잡고 레벨업을 한 후부터 나처럼 '숙명'에서 벗어나 혼란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렇게 지내다가 만난 '대장장이'가 드라칸 산맥의 현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고, 현자의 탑을 향해 가던 중에 나를 만난 것이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다보니 내가 현자의 탑을 오르게 된 계기와도 너무 비슷해서, 이게 누군가의 안배 비슷한게 아닐까 하는 정신나간 생각 까지도 들 정도였다.

"그 몬스터를 잡았던 '우연한 계기'라는게 뭔데?"

"허가증을 받으려면... 자격시험으로 먼저 전나무 열 그루를 베어와야 한다..."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정말, 말 그대로 '우연한 계기'였다.

그날도 어김없이 여행자가 퀘스트를 받으러 왔었단다.

퀘스트를 주기 전에, 이렇게 하는 것이라며 평소와 다름없이 나무를 베는 시범을 보여주기 위해 도끼를 어깨 위로 들어올렸고, 도끼를 막 내려치는 순간에 일이 벌어졌다.

항상 주위를 배회하던 몬스터인 늑대가, 나무와 도끼사이로 끼어 들었고 도끼를 멈출 수 없게 되자, 그대로 늑대의 머리를 날려버리고는 '레벨 업'을 했다는 이야기였다.

옆에서 어리둥절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던 여행자가 왜 유저가 npc 흉내를 내서 사람을 놀리느냐며 한바탕 욕을 하고 돌아갔는데, 돌아가는 내내 고개를 갸웃거리며 '처음에는 진짜 npc인 줄 알았는데...' 라는 말을 중얼거렸다고 했다.

'말이 되냐!'

뭔가 억지스러운 듯 하면서도.. 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항상 주위를 배회하던 비선공 몬스터인 늑대가, 정말 공교롭게도 딱! 그 순간에 그 자리에 끼어들게 됐다는 말인데...

다만, 그 동안 한번도 일어나지 않던 일이 나와 비슷한 시기에 일어나게 되어버린 것은 정말로 공교로운 일이었다.

"설마 그 무식한 도끼로 불쌍한 늑대의 목을 날려버린 거야?"

어느새 바닥에서 집어올려 등 뒤로 비스듬히 메어 놓은, 말도 안되는 '그것'을 보며 말했다.

저 무식한 것으로 늑대의 머리를 날려 버렸을 끔찍한 상상을 하니 소름이 다 끼쳤다.

"아니다... 벌목용 도끼는 따로 있다"

"그럼, 그 도끼는 뭐야?"

"대장장이 '타이런 '이 만들어줬다"

타이런?

어디서 많이 보던 이름인데...

맞다. 방패!

'타이런의 가호'

티크리칸의 이름 높은 대장장이 타이런이 만들었다는 방패.

현자의 탑에 대해 이야기해줬다는 대장장이가 그 타이런이었나보군.

"그 사람 유명하다며?"

"그렇다. 아수른 뿐만 아니라 아카디아 전체에서도 유명한 대장장이다. 그래서 다른 종족들도 일을 맡기러 오거나 기술을 배우러 많이 찾아온다"

그랬었군.

어쩐지.. 마법사가 존재하지 않는 오크 여행자들이 현자의 탑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의아했는데, 그렇게 유명한 대장장이라면 휴먼 여행자들이 들러 이야기 하는걸 듣고 로키에게 이야기를 해준 모양이었다.

"너는... 왜, 나처럼 미치게 된 거냐"

"우리 미친 거 아니라고 미친놈아!"

'미쳤다는 거야, 안 미쳤다는 거야!'

"그러면.. 어떻게 된 건지 말해다오"

"일단,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너 현자의 탑으로 가는 길은 알고 가는 거였어?"

"물론이다"

"앞장서. 가면서 이야기 해줄게"

"따라와라"

말을 마치고 로키가 앞장서 길을 잡았는데, 무작정 풀숲을 헤치며 전진을 했다.

"길 같은 건 없는 거야?"

"길은 모른다. 아수른에서부터 여행자가 알려준 방향으로 쭉 직진만 하면서 왔다"

'무식한 놈'

"근데 너 말투가 왜 그래? 원래 그렇게 딱딱해?"

"내 말투가 그렇나? 원래는 안 그랬던거 같은데, 여행자들에게 하던 말투가 입에 배서 그런가 보다"

"그 원래가 대체 언젠데"

"음.. 아니다. 원래 이랬었던 것 같다"

'대체 뭔 소리여!'

이 녀석 아무래도 정신세계가 좀 이상한 것 같다.

"이제 어떻게 된 건지 말해다오"

"음... 그러니까 말이야..."

나는 그 동안 내게 일어났던 일들을 모두 말해 줬다.

그리고 데이미르에게 들었던 '태초인'들과 'free will'에 대해서도 말했고, 힘을 기른 뒤 신을 만나기 위해 '신들의 정원'에 들어갈 것이라는 것까지 모두 말해줬다.

처음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처음 보았을 때의 그 '얼빠진 얼굴'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나의 이야기에 수긍을 했다.

그리고서, 뭔가 결심을 한 듯한 얼굴로 말했다.

"나도 함께 간다. 신들의 정원"

'짜식'

"그래, 너 같은 든든한 동료가 생긴다면 나야 환영이지"

내 머리보다도 위에 있는 녀석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잘 부탁한다. 친구"

별것 아닌 말을 하는 건데도 왠지,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그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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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Npc가이 -17화- 설명 +17 14.07.23 4,224 142 10쪽
17 Npc가이 -16화- 동료 +17 14.07.22 4,326 154 10쪽
» Npc가이 -15화- 벌목꾼 로키 +11 14.07.21 4,250 151 9쪽
15 Npc가이 -14화- 오크 +12 14.07.19 4,306 156 7쪽
14 Npc가이 -13화- 틈 +8 14.07.18 4,280 159 9쪽
13 Npc가이 -12화- 전직 +7 14.07.17 4,226 158 11쪽
12 Npc가이 -11화- 신들의 정원 +8 14.07.16 4,447 152 11쪽
11 Npc가이 -10화- 에오스(Eos)와 에리스(Eris) +12 14.07.15 4,377 175 10쪽
10 Npc가이 -9화- 현자 데이미르 +7 14.07.14 4,929 16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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