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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신교 소교주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민낯
작품등록일 :
2020.03.09 18:40
최근연재일 :
2020.04.13 23:19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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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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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4,641

작성
20.04.0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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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8화. 청무문주.

DUMMY

28화.


청무문주는 한 세력의 수장답게, 절정의 고수였다. 그의 쾌검은 넓은 섬서에서도 한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대단했다.


하지만 지금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였고, 한창 절정의 쾌락을 만끽하는 도중이었기에 반응이 그리 기민할 수 없었다.


결정적으로.


“웬 놈이냐!”


청무문주는 빈손이었다. 파천성은 우선 청무문주를 베어갔다. 화월루주에 비해서 조금 더 위협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휙. 휘이익.


몇 번의 검격이 가해졌으나, 청무문주는 가까스로 피해냈다. 날카로운 예기로 인해, 피부가 조금 긁힌 것 외에는 상처가 없었다.


그렇게 파천성의 공격을 회피해낸 청무문주였으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젠장. 검이 없는 상태로는 도저히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위기감이 가득한 청무문주의 눈이, 조금 떨어진 곳의 벽면을 향했다. 정확히는 비스듬히 뉘어져 있는 검을 보았다.


“검을 잡고 싶은 모양이지?”

“···젠장!”


파천성은 영리하게도 청무문주가 그쪽 방향으로 가지 못 하도록 계속해서 방해를 하는 중이었다.


그러는 와중에도, 화월루주가 딴 움직임을 취하지 못 하도록 검기를 날려댔으니, 파천성은 심력의 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다다.


무언가가 내달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기척을 숨기지 못 할 것을 염려하여, 조금 떨어진 곳에 대기해뒀던 파천성의 수하들이었다. 그들이 합류하고 있었다.


파천성은 씨익 웃었고, 그 모습을 본 청무문주와 화월루주의 불안함은 극에 달했다.


‘···더이상 꾸물거리면 도주할 기회조차 없겠구나.’


결심을 내린 청무문주가 몸 안쪽의 내력을 격발시켰다.


쿠우웅.


이것으로 한동안 정양을 해야 할 것이었으나, 달리 어쩔 도리가 없었다.


청무문주가 땅을 박차고 움막의 출구를 향해 쏘아졌다. 속도는 이전보다 한층 빨라져 있었다.


“···!”


파천성 또한 청무문주를 막기 위해 움직였다.


그런데 이상했다.


애초부터 출구 쪽의 방향을 점하고 있는 것은 파천성이었다. 그렇기에 청무문주의 탈출은 요원한 일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 순간이었다.


“으득!”


침중한 얼굴을 하고 있던 청무문주의 행로가 직각으로 확 꺾였다. 비상식적인 움직임이었다.


신법을 전개하는 도중에, 이런 무리한 움직임은 몸에 엄청난 부담을 준다. 반발력이 청무문주의 내부를 강타했다.


울컥.


청무문주의 입가에서 선혈이 흘러내렸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라면 당연히 악수였겠으나, 적어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유효했다.


파천성을 단번에 따돌렸으니까 말이다. 득의한 표정으로 청무문주가 검을 쥐어가던 중이었다.


“어딜 가느냐?”

“···!”


청무문주의 바로 뒤까지 쫓아온 파천성이 그렇게 말했다.


청무문주에게는 저승차사의 것만큼이나 오싹해지는 목소리였다.


‘어떻게?’


처음에는 놈도 내상을 감수한 것인가, 라고 생각한 청무문주였으나, 그가 살핀 파천성의 모습은 너무 멀쩡했다.


도저히 내상을 입은 모습으로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


귀신이라도 본 듯한 청무문주의 얼굴에, 파천성이 피식 웃었다.


그의 발은 신묘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항상 조금의 여력을 남겨두는 파천성의 보법은 과연 무영신투의 작품이었다.


그런 탓에, 방금 같은 상황에서도 반발력을 어렵지 않게 해소하며 따라붙을 수 있었다.


‘고맙소, 어르신.’


파천성이 생각한 것은 많았으나, 사실 시간은 극히 찰나의 순간이 흘렀을 뿐이었다.


청무문주가 검을 잡아가고, 그곳을 향해 파천성의 검이 휘둘러지고 있었다.


파천성은 당연히 청무문주가 검을 포기하고 물러날 것을 예상하고, 그 이후의 초식을 준비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청무문주는 그 예상을 깨고 검을 기어이 집고야 말았다.


그 대가로 팔꿈치 어림을 파천성의 검이 직격했다.


“끄으윽!”


청무문주가 억눌린 신음을 토해냈고, 살이 베어지고 뼈가 잘리는 그 짧은 순간에, 청무문주는 다른 손으로 검을 넘겨받았다.


가공할 정신력이었다.


“죽여주마!”


비록 한쪽 팔을 잃었으나, 애병을 쥔 청무문주는 크게 분노해서 외쳤다. 그의 눈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팔을 잃었다뿐이지, 검공을 잃은 것은 아니었다. 청무문주는 해볼 만 하다고 여겼으나, 그의 사기를 꺾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이 년이!”


화월루주가 소란스러운 틈을 타서 꽁무니를 빼버린 것이었다.


파천성 또한 청무문주의 예상외의 행동에 당황했던 것은 마찬가지라, 화월루주를 순간 놓쳐버렸다.


한 발 늦게, 사 대의 무인들이 도착했다.


그들의 절반은 이미 점으로 보이는 화월루주를 쫓았고, 나머지 절반은 청무문주를 포위했다.


파천성은 그 시점에서 고민했다.


‘어떡한다···. 화월루주를 쫓아야 하나?’


화월루주의 경공은 쓸만했고, 이미 멀어진 이상, 사 대의 무인들이 쫓기에는 버거워 보였다.


그런가 하면, 청무문주는 단단히 독이 올라있었고, 극심한 부상을 입었다지만, 점혈을 통해서 출혈을 스스로 지혈한 상태였다.


청무문주를 상대하자면 시간이 꽤나 걸릴 것이었다.


‘어쩔 수 없다.’


파천성은 청무문주는 사 대의 무인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화월루주를 쫓기로 결심했다.


모든 실마리는 화월루주에게 있다고 생각한 까닭이었다.


“나는 화월루주를 쫓겠다.”

“존명!”


파천성은 이미 보이지도 않은 화월루주를 잡으러 신형을 쏘았다.


간격은 빠르게 좁혀졌다. 화월루주의 경공은 사 대의 무인들 못지않았으나, 파천성한테 비할 바는 아니었다.


금만산을 내려와 서안의 시가지가 보일 무렵, 화월루주는 파천성에게 붙잡혔다.


“꺄아악! 사, 살려주세요, 공자님.”

“왜 내가 너를 죽일 거라 생각하고, 또 살려달라고 말하느냐?”

“그, 그야···.”


화월루주는 당연히 자신이 죽이려고 함정까지 파놓은 인물이 쫓아왔으니까 그렇게 말한 것이었고.


그런 루주를 지켜보는 파천성은 기가 찰 뿐이었다. 남을 해치려는 자는, 언제고 자기가 죽을 것을 각오해야만 하거늘.


파천성은 곧 추궁을 시작했다. 우선 알아내야 할 정보가 두 가지가 있었다.


천마신교의 정보가 어디까지 샜는지를 알아야 했고, 또 장보도에 대해서도 관심이 너무 많았다.


“본교의 행사에 대해서 누구에게 말한 일이 있나?”

“어, 없어요. 이번에 청무문주에게만 말했을 뿐이에요.”

“흑혈방주는 그럼 어떻게 알았던 거고?”

“아! 그것은···.”


화월루주가 당황하여 부연설명했다.


“천마신교와 섬서무림의 분쟁이 커지면 커질수록, 하오문이 이득 볼 여지가 많다고 생각해서···.”


화월루주의 말은 곧, 하오문의 이득을 위해 중간에서 분쟁을 부추기려 했다는 소리였다.


“그래서 흑혈방에게 혹시 모르니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해줬을 뿐이에요. 그 외에는 정말 없어요.”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화월루주는 제 목숨을 구명하기 위해, 이 순간 그녀의 죄를 얼마든지 감출 것이었다.


파천성이 물끄러미 화월루주를 바라봤다.


그럴수록, 화월루주는 두려운 기색이 커져갔다. 그녀의 시선이 파천성의 검갑을 흘깃 향했다.


검은 언제라도 뽑혀 나와, 그녀를 벨 수 있었다.


“저, 정말이에요. 믿어주세요.”


마지못해서, 파천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할수록, 머리가 지끈거렸다. 아무리 봐도 천성의 문제였다.


“그렇다면, 혹시. 장보도에 대한 것은 어떻게 된 것이지?”

“네? 장보도요?”


화월루주는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이었다.


파천성은 가슴이 쿵쿵 뛰는 것을 느꼈다. 확실히 욕심이었다. 무인으로서의 향상심이 아직도 그에게 남아있었다.


“화운이 그렇게 말하던데.”

“아, 청무문주가 장보도를 하나 얻었다고 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던데···.”


화월루주의 입에서 청무문주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파천성은 작게 탄식을 내뱉었다.


‘청무문주! 젠장···.’


화월루주와 청무문주, 둘 중에서 잘 못 선택한 것이었다. 장보도를 청무문주의 손에 있었다.


하지만 사 대의 무인들이 지금쯤이면, 청무문주를 생포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참이었다.


“···!”


그때 멀리서 사 대의 무인들이 달려왔다. 그들의 지친듯한 모습에 파천성은 불길한 생각이 불쑥 고개를 들었다.


무인들은 파천성의 앞에 하나같이 부복했다.


“죄송합니다!”

“어떻게 된 거지? 청무문주는?”

“매복해 있던 청무문의 문도들이 오는 바람에 그만.”

“으음.”


애초에, 파천성을 함정에 빠트리기 위해 준비된 병력. 그들이 지원을 왔다면, 화가 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렇듯 수하들이 몸 성히 돌아온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청무문으로 돌아간 그에게서 장보도를 빼앗아 낼 수 있을까?’


잠시 고민하던 파천성이 다시 화월루주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움찔했으나, 곧 눈을 마주쳐왔다.


“청무문주의 약점이 뭐라고 생각하지?”

“야, 약점이요?”

“그래. 약점 말이다.”

“···어쩌면 자식이 아닐까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아주 보물처럼 대한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온갖 패악질을 부려도 감싸준다고···.”


그 말을 듣는 파천성의 눈이 번뜩였다.


‘···아들이라!’


파천성은 급히 되물었다.


“그놈을 어딜 가면 만날 수 있지?”

“···도박장! 맞아요, 도박에 미친놈이라고 했어요. 그것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서안의 도박장을 가면 그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파천성은 원래라면 그녀를 죽였을 것이었으나, 생각을 고쳐먹었다.


하오문이 무서운 이유는 드러나지 않은 정체에 있었다. 이런 화월루주라면 오히려 이용할 여지가 있었다.


파천성은 입을 달싹여서 몰래 수하에게 전음을 보냈다.


-화월루주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감시해라.

-존명.


그 내용은 화월루주를 감시하라는 것이었다.


*


파천성이 떠나고, 화운은 그대로 남겨졌다. 쓸모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화운이 화월루주에게 옷을 덮어주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알몸인 상태였다.


“아이, 고마워라.”

“···.”

“어머, 발을 좀 봐. 우리 둘 다 이게 무슨 꼴이람?”


화월루주는 상처투성이인 화운의 발을 가리키며 작게 웃었다. 분위기를 밝게 바꾸기 위해서였다.


그런 화월루주의 노력에도 화운은 말이 없었다.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장일이 형은 어떻게 된 거에요? 그 형도 연기를 한 거에요, 그렇죠?”

“···.”


화월루주는 입을 살포시 다물었고, 그런 루주님의 모습에서 화운은 장일이 형의 죽음을 떠올렸다.


장일이 형은 결국 화월루주에게 이용당해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애석하게도.


화운은 굉장히 침울해졌다. 그런 눈으로 화월루주를 살폈는데, 그녀의 감정을 쉽사리 짐작하기가 어려웠다.


‘루주님은 미안해할까? 아니면 고마워할까. 어쩌면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을 수도 있겠다.’


화월루주에게 크게 실망이 들었다. 원망스러운 마음이 생겨났다. 그런 화운이 입을 열었다.


“···그래도 우리 둘 다 살았으니까요.”

“응. 화운이 말이 맞아.”


화운은 애써 입꼬리를 올렸다. 지금 약자는 명백히 화운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화월루주에 대한 적의를 드러내는 일은 없었다.


화운은 아주 똑똑했으니까.


작가의말

~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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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2화. 서화영. +4 20.04.09 1,256 24 14쪽
32 31화. 비무, 환검. +2 20.04.08 1,319 28 13쪽
31 30화. 수난의 연속. +3 20.04.07 1,494 29 12쪽
30 29화. 도박장. +2 20.04.06 1,526 28 12쪽
» 28화. 청무문주. +2 20.04.05 1,651 31 11쪽
28 27화. 노인과 제자. +3 20.04.04 1,695 31 12쪽
27 26화. 만상무극불사공. +2 20.04.03 1,779 29 12쪽
26 25화. 흑혈수 장굉. +2 20.04.02 1,673 35 12쪽
25 24화. 천마신교의 손님. +2 20.04.01 1,699 34 12쪽
24 23화. 취장호. +2 20.03.31 1,753 28 12쪽
23 22화. 주예설. +2 20.03.30 1,831 33 13쪽
22 21화. 귀천대도. +2 20.03.29 2,036 32 12쪽
21 20화. 화월루. +2 20.03.28 1,988 33 13쪽
20 19화. 사 대주. +2 20.03.27 2,101 31 13쪽
19 18화. 섬서지부. +2 20.03.26 2,180 36 12쪽
18 17화. 적염혈기공. +1 20.03.25 2,233 35 13쪽
17 16화. 주인을 몰라보는 미친개. +1 20.03.24 2,252 3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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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 내기를 제안하다. +2 20.03.21 2,246 39 14쪽
13 12화. 무영신투 서갈혁. +2 20.03.20 2,308 41 13쪽
12 11화. 날아드는 생사첩. +1 20.03.19 2,305 38 12쪽
11 10화. 명령에 불복하면 죽음뿐이다. +2 20.03.18 2,478 44 12쪽
10 9화. 흡성대법. +2 20.03.17 2,444 41 12쪽
9 8화. 삼관에 입관하다. +2 20.03.16 2,567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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