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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신교 소교주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민낯
작품등록일 :
2020.03.09 18:40
최근연재일 :
2020.04.13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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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3.2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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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8화. 섬서지부.

DUMMY

18화.


섬서성. 서안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한 아주 고급스러운 객잔이었다.


파천성 일행은 이곳에서 날이 저물 때까지 기다린 뒤에, 섬서지부로 들어갈 예정이었다.


“앗, 뜨, 뜨, 뜨거!”

“그러게 조심해서 먹었어야지.”


입을 잔뜩 벌리고 뜨거워하고 있는 석원의 모습에 종삼이 핀잔을 줬다.


“···우웩.”

“아, 이게 더럽게 뭐하는 짓이야!”


석원이 참지 못하고, 교자를 앞접시에 다 뱉어냈다. 침이 범벅돼서 입맛이 뚝 떨어지는 광경이었다.


“교자를 그렇게 한꺼번에 처먹으니까 입천장이 다 데이지.”


혐오감 가득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보던 종삼이 젓가락을 들었다.


“잘 봐라.”


종삼이 젓가락으로 교자를 반으로 갈랐다.


모락모락 김이 화악하고 상승했다. 종삼은 교자를 입으로 후우 불어서 모두 차갑게 식혔다.


그러고는 그것을 집어 간장에 퐁당 적시고 입으로 가져갔다.


“우물우물···. 자, 이렇게 먹으면 뜨겁지도 않고 아주 맛이 적절하다. 알았냐?”


쯧쯧, 파천성은 몰래 혀를 찼다.


종삼의 방법은 사도였다.


저렇게 하면 뜨거운 교자가 모두 식을뿐더러, 간장을 필요 이상으로 머금게 되어 짜게 될 뿐이었다.


교자를 하나하나 정성껏 빚은 숙수가 보면 아마 뒤통수를 후리고 싶어질지도 몰랐다.


한마디로 장인의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 한 식사법이라는 것.


파천성은 젓가락으로 교자를 집었다. 그런 일련의 과정에서 아주 살짝 피가 찢어졌다. 하지만 과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간장 종지에 대고 슬쩍 찍었다. 소 부분이 아니고, 피 부분을 찍은 것이다.


간장이 매끈한 피를 타고 곡선으로 흘러내렸다.


뚜욱. 한 방울이 종지로 떨어지기가 무섭게, 파천성은 입으로 교자를 가져갔다.


“후우.”


한 입 씹은 뒤, 후우 하고 뜨거운 열기를 입 밖으로 내보냈다.


먼저 고기와 야채의 절묘한 조합은 씹으면 씹을수록 그 맛을 더했고, 알싸한 향이 미각을 더욱 자극했다.


부드러운 피도 간장과 어울려서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갔다. 가히 천상의 맛이었다.


“이 집 잘하네.”


확실히 맛집이었다···. 그런 이유로 이곳의 객잔은 언제나 떠들썩하고 시끌벅적했다.


하지만 오늘은 어쩐지, 병장기를 소지한 낯선 인물들이 들이닥친 탓에, 그저 조용히 식사를 하는 소리만 전해지는 중이었다.


그런 와중에 시끄러운 소리가 났으니, 파천성이 당연히 관심을 가지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아니,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객잔은 복층으로, 이층에서 일층의 전경이 모두 보이는 구조였다.


파천성이 일층을 내려다봤다.


“그게 사과를 하는 사람의 태도인가?”

“그럼. 뭐, 무릎이라도 꿇을까요? 아니면 팔이라도 하나 잘라드려요? 근데 감당은 가능하실까?”


톡 쏘는 목소리로 대꾸한 것은 하얀 무복을 입은 여인이었다.


어지럽게 지저분해진 탁자를 보아하니, 무언가를 탈명도가 식사하는 곳에 엎은 모양이었다.


“뭐라?”


어이가 없어진 탈명도가 헛웃음을 지었다.


“허허! 이 맹랑한 년이···.”

“뭐? 년? 당신 말 다 했어? 내가 누군지 알고 그따위 말을 지껄이는 거야?”


여인이 길길이 날뛰었고, 탈명도가 비웃음 가득한 어조로 물었다.


“그럼 네가 뭐라도 되느냐?”

“지아야. 제발 그만해라!”


그때서야, 옆의 청년이 나서서 말렸다. 그는 바둥거리는 여인을 뒤로하고, 탈명도에게 포권을 취해보였다.


“죄송합니다. 음식 값은 모두 배상하겠습니다.”


그 사과가 탈명도의 마음에 찰 리는 당연히 없었다.


하지만 파천성이 있는 곳을 흘깃 바라본 탈명도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소란을 피우지 말라는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섬서지부에 도착하기 전까지 일행의 책임자는 파천성이었다.


탈명도는 표정을 구겼다.


‘저런 애송이한테 밀려서 명령을 따라야 하는 처지라니···.’


비록 섬서지부에 들어가면 명령체계가 다시 잡힐 것이지만, 그래도 억울한 것은 억울한 것이었다.


하여간, 그렇게 일이 해결되는 듯했다.


“···싫어! 저 사람들 얼굴 보기도 싫단 말이야. 진짜 산적 놈처럼 생겨가지고는!”

“그럼 다른 곳으로 가자꾸나.”

“내가 여기 교자가 꼭 먹고 싶다고 말했잖아? 벌써 잊어버린 거야?”


졸지에 산적이 되어버린 탈명도는 표정을 더욱 구겼고, 청년은 두통에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럼 이층으로 가자. 거기서 조용히 먹으면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다.”

“흥, 진작에 그랬어야지.”


두 남녀가 이층으로 연결된 계단으로 향했다.


“···.”

“야, 야. 온다, 온다.”


이층에서 식사를 하던 무인들이 다들 흥미로운 기색을 감추지 못 했다. 이층에는 남은 자리가 없이 빼곡히 차있었다.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두근두근한 마음에 시선이 쏠렸다.


올라선 두 남녀는 처음에는 당황했다. 자리가 전혀 없을 줄을 몰랐고, 시선이 한꺼번에 쏠렸기 때문이었다.


“···지아야.”

“딴 곳으로 가자는 헛소리를 하면, 이번에는 정말 실망할 거야.”

“크, 크흠.”


당황한 기색의 청년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젠장! 백면서생 흉내 내는 것도 힘들구나!’


그는 청무문의 대제자, 최진영이었다.


최진영은 옆의 여인, 단명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혼신의 연기를 펼치는 중이었다.


‘제 본성도 검디검은 주제에, 취향이 참으로 독특하군! 아주 웃기는 년이야!’


속으로 궁시렁거리던 최진영이 이층을 훑었다.


어디에도 남는 자리는 없었다. 합석을 하는 것도 여의치 않아 보였다.


‘그냥 호통치고, 다 내쫓으면 그만일 것을!’


그렇게 생각하던 최진영의 시선이 한 곳에서 멈췄다.


그곳에는 아주 젊은, 혹은 어리게도 보이는 청년들이 있었다. 게다가 자리도 창가쪽에 위치한 것이 아주 상석이었다.


최진영은 득의한 표정을 감춘 채, 그곳으로 향했다. 그의 눈이 상대방의 행색을 빠르게 훑었다.


그들은 별 볼 일 없어 보였다. 아마 기껏해야, 조그마한 상단의 행수들이겠지.


계산을 마친 최진영이 짐짓 정중한 투로 물었다.


“죄송하지만 다른 곳으로 가주실 수 있겠습니까? 음식 값의 열 배를 쳐 드리겠습니다.”

“싫다.”

“···그러지 마시고.”

“정말 싫다.”


최진영은 머리 뚜껑이 드디어 열리는 듯했다. 이제는 연기고 뭐고, 다 필요 없었다.


하루 종일 단명지에게 시달린 탓에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에잇! 다들 왜 이리 건방지냔 말이야! 좋게 대해주니까 정말로 대등한 관계에서의 부탁이라 생각한단 말이냐?”


최진영이 붉어진 얼굴로 소리쳤다.


“대등한 관계라?”

“오냐, 어디 변두리 상단의 놈들인지는 모르겠으나, 오늘 크게 후회하는 것이다. 나는 청무문의 대제자이고, 이쪽은 단명상단의 금지옥엽이니 말이다!”


최진영은 옆의 단명지까지 끌어들였다.


끗발이 더욱 센 것도 맞았으나, 같은 상계의 인물이니까 영향력이 있지 않을까 싶은 속셈에서였다.


“···단명상단이라고?”


파천성이 중얼거렸다. 분명히 기억에 있는 이름이었다.


“그래, 어디 촌구석 출신이어도, 섬서삼대상단 중의 하나이니까 당연히 귓동냥이라도 했겠지? 그렇다면···.”


최진영이 그 말과 함께 검을 뽑았다. 겁을 줘서 쫓아낼 요량이었다.


검을 반쯤 뽑았을 때, 무시무시한 살기가 그에게 쏘아졌다.


“허, 허억.”

“···!”


주위에 빼곡하게 자리했던 자들이었다.


평범한 상단의 일꾼들로 보였던 그들에게서 두려운 기세가 뿜어졌다.


동시에, 아주 무시무시한 마기가 피어올랐다.


“마, 마인이었구나···.”

“꺄아아악!”


최진영이 아연실색한 얼굴로 말했다.


다리에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털썩. 주저앉은 최진영의 시선이 앞의 파천성에게로 향했다.


“사, 살려주십시오.”


마인은 공포의 대명사였다. 특히 가끔 마주할 일이 있는 서안에서라면 그것은 더욱 심했다.


마기는 사람을 근원적으로 겁에 질리게 만드는 기운이었다.


불편함, 불쾌감을 넘어서서 마음 아주 깊은 곳을 괴롭히는 기분을 느끼게 만들었다.


최진영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파천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


벌벌 떨고 있는 최진영을 지나쳤다. 단명지 앞에 도착했다.


그녀는 사정없이 흔들리는 눈을 애써 마주쳐왔다. 그리고 제법 당차게 물어왔다.


“···저는 단명상단의 단명지예요. 우리가 천마신교에 꾸준히 물자를 지원하고 있음을 모르진 않으시겠지요?”

“꾸준히 지원을 한다?”

“그럼요. 섬서지부에 들어가는 금자의 이 할을 우리 단명상단에서 담당하고 있잖아요.”


파천성이 눈가를 좁혔다.


단명지의 말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다.


‘지원을 한다고? 단명상단은 원래 천마신교의 사업체가 아니었던가?’


의혹을 풀기 위해 파천성이 질문을 했다.


“단명상단은 천마신교의 사업체가 아니었나?”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니, 우리 가문이 이룩한 것을? 당연히 상호보완적인 관계인 것은 맞지만···.”


단명지가 정말 말도 안 된다는 듯이 펄쩍 뛰며 말했다.


파천성은 고민했다. 이곳에 오기 전에 섬서지부에 대한 정보를 받아서 온 참이었다. 그런데 벌써 이런 일이 생기다니?


전생에서는 하급무인이었던 터라, 자세한 사항은 몰랐다지만.


천마신교 본단의 정보에 따르면, 단명상단은 애초부터 천마신교의 자본으로 만들어진 상단이었다.


저들은 그저 관리만 하는 것이고.


본단의 정보가 틀릴 리는 없었다. 돈이 빠져나간 흔적은 그러면 뭐란 말인가.


‘그렇다면···.’


섬서지부의 문제였다. 어쩐지 전생에서, 너무 허무하게 밀려났다 싶었더니, 이런 곳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너희 가문의 것이라고.”

“네! 그건 추호의 거짓도 없는 사실이에요.”

“잘 간수하고 있거라. 곧 되찾으러 올 테니.”

“네? 그게 무슨···!”


*


지부장은 일흔은 족히 먹은 사내였다. 소싯적에는 한 가닥 날린 듯했으나, 지금은 그저 뒷방의 노인이었다.


“먼 길 오시느라, 정말 고생이 많으셨소.”

“예. 혹시 몰라서 야음을 틈타 들어왔습니다.”

“흘흘. 아주 잘하셨소.”


지부장이 기꺼운 듯이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이 꼭 힘없는 닭의 모습처럼 보였다.


“헌데, 오다가 단명상단의 인물을 만났습니다.”

“단명상단?”


순간, 지부장의 얼굴에 슬쩍 당혹감이 서렸다.


“예, 그들의 말로는 단명상단이 오롯이 본인들 것이라고 주장하더군요.”

“허어···.”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그들을 몰살시켜서라도, 잘못된 점을 알려줘야겠습니다.”

“자, 잠시만.”


파천성의 과격한 말에 지부장이 무척이나 곤란한 태도로 손을 잡아왔다.


망설이던 지부장이 입을 열었다.


“사, 사실 그게 말이오···.”


지부장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놀라웠다. 그리고 한심했다.


정리하자면 그동안 정파와 사파의 기세가 너무 대단했다는 것.


그래서 견제를 당하다 보니 결국엔 섬서 무림에 대한 영향력을 잃어버렸다는 내용이었다.


그렇게 제 권리도 못 찾고 이렇게 빌빌거리고 있다는 뜻이었다.


“단명상단이 천마신교의 사업체인 것은 분명합니까?”

“그, 그렇소···. 지분을 따로 넘긴 것이 아니니까···.”

“그렇다면 문제는 없군요.”

“어, 어쩌시려고 그러시오?”

“되찾아야지요. 당연히.”


파천성이 그렇게 말했다.


“소, 소교주께서는 모르겠지만 지금 정도 무림의 기세가 타오르는 불처럼 대단하오. 함부로 움직일 것이 아니오.”

“그래서 우리의 권리도 잃어버린 채로 가만히 있어야 한단 말씀이십니까?”

“···지금은 잠시 기다릴 때라는 것이오. 불이 언제까지 타오를 수야 있겠소?”


파천성은 고개를 저었다.


정도 무림의 힘이 엄청나게 팽창한 것은 맞았다. 하지만 기다린다고 해서 정파의 검이 그들을 빗겨나간다는 생각은 틀렸다.


그들은 주체못할 힘을 휘두르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는 상태였다.


가만히 있으면 더 얻어맞을 뿐이었다. 먼저 움직여서 뭐라도 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서 파천성이 이곳에 온 것이고.


“섬서지부가 모조리 잿더미가 되고서도 기다리자고 하실 겁니까?”

“···.”


작가의말

죄송함다 늦엇어용.. 오탈자가 잇을수 잇고, 내일 다시 퇴고해서 올릴 생각입니당. 감사합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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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화. 취장호. +2 20.03.31 1,753 28 12쪽
23 22화. 주예설. +2 20.03.30 1,831 33 13쪽
22 21화. 귀천대도. +2 20.03.29 2,036 32 12쪽
21 20화. 화월루. +2 20.03.28 1,988 33 13쪽
20 19화. 사 대주. +2 20.03.27 2,101 31 13쪽
» 18화. 섬서지부. +2 20.03.26 2,181 3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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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6화. 주인을 몰라보는 미친개. +1 20.03.24 2,252 31 13쪽
16 15화. 새로운 다짐. +2 20.03.23 2,241 39 13쪽
15 14화. 파천성이 잘하는 방식. +3 20.03.22 2,281 41 13쪽
14 13화. 내기를 제안하다. +2 20.03.21 2,246 39 14쪽
13 12화. 무영신투 서갈혁. +2 20.03.20 2,309 41 13쪽
12 11화. 날아드는 생사첩. +1 20.03.19 2,305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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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9화. 흡성대법. +2 20.03.17 2,444 4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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