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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신교 소교주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민낯
작품등록일 :
2020.03.09 18:40
최근연재일 :
2020.04.13 23:19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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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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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41

작성
20.03.1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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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글자
12쪽

9화. 흡성대법.

DUMMY

9화.


양우의 몸에서 진득한 마기가 흘러나왔다.


“후회하게 해주마.”


그 파괴적인 기운이 파천성을 집어삼킬 듯이 다가왔다.


파천성의 몸에서도 대응하듯 패도적인 기운이 일어났다.


몸이 저릿저릿해 오는 것을 느끼며 파천성이 가볍게 웃었다.


‘역시 천성은 못 속이겠어. 이런 위기의 순간에서 재밌다고 느끼는 걸 보면 말이야.’


검을 뽑아낸 파천성이 신형을 움직였고.


그보다 조금 늦게 양우가 일장을 뻗었다. 유형화된 내기가 이미 빈 공간을 강하게 타격했다.


콰광.


쏘아진 화살처럼 달려든 파천성의 검이 크게 반원을 그리며 떨어졌다.


양우 또한 팔에 내공을 철갑처럼 두르며 마주 처 왔다.


불꽃이 튀었다. 금속끼리 부딪치는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파천성은 표정을 굳혔고, 양우는 슬쩍 웃었다.


내공으로 보호가 되지 않는 하체.


그 틈을 파천성은 끈질기게 노렸고, 양우는 손을 움직여 공격을 차분히 받아냈다.


“크크크!”

“···젠장.”


파천성이 자세를 바꾸어 검기를 날렸다.


‘내력을 빼앗기고 있다.’


불길한 흑색의 불이 타오르는 저 손에 검을 맞댈 때마다, 내공이 한 뭉텅이씩 빼앗기고 있었다.


과연 흡성대법이었다.


놈은 적수공권으로 파천성을 상대했다. 아마 항시 흡성대법을 운용하기 위한 까닭이었다.


‘방어가 단단하다.’


양우가 지난 세월 흡공한 내공의 양은 어마어마했고.


그런 이종의 진기로 만들어진 벽을 뚫어내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가능할까?’


아직은 확신을 내릴 수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리해질 것이었다.


그렇다면 결단을 내려야 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간에 말이다.


한편, 갈수록 양우의 웃음이 진해졌다.


“놈! 정말 순도 높은 내력을 갖고 있구나!”


조금씩 흡수할 때마다 느낄 수 있었다. 이건 진짜라고.


그동안 막무가내로 흡공해온 질 나쁜 내기들과는 결부터 달랐다.


‘혹시?’


단전에서는 이종의 진기가 지금도 서로 반목하고 있었다. 제어를 놓치면 순간 쾅, 터질 것이었다.


‘이놈의 내력을 중심 삼아, 단전을 씻어내려야겠구나. 이런 순도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게 결심하는 양우였고.


그리고 어느 순간. 파천성은 양우의 일장을 허용했다.


“컥.”


피가 울컥하고 쏟아졌다.


양우가 눈을 빛냈다. 그는 번개같이 달려들어 파천성의 목을 움켜쥐었다.


“크크크!”


흡성대법을 운용하는 순간.


양우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잘 정련된 질 높은 내력이 아니고, 무언가 거세게 날뛰는, 또 다른 기운이···.


콰앙.


양우의 머릿속에서만 들리는 소리였다. 그의 몸이 크게 들썩였다.


전신이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상상하기도 힘든 고통에 입이 떡 벌어지고, 몸에 경련이 일었다.


양우의 눈에, 파천성이 히죽 웃는 것이 보였다.


“아프지?”

“···!”


파천성의 검이 뚝 하고 떨어졌다.


세상이 핏빛으로 물들어갔다. 양우가 마지막으로 본 모습이었다.


파천성이 인상을 찡그리며 검에 묻은 피를 털었다. 얻어맞은 복부가 아려왔다.


“으. 죽겠네···.”


미리 내력으로 방비를 하고 최대한 흘려낸다고 한 것인데도 상당히 아팠다.


하지만 그 결과 흡공을 유도하여, 양우를 죽여냈으니 한참이나 남는 장사였다.


마을 무인들은 종삼과 석원이 나눠서 상대하는 중이었다. 수적열세에 놓인 터라 상당히 힘겨운 싸움으로 보였다.


파천성은 숨을 몰아쉰 뒤, 싸움터에 다시 달려들었다.


“으아아악!”

“하압!”


파천성이 난입한 뒤로, 전세는 크게 뒤집혔다.


“양, 양우님이 죽었다!”

“조장님이 돌아가셨어!”

“젠장! 어떡하지?”


양우가 죽임당한 것을 확인한 무인들은 도주를 결심했다.


“크크크. 어딜 도망가십니까!”


종삼은 눈이 뒤집혀서 그들을 쫓았고, 파천성도 도망가는 무인들을 하나하나 잡아 족쳤다.


마을 곳곳으로 숨는 무인들을 쫓는 과정이었다.


“여기서 뭘 한 거지?”

“···아무것도 아니오.”


파천성은 교관, 육호를 발견했다.


발가벗은 채, 여자와 엉켜있는 모습을.


“사, 살려주세요···. 흑흑.”


여자가 몸을 벌벌 떨었다. 몸에는 멍과 타박상이 가득했다.


“아무것도 아니다?”


파천성이 차갑게 말했다.


이 마을은 양우의 패거리가 왕 노릇을 하는 곳이었다.


금지된 흡성대법을 비밀리에 연성하고, 심심하면 사람들을 잡아와, 죽이고 강간하는 곳.


이런 마을에 교관이 여자와 이런 모습으로 이렇게 있는데 아무것도 아니란다.


사실 짐작은 하고 있었다.


양우의 패거리들이 자행한 일들은 교관들의 묵인이 없었다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들이었기에.


그러나 단지 짐작을 하는 것과 눈앞에서 확인까지 하는 것은 확실히 달랐다.


파천성이 차가운 눈으로 교관을 노려봤다.


“너 말고 또 누가 연관이 되어 있지?”

“···.”


교관, 육호는 아무 말이 없었다.


“기다리시오!”


어느샌가 여러 명의 교관들이 달려왔다.


그들은 생도들의 싸움에 끼어서는 안 됐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지근거리에서 신경을 곤두세운 채 예의주시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러던 중, 육호의 모습을 확인하고 헐레벌떡 뛰어온 것이었다.


선임교관의 시선이 육호와, 그 옆의 여자에게로 향했다. 눈빛에 경멸의 기색이 담겼다.


‘이 멍청한 것! 선을 넘었군!’


그러나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고, 이 순간 육호를 질책할 수는 없었다.


선임교관이 포권을 해보였다.


“실례하오. 지금 공자께서 무척이나 흥분하신 터라, 혹여 사고가 발생할까 염려되어 끼어들게 되었소.”

“사고? 지금 상황에 무슨 사고가 더 벌어질까.”

“그야···.”

“금지마공을 익힌 마인이 숨어있고. 그걸 막아야 할 교관이라는 자는 생도를 납치하여 강간하는 마당인데. 이 이상 어떤 사고가 발생하겠어?”

“···.”

“그리고 그런 교관을 처벌하지는 못할망정, 두둔하고 감추려고 하니. 이는 너도 같은 족속이라는 뜻인가.”


선임교관이 이를 악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그가 검을 뽑았다.


“···끄으윽!”


겁먹은 얼굴로 사태를 지켜보던 육호가 단말마의 비명을 질렀다.


순식간에 사혈을 찔러낸 선임교관이 다시금 포권을 취해 보였다.


“오해하셨소. 양우가 흡성대법을 익힌 것은 저도 오늘 처음 알 게 된 사실이오. 그리고 이 녀석은···.”


파천성은 주저리 떠드는 그 말을 믿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국 이들은 어차피 팔과 다리쯤 되는 위치였다.


게다가 양우가 죽은 이상, 이제는 아무 의미가 없어질 것이었다.


당해낼 자가 없는 고강한 무공, 숨을 곳이 필요한 도망자.


이 두 가지의 사항이 겹쳐져야지 벌어질 수 있는 일이었다.


좁은 진법안에서 갇혀 살 생각을 할 사람은 많지 않았으니까.


*


교주전.


“양우가 죽었다고.”

“예. 교주님.”


교주의 말을 받은 것은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던 마뇌, 사마현이었다.


“쓸모없는 녀석이. 이젠 일까지 망치는구나.”

“그렇지 않습니다. 언제고 폐기해야 했을 놈이 양우입니다.”

“그래도 지금은 아니지 않나?”


사마현은 고개를 저었다. 천부당만부당한 소리라는 듯.


보고를 받아보니 얌전히 숨만 쉬고 있어야 할 놈이, 흡성대법의 연성을 시작했던 것이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삼관에서 온갖 패악질을 저질렀던 모양입니다. 그걸 소교주님께서 두고 보지 못하셨던 거고요.”

“흥. 제 놈이 한 짓은 생각 못 하고.”

“좋은 시기에 싹을 잘라내셨습니다. 만약 소교주님이 양우를 발견해, 징죄하지 않으셨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 생겼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의 눈을 피해서 만일 흡성대법의 대성을 이루기라도 했다면. 상상만으로 끔찍한 일이었다.


교주는 곰곰이 생각하는 기색이었다.


“헌데 놈이 어떻게 양우를 죽였지?”

“교주님의 핏줄이지 않습니까? 당연히 한 수가 있는 게지요.”

“뻔한 아부는 집어치워라. 내가 놈의 수준을 아는데.”

“일신우일신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성장하신 게지요. 십팔 세면 한창···.”

“놈이 입마구관에 들어선 지 겨우 백일이 흘렀을 뿐이야!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안 될 건 또 뭐 있습니까?”

“백일 만에 양우를 죽일 정도로 강해졌다고?”

“교주님의 핏줄이지 않습니까?”

“···.”

“삼관을 백일 만에 돌파한 사람은 교의 역사상 누구도 없었습니다. 역시 교주님의 핏줄입니다.”

“···그만해라.”


사마현은 교 내의 소문을 기억해냈다.


“교 내에서 소교주님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정도랍니다.”

“왜? 그놈이 뭐가 예뻐서.”

“입마구관에 들어가시지 않았습니까? 다른 공자들과는 다르다, 이거지요.”

“···입관한 것 자체가 뭐라고.”

“하급무사들한테는 다가오는 바가 달랐을 겁니다.”


코웃음을 친 교주의 시선이 언뜻 앞에 놓인 종이로 향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사마현이 살짝 웃었다.


‘교주님께서도 솔직하지 못하시군.’


종이에는 그간의 파천성의 행적이 아주 자세하게 적혀있었다. 전서구는 하루에도 수차례나 바쁘게 교주전을 다녀갔다.


*


석원이 주먹에 묻은 피를 닦아내었다. 그는 권장지각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무투가였다.


“저는 이제 아흔 일곱입니다.”

“크크크. 나는 백 오십 명을 죽였다.”

“종삼님께서 다 죽이시니 제 몫이 아직 안 끝난 것 아닙니까?”


종삼은 피칠갑을 한 채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삼관에서는 광혈마라는 이름으로 유명했다.


사람의 형체만 보였다 하면, 미친 듯이 달려가서 죽였으니까.


“저기다! 저기!”

“···.”


그것으로 백인살의 시험은 끝이 났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빠른 결과였다.


석원은 기진맥진한 기색이 역력했다.


“힘들어 죽겠습니다.”

“벌써 끝인 겁니까? 조금 아쉬운데.”


종삼은 그와 반대로 날아갈 듯 가벼운 모습이었다.


파천성과 종삼, 석원은 어느 연무장으로 안내되었다.


그곳에는 교관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수가 수십은 되어 보였다.


“주목! 여러분은 백인살의 시험을 통과했다. 이제 등천마인의 자격을 얻어 바깥으로 나갈 수도 있고, 사관에 도전할 수도 있다.”


등천마인.


입마구관의 삼관까지 졸업한 사람을 말하는 말이었다.


기본적인 소양을 갖춘 무인을 뜻해서 천마신교 내의 온갖 타격대에서 서로 데려가려고 다툼까지 벌이곤 했다.


그리고 사관은···.


‘나랑은 상관없지. 절대로 도전 안 할 거니까.’


파천성은 당장에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사관, 오관까지 죽을 둥 살 둥 하면서 올라가고 싶지는 않았다.


파천성이 집으로 돌아갈 생각에 부풀어 올랐을 때였다.


“하지만 아직 기뻐하기에는 이르다. 마지막 시험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파천성의 얼굴에 의아함이 피어났다. 마지막 시험이라고?


“강호는 비정하다.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될 수 있다. 정에 이끌려서야 칼침 맞고 죽을 뿐이다.”


흑의무복에 붉은 혁대를 맨 교관.


어디서 본 적이 있는 얼굴이었다. 파천성은 기억해내려 끙끙거렸다. 전생의 인물인가? 싶어서.


“협공도 좋고, 뭣도 좋다.”


석원과 종삼은 이게 무슨 일인가 하여, 한껏 긴장한 상태였다.


책임교관이 다시 입을 열었다.


“너희 세 명이, 둘이 되는 순간. 시험은 곧바로 종료된다. 그럼 마지막 시험을 시작하겠다!”


차가운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고.


‘이것 봐라?’


파천성이 히죽 웃었다.


작가의말

몸이으슬으슬하네요다들건강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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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 천마신교의 손님. +2 20.04.01 1,699 34 12쪽
24 23화. 취장호. +2 20.03.31 1,753 28 12쪽
23 22화. 주예설. +2 20.03.30 1,831 33 13쪽
22 21화. 귀천대도. +2 20.03.29 2,036 32 12쪽
21 20화. 화월루. +2 20.03.28 1,988 33 13쪽
20 19화. 사 대주. +2 20.03.27 2,101 31 13쪽
19 18화. 섬서지부. +2 20.03.26 2,181 36 12쪽
18 17화. 적염혈기공. +1 20.03.25 2,233 35 13쪽
17 16화. 주인을 몰라보는 미친개. +1 20.03.24 2,252 31 13쪽
16 15화. 새로운 다짐. +2 20.03.23 2,241 39 13쪽
15 14화. 파천성이 잘하는 방식. +3 20.03.22 2,281 41 13쪽
14 13화. 내기를 제안하다. +2 20.03.21 2,246 39 14쪽
13 12화. 무영신투 서갈혁. +2 20.03.20 2,309 41 13쪽
12 11화. 날아드는 생사첩. +1 20.03.19 2,305 38 12쪽
11 10화. 명령에 불복하면 죽음뿐이다. +2 20.03.18 2,478 44 12쪽
» 9화. 흡성대법. +2 20.03.17 2,445 41 12쪽
9 8화. 삼관에 입관하다. +2 20.03.16 2,567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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