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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신교 소교주가 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민낯
작품등록일 :
2020.03.09 18:40
최근연재일 :
2020.04.13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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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4.0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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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흑혈수 장굉.

DUMMY

25화.


흑혈수 장굉.


귀천대도는 개인적으로 그를 몹시 싫어하는 편이지만, 장굉이 이룬 업적에 대해서는 두말 할 것도 없이 감탄하는 바였다.


장굉은 남만에서 온 오귀자였다. 까만 피부에, 짐승의 갈기처럼 거친 머리털.


다른 것을 배척하는 오만한 중원무림에서 그는 무시를 당하기 일쑤였다.


어딜가나 손가락질을 당했고,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하지도 않은 일의 범인으로 몰리는 일 또한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해냈다. 수 천의 방도들을 지닌 흑혈방을 두 손으로 일구어낸 것이다.


그만큼 장굉의 능력이 뛰어났다는 방증이리라.


그런 장굉과 파천성의 대결이었으니, 제 운명을 파천성에게 의탁한 귀천대도로서는 침이 바싹 마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형세가 유리한다고 한들, 파천성이 고꾸라진다면 상황은 바로 뒤집힐 것이었다.


지금도 석교의 바깥쪽에서는 흑혈방의 일천 방도들이 건재한 상태였으니까.


“···!”


순간, 장굉이 벼락처럼 달려들었다. 아마 본인도 사태가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감지한 탓일 터.


장굉은 권장지각의 고수였고, 파천성은 단박에 검을 뽑아 대처해나갔다.


장굉은 쏟아지는 장대비처럼 공세를 이어나갔다. 그 일련의 움직임은 이어지기가 물이 흐르는 듯, 자연스러웠다.


주먹이 막히면, 바로 반대쪽 권을 뻗었고, 그것이 무산될 때 즈음, 동시에 각이 격타하는 방식이었다.


지켜보는 귀천대도는 간담이 서늘해졌다.


‘저 정도로 고수였단 말인가.’


파천성에 대한 감상이었다.


눈으로 쫓기에도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의 공세였는데,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막아내는 사람은 뭐란 말인가.


파천성의 제안에 여러 번 뻗대지 않고 아래로 들어간 것이 새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귀천대도였다.


흐름이 이어졌다. 파천성은 무한히 이어지는 연속된 공격들 속에서 담담하게 검을 마주해나갔다.


“아!”


귀천대도가 탄성을 터트렸다.


몇 번이나 위험한 상황이 있었지만, 결국 승리는 파천성의 것이었다.


장굉은 바닥에 쓸쓸히 쓰러졌다. 그가 간절한 어조로 애원했다.


“살, 살려···.”

“네가 죽어야 귀천대도가 흑혈방을 온전히 흡수할 수 있을 것이다.”


장굉의 말에 대답하며, 파천성이 검을 다시 휘둘렀다. 숨통을 확실히 끊은 것이다. 장굉의 피는 붉었다.


파천성이 귀천대도를 바라봤다.


“방도들을 수습해라.”

“아, 알겠소.”


어느새 흑혈방의 방도들은 혼비백산하여 달아날 기미가 보였다. 그들을 휘하로 받아들이는 것은 이제 귀천대도의 역량이었다.


“여기까지 해줬는데, 날 실망하게 하지 마라.”

“맡겨주시오.”


라고 대답하며, 굳게 다짐하고는 신형을 날리는 귀천대도였다.


파천성은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곧 신형을 쏘았다. 정보가 새어나갔다. 어디까지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화산과 종남에까지 정보가 흘러들어 갔다면, 그래서 그들이 결심을 한다면. 그러면 상황은 귀찮게 돌아갈 것이다.


‘아직은 너무 이르다···.’


서안의 다른 세력들을 정리해야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청무문과 선우검가.


그들을 화산과 종남의 이목이 닿기 이전에 정리할 수 있을 것인가.


파천성은 우선 섬서지부로 돌아가기로 했다. 흑혈방을 복속했다는 것을 보고하고, 정보가 어디서 샜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


섬서지부.


파천성은 가장 먼저 지부장의 집무실을 찾았다. 그곳에는 한사극이 이미 자리해있었다.


파천성은 지부장의 얼굴이 한껏 굳어 있는 것으로 심기가 적잖이 불편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무슨 일인가.”

“흑혈방을 복속시켰습니다.”

“···?”


지부장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삼방을 복속시켰다고? 그건 이미···.”

“삼방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에 흑혈수 장굉을 비롯하여 흑혈방의 모든 간부들을 잡아 죽였습니다. 그 밑의 방도들은 지금 수습 중에 있습니다.”

“···.”


지부장은 잠시 말이 없었다.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는 눈치였다.


파천성은 한사극을 흘깃 쳐다봤다. 잠시 고민했다. 이 자리에서 이야기를 꺼내도 되는 것인지.


장굉은 그가 올 것을 알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려줄 사람은 많지 않았다. 기껏해야 섬서지부의 마인들, 귀천대도의 수하. 또···.


‘···이런 건 내 전문이 아니야.’


머리가 아파왔다. 이런 분야는 파천성이 잘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두통을 참아내며, 파천성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뭐지?”

“정보가 새어나갔습니다.”

“뭐?”

“흑혈방의 놈이 저를 알고 있었습니다. 어디까지 정보가 새어나갔는지는 모르겠으나.”


순간, 지부장의 표정은 무섭게 얼어붙었고.


“정보가 새어나갔다고···.”


라며, 서슬 퍼런 눈빛으로 물어왔다.


전에 없던 표정이었다. 병든 닭과 같은 힘없는 모습이 아니었고, 마인다운 기세가 물씬 풍겨왔다.


갑자기 뒤바뀐 분위기에, 파천성은 슬쩍 긴장했다.


확실히 지부장이 분노할 만했다. 파천성에게도 그렇지만, 지부장에게는 더욱 큰일이었으니까.


지부장은 섬서지부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생각할 것이었다.


천마신교가 흑혈방을 쳤다는 것이 밝혀지면 섬서무림의 힘이 하나로 응집될 테니까.


“흑혈방에서 알았다고 했나?”

“예. 저를 기다리는 눈치였습니다.”

“정보의 통제가 가능한가?”


흑혈방을 아래로 두었으니, 천마신교에 대한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파천성은 부정의 말을 내뱉었다.


“불가능할 듯합니다.”

“왜지?”


싸늘한 눈빛이 따갑게 쏘아졌지만, 파천성은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흑혈방에서만 아는 게 아닌 듯합니다.”

“다른 곳에서도 안다?”

“예. 흑혈방에서 제 행방을 파악했을 리가 없습니다. 필시 다른 곳에서 정보가 샜고, 그렇다면 다른 곳에서도 모르지 않을 겁니다.”

“그렇겠군.”


지부장이 간격을 두고 다시 입을 열었다.


“정말 믿어도 되겠는가?”


속까지 꿰뚫어보는 듯한 아주 싸늘한 눈빛. 파천성은 그제서야 지부장의 심중을 깨달았다.


그가 이토록 분노한 이유.


파천성이 일부러 정보를 흘렸음을 의심하는 것이었다.


사실 타당한 의심이긴 했다. 일방주 장굉을 습격한 일은, 섬서지부에도 보고하지 않은 일.


파천성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거나, 아니면 여러 정보를 조각하는 능력이 뛰어나, 미루어 짐작해야만 알 수 있는 정보.


“믿으셔도 됩니다.”


지부장은 그 이상으로 파천성을 추궁하지는 못 했다.


“생각해둔 방도는 있나?”


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었고, 습관적으로 하는 질문이었다. 지부장,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두 가지가 있습니다.”


두 가지나? 지부장이 파천성을 똑바로 바라봤다.


“먼저 우리가 선제공격을 감행하는 것입니다. 섬서무림의 힘이 하나가 되기 이전에 말입···.”

“그만. 나머지 방도는?”

“그들의 관심을 끌 만한 다른 일을 만드는 겁니다. 우리에게 충분히 집중하지 못 하도록.”

“그거 좋군.”


첫 번째 방법보다는 훨씬 좋았다. 그렇게 생각한 지부장이 손을 내저었다.


“나가보게. 생각을 좀 해야겠으니.”


축객령이었다.


파천성은 집무실에서 나왔다. 그의 뒤를 한사극이 뒤따랐다.


파천성이 자리를 떠나려는데, 한사극의 목소리가 그를 붙잡았다.


“이봐.”

“왜 불러.”

“흐흐흐.”


한사극은 여전히 까칠한 파천성의 모습을 보고 비웃었다. 자신과 기싸움을 하는 것이라 여긴 것이었다.


파천성은 다가오는 한사극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혹시 이놈이 정보를?’


한사극이 정보를 유출했을 경우도 배제할 수는 없었다. 흑혈방의 육방을 공격한 주체가 파천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또한 흑혈방을 공략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래서 흑혈방에게 넌지시 조심하라는 경고를 했다면.


그렇게 해도 말이 됐다.


다가온 한사극이 이죽이며 말했다. 눈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


“또 일을 망치려 드는구나.”

“일대주만 할까. 내가 집무실에 찾아가기 전에, 지부장에게 한소리를 듣고 있던 것 같은데. 일이 잘 안 풀리나 보지?”

“···으득.”


정곡을 찔린 한사극이 분노한 눈초리를 쏘아댔고, 파천성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있나?’


대련에서의 실수를 핑계로 한사극을 죽이면 낫지 않을까 싶었다. 머리를 쓰는 것은 파천성의 전문이 아니었다.


복잡한 생각 없이 한사극을 죽이면, 경우의 수가 한 가지 줄어드는 것이었다.


어차피 한사극은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놈이었다. 싸움이라도 벌어지면 당장에라도 도망을 놓을 놈이었으니까.


‘이놈은 천마신교에 있어 손해만 끼치는 놈이다.’


실로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천성을 결심을 굳히고는, 일부러 한사극을 더욱 도발했다.


“이제 딴 주머니는 적당히 좀 차시나?”

“···이 건방진 놈이.”

“항상 말뿐이로군.”

“뭐라고?”

“지금도 화를 그저 참고만 있을 뿐, 덤빌 용기는 없잖나.”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사극이 사납게 소리쳤다.


“버릇을 고쳐주마! 이 건방진 놈아!”


파천성은 한사극의 형체가 갑자기 커진 것으로 착각했다. 순식간에 코앞까지 쇄도해온 것이다.


‘기회다!’


한사극이 먼저 손을 썼다. 이것으로 그의 목숨을 취한다 해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은 없었다. 완벽한 기회였다.


파천성은 천마신공을 끌어올렸다. 공방이 여러 번 오가면 다른 이들이 개입할 것이다. 속전속결. 빠르게 결착을 내어야 한다.


휘이익.


한사극의 검이 수십 개로 변해서 날아왔다. 무엇이 진초고, 허초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파천성의 눈이 바쁘게 움직였지만, 한사극의 검형을 파악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는 수 없이 파천성은, 내공을 터트리며 검막을 쳤다. 그렇게 되면 선과 면의 싸움이었다. 내공 소모의 차이가 대단할 것이었다.


하지만 선수를 빼앗긴 이상, 손해를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차앙! 챙!


검막을 두드리는 소리가 시끄럽게 퍼져나갔다. 파천성은 조바심을 참으며 때를 기다렸다.


화려하게 움직이는 한사극의 검형이 눈에 조금 익기 시작했다.


파천성은 발목에 힘을 주고, 앞으로 뛰쳐나갈 준비를 했다.


내력은 하체에 집중되어 파천성의 근육을 한껏 부풀어 오르게 만들었다.


마침내 근육이 터질 것처럼 팽창했을 때. 파천성은 발을 떼었다.


콰광.


밀어내는 하체의 힘에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바닥이 쩌저적, 하고 금이 갔다.


검막을 거둬들임과 동시에, 파천성은 마치 화살처럼 쏘아졌고, 그의 검은 정확히 한사극의 목을 노리고 있었다.


한사극의 안구가 크게 뜨였다. 최후를 감지했는지 경악으로 가득한 눈이었다.


“아, 아···.”


채앵.


가벼운 쇳소리가 들려오고.


파천성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의 검을 막은 것은 지부장이었다.


“위험했군.”

“···예, 감사합니다. 배운 검법의 살기가 너무 짙은지라.”


한사극의 목을 노린 것을, 파천성은 그렇게 변명했다.


지부장은 그런 파천성을 물끄러미 보더니,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젠장. 시간을 너무 끌었어.’


파천성이 입술을 깨물었다. 한사극을 보니, 겁에 질린 눈으로 애써 시선을 피했다.


“···언제고 기회가 있을 것이다.”

“···!”


경고하는 파천성의 말에 한사극이 몸을 잘게 떨었다.


작가의말

늦엇네용..앞으로는쫌더일찍올려볼수잇도록노력해볼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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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3화. 일문소. +1 20.04.11 1,086 21 14쪽
33 32화. 서화영. +4 20.04.09 1,256 24 14쪽
32 31화. 비무, 환검. +2 20.04.08 1,318 28 13쪽
31 30화. 수난의 연속. +3 20.04.07 1,494 29 12쪽
30 29화. 도박장. +2 20.04.06 1,526 28 12쪽
29 28화. 청무문주. +2 20.04.05 1,650 31 11쪽
28 27화. 노인과 제자. +3 20.04.04 1,695 31 12쪽
27 26화. 만상무극불사공. +2 20.04.03 1,779 29 12쪽
» 25화. 흑혈수 장굉. +2 20.04.02 1,673 35 12쪽
25 24화. 천마신교의 손님. +2 20.04.01 1,699 34 12쪽
24 23화. 취장호. +2 20.03.31 1,753 28 12쪽
23 22화. 주예설. +2 20.03.30 1,831 33 13쪽
22 21화. 귀천대도. +2 20.03.29 2,036 32 12쪽
21 20화. 화월루. +2 20.03.28 1,988 33 13쪽
20 19화. 사 대주. +2 20.03.27 2,101 31 13쪽
19 18화. 섬서지부. +2 20.03.26 2,180 36 12쪽
18 17화. 적염혈기공. +1 20.03.25 2,232 35 13쪽
17 16화. 주인을 몰라보는 미친개. +1 20.03.24 2,252 31 13쪽
16 15화. 새로운 다짐. +2 20.03.23 2,241 39 13쪽
15 14화. 파천성이 잘하는 방식. +3 20.03.22 2,281 41 13쪽
14 13화. 내기를 제안하다. +2 20.03.21 2,246 39 14쪽
13 12화. 무영신투 서갈혁. +2 20.03.20 2,308 41 13쪽
12 11화. 날아드는 생사첩. +1 20.03.19 2,305 38 12쪽
11 10화. 명령에 불복하면 죽음뿐이다. +2 20.03.18 2,478 44 12쪽
10 9화. 흡성대법. +2 20.03.17 2,444 41 12쪽
9 8화. 삼관에 입관하다. +2 20.03.16 2,567 4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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