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 도로란 무엇인가
대한민국.
이 나라에 있는 자동차는 과연 몇 대나 될까.
자동차들로 인해 발생되는 수많은 문제 중 한 가지를 꼽자면 바로 주차가 아닐까.
모든 아파트가 너나 할 것 없이 주차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명한 카페를 가도 주차가 문제.
재미있는 워터파크나 놀이공원을 가도 주차가 문제.
유명하고 괜찮은 관광지를 가도 주차가 문제.
맛있는 밥집에 가도 주차가 문제.
퇴근 후 내 집에 도착했지만 자리가 없어서 아무데나 이중주차, 혹은 불법주차까지.
과연 어디 주차만 문제가 되던가?
차를 끌고 도로로 나오면 온갖 빌런들을 마주할 수 있다.
우회전 하다가 갑자기 직진해서 사고를 유발하는 놈.
고속도로 추월차선에서 정속으로 주행하는 놈.
운전 똑바로 하라고 경적 울렸다는 이유로 보복운전을 하는 놈.
골뱅이 주차장 출차하는 자리에 주차하는 놈.
난데없이 도로 역주행하는 놈.
무등록 오토바이 타면서 온갖 신호 위반을 하다가 결국 사고 내는 놈.
술 마시고 떡이 된 채 운전하다가 사람 죽이는 놈.
전동킥보드를 타고 위협운전을 하는 놈.
무단횡단 해 놓고서 적반하장으로 구는 놈.
참으로 다양한 놈들이 살아가는 장소. 이곳은 바로 도로다.
도로란 무엇인가. 그것은 마치 야생의 정글과 같다.
강한 자는 살아남고, 약한 자는 도태된다. 그것이 바로 도로의 법칙.
그러나 여기에서 말하는 강한자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남에게 위협운전을 가하고, 깜빡이 따윈 사치라며 냅다 차선변경하는 놈이 강한 놈인가?
그럼 누군가를 양보해주고 방어운전을 하며, 나 자신과 모두의 안전을 신경쓰는 놈은 덜떨어지고 약한 놈인가? 호구인가?
- 운전 똑바로 해 이 새끼야! 뭐 저딴 새끼가 운전대를 잡았지? 면허 반납해!
이 어지러운 도로 한복판에 누군가 나타났다.
질서와 정의가 사라진 도로를 깔끔하게 정리하러 온, 망한 디케교의 사제였다.
-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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