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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힘법사의 서재입니다

빌어먹을 세상의 구원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올힘법사
작품등록일 :
2021.02.02 18:25
최근연재일 :
2021.07.01 18:30
연재수 :
1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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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37
추천수 :
249
글자수 :
937,572

작성
21.06.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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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51. 마지막 인사 (1)

DUMMY

(채널 - 메모리아)



헐레벌떡—


"ㅈ, 진박사님!"

"무슨 일이길래 이리 호들갑이냐 황대근! 정찰은 어떻게 됐나? 김박사와 김진수를 발견했나?"

"아뇨...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곳 메모리아에 남아있는 생명체라고는 저 놈들 뿐입니다."


쯧—


"네가 제대로 살피지 못한 거겠지!"

"진박사님......!"

"쯧쯧, 멍청하고 쓸데없는 베타 자식! 이래서 베타에게는 권력을 주어선 안 된다니까! 제대로 하는 게 없잖아!"

"진박사님. 여길 빠져나가야 합니다. 기운이 좋지 않습니다!"


물끄럼—


"기운이 좋지 않다고?"

"네. 제 본능이 이곳을 벗어나라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여긴 위험합니다."


저벅저벅— 턱-


"크욱!"

"이봐 황대근 부대장. 본능을 따르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쿠욱!"

"누구보다 이성을 찾아야 할 우리가, 겨우 원시적인 것에 불과한 본능에 귀를 기울여서야 쓰겠나?"

"쿠욱!"

"보이나? 내 힘이?"


스르르르륵—


"이 힘이 보이느냔 말이다."

"ㅂ, 보입니다 진박사님!"

"죽은 총통도 호문쿨루스도 없애지 못한 이 채널을, 바로 이 진박사만이 없앨 수 있다~ 이말이다!"

"......"

"나는 강해졌다. 그 누구보다도!"






(2231년, 더 월드 - 채널 연구소 A동 근처 - 도로)



"뭔가 이상해... 아까 채널을 빠져나올 때 분명 이상한 걸 본 것 같은데..."

"뭘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김박사님?"


휙—


"아... 김진수. 내 애증의 아들아."

"너무 그러지 마십쇼. 저도 후회하고 있으니까."

"아까 채널을 빠져나올 때, 이상한 걸 보지 못했니?"


갸웃—


"이상한 거라뇨?"

"그건 기존 채널 속에 있는 힘이 아니었다.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내 채널 속으로 들여온 불법적인 힘이었어. 금지된 힘이었다고."

"......누가 들어온 걸까요?"

"......어쩌면."


지이잉— 지잉—


"헉! 김박사님! 데스트로이드들입니다!"

"데스트로이드? 그녀석들이 채널 연구소에는 왜 있지?"

"그건 모르겠는데... 채널 연구소에 들어가고 싶어도 함부로 들어갈 수가 없을 것 같네요. 저 녀석들이 지키고 있는 한은 말이죠..."


쯧쯧—


"네 녀석은 사상경찰의 총사령관이 아니더냐?"

"그렇기는 한데..."

"그럼 싸워라! 비겁하게 숨어있지 말고!"

"하, 하지만..."

"두려우냐? 무서우냐?"

"......"

"우린 우리 앞에 있는 이 고난의 잔을 피할 수 없다. 당장이라도 이 잔을 치워달라고 애원하고 싶겠지만, 그 누구도 그 애원을 들어주지 않는다."

"......"

"그런 꽉 막힌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한 가지다. 맞서 싸우는 것, 직진하는 것, 한번 부딪혀 보는 것!"


꿀꺽—


"그럼 함께 이 잔을 마셔주십시오."

"......"

"저는 겁이 많은 놈입니다. 사실 무서워하는 것도 많고, 두려워 하는 것도 많지만 어린 나이에 총사령관이 된 이후로는 저의 본모습을 드러내서는 안 되었습니다."

"......"

"저의 이 성향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제 목에 또다시 적의 칼이 들어온다면 저는 적에게 무릎을 꿇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런 놈입니다. 그런 비겁한 놈입니다."


쯧쯧—


"원래 인간은 다 비겁한 존재다, 이 녀석아! 다들 자기 앞길 살피느라고 주위를 둘러보지 않는 것, 그것이 인간이야! 그걸 가지고 그 누구도 뭐라고 할 수는 없어!"

"......"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는 이런 놈이라고 쓰잘대기 없는 신세한탄이나 하고 있으란 소리는 아니다! 필요할 때는, 해야 할 때는 나 자신도 놀라울 정도로 엄청난 용기를 내야 할 때가 있는 법이야!"


꿀꺽—


"그... 그럼... 잔은....?"

"마신다, 마셔! 이 모자란 아들 놈아!"

"그, 그럼!"

"데스트로이드들을 부수러 가보자!"






(2231년, 더 월드 - 채널 연구소 A동 4층)



처음 보는 기계들이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은, 진짜 기계들이다.

기계들을 지휘하는 호문쿨루스는 그 기계들을 '데스트로이드'라고 불렀다.

데스트로이드들은 집요할 정도로 나와 찼수를 공격했다.

그것들은 임정연과 김지호에게는 조금의 관심도 두지 않았다.

임정연과 김지호는 그들에게 있어 그저 길에 지나다니는 작은 개미에 불과할 뿐이었다.


콰과과광—


{찼수는 생포만 해야 한다! 생채기를 남기지 마라! 아무런 해도 입히지 마라!}


데스트로이드들의 뒤에 서 있던 호문쿨루스가 소리쳤다.


{이민준은 죽여도 좋다! 이민준은 마음대로 죽여라! 이민준을 제일 먼저 죽이는 놈에게는 상을 줄 것이다!}


데스트로이드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보았다.

그들의 눈빛에선, 한 생명을 죽이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저, 데스트로이드7이 호문쿨루스 각하께 영광을 돌려드리겠습니다! 이민준의 목을 각하께 바치겠습니다!}


카앙—


대장처럼 보이는 데스트로이드7이 강철 같은 녀석의 팔로 내 목을 겨냥했다.

다행히 목은 무사했지만, 슬프게도 내 팔은 무사하지 못했다.

바보같이 팔로 강철을 막으려 하다니.


"으으윽!"

{목표물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목표물의 전투력은 40퍼센트 하락했습니다. 저, 데스트로이드7의 승률이 올라갑니다.}

"기계 새끼가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야!"


카아앙—


이 난리 통에도 여전히 잠을 자고 있는 찼수를 등에 업은 임정연이 가디언즈의 검으로 데스트로이드7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아무래도 찼수의 몸 속에 주입한 수면 유도 약물이 제법 강했던 것 같다.


{방해꾼을 발견했습니다. 방해꾼은 제거하도록 하겠습니다.}


퍼어억—


임정연의 검은 데스트로이드7의 강철 같은 몸을 뚫지 못했다. 데스트로이드7은 뒤를 공격 당해 기분이 나빴는지, 임정연과 찼수를 묵직한 강철 발로 뻥 차버렸다.


{오, 이런! 방해꾼이 목표물을 업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찼수는 내가 담당하도록 하겠다!}


안돼. 호문쿨루스가 찼수를 빼앗았다.


{이 녀석은.... 뭐, 이젠 필요 없지.}


퍼억— 데굴데굴—


데스트로이드7의 공격에 정신을 잃은 임정연은 난장판이 된 채널 연구소 4층의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호문쿨루스는 그런 임정연을 귀찮다는 듯 발로 뻥 차버렸고, 임정연은 녹이 슬어버린 벽에 얼굴을 부딪히고 말았다.


{데스트로이드 전군 동작 중지!}


척— 척— 척—


호문쿨루스가 소리치자 데스트로이드들의 움직임이 일제히 멈추었다.

김지호와 힘 겨루기를 하던 덩치 큰 데스트로이드도 움직임을 멈췄다.


{목표물을 잡았다. 데스트로이드7! 이민준과 김지호의 현재 전투력은 몇 퍼센트지?}

{이민준은 50퍼센트이고 김지호는 30퍼센트입니다. 저 둘의 전투력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습니다.}

{자체 회복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채널 - 메모리아)



"하여간 황대근 저 새끼 저거.... 쯧쯧. 저렇게 겁이 많아서야 되겠나?"

"제발요 진박사님..... 전 못합니다! 제발 여기서 나가게 해주세요!"

"안 된다고 했잖아! 내가 널 알파계급으로 바꿔준다고 했잖냐? 알파가 되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고!"


도리도리—


"전 그런 거 다 필요 없습니다! 죽게 생겼는데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입니까?!"

"안 죽는다고 했잖아!"

"제발요! 여긴 위험해요!"


철컥—


"마키나를 죽여라 황대근."

"ㅇ,예......?"

"마키나를 죽여라. 이건 명령이다."

"......"

"당장!"


덜덜덜—


"어.... 어떻게......."

"당장 쏴! 머리를 맞추면 된다!"

"누굴 죽이려는 거야?!"


휙—


"뭐야, 정지희 아냐? 그 옆에는 백귀가 되신 조준 아니신가?"

"진박사. 마키나를 죽이고 싶다면 먼저 나를 상대해야 할 거야."

"아니, 나부터 상대해."


저벅저벅—


"내가 첫번째야."

"......비형랑? 아까 황대근이 아무도 없다고 했는데?"

"내가 진박사, 너의 첫 상대가 될 것이야."

"황대근!"


화들짝—


"ㅇ, 예! 진박사님!"

"조금 전에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지 않았나?"

"정말 아무도 없었습니다!"

"김박사와 김진수를 발견했는데 나에게 말 하지 않은 게 아니고?!"

"아~ 거! 진짜 못 봤다잖아! 너무 쪼지 말라고!"


휙—


"비형랑, 이건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황대근은 정말로 김박사랑 김진수를 못 봤어. 왜냐하면 내가 그 두명을 이미 안전한 곳으로 옮겨 뒀거든. 살 사람은 살아야 하잖어?"


빠직—


"김박사랑.... 김진수를.... 안전한 곳으로 보냈다고.......?"

"그래~ 아유, 보내느라 아주 힘들더구만~"

"이...... 기생오래비 같은 새끼가......."

"힘들기는 한데~ 힘 한번만 더 써야 할 것 같어~!"


휘릭—


"정지희랑 조준! 너희도 어여 가 봐라!"

"예? 그게 무스......."

".........."


스르르륵—


"더 월드도 곧 파괴되겠지만~ 채널 속에 있는 것보다는 훨씬 안전하겠지! 나머지는 이민준이 알아서 할 테니까!"

"비.....형....랑.......!"

"어이쿠! 진박사님이 화가 많이 나셨나보네~"


우다다다— 털썩—


"비형랑님! 비형랑님! 저도 보내주십시오!"

"잉? 넌 뭐냐?"

"가디언즈 부대장 황대근이라고 합니다! 절 좀 보내주십시오! 제발 절 살려주십시오! 여기서 내보내 주십시오!!!"


갸웃—


"황대근? 어디서 들어봤는데....?"

"제발! 절 살려주세요! 여긴 무섭습니다!!"


아—


"한박사랑 같이 가디언즈 비밀 본부에서 열추적탄을 보낸 게 너였구나?"

"......예?"

"그 열추적탄을 없애버리느라... 깨비가 엄청난 수고를 했었거든."

"......"


슥—


"이 구슬 말이야, 깨비가 내게 남겨준 유일한 유품이야."

"저, 저는.... 아무것도.... 그저 하라는 대로만 했을 뿐인데......."

"어쨌든 한 건 맞잖아? 그렇지?"


덜덜덜—


"비형랑! 네가 지금 들고 있는 구슬이 도깨비불 녀석의 구슬이더냐?"

"......"

"그걸 내게 넘겨라 비형랑. 그럼 목숨 만은 살려주겠다."

"......진박사."

"데우스와 마키나를 죽이되, 넌 살려주겠다. 구슬을 내놓아라."






(2231년, 더 월드 - 채널 연구소 A동 4층)



툭툭—


{이 녀석, 정신을 잃은 건가? 아니면 죽은 건가? 죽지는 않았을 텐데? 아직 생명력이 느껴져.}


데스트로이드7이 강철로 만들어진 발로 내 머리를 툭툭 치고 있다.

움직이고 싶은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당장이라도 일어나 데스트로이드7의 머리를 부숴버리고 싶은데,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는다.

김지호도, 임정연도 모두 바닥에 기력없이 나동그라져 있었다.

우리 세 명 모두 죽은 듯 쓰러져 있었다.


{각하, 찼수를 어떻게 할 계획이십니까?}


데스트로이드7이 찼수를 안고 있는 호문쿨루스에게 다가갔다.

찼수는 여전히 평화로운 얼굴로 잠에 빠져있었다.

이 절망스러운 상황과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죽여야지. 이민준의 데이터만 남아있을 테니까.}

{각하의 데이터는 이제 완전히 사라진 겁니까?}

{그렇다.}

{그럼 제가 죽이겠습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그건 안 된다!}

{......}

{찼수를 죽이는 건 내가 할 것이다.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다.}


호문쿨루스가 찼수를 피가 낭자한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 차가운 바닥에 느낌에 찼수는 기분이 나쁜지 얼굴을 찡그렸다.


"이잉....!"

{녀석의 목을 자르고, 팔을 자르고, 다리를 자를 것이다. 고통이 잘 느껴지도록 천천히, 아주 천천히 죽일 것이다.}


안 된다 호문쿨루스! 찼수를 죽이면 안 된다!


{그럼 이ㅈ........}

"잠깐! 아직 안 끝났어!"


김진수? 김박사? 여긴 어떻게? 채널 속에 있었을 텐데?

설마 비형랑이 보낸 건가?


{김박사....?}

"호문쿨루스, 내 아들의 몸 속에 있던 너의 정보를 완전히 파악했다!"

{뭐야?!}

"내 아들을 미리 죽이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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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152. 마지막 인사 (2) 21.06.28 27 1 13쪽
» 151. 마지막 인사 (1) 21.06.27 27 1 12쪽
151 150. 새끼 고양이 (4) 21.06.26 23 1 11쪽
150 149. 새끼 고양이 (3) 21.06.25 21 1 13쪽
149 148. 새끼 고양이 (2) 21.06.24 24 1 12쪽
148 147. 새끼 고양이 (1) 21.06.23 23 1 13쪽
147 146. 메멘토 모리 (4) 21.06.22 28 1 12쪽
146 145. 메멘토 모리 (3) 21.06.21 22 1 12쪽
145 144. 메멘토 모리 (2) 21.06.20 23 1 13쪽
144 143. 메멘토 모리 (1) 21.06.19 25 1 12쪽
143 142. 메모리아 (3) 21.06.18 23 1 12쪽
142 141. 메모리아 (2) 21.06.17 23 1 12쪽
141 140. 메모리아 (1) 21.06.16 26 1 13쪽
140 139. 김박사의 아들들 (3) 21.06.15 27 1 13쪽
139 138. 김박사의 아들들 (2) 21.06.14 25 1 13쪽
138 137. 김박사의 아들들 (1) 21.06.13 29 1 13쪽
137 136.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3) 21.06.12 26 1 12쪽
136 135.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2) 21.06.11 24 1 13쪽
135 134.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1) 21.06.10 2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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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132. 시스템 관리자 (2) 21.06.08 2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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