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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힘법사의 서재입니다

빌어먹을 세상의 구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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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올힘법사
작품등록일 :
2021.02.02 18:25
최근연재일 :
2021.07.01 18:3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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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37,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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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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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34.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1)

DUMMY

(2230년, 더 월드 - 사상경찰본부 - 총사령관실)



아악—


"가만히 계십시오, 총사령관님."


슥—

아아악—


"아파, 아프다고요!"

"참으십시오."

"한박사님! 당신이 한번 내 입장이 되어본다면, 참으란 소리를 입 밖으로 내뱉고 싶지는 않을 겁니다!"


흠—


"총사령관님도 정말 대단하시군요."


슥—


"으윽...! 뭐가 대단합니까?"

"저와 진박사님이 보낸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개발한 모든 바이러스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바이러스였습니다."


아—


"그래요, 정말 아프더군요. 그 바이러스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있으시니, 제가 놀라지 않을 수가 없군요."


흥—


"제가 괜히 총사령관이 된 줄 아십니까? 중간에 끼인 베타 계급이 사상경찰의 총사령관이 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끄덕—


"물론입니다, 총사령관님. 그 부분은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날 존경하면 이제 좀 이 방에서 나가면 안 됩니까? 전 지금 혼자 있고 싶은데요."

"아직은 안 됩니다."

"아니, 왜요?!"


절레절레—


"총사령관님은 성격이 너무 급한 것이 흠입니다."

"......"

"아직 총사령관님의 몸 속에 바이러스가 살아있습니다. 살아있는 자의 몸 속에 바이러스가 들어가면, 그 바이러스는 그때부터 약 24시간 정도 생존 가능 합니다."


갸웃—


"하지만 내 몸은 의체입니다. 내 눈도 의안이고요. 그깟 바이러스 따위,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게 문제입니다."

"......?"

"일반적인 감기 바이러스나 독감 바이러스와는 다르게, 총사령관님의 체내에 있는 바이러스는 컴퓨터 바이러스입니다."


갸웃—


"컴퓨터 바이러스?"

"감기나 독감 바이러스 따위야 뭐, 당연히 별 것 아닙니다만. 컴퓨터 바이러스라면 얘기가 좀 달라지지요."


꿀꺽—


"어, 어떻게 되길래 그러는 겁니까?"






(2230년, 더 월드 - 여유 장관실)



{치트가 죽었다고?}

"예, 장관님."


흐음—


{그거 잘됐군. 찼수는 별로 위험이 되지 않을 거다. 아직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니까.}

"하지만 미리 싹을 잘라버리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아니, 그럴 필요 없다. 청소년기도 지나지 않은 어린 녀석에게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어.}

"하지만......"


절레절레—


{이제 그만해라, 진박사. 찼수는 우리를 위협할 만한 존재가 아냐. 지금까지 찼수를 관찰하고도 모르겠나?}

"......알겠습니다, 장관님."

{이제 남은 건 데우스와 마키나인데..... 김진수 이 바보같은 녀석이 일을 그르쳤군.}

"비단 김진수의 잘못 만은 아닙니다."


휙—


{뭐?}

"치트는 일종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

"치트가 가진 특이한 능력으로 봐서는, 치트는 이민준이 만들어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아마 자연 발생한 이상 프로그램일 것이라 추측됩니다."


끄덕—


{그래, 그건 자네 말이 맞아. 치트는 이상 프로그램이 분명해.}

"그래서 찼수를 죽여야 한다는 겁니다!"


끄응—


{그놈의 찼수, 찼수! 지금 찼수가 문제인가? 데우스와 마키나가 더 큰 문제야!}

"장관님!"

{찼수는 지금까지 한 게 아무것도 없어! 그 녀석이 무슨 능력을 보여준 적이 있나? 그것도 아니라면 싸움 실력이 뛰어난가? 아무것도 아니지 않나? 그런 불량 메카닉족 따위, 신경쓰지 말라고 내가 몇 번을 말했나!!!!}


꿀꺽—


"......"

{지금은 데우스와 마키나를 신경써야 한다.}

"...그럼 흥륜사에 있는 세 명은 어떻게 할까요?"

{......}

"비형랑과 이하응, 그리고 조준이 그곳에 있다고 합니다."

{......}

"그 세 명은 물론 딱히 중요한 인물들은 아닙니다만, 혹시 모르니 병력을 보내는 것이 어떤지......?"


끄덕—


{그렇게 해라. 그 세 명은 이미 우릴 방해했던 전적이 있으니까......}






(채널 - 센트럴 - 경계 초소)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메트로폴리스를 빠져나오면서, 데우스와 마키나 그리고 스노우로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 가지 듣게 되었다.

스노우의 말에 의하면, 김박사는 아주 오래 전에 엑소더스와 은밀하게 접촉한 적이 있다고 한다.

내가 5번이나 환생 하기도 전의 일이었다.


"바로 그때, 나는 김박사의 두뇌가 얼마나 천재적인지 알게 된 거야. 정말 대단했지. 예술이라는 게 그림이나 음악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니까? 김박사의 두뇌는 예술 그 자체였어."


스노우는 경이로운 표정을 지으며 과거를 회상하기 시작했다.


"김박사가 내게 이런 말을 했었어요."


내 뒤에서 열심히 걷던 마키나가 말했다.


"진짜 세상이 무엇인지, 자기가 사는 이 세상이 얼마나 많은 거짓으로 뒤덮인 세상인지에 관해서 말이죠."


김박사 혼자서 그런 걸 알아냈다는 말인가.


"김박사는 자기가 사는 더 월드가 가짜 세계라는 걸 안 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렸다고 해요."


그럴 만도 하다. 내가 김박사였어도 제 정신으로 살아갈 자신이 없을 것이다.


"그러다 결국, 김박사는 그 우울한 사실을 혼자서만 알기로 결정했어요. 그 사실에 관한 모든 자료는 김박사의 개인 하드 디스크에 저장해 뒀죠."


개인 하드 디스크?


"마키나, 더 월드와 당은 개인적인 것을 증오하는 놈들이야. 개인 하드 디스크 같은 게 있을 리가 없잖아."


나의 물음에 마키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있어요. 물론 오빠 말대로 당에서 개인 전용 하드 디스크를 준 건 아니에요. 그 하드 디스크는 김박사 스스로가 만든 거예요."


와우, 정말 대단하군.


"제 생각에는, 더 월드의 박사들 중 누군가가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를 훔쳐본 게 틀림 없어요."

"그게 누굴까?"

"그건 저도 몰라요 스노우. 확실한 건,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안에는 채널의 전체 코드가 들어있다는 거죠."


뭐?


"그걸 마키나 네가 어떻게 알아?"

"김박사가 무심결에 했던 말이 있거든요."






(약 NN년전, 채널 - 템플)



'아마, 난 이제 이곳에 못 올 거다."


갸웃—


'그게 무슨 말이에요, 김박사님?'

'지금까지 너무 많은 개인 행동을 했어. 내가 아무리 더 월드 최고의 수석 박사라지만, 더 이상의 개인 행동은 안 돼.'


에잉—


'그럼 난 누구랑 수다를 떨라고요?'

'네 오빠가 있지 않느냐, 마키나.'

'그거랑 그거랑은 다르죠! 혈육이랑 통하는 얘기가 있고, 남하고 통하는 얘기가 있는 법이라고요!"


후우—


'마키나, 내가 무서운 걸 알아낸 것 같다.'

'무서운 거?'

'채널의 전체 코드를 알아냈어. 총통의 생체 암호 코드도 함께.'


헉—


'그, 그럼..... 채널의 전체 코드를 알아냈으니까 우릴 죽일 건가요? 채널을 파괴해 버릴 거예요?'

'하하하'


절레절레—


'내가 그럴 것 같으냐?'

'물론 그렇게 생각은 안 하지만... 그래도 김박사님은 알파 계급이고, 또 부와 명예를 누리고 계시잖아요.'

'...부와 명예?'

'원래 인간들은 자기가 편안하고 안정되었다~ 싶으면 꼼짝 안 하려고 하거든요. 바꾸어야 하는 것도 바꾸지 않으려 하고, 고쳐야 하는 것도 고치지 않으려고 하죠.'


하하하—


'재밌구나, 마키나.'

'죽일 거면 최대한 고통 없이 죽여줘요.'


쯧쯧—


'너는 나랑 수도 없이 많은 얘기를 나눠 놓고서는, 내가 누군지 아직도 모르는 거냐?'

'원래 사람은 믿는 거 아니라고 그랬어요!'

'하하, 대체 누가?'

'저희 오빠가요!'


하하하—


'동생 교육 한 번 잘 시키는구먼!'

'이 세상에 믿을 건 오직 나 자신이라고 했어요. 가족도 100퍼센트 믿어서는 안 되는 거래요.'


끄덕—


'맞는 말이다, 마키나. 이 세상에 믿을 건 없지...... 진정한 내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인간들이, 사실은 인공적으로 기억이 주입 된 기계 인간일 수도 있는 거니까......'

'음? 방금 뭐라고 했어요?'


허허—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튼! 가지 마요!'

'당분간은 못 올 것 같구나.'

'왜요!'

'내가 말 했지 않니? 하지만 우린 다시 만나게 될 거다.'


갸웃—


'언제 다시 만나는데요?'

'마키나, 넌 네가 누군지 아니?'


갸웃—?


'글쎄요..... 전 마키나죠.'

'너의 능력이 무엇인지 아니?'

'오빠를 치료해줄 수 있어요! 그 어떤 부상도 말끔하게!'

'아니, 그것 말고. 진정한 너의 능력 말이다.'


아—


'채널 시스템의 관리자라는 거요?'

'그래.'

'알긴 아는데, 뭘 어쩌라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괜찮다. 언젠 가는 알게 될 테니까. 지금 당장 알 필요는 없어.'


벌떡—


'이젠 가야겠구나.'

'이잉......'

'다음번에 만날 때는, 내가 너를 마치 처음 보는 사람보다도 못하게 대할 거다.'

'......'

'하지만 난 너와 데우스, 그리고 다른 엑소더스들을 잊지 않을 거다. 끝까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너희를 도와주겠다.'

'......'

'그 때가 되면, 그 때가 오면. 우린 다시 만나게 될 거다.'






(채널 - 센트럴 - 경계 초소)



김박사와 함께 지냈던 과거를 들려주면서 마키나는 이렇게 말했다.


"당에서 다시 바이러스를 보낼 수도 있어요. 나랑 데우스를 죽이려고 말이죠."


마키나 말대로 저들은 분명 바이러스를 다시 보낼 것이다.

바이러스가 아니라도, 죽일 수 있는 것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보낼 것이다.


"당에서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내 우릴 위협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선수를 쳐야 합니다!"


고양이로 변한 찼수를 등에 업느라 뒤처진 김지호가 소리쳤다.

찼수는 피곤하고 지쳤는지 김지호의 넓은 등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를 파괴해야 합니다. 그걸 파괴해야, 당에서 채널에 관한 정보를 얻지 못하게 막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하드 디스크가 어디 있는지 알고 그걸 파괴해?"


스노우가 잠꼬대를 하다 바닥으로 떨어질 뻔했던 찼수를 붙잡아주며 말했다.


"더 월드에 함부로 갈 수는 없어. 우린 또 붙잡히고 말거야."

"아니, 방법이 있다."


데우스가 말했다.


"모든 문제에는, 언제나 방법이 존재하지."


저벅저벅—


데우스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내게 다가왔다.


"참 재미있는 건, 가장 가까이에 있는 해결책을 우리는 언제나 발견하지 못한다는 거야. 해답은 언제나 우리 주위에 있는 데 말이야."


해답이 우리 주위에 있다고?


"이민준, 네가 해답이다."






(채널 지하 1층 - 흥륜사)



화르르르륵—


{비형랑님! 비형랑님!}

"......"

{비형랑님!}

"쿨......."

{이 게을러 터진 정신나간 새끼야! 그만 쳐 자고 퍼뜩 안 일어 나냐?! 해가 중천에 떴는데 아직도 잠을 처자고 있냐? 침대에서 당장 안 튀어나와?!}


헉—

벌떡—


"깨, 깨비야...?"

{이제야 일어났군요!}

"방금 대체 뭐였지......?"

{그만 좀 쳐 자...... 아니, 그만 좀 주무시고 제발 좀 일어나세요. 이민준님으로부터 전갈이 왔어요!}

"전갈?"

{이걸 보세요! 전갈과 함께 친구를 데려왔어요!}


화르륵—


"이건 또 뭐야?"

{안녕하십니까, 흑도 비형랑님. 전 고블린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예의 차릴 것 없어! 지위만 흑도지, 하는 짓은 무슨 도적같ㅇ......}


큼큼—


{지금부터 이민준님의 말씀을 전달하겠습니다.}

"뭐, 맘대로 해."

{이민준님께서는 비형랑님께서 더 월드에 가기를 원하십니다.}


흠칫—


"뭐? 더월드? 그 그지 같은 소굴로 나더러 가라는 거야, 지금?!"

{중요한 임무라고 합니다.}

"으아! 무슨 중요한 임문데?!"

{데우스와 마키나의 목숨이 달려있다고 합니다.}


움찔—


"......"

{이민준님께서는 비형랑님께서 이미 모든 사실을 알고 계실 것이라 믿고 계십니다.}

"......"

{데우스님이 어떤 분이신지, 마키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말입니다.}

"......"

{지금 당장 더 월드로 가서,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를 파괴하라는 임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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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145. 메멘토 모리 (3) 21.06.21 22 1 12쪽
145 144. 메멘토 모리 (2) 21.06.20 22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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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142. 메모리아 (3) 21.06.18 23 1 12쪽
142 141. 메모리아 (2) 21.06.17 2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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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138. 김박사의 아들들 (2) 21.06.14 25 1 13쪽
138 137. 김박사의 아들들 (1) 21.06.13 29 1 13쪽
137 136.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3) 21.06.12 26 1 12쪽
136 135.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2) 21.06.11 24 1 13쪽
» 134.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1) 21.06.10 26 1 12쪽
134 133. 시스템 관리자 (3) 21.06.09 21 1 13쪽
133 132. 시스템 관리자 (2) 21.06.08 2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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