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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힘법사의 서재입니다

빌어먹을 세상의 구원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올힘법사
작품등록일 :
2021.02.02 18:25
최근연재일 :
2021.07.01 18:30
연재수 :
1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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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41
추천수 :
249
글자수 :
937,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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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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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50. 새끼 고양이 (4)

DUMMY

(채널 - 메모리아 - 이름 없는 건물 - 4층)



"정말 짜증 난다니까, 너희 남매!"

"크윽....!"


콰악—


"널 죽여버려도, 내가 널 피떡이 될 때까지 뒤지게 패도! 넌 되살아나지. 바로 네 잘난 여동생 덕분에!"

"커헉!"

"그러니까...... 네가 짜증 난다는 것이야, 데우스. 전원 버튼인 널 죽이면 채널이 모두 파괴되어야 정상인데, 그놈의 마키나 때문에 네가 다시 되살아나다니...... 네가 무슨 신의 아들이라도 되는 것이냐?"






(2231년, 더 월드 - 채널 연구소 A동 4층 수술실)



메카닉 군대가 오고 있다고?


"그들이 어디쯤 왔지 비형랑?"


내 물음에 비형랑은 바닥에 귀를 댄 채 말했다.


"아직 여유는 있어. 문제는 그들의 수가 어느 정도인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거야."

"대충이라도 말해봐! 어느 정도인지!"


잠에 빠져 도무지 깰 생각을 하지 않는 찼수를 등에 업은 임정연이 소리쳤다.

단잠을 자는지 찼수는 입을 헤 벌린 채 임정연의 등에 침을 흘리고 있었다.


스르르륵—


{이민준님! 급한 전갈입니다!}


고블린? 갑자기?


{데우스님께서 마키나님에게 전달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마키나님께서는 저에게 데우스님의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마키나님께서 절 이곳으로 보내셨습니다!}

"무슨 일인데 그래요?"


연구실 복도 창문에 붙어 밖을 감시하던 김지호가 소리쳤다.


{찼수가 채널의 백신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2231년, 더 월드 - 채널 연구소 A동 근처 - 도로)



두국두국두국—


{호문쿨루스 각하, 새끼 고양이 하나 잡는데 이렇게 많은 군대를 끌고 가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겁니까?}


두국두국두국—


{각하, 각하께서 친히 그들을 잡으러 가실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급하다 해도......}

{데스트로이드(destroid)7, 찼수는 내가 맡는다.}


지이잉—


{찼수는 제거 대상이 아닙니까?}

{찼수의 비밀을 하나 알아냈다네.}


지잉—


{비밀이라면...?}

{찼수는 백신 프로그램이었어. 치트가 백신 프로그램이었듯이 말일세.}

{치트가 백신 프로그램이라고요? 하지만 치트는 채널 속에서.....}


끄덕—


{맞아, 채널은 치트를 마치 바이러스처럼 인식했지.}

{......}

{그러나 치트는 백신이 맞아. 맨 처음, 당이 채널 속에 강제 진입하기 전에는 분명 백신프로그램이었을 테지. 하지만 당이 채널 속에 들어오게 되면서 채널은 오염된 것이야. 그래서 채널은 백신인 치트를 바이러스로 인식한 게지.}


갸웃—


{그럼 찼수가 호문쿨루스님의 힘을 얻어도 반응이 없는 것도 설마...}

{그래. 찼수가 백신이기 때문이야. 지금쯤이면 녀석의 몸 속에는 내 힘이 남아있지 않을 게다. 순수한 녀석의 힘만이 남아있겠지.}






(2231년, 더 월드 - 채널 연구소 A동 4층 수술실)



찼수의 몸 속에 호문쿨루스의 힘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면, 찼수가 위험해 진다.

호문쿨루스는 이제 거리낌 없이, 아무런 불안감 없이 찼수를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그리고 마키나님께서는 한 가지 더 제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고블린은 말을 마치더니 비형랑을 쳐다보았다.


{흑도 비형랑님이 메모리아에 와주셨으면 한다고 합니다.}


비형랑을? 무슨 일이지?


{비형랑님의 도움이 없다면, 그 누구도 그곳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합니다.}

"......누가 한 말이냐?"


비형랑이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마키나님이시죠.}

"......"

{진짜 인간이 아닌 우리가 이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진짜 인간?"

{진짜 세계가 아닌, 고통만 가득한 이 가짜 세계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하셨습니다.}

"흥, 자유롭고 싶다는 건가?"


고블린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메모리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고?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금 당장 가도록 하지."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블린이 이동할 준비를 하자, 비형랑은 내게 다가왔다.


"그 동안 너랑 꽤 많은 시간을 보낸 것 같군."


뭐야, 영원히 떠날 사람처럼 굴잖아.


"예전에 내가 너에게 했던 말이 하나 있지. 이 세상에 평화가 사라졌을 때, 그땐 중립을 버리고 너와 함께 하겠다고."

"......"

"난 그 약속을 지켰어."

"......"

"그리고, 이제 난 너와 한 약속의 끝을 맺으러 가야 할 것 같다."


약속의 끝?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왜 영영 못 만날 것처럼 굴어?"

"내 역사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러 가는 거다. 별 것 아니야. 언제나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지.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이야. 그건 당연한 자연의 섭리다."

"찼수는? 찼수를 지켜야 하잖아!"


턱—


비형랑은 고개를 젓더니 왼손을 내 어깨 위에 턱 하고 올려놓았다.


"너만이 찼수에게 진짜 인생을 돌려줄 수 있어."

"......"

"하지만 난, 녀석에게 돌려줄 수 없어."

"......"

"이것 하나만 기억해라. 찼수는 채널 속 인물이 아냐."

"......"

"만약 불안하거든, 채널 설계자의 권한으로 찼수를 재설정하면 된다."

{비형랑님! 이젠 가야할 시간입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고블린이 소리쳤다.


{어서 출발해야 합니다!}

"알겠어, 임마! 하여간... 재촉은..."


고블린의 재촉에 비형랑은 잠시 투덜대더니, 이게 무슨 일인지 여전히 감을 잡지 못하고 있던 임정연과 김지호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너희 둘이 진짜 인간이라는 게 아주 부럽군. 너희랑은 딱히 많은 시간을 보낸 적은 없다만, 그래도 앞으로 펼쳐질 너희의 미래에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빈다."

{출발합니다!}


스르륵—


{이민준님! 다녀오겠습니다!}

"그럼, 모두들 안녕! 오랜 시간이 지나도 부디 날 삐까뻔쩍하고 엘레강스하고 핸섬하고 젠틀하고 골져스한 그런 남자로 기억해주길 바란다! 난 진짜 그런 놈이었거든!"






(채널 - 메모리아)



질질질—


"하여간 데우스 새끼, 키만 큰 게 아니라 덩치도 커서 그런가? 왜 이렇게 무거워? 쯧!"


질질질— 터억—!


"마키나! 이게 네 친오빠라는 놈이다! 이 피떡이 된 놈 말이야!"

"이봐 당신! 오빠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별 짓 다하긴 했지. 그런데 데우스가 숨이 저승길로 넘어갈 때마다 네 년이 자꾸 이 새끼를 되살리더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놈을 이곳으로 데려온 거다! 널 먼저 죽이려고!"

"오빠의 힘을 어떻게 뚫었지? 어떻게 한 거야? 무슨 짓을 한 거냐고?!"


훗—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는 제법 굉장한 내용을 담고 있었지... 그 중에 내 흥미를 끄는 연구 보고서가 하나 보이더군."

"연구 보고서?"

"아~ 그런데 마키나, 김박사는 어디있나? 지금 여기 있는 놈들이라고는 네년하고 이하응, 정지희, 조준뿐이구나. 별 쓸모 없는 놈들만 있군."

"안 알려줄 거야!"


쯧쯧—


"이런~ 김박사한테 직접 내가 알아낸 모든 것들을 알려주고 싶었는데 말이야~ 억울하구만!"

"무슨 연구 보고서를 봤는지 당장 말해!"

"과자."


갸웃—


"과, 과자?"

"프로그램에 관해 잘 알고 있나, 마키나?"

"......."


절레절레—


"크랙은 알고 있나?"


흠칫—


"크, 크랙? 당신 설마....!"

"그래! 바로 크랙이야! 크랙은 은어로 과자라고도 표현하지!"

"당신! 그건 금지된 힘이야!"

"치트같은 존재도 나온 판국에, 뭐가 그리 불만이냐?"


울컥—


"치트는 당신처럼 금지된 힘을 이용한 게 아냐! 자신이 원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니라고! 치트는.... 치트는 호문쿨루스 때문에 그렇게 된 거야! 잘 모르면서 함부로 치트에 대해 말하지 마!"


휙—


"정지희? 치트를 그렇게까지 열성적으로 보호해 주다니.... 역시 당 반역자는 달라도 한참 다르군."

"......"

"김박사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크랙을 이용해 채널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고 해. 멍청한 김박사는 크랙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냥 내버려 둔 거야, 위험하다고 판단한거지. 하지만 난 달라. 똑똑하고 지니어스한 나는 크랙을 천재적으로 이용할 줄 알았지!"


후후후—


"이런 멋진 내가, 크랙을 이용해 채널 속 존재들과 채널 그 자체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게 된 거다! 이제 너희 목숨은 내 손안에 있는 거야!"






(채널 - 메모리아)



지지직—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스르르르륵—


{김박사님!}

"고블린? 내가 연구 중에는 오지 말라고 했을 텐데? 방해하면 안 된다고 했잖니!"

{김박사님, 비형랑님을 모셔왔습니다. 급한 일입니다.}

"급한 일이라고...?"


저벅저벅—


"김박사님."

"비형랑? 왜 그리 심각한가?"

"김진수의 몸속에 있는 호문쿨루스의 연구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거의 다 되었네. 99퍼센트까지 완료했어. 나머지 1퍼센트는 아직 미완성이지만."


끄덕—


"그거면 됐습니다. 지금 당장 김박사님과 박사님의 자제분을 더 월드로 옮겨 드리죠. 그 뒤는 이민준이 알아서 처리해 줄 겁니다."

"뭐? 그게 무슨 소린가? 더 월드로 가라니?"

"모든 것은 고블린이 설명해 줄 겁니다. 고블린은 나중에 두 분을 따라 더 월드로 갈테니, 먼저 가 계시죠."

"아, 아니! 잠깐......?!"


스르르륵—


{저 둘을 더 월드로 보내는 게 맞는 걸까요, 비형랑님?}

"......"

{비형랑님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잘 압니다만, 무모한 행동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인간이 인생을 살면서 무모한 행동을 몇 번이나 할 것 같나?"

{예?}

"생각보다 많이 해. 당장 내 인생의 난이도를 결정할 수 있는 큰 것들부터 작은 것들까지. 우리는 늘 실수를 하고, 늘 잘못을 저지르고, 늘 무모한 행동을 하고는 해."

{......}

"그러곤 항상 이렇게 말하지.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저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저 선택을 했으면 좋았을까? 이 선택을 했다면 더 편했을까 하고."

{......}

"그러나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늘 한 번 뿐이야. 만약 신이라는 존재가 실존하는 존재라면, 선택의 기회를 모든 인간에게 단 한 번만 준 것은 굉장히 공평한 처사라고 생각해. 나만 그런 게 아니니까 최소한 억울하지는 않을 것 아냐?"


갸웃—


{지금의 선택을 후회하시는 겁니까?}


훗—


"응."

{......살고 싶으신 겁니까?}

"......응."

{그럼 지금이라도 취소하십시오. 이것 역시 비형랑님께서 선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절레절레—


"취소하면,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

{......}

"결국 자기가 한 모든 선택에는 언제나 후회가 따르는 법이야. 그게 인간의 특징이지."

{......}

"이렇게 나는, 가짜 세상에 존재하는 가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된 거야."

{......}

"뭐, 이제 할 말도 다 떨어졌으니 넌 이제 김박사님과 김진수를 따라 더 월드로 가도록 해. 이민준을 잘 도와주라고."


꾸벅—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흑도 비형랑님.}


꾸벅—


"나 역시,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던 너에게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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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154. 되찾은 시간 21.06.30 31 1 13쪽
154 153. 마지막 인사 (3) 21.06.29 23 1 13쪽
153 152. 마지막 인사 (2) 21.06.28 27 1 13쪽
152 151. 마지막 인사 (1) 21.06.27 27 1 12쪽
» 150. 새끼 고양이 (4) 21.06.26 24 1 11쪽
150 149. 새끼 고양이 (3) 21.06.25 22 1 13쪽
149 148. 새끼 고양이 (2) 21.06.24 24 1 12쪽
148 147. 새끼 고양이 (1) 21.06.23 23 1 13쪽
147 146. 메멘토 모리 (4) 21.06.22 28 1 12쪽
146 145. 메멘토 모리 (3) 21.06.21 23 1 12쪽
145 144. 메멘토 모리 (2) 21.06.20 23 1 13쪽
144 143. 메멘토 모리 (1) 21.06.19 25 1 12쪽
143 142. 메모리아 (3) 21.06.18 23 1 12쪽
142 141. 메모리아 (2) 21.06.17 23 1 12쪽
141 140. 메모리아 (1) 21.06.16 26 1 13쪽
140 139. 김박사의 아들들 (3) 21.06.15 27 1 13쪽
139 138. 김박사의 아들들 (2) 21.06.14 25 1 13쪽
138 137. 김박사의 아들들 (1) 21.06.13 29 1 13쪽
137 136.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3) 21.06.12 26 1 12쪽
136 135.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2) 21.06.11 24 1 13쪽
135 134.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1) 21.06.10 26 1 12쪽
134 133. 시스템 관리자 (3) 21.06.09 22 1 13쪽
133 132. 시스템 관리자 (2) 21.06.08 23 1 13쪽
132 131. 시스템 관리자 (1) 21.06.07 28 2 13쪽
131 130. 겁쟁이의 용기 21.06.06 25 1 13쪽
130 129. 인간은 흔적을 남긴다 21.06.05 24 1 13쪽
129 128. 매운 맛? 순한 맛? 21.06.04 2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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