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올힘법사의 서재입니다

빌어먹을 세상의 구원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올힘법사
작품등록일 :
2021.02.02 18:25
최근연재일 :
2021.07.01 18:30
연재수 :
156 회
조회수 :
8,844
추천수 :
249
글자수 :
937,572

작성
21.06.24 18:30
조회
24
추천
1
글자
12쪽

148. 새끼 고양이 (2)

DUMMY

(채널 - 메모리아)



만지작—


"뭘 그렇게 애지중지 만지고 있어요 비형랑?"

"아, 마키나."

"그게 뭔데 그래요? 첫사랑이 준 보물이라도 돼요?"

"......나한테 첫사랑 같은 건 없어."

"그럼 뭔데요?"


쯧—


"넌 정말 호기심이 많구나 마키나."

"호기심이야말로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증거죠. 컴퓨터는 호기심이 없으니까요."

"네가 인간이라는 거냐?"


음—


"인간이니까, 살아있으니까, 이렇게 오빠랑 얘기하고 있는 거 아닐까요?"

"우리가 과연 인간이 맞을까?"


저벅저벅—


"이하응?"

"이하응님!"

"두 남녀가 이런 으슥한데 앉아서 뭘 하고 있는 겐가? 남녀칠세부동석 모르나?"


쯧쯧—


"이하응, 너무 꼰대처럼 굴지마. 지금이 무슨 옛날이야? 그냥 앉아서 얘기나 하고 있었어."

"재미있는 얘기를 하던데. 우리가 인간인지, 아닌지. 비형랑? 자네가 들고 있는 그 푸른 구슬 좀 이리 줘 보게."


슥—


"이건 왜?"

"깨비의 영혼이지? 이 구슬."

"......그래."

"슬프냐?"

"......아무래도."


휙- 휙-


"이하응님, 비형랑. 둘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비형랑은 깨비의 죽음 말고도, 다른 이유 때문에 슬퍼하고 있는 것이야."

"다른 이유요?"


끄덕—


"그래, 다른 이유. 마키나 네가 아까 말했던 것처럼... 우리가 과연 인간인가 하는 것에 관해서 말이야."

"......"

"더 월드가 가짜 세계라면, 우리는 과연 인간일까?"

"......."

"진짜 세계에는... 우리의 진짜 육신이 존재할까? 아니면 우린 그저 가상 현실 프로그램 속에 있는 0과 1로 이루어진 하나의 프로그램일 뿐일까?"


꿀꺽—


"......이제 와서...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이에요?"

"이건 중요한 문제야 마키나."

"비형랑......?"

"호문쿨루스가 죽고 더 월드가 파괴되면, 만약 우리가 진짜 인간이 아니라면... 우린 모두 죽어."






(2231년, 더 월드 - 총통 서재)



{그게 무슨 말인가 진박사? 구슬이라니?}

"한박사가 열추적탄을 특수 상해 치료센터에 보낸 것을 아십니까?"

{그래.}

"그 과정에서, 열추적탄과 특수 상해 치료센터에 있던 안드로이드들 중 몇몇이 일시적으로 연결되었다고 합니다."


흠—


{종종 그런 사고가 일어나기는 하지. 서로 독립된 존재로 남아있도록 프로그래밍하기는 했다만... 쉽진 않거든.}

"그 과정에서, 가디언즈본부를 파괴한 것이 무엇인지 그 원인을 밝혀낸 겁니다."

{그리고 그 원인이 구슬이다, 이거냐?}


끄덕—


"그렇습니다, 호문쿨루스님."


하하하—


{구슬이라니, 그게 무슨 웃기지도 않는 소린가? 애들이나 갖고 노는 구슬따위가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그것은 보통 구슬이 아닙니다 각하! 흑귀가 부리는 도깨비불의 몸에서 나온 구슬입니다!"

{......}

"그 힘은... 마을 하나를 통째로 날려버릴 정도로 강한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쯧쯧쯧—


{이미 끝난 일이다, 진박사. 이미 끝난 일이야! 구슬을 찾자고 말하고 싶은 건가, 지금?}

"그렇습니다. 구슬을 찾아야 합니다."

{쯧쯧, 장난감 구슬 하나 찾을 여유가 있으면, 그 시간에 가디언즈본부와 특수 상해 치료센터, 그리고 타운A를 복구할 궁리나 하게! 지금 알파 계급 놈들에게 얼마나 시달리고 있는지 알고는 있나? 그들이 처음으로 내게 반기를 들었어!}

"......"

{자기들에게 최고의 대우와 특권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면서, 왜 타운A를 몰살 해버렸느냐고 내게 따지더군. 실험을 할 거라면 타운D에나 하라면서 말이야.... 마치 내가 타운A를 파괴한 줄 아는 눈치였네.}


꿀꺽—


"그들이 누군지 알아내어 문초를 가하겠습니다."

{필요 없어. 어차피 알파 계급 놈들이야 쓸데없이 권위 의식에 사로잡혀서 일하는 것도 없고 생산성도 없이 빈둥빈둥대면서 놀기나 하지. 솔직히 알파 놈들이 하는 게 뭐가 있나? 그나마 일하는 알파라고는 겨우 가디언즈 뿐이네.}

"......각하, 저도 알파 계급입니다."


아—


{그래, 자네도 알파였지. 맞아.}

"제가 알파 계급의 영광을, 다시 한 번 더 불러올 겁니다. 지금의 알파 계급은 알파 계급이 아닙니다. 지금의 알파 계급은 온갖 조작과 부정부패로 얼룩져 있습니다. 간혹 베타 계급 중에서 인체와 인공 뇌를 조작해 알파 계급인 것처럼 속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하하—


{어떤 놈이 그런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짓을 했는가?}

"안드로이드 케어 5의 말에 의하면, 특수 상해 치료센터에 오는 환자들 중 3분의 1이 조작된 신분을 가진 채 내원 한다고 합니다."

{쯧쯧쯧, 기강을 다시 바로 잡아야겠네. 계급이라는 걸 우습게 보는 게지.}

"그렇습니다 각하!"

{태어날 때부터 부여된 신분이 고정불변이라는 걸 깨닫게 해 줘야지.}


끄덕끄덕—


"옳은 말씀입니다 각하!"

{그나저나, 찼수는? 밥은 먹던가?}

"입에도 대지 않고 있습니다. 물도 마실까 말까 하는 정도입니다. 야옹거리며 울지도 않고, 말도 안 합니다."

{흥, 까짓 게 얼마나 버티겠나? 녀석은 아직 어린 애송이에 불과하다. 본능을 언제까지고 억제할 수는 없다고.}

"그, 그렇겠지요."


콰앙—


"?!"

{아무래도 안 되겠어.}

"ㅇ,예?"

{찼수놈이 굴복하기를 기다릴 순 없다. 그놈의 몸 속에 아무리 내 힘이 들어 있다고 해도 말이야!}

"그... 그 말씀은....?"

{찼수를 개조 시켜라! 내 힘이 들어있으니, 쉽게 개조할 수 있을 것이야!}

"하지만... 녀석을 개조하기에는 너무 큰 위험이 따릅니다. 개조 수술 중에 호문쿨루스님의 계혼을 건드리기라도 하면......"


콰앙—


{그럼 진박사 자네는 찼수가 내 힘을 받아들여 흑화할 때를 기다리자는 거냐? 언제까지 기다리란 말이냐? 난 인내심이 없단 말이다!}

"....죄, 죄송합니다 각하!"

{당장! 저 징그러운 고양이 새끼를 수술실로 데려가라! 당장!}






(채널 - 메모리아)



"......"

"안녕하세요, 조준씨."


휙—


"아, 정지희님."

"뭘 그렇게 보고 계시나요?"

"김박사님 일하시는 모습이나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요."

"...김진수가 마음을 바꿀 줄은 몰랐어요."


끄덕—


"놀라운 일이긴 하죠."

"당장이라도 세상이 멸망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니까요."

"하하, 김진수니까 당연하죠. 저도 놀랐습니다."

"호문쿨루스의 힘을 분해해 잘 분석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진심으로요."


갸웃—


"정지희님은 왜 김박사님을 돕지 않으십니까? 당신도 한때는 더 월드의 수석 박사가 아니었습니까?"

"제가 수석 박사가 된 건 그저 우연이었을 뿐이에요. 제 능력으로 된게 아니죠."

"하지만..."

"김박사님은 더 월드 아니, 어쩌면 이 세상에서 한 두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예요. 전 저분의 발끝도 못 따라가요."


오오—


"그 정도로 김박사님이 대단하신가 보군요."


훗—


"장난 아니었죠. 김박사님은..."


휙— 휙—


"그런데 조준씨, 데우스는 어디갔는지 아시나요?"

"글쎄요? 아까 보니까 저 건물 안으로 들어갔던 것 같긴 한데요. 저 건물 이름이 뭐였더라, 이름 없는 건물이라고 했었나?"






(채널 - 메모리아 - 이름 없는 건물 4층)



슥—


[채널 전원 버튼과 채널 관리자의 권한으로, Code : Cheat 016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전원 버튼과 관리자의 권한을 실행합니다.]


지이잉—


[열람하기를 원하시는 경우, 화면에 띄워진 우물 정자를 길게 눌러주십시오.]


꾸욱—


[전원 버튼과 관리자의 권한을 실행합니다. 전원 버튼과 관리자의 권한으로, Code : Cheat 016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Code : Cheat 016의 압축을 해제하였습니다. 기억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십시오.]


지이이잉—


"......"


지이이잉—


"설마했는데..... 진짜였을 줄은......"






(채널 - 템플)



{그것이... 그러니까...}


김진수를 무사히 데려왔다는 정보 외에, 고블린은 내게 하고 싶은 말이 더 남아있는지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그 바람에 고블린의 뜨거운 불똥이 이리저리 튀어 게코의 등을 강타해버렸다.

임정연과 김지호는 불똥이 뜨거워 날뛰는 게코를 간신히 진정 시키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고블린?"

{이민준님.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무슨 일인데?"

{두 가지 일입니다.}

"두 가지?"

{제 동료 도깨비불으로부터 들은 이야깁니다. 도깨비불 중에서 주인이 없는 경우, 종종 채널 밖으로 나돌아다니는 경우도 있거든요.}


고블린은 이 얘기를 하면서 아주 수치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블린은 그런 녀석이었다. 주인을 위해 살고, 주인을 위해 죽는 아주 맹목적인 녀석이었다.

잘 활용하면 이만한 충신이 없겠지만... 잘못 마음 먹으면 한 없이 난폭한 적이 될 수 있는 녀석이다.


{첫 번째는, 찼수가 위험하다는 겁니다.}


찼수?


{찼수가 호문쿨루스에게 잡혀갔는데, 제 동료 도깨비불의 말에 의하면 찼수가 현재 채널 연구소 수술실에 있다고 합니다.}

"왜 수술실에 있는 거지?"

{호문쿨루스는 찼수를 개조하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찼수가 호문쿨루스의 힘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호문쿨루스의 마인드 컨트롤이 먹히지 않기 때문이죠.}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럼 두 번째는 뭔데?"


임정연과 김지호는 간신히 진정시킨 게코 옆에 드러누워 나와 고블린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기 시작했다.


{깨비의 구슬의 흔적을 진박사가 알아낸 것 같습니다.}


깨비의 구슬?


"그게 뭐가 문제지?"


내가 반문하자 고블린은 코와 귀에서 김을 뿜어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 큰 문제입니다 이민준님! 구슬의 본래 주인이 죽어도, 꽤 오랫동안 그 구슬은 고유의 힘을 잃지 않고 간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건데?"

{구슬의 주인이 죽었으니 그 구슬은 제 3자가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

{단, 깨비의 진짜 주인인 비형랑님께서 구슬을 쥐고 계신다면 문제될 건 없습니다.}


구슬을 비형랑에게 잘 전달했다고 하지 않았나?


"구슬은 비형랑이 가지고 있어. 문제 없잖아?"

{진박사가 개인 사병을 이끌고 비형랑에게 가고 있는 데도요?}

"뭐? 개인 사병?!"


임정연이 소리쳤다.


"개인 사병은 더 월드 법에 어긋나! 개인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건 모두 불법이란 말이다!"


임정연이 분개하자 고블린이 차분히 설명했다.


{현재 호문쿨루스는 힘을 많이 잃은 상태입니다. 진박사가 뒤에서 무슨 짓을 하든 신경쓰지 않을 겁니다. 자기 몸을 회복하는 데에나 신경쓰겠지요.}


지금 당장 나는 찼수를 구하러 가야 한다.

김지호와 임정연을 데리고 찼수를 구하러 가야 한다.

그 전에...


"고블린!"

{예, 이민준님!}

"비형랑에게 전해라. 난 찼수를 구하러 더 월드로 갈 것이니, 비형랑 너는 네 몸이나 잘 간수하라고!"






(채널 - 메모리아)



"아무래도 안 되겠어. 내가 찼수를 구하러 가야지."

"비형랑! 혼자 가면 위험해요! 김박사가 일을 다 끝내면 같이..."

"난 인내심이 없어, 마키나. 찼수는 내가 구해줘야 해."


스르르륵—


{어이쿠!}

"넌 뭐냐?"

{앗! 흑도 비형랑님이시군요! 제대로 왔네요!}

"고블린? 왜 또 왔냐? 또 이민준 잔소리를 가져온 거라면 됐어, 듣기 싫어."

{잔소리는 아니고, 요청입니다!}


할짝—


"이건 또 뭐야?!"

{아! 이 친구는 게코라고 하는 드래곤입니다! 이민준님께서 이 녀석을 이곳으로 데려오라고 하셨습니다!}


할짝—


"아오, 얘는 왜 자꾸 혀로 핥는 거야? 고블린! 이민준의 요청이 뭔데?"

{진박사가 현재 이곳으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진박사가? 왜?"

{비형랑님께서 가지고 계시는 구슬을 빼앗기 위해서 입니다!}

"이민준은? 그 새끼는 어디있냐?"

{현재 더 월드 채널 연구소로 이동하고 계십니다! 찼수를 구하기 위해서요!}


껄껄껄—


"뭐가 좋다고 웃어 이하응?!"

"한 발 늦었네? 찼수를 구하는 거 말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빌어먹을 세상의 구원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미로 찾기 게임 - 지도 21.03.18 106 0 -
공지 연재 시간 공지 21.02.08 54 0 -
156 155. 새로운 시작 (完) 21.07.01 80 1 17쪽
155 154. 되찾은 시간 21.06.30 31 1 13쪽
154 153. 마지막 인사 (3) 21.06.29 23 1 13쪽
153 152. 마지막 인사 (2) 21.06.28 28 1 13쪽
152 151. 마지막 인사 (1) 21.06.27 27 1 12쪽
151 150. 새끼 고양이 (4) 21.06.26 24 1 11쪽
150 149. 새끼 고양이 (3) 21.06.25 22 1 13쪽
» 148. 새끼 고양이 (2) 21.06.24 25 1 12쪽
148 147. 새끼 고양이 (1) 21.06.23 23 1 13쪽
147 146. 메멘토 모리 (4) 21.06.22 29 1 12쪽
146 145. 메멘토 모리 (3) 21.06.21 23 1 12쪽
145 144. 메멘토 모리 (2) 21.06.20 23 1 13쪽
144 143. 메멘토 모리 (1) 21.06.19 25 1 12쪽
143 142. 메모리아 (3) 21.06.18 23 1 12쪽
142 141. 메모리아 (2) 21.06.17 23 1 12쪽
141 140. 메모리아 (1) 21.06.16 26 1 13쪽
140 139. 김박사의 아들들 (3) 21.06.15 27 1 13쪽
139 138. 김박사의 아들들 (2) 21.06.14 25 1 13쪽
138 137. 김박사의 아들들 (1) 21.06.13 29 1 13쪽
137 136.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3) 21.06.12 26 1 12쪽
136 135.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2) 21.06.11 24 1 13쪽
135 134.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1) 21.06.10 26 1 12쪽
134 133. 시스템 관리자 (3) 21.06.09 22 1 13쪽
133 132. 시스템 관리자 (2) 21.06.08 23 1 13쪽
132 131. 시스템 관리자 (1) 21.06.07 28 2 13쪽
131 130. 겁쟁이의 용기 21.06.06 25 1 13쪽
130 129. 인간은 흔적을 남긴다 21.06.05 24 1 13쪽
129 128. 매운 맛? 순한 맛? 21.06.04 27 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