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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힘법사의 서재입니다

빌어먹을 세상의 구원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올힘법사
작품등록일 :
2021.02.02 18:25
최근연재일 :
2021.07.01 18:30
연재수 :
1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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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37,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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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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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43. 메멘토 모리 (1)

DUMMY

(2231년, 더 월드 - 특수상해치료센터 - 1층 로비 엘리베이터 내부 - 상행)



지이잉—


"비형랑, 이렇게 분장하면 아무도 못 알아보는 게 확실한가요?"


지이이잉—


"몇 층으로 가려는 거예요?"

"5층으로 갈 거다, 조준."

"5층이요?"

"그곳에는 김진수가 입원해 있어."

"그걸 어떻게 알고 있는 거죠?"

"아까 로비에 있던 금발머리 간호사한테 물어봤거든. 김진수 환자 어디있냐고 물었더니, 5층에 있다고 하더라고. 그분께서 아주 친절하게 몇 호실에 입원했는지도 알려주더군."


하하—


"비형랑, 역시 자네의 변신술은 알아줘야 해. 더 월드 알파 계급이 주로 입는 복장으로 우리 5명을 꾸밀 생각을 하다니 말이야."


절레절레—


"변신하는 건 내 계획이 아니었어, 이하응."

"뭐?"


척—


"저 여자, 정지희의 계획이었지."

"......정지희?"

"정지희는 더 월드의 박사였잖아. 더 월드의 최신 기술인 홀로그램 트랜스포메이션 기술을 우리에게 적용한 것일 뿐이야."

"그게 무슨 기술이지?"

"말 그대로 우리의 몸 위에 홀로그램을 덧대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그리고 심지어 우리의 눈에도 원래의 내가 아닌 새로운 사람의 모습으로 보이게 되지요."


휙—


"정지희...."

"이 기술은 아주 오래전, 죽은 총통이 살아있었을 때부터 연구하던 기술이었어요. 최근에야 이 기술을 완성했지요."

"오~ 더 월드의 기술력이 날로 발전하는 구만?"

"물론 이 기술은 오직 알파 계급만 사용할 수 있어요."


갸웃—


"어째서?"

"델타나 베타 계급이 이 기술을 사용할 경우, 심각한 사회적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고위 당원들은 믿고 있기 때문이지요."

"신분을 속여 허튼 짓을 할까 봐 두려운 거로군? 하지만 어차피 홀로그램일 뿐이잖아? 금방 들킬 텐데."


절레절레—


"아니에요, 스노우. 저들은 그저 자신들의 권위를 침해 당하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하찮은 델타나 베타 계급이 자신들을 흉내 내는 그 행위 자체가, 저들에게는 모욕이나 다름 없는 것이죠."

"흥, 어차피 죽으면 다 똑같은데 뭐가 그렇게 잘났다고?"

"이 기술을 들여올 수 있었던 건, 저 역시 그 잘난 알파 계급이기 때문이죠."

"어? 정지희. 혹시 기분 나빴어? 너한테 뭐라 한 건 아냐."


끄덕—


"알고 있어요. 기분 나쁘지 않습니다. 그저 제가 알파 계급인 덕분에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 뿐이에요."


띵—


[5층입니다. 환자 면회를 원하시는 분은 1층에서 면회 허가증을 발급 받아 주시길 바랍니다.]


"도착했네."

"허가증은 받았어요 비형랑?"

"정지희, 날 뭘로 보는 거야?"

"비형랑씨로 보지요."

"난 준비성이 아주 철저한 남자라고. 너무 날 한량으로만 보지 말아줘."

"어련하실까요."

"음.... 그런데.... 왜 문이 안 열리지?"


쾅쾅쾅—


"문이 안 열려!"

"이게 무슨 일인가 비형랑!"

"이하응! 문이 아예 안 열려!"

"힘으로 열어보게!"

"알겠어!"


끼잉— 낑—


"아냐, 아예 안 열려. 원래대로 라면 열려야 정상인데... 왜 안 열리는 거지?"


콰아아앙—!






(2231년, 더 월드 - 가디언즈 본부 - 비밀의 공간)



[콰아아앙—!]


"어떤가, 황대근 부대장? 방아쇠를 당겨본 소감이?"

"괴, 굉장합니다! 직접 현장에 출동하지 않아도 이렇게 강한 공격을 할 수 있다니... 게다가 열 추적탄이 가는 동안 더 월드의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특수 상해 치료센터에 있는 그 누구도!"


하하하—


"이게 바로 열추적탄의 힘이지. 자, 열추적탄이 지금 어디쯤에 있지?"

"비형랑과 일행들이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 안 입니다."

"상행인가?"

"그렇습니다. 제일 꼭대기 층인 5층에 엘리베이터는 멈춰있습니다."


흐음—


"바로 이 부분에서 열추적탄의 치명적인 단점이 드러나는 군."

"단점이요?"

"열추적탄과 목표물의 사이를 가로막는 것이 엘리베이터 같은 철근 덩어리일 경우, 열추적탄은 목표물이 나오기 전까지 공격을 할 수가 없어."

"그거 정말 치명적인데요."

"비형랑과 다른 놈년들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채널 - 메모리아)



"바로 이걸세."


김박사가 호문쿨루스의 기억을 해석해냈다.

물론, 모든 기억을 해석해 낸 것은 아니고 기억의 일부만 해석했을 뿐이었다.


"이 기억의 조각을 통해 전원 버튼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었다네."

"전원 버튼은 어디 있습니까?"

"그게... 음...."


김박사가 망설인다.

김박사의 갈 곳을 잃은 검은 눈동자가, 태평하게 나돌아 다니고 있는 찼수를 가리켰다.


"우리 둘만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저 녀석이 있으면 얘기하기가 조금 그래."

"찼수를 잠시 내보내도록 하죠."


그리고 나와 김박사는, 찼수를 설득하고 이 건물에서 내보내는 데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만 했다.

찼수의 고집은 날이 갈수록 더 세지고 있었다.


"싫어잉! 싫어잉! 나 여기 있을 거야잉!"

"잠깐이면 된다 찼수야! 잠깐이면 돼!"

"이잉!"

"5분도 안 걸릴 거야. 나중에 재미있게 놀아줄 테니까 잠깐만 나가있어 줄래?"

"진짜 놀아줄 거야?"


난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찼수에게 기를 몽땅 빼앗겨 시들시들해진 스노우와 김지호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더냐, 이민준!


"그래."


왜 그랬지?


"그럼 약속한거야잉!"

"그래 그래."


어쨌든 찼수는 나갔다.

찼수와 한 책임감 없는 약속은 미래의 내가 해결해 줄 것이다.

현재의 나는 우선 김박사와의 대화에 집중해야 할 의무가 있다.


"찼수도 나갔으니, 이제 말씀해 주십시오. 전원 버튼이 어디 있습니까?"

"전원 버튼은 방금 전에 나갔다네."


뭐?


"나갔...다고요?"

"우리가 힘겹게 쫓아낸 전원 버튼이 바로 찼수였다네."






(2231년, 더 월드 - 채널 연구소 B동 10층 연구실 제 1호)



"흐음......"


휙— 휙—


"역시 미리미리 준비해 두길 잘했지.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가 파괴될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둔 과거의 나를 칭찬해주고 싶군."


휙— 휙—


"역시 진박사야!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를 내 컴퓨터에 백업해 두길 잘했지. 하하!"


흐음—


"그런데... 이걸 어떻게 설명한다?"


[메모리아에 보관된 체사의 기억속에 호문쿨루스의 힘 일부가 진입했다. 결국 체사의 기억은 오염되었다.]


"모기지가 한 건 하긴 했지."


[체사의 코드가 연결된 찼수는, 결국 자동적으로 호문쿨루스의 힘 일부를 받게 되었다.]


"그래! 내 생각이 맞았다고! 찼수 새끼는 위험한 놈이라니까!"


[다행인지 불행인지 호문쿨루스는 그 사실을 모른다. 찼수가 아직 어린 갓난 아기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모르시는데 뭐....."


[호문쿨루스는 7가지의 전원버튼을 만들었다. 그 중 두 가지 전원 버튼에 호문쿨루스의 힘이, 알 수 없는 현상에 의해 입력되었다. 그 두 가지 전원 버튼은, 호문쿨루스가 의도한 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특수한 전원 버튼이었다. 두 가지 전원 버튼에 입력된 호문쿨루스의 두 가지 힘은, 호문쿨루스가 가진 7가지 계혼 중 가장 강한 계혼들이다.]


"호문쿨루스님의 7가지 계혼 중 가장 강한 것이 무얼까? 그걸 알면 좋을텐데...."


[두 가지 계혼을 받은 두 개의 전원 버튼 중 하나는 찼수이고,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채널 - 메모리아)



"디바인이네."


요근래 연속으로 믿기 힘든 사실들을 마주하게 되는구나.


찼수와 디바인이 전원 버튼 이라니.


"그 둘만 있으면, 나머지 3개의 전원 버튼은 무시해도 좋아. 그 둘만 있으면 호문쿨루스는 즉시 파멸이야."

"그 둘을 죽이라는 겁니까? 디바인도 찼수도 물건이 아니라 생명체입니다. 어딜 눌러야 한다는 겁니까? 전원 버튼이라면 뭔가 표시라도 있을 것 아닙니까?"






(2231년, 더 월드 - 채널 연구소 B동 10층 연구실 제 1호)



하하하—


"하지만 이민준이 과연 찼수를 죽일 수 있을까? 디바인은 그렇다 쳐. 하지만 찼수를 죽일 만한 위인은 못 된다고. 이민준에게는 쓸데없는 정이 많아서 탈이야."






(채널 - 메모리아)



"바로 그 점이, 호문쿨루스의 잔인한 면모를 드러내는 점이지."

"...죽여야 한다는 거군요."

"그래."


찼수는 그렇다 쳐도, 디바인은 뭘까?


"디바인은 어떻게 된 겁니까? 왜 그가 전원 버튼이 되었죠?"

"자네는 디바인을 만난 적이 있나?"


만난 적이... 없지. 생각해 보니까 한 번도 없네. 예전에 조준과 박수진, 그리고 릴리펏의 황제가 내게 했던 말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없다.


"디바인은 호문쿨루스의 힘과 자네의 힘이 섞여 만들어진 마룡이야."


나와 호문쿨루스의 힘이 섞여서 만들어졌다고?


"호문쿨루스가 디바인에 관해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걸 감사히 여기게. 만약 호문쿨루스가 디바인의 존재를 눈치챈다면, 그땐 자네도 위험해져."

"왜 제가 위험해 진다는 겁니까?"

"자네와 호문쿨루스의 힘이 섞여있다는 건, 즉 자네의 코드 또한 디바인에게 입력이 되어 있다는 걸 뜻해."


그 말은 결국, 디바인을 죽이면 나도 무사하지는 못할 거라는 소린데.

......잠깐, 그러고 보니까 예전에 디바인이 나에 관해 했던 예언이 하나 있었다.

나는 결국 당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이다.


"딜레마군요. 디바인을 죽이면 저도 위험하고, 호문쿨루스도 위험하고."

"자네는 결국 둘을 죽여야 하는 운명이야. 찼수와 디바인이지."


이런 빌어먹을 운명 따위, 내가 따라야 하는가?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2231년, 더 월드 - 채널 연구소 B동 10층 연구실 제 1호)



[전원버튼을 파괴하지 않고 호문쿨루스를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가지다. 나는 이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내 모든 삶을 바쳤다. 그리고 나는 결국 알아냈다.]


"그래 그래, 김박사. 자네 똥 굵어."


[그 방법은 바로 운명을 바꾸는 것이다.]


"운명을 바꿔?"


[채널의 설계자가 호문쿨루스의 전원 버튼을 모두 파괴할 경우, 필연적으로 채널과 더 월드는 모두 사라진다. 그렇게 되면 채널과 더 월드에 존재했던 모든 이들도 함께 사라진다.]


"이건 좀 무서운데."


[채널과 더 월드에 존재하는 이들이 살 수 있는 방법이 단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의식이다.]


"......?"


[실제로 이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우리가 어디에 갇혀있는지 모르고 호문쿨루스의 알고리즘대로 살아가는 대다수는 죽게 될 것이지만. 자체적으로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은 살 수 있을 것이다.]






(채널 - 메모리아)



"다른 이들을 진짜 세계로 옮겨 놓게."


김박사가 내게 일행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바로 일행들을 진짜 세계로 옮겨 놓는 것이었다.


"자네와 자네의 일행들에게는 의식이라는 게 존재하기 때문에 살 수 있을 걸세."


그리고 찼수와 디바인을 죽이지 않고 호문쿨루스를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을, 내게 알려주었다.


"그건 바로 죽음의 기억과 사랑이야."


죽음의 기억과 사랑이라니. 이 무슨 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단어인가.


"내 예상이 맞다면, 찼수와 디바인을 죽이지 않을 방법은 분명 그 두 가지 방법 뿐이야."






(2231년, 더 월드 - 특수 상해 치료센터 5층)



콰콰콰쾅—!


"야 비형랑! 김진수를 찾으러 가자고 했지 내가 언제 건물 하나 파괴하러 가자고 했냐?! 이 멍청한 새끼야!"


후다다닥—


"입 좀 닥쳐 스노우! 나도 생각 중이야!"


다다다다다.... 멈칫—


"아오, 짜증 나는 저 비형랑 새끼! 내 귀염둥이 화이트독의 얼굴을 봐야 이 화가 좀 풀린 텐데! 저 새끼 면상 자꾸 봤다가는 고혈압으로 일찍 뒤질 거야!"


콰콰쾅—! 쌔앵—!


"엥? 저 열추적탄이 왜 나는 피해가는 거지? 뭐야? 나 여기 멈춰있는데? 왜 나 공격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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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151. 마지막 인사 (1) 21.06.27 26 1 12쪽
151 150. 새끼 고양이 (4) 21.06.26 23 1 11쪽
150 149. 새끼 고양이 (3) 21.06.25 21 1 13쪽
149 148. 새끼 고양이 (2) 21.06.24 24 1 12쪽
148 147. 새끼 고양이 (1) 21.06.23 22 1 13쪽
147 146. 메멘토 모리 (4) 21.06.22 28 1 12쪽
146 145. 메멘토 모리 (3) 21.06.21 22 1 12쪽
145 144. 메멘토 모리 (2) 21.06.20 22 1 13쪽
» 143. 메멘토 모리 (1) 21.06.19 25 1 12쪽
143 142. 메모리아 (3) 21.06.18 23 1 12쪽
142 141. 메모리아 (2) 21.06.17 23 1 12쪽
141 140. 메모리아 (1) 21.06.16 25 1 13쪽
140 139. 김박사의 아들들 (3) 21.06.15 26 1 13쪽
139 138. 김박사의 아들들 (2) 21.06.14 25 1 13쪽
138 137. 김박사의 아들들 (1) 21.06.13 29 1 13쪽
137 136.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3) 21.06.12 26 1 12쪽
136 135.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2) 21.06.11 24 1 13쪽
135 134.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1) 21.06.10 25 1 12쪽
134 133. 시스템 관리자 (3) 21.06.09 21 1 13쪽
133 132. 시스템 관리자 (2) 21.06.08 23 1 13쪽
132 131. 시스템 관리자 (1) 21.06.07 28 2 13쪽
131 130. 겁쟁이의 용기 21.06.06 25 1 13쪽
130 129. 인간은 흔적을 남긴다 21.06.05 24 1 13쪽
129 128. 매운 맛? 순한 맛? 21.06.04 2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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