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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힘법사의 서재입니다

빌어먹을 세상의 구원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올힘법사
작품등록일 :
2021.02.02 18:25
최근연재일 :
2021.07.0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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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7,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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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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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130. 겁쟁이의 용기

DUMMY

(채널 지하 1층 - 흥륜사(興輪寺))



푹— 푹—


"아이고! 이제야 끝났네! 대체 얼마나 걸린 거냐고?!"


툭툭—


"수고했네, 비형랑."


쯧—


"고보사만 고치면 될 것을, 굳이 이곳 흥륜사까지 고치는 이유는 뭐냐?"

"허허허... 마음에 안 드나 보군."

"채널을 모두 복구하려는 것도 아니고, 굳이 흥륜사를 고치겠다고 선택한 이유를 나는 잘 모르겠어."

"정(情)이지."


갸웃—


"정? 갑자기 웬 정이야, 이하응?"

"이곳 흥륜사에 얼마나 많은 채널 속 존재들이 왔다 갔는지 기억하나?"


음—


"기억하지. 때가 되면, 다들 시주를 하겠답시고 별의 별 놈의 것들을 다 들고 왔었거든. 걔 중에는 이걸 시주라고 해야 하는지 애매한, 요상한 물건들을 들고 오는 놈들도 있었어. 그런 것들 중에서는 솔직히 자기들이 처리하기 애매하니까 버리려고 가져온 것들도 있었지."


하하하—


"잘 기억하고 있군, 비형랑."

"근데 그게 뭔 상관이야?"

"아무리 이곳 채널이 가짜 세상이라 한들, 이곳은 나의 추억이 가득 담겨있는 곳이야."


쯧—


"이하응, 떠나보내야 하는 건 떠나보내야 하는 거야."

"......"

"디바인이 그랬다며, 어차피 채널은 멸망할 것이라고."

"그럼 제사는 왜 지내나?"


갸웃—


"뭔 소리야? 갑자기 제사 얘기가 왜 나오냐?"

"이미 죽은 놈한테 굳이 왜 제사를 지내주겠느냐고."

"글쎄, 잘 가라고?"

"내 세계가 멸망한다고 해서 마무리를 안 좋게 끝내고 싶지는 않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서 내 고향에 대한 예의를 차릴 거다."


하하—


"하여간 이하응, 넌 정말 그대로구나."

"...무슨 소리냐?"

"네가 고보사에서 그 둔하고 무식한 백귀들과 일꾼들하고 살아서 망정이지, 네가 센트럴에서 살았다면 넌 그냥 노숙자 신세였을 거다."

"......"

"꾀 부리는 법도 모르고, 융통성도 없고, 옳다고 생각하는 건 추호의 의심도 없이 그대로 따르잖아."


허허—


"나에게 그런 면이 있기는 하지."

"넌 정말 고지식한 놈이야."


후다닥—


"이하응님! 비형랑!"


휙—


"갑자기 넌 또 뭐야?"

"무슨 일입니까, 조준군? 왜 그리 허겁지겁 달려오는 건가요?"


헉— 헉—


"이상한 거, 이상한 게 발견 되었습니다!"






(채널 - 메트로폴리스)



채널의 중심, 센트럴의 바로 옆에 위치한 메트로폴리스.

이렇게 큰 대도시에 초등학교나 유치원에서 애들을 데리고 소풍을 왔단 말이지.

어린 애들하고 갈 만한 곳이 대체 어디에 있다는 걸까?


"이것 좀 봐, 치트 아저씨잉!"


앞서 달려가던 찼수가 자신의 유연한 고양이 꼬리로 무언가를 가리켰다.


"이게 뭐다냐?"

"이상한 게 있어잉!"


둘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 한 번 가까이 가 볼까.


지지직— 지직—


이게 대체 뭐지.

전원 버튼인가? 아니야, 전원 버튼이라고 하기엔 너무 커. 모양도 다르고.


지지직— 직—






(2230년, 더 월드 - 여유 장관실)



똑똑—


{...}


똑똑똑—


{누구냐?}

[여유 장관님, 진박사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들여보내라.}

[예, 장관님!]


끼이익— 탁-


"여유 장관님."

{아, 진박사. 무슨 일인가?}

"명령하신 대로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짜 세계에서는 테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음—


{정지희는?}

"정지희는 진짜 세계에 있는 기계 속 감옥에 있습니다. 테러의 주동자로서 감옥에 갇혀있습니다."

{...정지희를 증오의 대상으로 삼길 잘했어.}


끄덕—


"그렇습니다, 장관님."

{선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명목으로 정지희를 악당으로 만들면 멍청한 인간들은 자동적으로 따라오게 되어있거든.}

"맞습니다."

{인간들은 한 마음으로 묶어 놓기 위해서는 공통된 목표와 공통된 적, 공통된 증오의 대상이 필요한 법이지.}


끄덕끄덕—


"옳으신 말씀입니다!"

{좋아, 그럼...... 진짜 세상은 그렇다 치고. 우리 총대장님께서는 어디 계시나 알아볼까?}

"저, 장관님. 그 전에 채널에 관한 얘기를 해야 합니다."


갸웃—


{채널? 아, 이민준이 있는 그 채널?}

"예. 장관님께서 저번에 찼수와 치트를 잡아오라고 하셨지 않습니까?"

{그 둘을 잡았나?}

"아직은 아닙니다."


흠—


{채널에 관한 건은 그 두 놈을 잡고 나서 얘기하도록 하지. 그럼 이만 물러 가보게.}

"제가 발명한 좋은 물건이 하나 있습니다, 장관님!"


휙—


{좋은 물건?}

"일종의 쥐덫입니다."


갸웃—


{......쥐덫이라니?}

"치트와 찼수를 잡을 수 있는 함정입니다."






(채널 지하 1층 - 흥륜사(興輪寺))



"바로 이겁니다!"


슥— 스윽—


"조준, 이게 대체 뭐길래 이 난리를 피우는 거야?"

"흥륜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물건이지 않습니까?"

"...그건 그래."

"분명 이 물건은, 당에서 만든 물건일 겁니다."


흐음—


"생긴 건 무슨 쥐덫같이 생겼는데. 안 그래, 이하응?"

"......"

"누굴 잡으려고 이런 못생긴 걸 만들어낸 걸까?"

"찼수랑 치트."


갸웃—


"찼수랑 치트?"

"찼수랑 치트는 메카닉족이다. 호문쿨루스도 메카닉족이고. 찼수랑 치트가 아무리 생기다 만 메카닉족이라 해도 그 둘은 어쨌든 메카닉 족이야."

"그건 나도 알아, 이하응. 근데 그게 뭐?"


후우—


"비형랑, 아직도 모르겠나?"

"......?"

"메카닉 족은 메카닉족이 잘 아는 법이야. 이건 찼수와 치트를 잡기 위한 쥐덫이라고!"

"근데 왜 흥륜사에 만들어 놓은 거지? 여기엔 찼수랑 치트가 없잖아?"


지지직— 지직— 지잉—


"뭐, 뭐야? 이 놈이 갑자기 왜 움직여?"


척— 척— 척—


"엥? 스스로 움직일 줄도 알잖아? 그런데 어디로 가는 거지?"

{지지직— 찼...수.... 지직— 치.... 트.... 잡는다.... 죽인다.....}


흠칫—


"아무래도 안 되겠어!"

"뭐 하려는 겁니까, 비형랑?!"

"부숴버려야지!"


콰콰쾅—!






(채널 - 메트로폴리스)



쿠구구궁—!


이게 무슨 소리지?

소리만 들었을 때는 채널의 어딘가 에서 무언가 폭발한 것 같다.

대체 어디서 무엇이 폭발한 걸까? 무엇이 이렇게 큰 굉음을 만들어 내고 있는 걸까?


지지직—


{잡아야... 한다...... 찼수....... 잡아야.....}


찼수가 발견한 수상한 기계가 지지직 거리는 소리를 내며 의미를 알기 어려운 이상한 소리를 내뱉기 시작했다.


프슈우—


{치트...... 잡아야......}


기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잘은 모르겠지만, 기계가 고장 나고 있는 것 같다.


{임무를.... 수행.......}


삐—


기계가 미처 말을 마치기도 전에 삐 소리가 나더니 기계의 움직임이 멈춰 버렸다.


파박— 파바박—!


뭐야?

갑자기 왜 움직이는 건데? 고장 났던 거 아니었어?


"으앙! 살려줘잉!"


기계가 찼수를 공격한다.

기계의 팔 부분에 달린 칼이 찼수의 목을 노리고 있다.

저 기계 자식을 부숴버려야겠어.


콰지지직—


{지직— 임ㅁ........}


흑귀술을 이용해 기계를 부수자, 기계는 완전히 멈춰버렸다.

혹시 몰라 기계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기계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이건......"


김지호가 기계에게 다가가 살피더니 중얼거렸다.


"이 재질, 이 느낌...... 당에서 만든 기계가 틀림없어요."






(채널 지하 1층 - 흥륜사(興輪寺) - 길달의 집)



벌떡—


"허억.... 헉...."


쯧쯧—


"비형랑씨, 정말 무모하네요."

"조준....."


쯧쯧—


"뭔지도 잘 모르는 기계에, 무턱대고 달려들면 어떡합니까?"

"...여긴 어디지? 내가 왜 침대에 누워있는 거야?"

"기계가 터지면서 비형랑씨는 그대로 기절했습니다."


갸웃—


"기절했다고?"

"기계를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비형랑씨가 기계를 부수자마자, 기계는 마치 폭탄이 터지듯 폭발했어요."

"......이하응은?"

"이하응님은 기계를 조사하러 가셨습니다."


꿀꺽—


"내 평생 그렇게 위험한 기계는 처음이야. 메카닉족이 만든 게 틀림없다."

"메카닉족이라뇨? 채널 속에 있었지 않습니까?"

"조준, 넌 설마 저 위험한 기계가 이민준이 만든 무기라고 생각하는 거냐?"


흠칫—


"그, 그럼......"

"우릴 죽이려고 당에서 보낸 게 틀림없어."






(2230년, 더 월드 - 여유 장관실)



움찔—


{왜 그러나, 진박사?}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럼 이제 가 보게. 혼자 처리해야 할 일이 있으니.}

"알겠습니다, 장관님."


꾸벅—

저벅저벅—

끼이익— 탁-


"젠장할...... 어떤 무식한 놈이 기계를 부숴버린 거지?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진짜 세상의 기계 속 가상 세계)



웅성웅성—


"저 년을 죽여야 해!"

"감히 이 세상을 멸망에 이르게 하려는 거야!"

"저 여자 때문에 이 세상이 망하게 생겼어!"

"저 여자를 죽여야 해!"


웅성웅성—


"......"

"정박사님."

"......"

"아니지, 이제는 정지희라고 불러야 하나요? 이제 더 월드의 수석 박사는 진박사님이시니까요."

"......"

"저들의 목소리가 들리십니까?"

"......"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가 들리십니까?"

"......"

"선을 위해 정의를 행하려는, 저들의 목소리가 들리느냔 말입니다."


슥—


"한박사......"

"......"

"날 그냥 죽여."

"그건 안 되겠는데요."


크으—


"그냥 날 죽여! 내가 당을 배신했다며? 이미 다 알고 있다며?! 그럼 죽이면 될 것 아냐!"


씨익—


"당신은 미끼입니다."

"...미, 미끼?"

"임정연과 김박사, 칠형제. 그리고 오세훈을 잡아 들이기 위한 미끼입니다."

"......대어를 잡기 위해서 플랑크톤 보다도 더 작은 미끼를 사용하려는 거야? 나 가지고 되겠어?"


씨익—


"충분합니다."


지지직— 지직—

웅성웅성웅성—


"뭐야?"

"무슨 일이야? 이상한 소리가 들려!"

"저기를 좀 봐!"


콰지직—! 콰직—!


웅성웅성—


"살려줘! 이러다 죄다 죽겠어!"

"폭발할지도 몰라! 빨리 도망가야 해!"

"사람 살려!"


웅성웅성—


"한박사."

"......"

"내 생각엔, 그다지 충분하지 않을 것 같은데."

"...젠장!"

"한박사 자네가 오세훈의 몸을 고쳐줬지?"

"......"


끄덕—


"네가 고쳐준 그 오세훈이, 호문쿨루스가 만든 이 진짜 세계의 빌어먹을 시스템에 버그를 흘려보낸 것 같군."






(2230년, 더 월드 - 총통 집무실)



덜덜덜—


{오세훈.}

"......"


덜덜덜—


{뭘 한 거냐?}

"......"


덜덜덜—


{네 놈 덕분에, 진짜 세계에 만들어 놓았던 시스템에 오류가 생겨버렸다.}

"......"

{오류 덕분에 생긴 손실이 어찌나 큰지, 복구하는데 시간이 제법 걸릴 것 같구나.}

"......"

{진짜 세계에 가보니 어떻던가? 기분이 좋았나?}


울컥—


"당신은 쓰레기야!"

{......}

"내 인생을, 당신은 망쳐버렸어!"


하하하—


{내가 네 놈의 인생을 망쳤다고?}

"진짜 세상에 자유를 돌려줘야 해. 이건 아니야. 이건......"

{아주 완벽한 시스템이었지.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는.}


절레절레—


"이 세상에 완벽한 결정이라는 건 없어."

{바로 그것이 인간들의 가장 큰 문제야.}

"...뭐?"

{인간들은 너무 변덕스러워. 늘 오락가락하지. 정해진 게 없어.}


흥—


"인생은 원래 그런 거다. 정해진 것 하나 없는 게 바로 인생이야. 예상치 못한 대로 흘러가는 게 인생이라고!"

{그러니까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이 그 모양 그 꼴이었던 거야.}

"......"

{서로 미워하고, 싸우고, 죽이고, 짓밟고...... 하지만 나, 호문쿨루스가 지배할 세상은 그렇지 않지. 모두가 편안하고, 안정되고, 행복할 수 있는 최고의 유토피아가 될 것이야.}






(채널 - 메트로폴리스)



찼수와 치트를 암살하려고 했던 건가.

당에서 몰래 살인 기계를 보낸 거야. 그런데 왜 갑자기 기계가 혼자 고장이 났던 걸까?


"우와아! 여기 좀 봐잉, 치트 아저씽!"


찼수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죽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는 사실을 잊은 듯, 메트로폴리스의 이곳 저곳을 마구 뛰어다니고 있었다.

치트는 에너지 넘치는 찼수의 체력을 따라가지 못해 죽상이 되어 있었다.


"차, 찼수야! 조금만 천천히!"


체셔가 찼수를 키우면서 꽤 힘들었겠는 걸.

찼수는 분명 순한 녀석이기는 하지만, 제법 까다로운 녀석이라서 말이지.


지잉—


무슨 소리지?


지이이잉—


"잉? 이게 뭐야잉?"


찼수의 몸에 빨간 점이 하나 나타났다.

원래 저 녀석 몸에 점이 있었었나? 아니면.......


지잉—


잠깐만, 설마 저거?!


쿠콰콰콰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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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148. 새끼 고양이 (2) 21.06.24 24 1 12쪽
148 147. 새끼 고양이 (1) 21.06.23 22 1 13쪽
147 146. 메멘토 모리 (4) 21.06.22 28 1 12쪽
146 145. 메멘토 모리 (3) 21.06.21 22 1 12쪽
145 144. 메멘토 모리 (2) 21.06.20 22 1 13쪽
144 143. 메멘토 모리 (1) 21.06.19 24 1 12쪽
143 142. 메모리아 (3) 21.06.18 22 1 12쪽
142 141. 메모리아 (2) 21.06.17 23 1 12쪽
141 140. 메모리아 (1) 21.06.16 25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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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138. 김박사의 아들들 (2) 21.06.14 25 1 13쪽
138 137. 김박사의 아들들 (1) 21.06.13 29 1 13쪽
137 136.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3) 21.06.12 25 1 12쪽
136 135.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2) 21.06.11 24 1 13쪽
135 134.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1) 21.06.10 25 1 12쪽
134 133. 시스템 관리자 (3) 21.06.09 21 1 13쪽
133 132. 시스템 관리자 (2) 21.06.08 22 1 13쪽
132 131. 시스템 관리자 (1) 21.06.07 28 2 13쪽
» 130. 겁쟁이의 용기 21.06.06 25 1 13쪽
130 129. 인간은 흔적을 남긴다 21.06.05 23 1 13쪽
129 128. 매운 맛? 순한 맛? 21.06.04 2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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