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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힘법사의 서재입니다

빌어먹을 세상의 구원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올힘법사
작품등록일 :
2021.02.02 18:25
최근연재일 :
2021.07.01 18:30
연재수 :
1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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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43
추천수 :
249
글자수 :
937,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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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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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46. 메멘토 모리 (4)

DUMMY

(2231년, 더 월드 - 특수 상해 치료센터 - 5층 510호 입원실)



[콰과광!]


흠칫—


"이, 이게 무슨 소리야? 안드로이드 케어 5! 밖에 무슨 일이야?"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지이잉—


{음, 제 안구를 복도에 있는 감시 카메라에 연결해보니 수상한 자들이 보입니다. 총 4명입니다.}

"4명이라고? 누군데? 신원 확인 가능 한가?"

{더 월드에 사는 주민이 아닙니다. 델타도, 베타도, 알파도 아닙니다. 홀로그램 트랜스포메이션 기능을 이용해 알파 계급으로 모습을 감추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잠깐, 지금 홀로그램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했어?"


끄덕—


{그렇습니다 김진수 환자분.}

"그 기술은 알파 계급 밖에는 사용할 수 없어. 나한테 외부인들 얼굴을 좀 보여 줘봐! 영상 띄워봐!"

{알겠습니다. 영상을 송출합니다.}


지이이잉—


"저놈들은..."

{아는 분들이십니까? 김진수 환자분의 지인이라면 적으로서 대하지 않겠습니다.}

"빨리 여기로 들어오라고 해!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배짱 좋게 쳐들어와? 저러다 들키면 어쩌려고! 빨리 들어오라고 해!"

{알겠습니다. 복도로 영상과 김진수 환자분의 방금 전 녹음 된 말씀을 송출하겠습니다.}


움찔—


"뭐, 뭐 임마? 내 목소리를 녹음했어? 내 허락도 안 받고 언제 녹음했어?! 이거 불법아니야?"

{비상사태법에 의하면 정신이 불안정한 환자에 관한 녹음은 합법입니다.}

"비상사태법이라고?"

{네. 비교적 최근에 통과된 법인데, 기억나지 않으십니까?}

"젠장... 내 목소리를 감시해서 어디다 쓰려는 거야?"

{만일을 위한 조치입니다. 호문쿨루스님께서 직접 저희 안드로이드들에게 지시하셨습니다. 환자, 특히 정신 이상 환자에 관한 녹음을 철저히 하라고요.}


버럭—


"됐고! 빨리 복도에 있는 버러지들 들어오라고 해! 빨랑!"






(채널 - 메모리아)



흠칫—


"방금... 뭐였지? 한박사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였나?"

"아저씨는 뭐야잉?"


살금살금—


"여긴 왜 왔어잉?"

"널 데려가려고 왔다."

"날 데려가잉? 어디루?"

"재미있는 곳으로."

"재미있는 곳? 그게 어딘데잉?"

"네가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그런 곳이지."

"진박사! 자네가 여길 왜 온 건가!"


휙—


"아, 김박사. 자네 차례는 곧 올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겠나? 지금은 요 꼬맹이랑 저 남매를 처리해야 해서 말이야."

"자네는 이곳에 있는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어."

"이런 이런... 김박사. 당을 배반하더니 상황 파악 능력이 급격히 떨어졌나 보군. 예전에는 이런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처신해야 지혜로운 것인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던데."


훗—


"맞아. 내 상황 파악 능력은 사라지진 지 오래지. 그래서 이렇게 무모한 짓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하! 주제 파악은 잘 하는 군."

"데우스와 마키나, 그리고 찼수는 내가 지킬 것이야. 진박사 자네는 이 셋의 털끝도 못 건드려."

"음, 김박사..."


철컥—


"과연 그럴까?"


타앙—

텁—


"뭐, 뭐야?! 총알을 잡아냈어...? 기, 김박사... 자네는.... 대체....?"

"내 하드 디스크를 발견했지?"

"......"

"분명... 발견하자마자 백업을 해 뒀겠지. 자네는 원래 모든 것을 백업해 두지 않나."

"......"

"내가 아주 오랜 세월 동안 더 월드 수석 박사 자리를 지킨 이유가 뭔지 알고 있나?"

"......"

"자네 말대로, 난 이런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처신해야 지혜로운 것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야."

"다, 닥쳐!!"


타앙—

텁—


"뭐, 뭐야...!!"

"내가 하드 디스크의 비밀번호를 뚫었겠지. 하지만... 자네는 내 하드 디스크에 보관된 내용의 절반도 알아내지 못했어."

"절반......?"

"내가 자네가 쏜 총알을 이 맨손으로 아무렇지 않게 잡는 게 궁금한가?"

"자네.... 대체..... 무슨 짓을......?"

"100년 이상 채널을 연구해온 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자네의 큰 착각일세."






(채널 - 폐허가 된 템플)



{도착했습니다 이민준님! 저 고블린이 이민준님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약초가 있는지 알아보고 오겠습니다!}


스르륵—


드라코랜드를 빠져나왔다.

디바인은 죽었고, 호문쿨루스는 쉽게 회복하지 못할 큰 상처를 입었다.

호문쿨루스만큼은 아니지만 나 역시 상처를 입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상처는 처음이다. 이렇게 큰 고통은 처음이다. 회복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할짝—


내 상처부위를 열심히 핥고 있는 유일하게 남은 채널 속 드래곤, 게코.

예전에 박수진과 조준이 이 드래곤을 타고 나에게 날아왔었지.


할짝—


드라코랜드의 같은 드래곤종족들이 모두 멸족했다는 걸, 이 녀석은 알고 있을까.


할짝—


녀석을 비돔에 두고 왔던 것 까지는 기억이 난다. 그 뒤로는 아마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자랐을 것이다.


"그런데 넌 예전에 오세훈이 채널 속 존재들을 모두 학살할 때 어디 있었던 거냐?"


할짝—


"도망친 거야?"


끄덕끄덕—


"오세훈이... 널 발견했었어?"


끄덕끄덕—


"그런데 용케 살아남았구나."


할짝—


"살아남아줘서 고맙다."

"이봐, 이제 남은 건 그 고양이 녀석 뿐인가?"


팔에 난 상처를 감싸기 위한 붕대를 찾아온 임정연이 말했다.

템플이 비록 파괴가 되었지만, 구석 구석에 여전히 남아있는 물품들은 존재했다.


"어떻게 할 거야? 그 고양이 녀석."

"글쎄..."

"호문쿨루스가 저렇게 큰 상처를 입었으니, 당분간은 함부로 나대지 못할 거다. 우린 지금 시간을 번 거야. 지금부터는 네 상처 회복에나 신경을 쓰도록 해. 호문쿨루스가 낸 상처가 깊은 것 같으니까."


스르륵—


{이민준님!}


약을 구하겠다고 떠났던 고블린이 돌아왔다.


{슬픈 소식입니다.}


슬픈 소식?


{깨비가... 죽었습니다.}

"뭐?"

{깨비가 더 월드에 있는 가디언즈 본부를 파괴했습니다. 한박사도 죽었습니다.}

"...깨비의 시체는?"

{찾지 못했습니다. 발견한 건 이것 뿐입니다.}


고블린이 내게 구슬 하나를 건넸다.

푸르고 작은, 아주 예쁜 구슬이었다.


"...이게 뭐지?"

{깨비의 구슬입니다.}

"무슨 구슬인데?"

{저희 도깨비불은, 이민준님같은 인간이 갖고 있는 영혼이 없는 대신 구슬을 지니고 있습니다.}


구슬이 일종의 영혼인 셈이군.


{인간이 영혼을 밖에 내놓고 다니지 않듯이, 저희 역시 구슬을 밖에 내놓고 다니지 않습니다. 단 한 가지, 도깨비불이 판단할 때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긴급한 상황이라고 여겨질 경우 구슬을 내놓고 최후의 힘을 쏟아부을 수 있게 됩니다.}


최후의 힘?


{그 힘은, 마을 하나를 통째로 날려버릴 정도의 강력한 힘입니다.}






(2231년, 더 월드 - 폐허가 된 가디언즈 본부)



{......}

"저... 호문쿨루스 각하?"

{......}

"지금 당장 공사용 안드로이드들을 부르겠습니다."

{가디언즈 본부는 박살이 났고, 타운A도 절반이 파괴되었네.}


우물쭈물—


"고, 공사용 안드로이드들 중에서도 가장 최상급의 안드로이드들을 부르겠습니다. S급으로 부르겠습니다! S급이라면 4,5달이면 충분히 완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황대근 부대장.}

"예! 각하!"

{진짜 세계를 조종하는 건물도 파괴되었네.}


흠칫—


"ㅇ, 예...?"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가디언즈 본부를 파괴하고, 타운A를 절반이나 날려 보냈어.}

"......"

{심지어는, 타운A에 있는 진짜 세계를 조종하는 건물도 파괴해 버렸어.}

"범인을 꼭 색출해내겠습니다!"


절레절레—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예..?"

{그냥 다 죽여버릴 거다. 애초에 지구로 온 게 잘못된 것이었어. 내 병력의 절반을, 아니 메카닉족의 절반을 잃어버렸어.}

"가, 각하......"

{이젠 인간을 모조리 다 학살해 버릴 거다. 인간에게 메카닉족의 영광스러운 에너지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더니, 이런 식으로 날 능멸하다니... 이민준과 그 놈의 일행들을 내 앞으로 데려와라! 가장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천천히 죽여줄 테니까!!!}


휘청—


"가, 각하! 조심하십시오! 아직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았습니다! 상처가 너무 깊습니다!"

{난 멀쩡해!}


퍼억—


"크윽!"

{난 메카닉족이다! 종이 한 장에 손가락을 베이는 나약한 인간 따위가 아니란 말이다!}

"죄송합니다 각하!"

{진박사가 메모리아에 있다.}

"......"

{진박사... 모든 건 네 놈에게 달려있다.}






(2231년, 더 월드 - 특수 상해 치료센터 - 5층 510호 입원실)



"여긴 왜 왔냐 버러지들아?"

"뭐? 버러지? 이봐 김진수! 함부로 말하지 마!"


흥—


"정지희, 네가 아직도 더월드 최고 수석 박사라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나한테 명령하지 말란 말이야!"

"멍청이!"

"뭐야?!"

"넌 친형이 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안하는 냉혈한이야! 몸 속에 피가 흐르긴 하냐? 어?"


울컥—


"내가 언제 눈 하나 깜짝 안 했다는 거야?!"

"널 키워준 칠형제도 아무렇지 않게 죽였잖아!"

"내가 죽인 게 아냐!"

"네가 죽였잖아!"

"아니라니까!!"


콰앙—!


"내가... 내가 죽인 게 아냐... 그건.... 그건 내가 아니었어....."

"그래요, 김진수군. 당신이 죽인 게 아닙니다."


저벅저벅—


"김진수군의 몸 속에, 호문쿨루스의 계혼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죠. 김진수군은 칠형제가 죽었던 그때 호문쿨루스에 의해 마인드 컨트롤을 당했던 것일 뿐입니다."

"이, 이하응?"

"하지만... 어쨌거나 결과적으로 봤을 땐 죽인 건 죽인 것이죠. 누군가에게 협박을 당해 타인을 살해했다고 한들, 죽인 게 죽인 게 아니게 되는 법은 없으니까요."


꿀꺽—


"뭐야, 너희 네 명 다 날 힐난하러 온 거냐? 그런 거라면 사양하겠어. 난 지금 아파. 환자복 입고 있는 거 보면 몰라? 어?"

"미안하지만 널 비난할 여유 따위는 없다."


휙—


"비형랑?"

"나는 널 찾기 위해서 내가 가장 아끼는 동료까지 잃었다. 동료까지 잃으면서 널 비난하려고 애를 썼을 것 같냐? 그 정도로 우리가 멍청해 보이더냐?"


쳇—


"그럼 용건을 말해!"

"당신이 필요합니다."

"......넌 누구였지?"

"조준입니다."

"아~ 백도 조준? 그 조준이었지? 그런데 내가 왜 필요한데?"

"당신 그 자체, 당신의 육체가 필요합니다."


헉—


"설마... 날 그런 용도로 쓰려고?!"

"저희에겐 그런 상스러운 취미 따위 없습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당신의 몸 속에 있는 호문쿨루스의 힘을 연구하는 것 뿐입니다."

"......연구?"

"당신이 허락한다면, 당신을 김박사에게 데려가고 싶습니다만."






(채널 - 메모리아)



퍼억— 퍽—


"커흐윽!"

"진박사... 자네는 날 이기지 못한다네. 내가 괜히 수석 박사였던 것이 아니야."

"크으윽.... 이 재수 없는....."

"내가 자네보다 잘나서 질투가 나는가?"


울컥—


"뭐? 질투? 내가?"

"살다 보면 말이야, 나보다 잘난 사람 수두룩해. 분명 이 분야에서 만큼은 내가 최고라고 믿었는데, 사실 알고 보면 나보다 잘난 놈들 아주 많거든."

"끄응....."

"자네의 무모함 만큼은, 날 뛰어넘는 것 같네. 아주 칭찬해."


퍼억— 퍽— 퍽—


"푸허억!"

"오, 이런. 입이 부서진 건가? 자네는 입도 의체로 만들었나? 왜 멀쩡한 이를 뽑아버린 거야?"

"으어어! 어어!"

"뭐라고 하는지 들리지 않는군."

"어어! 어!"

"자네와의 추억을 생각해서 라도 자네를 살려주고는 싶은데... 그럴 수가 없네. 난 지금 상황 파악을 잘 하지 못하는 멍청이거든."

"으어어! 으어!"


프슈우우—


"뭐지?!"


프슈우우—


"진박사! 지금 무슨 짓을 한 건가!"

"김박사님! 어디 계십니까?"

"데우스? 자네는 어디 있는가?"

"마키나와 함께 있습니다!"

"연기 때문에 자네가 보이지 않아! 찼수를 지키게! 마키나도!"

"마키나는 제 곁에 있는데, 찼수가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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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149. 새끼 고양이 (3) 21.06.25 22 1 13쪽
149 148. 새끼 고양이 (2) 21.06.24 24 1 12쪽
148 147. 새끼 고양이 (1) 21.06.23 23 1 13쪽
» 146. 메멘토 모리 (4) 21.06.22 29 1 12쪽
146 145. 메멘토 모리 (3) 21.06.21 23 1 12쪽
145 144. 메멘토 모리 (2) 21.06.20 23 1 13쪽
144 143. 메멘토 모리 (1) 21.06.19 25 1 12쪽
143 142. 메모리아 (3) 21.06.18 23 1 12쪽
142 141. 메모리아 (2) 21.06.17 23 1 12쪽
141 140. 메모리아 (1) 21.06.16 26 1 13쪽
140 139. 김박사의 아들들 (3) 21.06.15 27 1 13쪽
139 138. 김박사의 아들들 (2) 21.06.14 25 1 13쪽
138 137. 김박사의 아들들 (1) 21.06.13 29 1 13쪽
137 136.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3) 21.06.12 26 1 12쪽
136 135.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2) 21.06.11 24 1 13쪽
135 134. 김박사의 하드 디스크 (1) 21.06.10 26 1 12쪽
134 133. 시스템 관리자 (3) 21.06.09 22 1 13쪽
133 132. 시스템 관리자 (2) 21.06.08 2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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