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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루(雪鏤): 눈위에 새기다.

랭킹1위 구하러갑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겨울매듭
작품등록일 :
2023.06.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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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1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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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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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6화-반란

DUMMY

**


3급 관리자가 돌아가고, 잠시 휴식을 취하던 재환과 아실러스.


[그래서 이제 됐냐?]


휴식을 취하는 재환을 향해 아실러스가 물었다.


“응 됐어.”

[하···.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 거긴 한데 마지막 촌극은 도대체 왜 한 거야?]


아실러스가 이해할 수 없다는 투로 물었다.

마지막에 있었던 재환과 아실러스의 싸움. 그건 철저하게 의도된 거였다.

협의하게 된다면 계획을 잘 말하고 그 이후 마지막에 유치하게 싸우는 것.


[그래서 얻는 이득이 뭐야? 아무리 생각해도 난 손해만 보는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행위는 같이 동맹을 맺는 이의 불신을 초래할 뿐이었다.

그럼에도 진행한 것은 어디까지나 재환이 강하게 밀어붙여서 그런거고.


“맞아. 불신하라고 한 짓이야.”

[뭐? 왜?]

“그래야 의심 없이 일을 진행할 테니까. 너는 실제로 우리에게 가담할 관리자들이 얼마나 될 거라고 생각해?”

[실제로는 한 2% 정도 되지 않으려나?]


아실러스가 관리자가 말했던 양보다 꽤 많이 줄인 양을 말했다.

애초에 관리자의 말을 다 믿을 수도 없었고, 최악을 잡는 게 제일 나았으니까.


“난 1%도 많을 거라고 봐.”

[그래서? 그거랑 이거랑 뭔 상관인데?]

“그 적은 숫자의 관리자들이 목숨을 걸고 반란을 일으킬 리 없잖아.”


관리자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이유는 단순했다.

인간이 너무 싫어서, 더 이상 노예가 되기 싫어서였다.

그러기 위해서 이곳의 기능을 없애려고 하는 거지 절대로 같은 관리자들끼리 싸우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약해 보여야지.”


만약 재환과 아실러스가, 그리고 플레이어들이 관리자들에게 엄청나게 위협적이라면 관리자들은 반란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단순히 기능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관리자들이 죽을 수도 있으니까.


[도구가 되자는 거야?]

“그래, 적당히 원하는 만큼만 써먹고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그런 거.”


그래야 상대도 마음 놓고 반기를 들었다가 포기할 수 있으니까.


“사실 반기를 들었다가 포기한다고 걔들은 크게 손해 볼게 없거든.”


인간들의 편을 들어 규율을 어긴 것도 아니었다. 그저 반기만 든 것 뿐. 심지어 반기를 든 숫자가 엄청 많으니 처벌을 받아봐야 가벼운 처벌이 끝.


“나한테는 리스크가 적고 사용하는 도구가 적당히 안전하고 쓸만해야 마음이 동하는 거지.”

[그리고 신들은? 신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리 없잖아.]

“그것도 포함해서야.”


고작해야 책 안에 갇힌 존재. 그것도 어리석은 인간이나 대리자로 내세울 만큼 판단력도 낮은 존재들.

재환의 바보 같은 모습을 보게 되면 이런 인식이 자동으로 심어지게 된다.


“아예 안하면 여전히 안 좋은 일만 가득해. 근데 약간의 손해만 보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커. 너라면 안 할거야?”

[너도 참···. 어렵게 생각하고 어렵게 간다.]

“애초에 그게 당연하잖아?”


인간들도 못 믿는 상황에서 관리자 따위를 믿으라니 그건 어불성설이었다.

이 반란은 그저 서로서로 이용하는 그런 일일 뿐이었다.


“뭐, 여기까지가 내 생각이고 반대로 너는 어떻게 할 거야?”

[나?]

“그래, 플레이어들 어떻게 끌어들일 거냐고.”


아실러스가 세운 계획 중에 아직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한 건 그것뿐이었다.

인망도, 그렇다고 인맥도 없는, 아니 오히려 적의만 가득한 상태에서 플레이어들을 도대체 어떻게 끌어들일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거? 그거야 오히려 간단하지.]

“간단해?”

[너를 이용하면 되거든.]



** 



“야, 그거 들었어?”

“뭐?”


멍하니 빵을 씹고 있던 남자가 동료를 보며 물었다.


“그 랭킹 2위 있잖아.”

“그 김재환인가 뭔가 하는 그놈?”

“그래 그놈.”

“그놈이 왜?”

“최근에 성벽을 계속해서 돌고 있잖아.”


동료의 말에 남자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뭐 어쩌라고?”

“야, 잘 생각해봐. 그놈이 어떤 놈이야?”

“어떤 놈이라니···.”


남자는 곰곰이 김재환에 대해 생각해봤다. 김재환에 대해 아는 거라곤 그리 많지 않았다.

1회차에서 랭킹 2위였다는 점, 1단계에서 그 괴물 같던 뤼에고를 잡았다는 것, 그들의 대장이었던 유현과 막상막하로 싸웠다는 것?


“그리고 최근엔 관리자랑 한판 떴었다는 소리까진 들었지?”

“그걸 들으면 뭐 느낀 점이 없냐?”

“뭘 느껴야 하는데?”


남자가 빵을 한입 베어 물며 물었다.

하나하나 대단한 업적들이긴 했지만, 그거랑 성벽을 도는 거랑 뭔 상관이란 말인가?


“아이고, 이 답답아. 넌 그렇게 대단한 놈이 아무런 이유 없이 성벽을 돌겠냐?”

“뭐 돌 수도 있지?”


1단계에서 그렇게 빡세게 굴렀으면 산책 정도는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남자의 말에 동료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잘 들어. 그놈은 1회차 때의 기억을 가지고 있대.”

“응.”

“그래서 온갖 숨겨진 업적을 달성해서 고작 1단계에서 뤼에고를 잡았다는 거야.”

“그래서?”

“아직도 모르겠어? 그런 놈이 성벽을 돌고 있어. 그럼 당연히 성벽과 관련된 히든 업적이 있지 않겠어?”


동료의 말에 남자가 곰곰히 생각해봤다.

확실히, 며칠 동안이나 성벽을 돈다는 건 무언가를 찾는 걸 수도 있었다.

그게 동료의 말대로 숨겨진 업적인 건지 칭호인 건지 아니면 아이템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능성이 있긴 했다.

하지만.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인데.”


그들은 김재환이 뭘 찾는지도 모르고, 어디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러니 김재환은 무슨 짓을 한다고 한들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건 없었다.


“아니, 얻을 수 있는 게 있어.”

“있다고?”

“잘 생각해봐. 김재환보다 우리가 먼저 찾을 수 있다곤 생각 안 해? 가능성 있어!”


웬만한 대도시보다 큰 곳이었다. 그만큼 성벽이 넓었고 그걸 다 돌아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당연하게도 많이 걸린다.

그러니 김재환이 아직 못 돌아 본 곳을 그들이 먼저 돌아보다가 무언가를 얻을 수도 있었다.


“근데 그러기엔 시간이 좀 아까운데?”


이곳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은 1년, 물론 책을 다 못 채우게 된다면 더 있어도 된다고는 했지만 어쨌든 최대 1년이라고 말했다.

남자가 이곳에 온 지 벌써 약 7개월 정도 됐으니 남은 시간은 5개월. 그 안에 책을 모두 채워 넣어야 했다.


“나 이제 3분의 2도 못 채웠거든?”


빨리 채울수록 좋고 알차게 채울수록 좋다고 알고 있는데 성벽을 도는 데에 시간을 쓸 시간은 없었다.


“하아, 이놈아 너 그거 빠르게 다 채워봤자 10개월이잖아. 그렇게 채워서 3단계로 넘어간다고 치자 그럼 네가 엄청나게 강해지냐?”

“···.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이소희도 업적 하나를 잘 얻었을 때 확 강해졌어. 그리고 우리 눈앞에 김재환도 1단계에서 업적을 하나 얻어 뤼에고를 잡았대. 그럼 우리도 그 업적 하나를 얻으면 엄청나게 강해질 수 있다는 소리야.”

“끄응···. 그래도 페이지는 채우기는 해야 하는데.”


동료의 유혹에 남자가 고민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확실히 무엇이 됐든 얻는다면 꽤 좋을 것 같았고, 그걸 얻는 과정 자체도 페이지에 적힐 테니 페이지 채우기도 좋았다.

문제는···.


“그걸 얻어야 좋은 거잖아.”


결국 얻지 못하면 말짱 꽝이라는 소리였다.

남자의 말에 동료가 걱정 말라는 듯 검지를 흔들었다.


“내가 그것도 생각 안 했겠냐. 그 내 옆집 사는 놈이 새로 온 신입인데. 지 동료의 동료가 김재환을 따라다녔대. 그놈 따라서 이것저것 하다가 실수로 성벽을 부쉈거든? 그런데 그 안에 혈향 추적 나침반이 나왔다는 거야.”

“혈향 추적 나침반? 그 쓰레기 아이템?”

“그래, 그렇다는 건 굳이 김재환이 노리고 있는 게 아니더라도 뭔가 나온다는 소리 아니겠냐?”


물론 혈향 추적 나침반이 쓸모가 없는 아이템인 건 맞았다.

다른 물품도 어쩌면 그것만큼 쓸모가 없는 아이템이 나올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그런 아이템이 있다는 점.

내가 좋은 걸 얻을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물건을 찾는 과정이 페이지에 적히니 마냥 시간 낭비는 아니었다.


“관리자들이 난리 칠 것 같은데···.”

“야, 걔들이 우리들끼리 싸우는 거 아닌 이상 크게 처벌 안 하는 거 모르냐?”


관리자를 직접 건드리지 않는 이상 그들이 플레이어한테 커다란 처벌을 주는 경우는 없었다.


“그까짓 거 중앙 도서관 며칠 출입 금지 이 정도겠지. 어차피 우리 모험도 거의 다 했잖아. 그럼 손해 보는 거 없다니까?”

“으음···. 그렇지? 그럼 한번 가보기나 할까? 근데 넌 그걸 왜 나한테 말하냐?”


그렇게 좋은 거라면 혼자 독식하는 게 맞았다.

심지어 그들은 동료긴 해도 그렇게 엄청 끈끈한 사이도 아닌데 왜 이런 걸 알려주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야, 알다시피 내가 업적을 속도 위주로 쌓지 않았냐. 그러다 보니까 성벽을 부수거나 땅을 파는 게 힘이 살짝 부치거든.”

“아하~.”


남자는 그제야 동료의 속셈을 알아챘다.

어차피 나중에 되면 다 알게 될 테고, 외각에서 힘쓰는 일은 힘에 부치니까 정보를 알려주는 대가로 그를 부려 먹으려 하는 거였다.


“내가 도와줄 것 같냐?”

“야, 나 때문에 며칠은 빨리 알았으면 좀 상부상조하자. 어? 대신 내가 빠르니까 성벽 돌아보는 건 더 많이 돌아볼 수 있잖아. 반반 오케이?”

“음···. 오케이 콜.”


합의를 마친 둘은 곧바로 성벽을 향했다.

그리고 이 소문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도시 내 모든 사람에게 퍼지기 시작했다.



**


“지독한 놈들.”


성벽을 돌고 온 재환은 물을 마시며 여전히 성벽을 얼쩡거리는 사람들을 보며 질린 표정을 지었다.

설마 이따위 헛소문을 믿을 줄이야···.


[원래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되어있어.]


스르륵 나온 아실러스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그래도 너무 허술한 이야기인데 그걸 믿는 게 말이 돼?”

[당연하지. 전말을 아는 너나 나야 허술하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아니거든.]


이소희 다음으로 대단한 행동을 했던 랭킹 2위가 헛짓한다고 생각할만한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심지어 실제로 따라 했는데 좋은 건 아니지만 뭐가 나오긴 했다?


[손해 볼게 없으니 무조건 하게 되어 있지.]

“아니, 그 정도로 멍청하다고?”

[멍청하다기보단 그들도 다급한 거지.]


아무리 괜찮은 척해도 그들은 한 번도 목숨을 걸고 싸워보지 못했던 사람들이었다.

2단계나 3단계는 그래도 목숨의 위협이 거의 없지만 1단계에서는 목숨을 걸고 살아남았고.


[앞으로 가면 갈수록 위험도는 더 커지고 생존 확률은 줄어들어. 그럼 당연히 뭐라도 붙잡고 싶지 않겠어?]


심지어 원해서면 모를까 원하지 않는데 온 사람들은 경우는 그런 성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되어있었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소문은 더더욱 신빙성이 더더욱 더 커질 거야.]


지금 나온 거는 고작해야 재환이 미리 이곳저곳에 숨겨둔 아이템 정도지만 나중에 가면 업적도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업적이란 결국, 남들이 하지 않은 행동을 하거나 무언가를 이룬 것이기 때문에 성벽을 계속해서 파괴하거나 찾아다니면 생기게 되어있었다.

물론, 그런 업적은 쓰레기 같은 업적이거나 약간의 도움만 되는 업적이겠지만 일단 나온다는 게 중요했다.


[아, 랭킹 2위가 역시 뭘 노리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는 거지.]

“하하, 너도 참, 사람 잘 이용한단 말이지.”

[뭐 이 정도는 기본이지. 그나저나 3급 관리자는 아직도 연락이 안 오는 건가?]


벌써 2주가 넘게 지났는데 연락이 와야 할 놈이 오지 않는다니···.


“뭐 곧 오겠지.”


재환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그 역시 제한 시간이 있는 관계로 쫄리긴 마찬가지였지만 여기서 안절부절못한다고 달라질 건 없었으니까.


‘그리고 괜히 그러다가 헤라의 각인이라도 들키면 엿되지.’


대충 냉장고에 있는 빵을 꺼내 몇 번 씹어먹은 재환은 잘 준비하기 위해 간단한 세안을 하고 주변의 촛불들을 껐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있기를 10여분.


‘오늘이었네.’


감각에 걸리는 한 가지 물체에 재환은 한숨을 내쉬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보이는 책 한권.


[흠, 깨어 있었나?]

“뭐 그렇지. 그래서 준비는?”

[다 되었다.]

“이제 평화로운 시기도 끝이구만.”


반란의 준비가 모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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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악당 23.07.10 111 1 12쪽
21 21화-악당 23.07.09 118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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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화-불협화음 23.07.06 11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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