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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루(雪鏤): 눈위에 새기다.

랭킹1위 구하러갑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겨울매듭
작품등록일 :
2023.06.24 21:30
최근연재일 :
2023.08.01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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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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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글자수 :
218,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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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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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5화-악당

DUMMY

**


[얘들이 마지막인가?]


아실러스는 재환이 붙잡고 있는 여자를 보며 물었다.


“일단은 마지막이지.”


이미 마을에 들어간 놈들이라던가. 원래 들어가 있는 놈들을 제외하면 마지막이긴 했다.


“그나저나 영 수확이 안 좋은데. 이봐. 넌 업적 점수가 몇점이지?”

“1만···2천점.”

“쯧.”


아슬아슬하게 부족한 점수에 재환이 혀를 찼다.

분명 이번에 넣은 `들은 재환때문에 그래도 최대한 업적 점수가 높은 사람들 위주로 넣었을 텐데 왜 이리 점수들이 낮은 건지. 


[당연한 거 아니냐. 지난 시간 동안 들어간 사람들을 생각해봐라.]

“그건 맞긴 한데···.”


근 10년이란 시간 동안 높은 점수 위주의 사람들을 넣었을 테니, 당연히 현재 남은 사람들의 평균 점수가 낮은 건 당연하긴 했다.

거기에 일반 사람이 아닌 범죄자들만 족치고 있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몇놈 나올 줄 알았는데.’


1회차 랭커 중에는 분명 범죄자도 꽤 있었는데 어떻게 된 게 한놈도 발견되질 않다니···.


“에휴, 너 업적 점수로 내가 사라는 것들 사라.”

“그, 그러면 살려주실 건가요?”

“네가 얼마나 잘 따르는지 보고?”


재환의 말에 여성을 빠르게 업적 상점 창을 열었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포인트를 사용해 재환이 부르는 물품들을 사기 시작했다.


“다, 다 샀습니다.”

“그래? 수고했어.”


그대로 머리를 태워 죽인 재환.

그는 배낭에 물건들을 챙겨 넣으면서 구석진 곳에서 떨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거기에 계속 있으면 나중에 죽는다. 마을 들어가면 전투 금지니까 빨리 들어가라.”


재환의 말에 주춤주춤 일어나 마을로 향하기 시작하는 사람들, 재환을 최대한 빙 둘러 가던 사람들 중 한 남자가 잠깐 멈춰서더니 재환에게 고개를 숙였다.


“가, 감사합니다.”


그대로 후다닥 앞서가는 사람들을 따라가는 남자.

그의 인사에 재환이 쓴 웃음을 지었다.


‘감사하다라···.’


먼저 커맨드에 들어와 무력을 쌓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농락하고 있던 놈들을 죽이고 갈취한 게 다였다.

그런데 감사 인사라···.

심지어 그들과 함께 생존의 숲을 나아갔던 동료 중에 범죄자 놈들은 죽였는데도 말이다.


[원래 인간이란 나만 아니면 되는 거야.]

“근데 넌 언제부터 안 나오고 말만 전달이 가능해진 거냐?”

[이게 바로 내 능력이지. 어때 유능함을 좀 알겠냐?]


아실러스의 실없는 소리에 재환이 피식 웃었다.


“그래, 그런 거로 하자. 자, 그럼 일단 마을로 돌아가 볼까.”


재환은 배낭을 둘러맨 채로 천천히 마을 쪽으로 걸어갔다.


[몸은 좀 괜찮나? 아직 다 낫지 않았잖아.]

“뭐, 마을에 들어가서 최대한 치료해봐야지.”

[그럼 그전까지는 최대한 몸을 사려라. 아까 같은 잔챙이들이야 괜찮지만 강한 놈을 만난다면 위험하다.]

“글쎄 그런 놈이 있을까?”


동화 마을 특성상 책을 다 채우게 되면 곧바로 3단계로 넘어가 버리고 만다.

지금 재환의 전체적인 무력은 칭호와 업적 등으로 인해 적당한 모험 3개를 성공한 사람과 비슷했다. 그러니 웬만해서는 그런 놈을 만날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세상에 절대라는 건 없어. 무엇보다 1회차랑 달리 이곳은 어느 정도 정보가 알려진 상태 아니냐.]

“그건 맞는 말이긴 한데···.”


과연 위험한 모험을 하려는 사람이 존재할까?

그렇게 말하려던 재환은 말을 내뱉지 못한 채 말끝을 흐리며 저 멀리 성벽을 바라봤다.


“커헉!”

“꺄아악!”


그보다 먼저 갔던 사람들이 밟히고, 죽임을 당하는 중이었다.


“미친놈들이네. 돌았나?”


아무리 도시 바깥이라고는 하지만 바로 코앞. 오지랖 넓은 관리자가 지나가다가 보기라도 하는 순간 제재를 당할 텐데.

재환은 빠르게 속도를 높여 도시 입구로 빠르게 다가갔다.

그러자 재환을 발견한 적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모두 재환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흐음···. 네가 걔니?”


그때 성벽에 기대고 있던 남자 한 명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오며 말을 걸었다.

은발에 은색 눈, 작은 키에 유약한 인상을 가진 남자.

그의 모습을 확인한 순간 구겨지는 재환의 인상.


‘저 새끼가 여기에 왜 있어?’


랭킹 3위, 유현. 명칭 자체가 사이코패스로 불리는 살인이 즐겁고, 법으로 얽매이는 걸 싫어하는 놈.

들어왔어도 벌써 들어왔어야 할 놈이 여기에 있다니···.


“잘린 한쪽 팔, 커다란 배낭. 맞네.”


재환을 훓어보던 유현이 씨익 웃었다.


“혹시 네가 랭킹 2위니?”

“···.”

“맞지? 맞을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이제 1단계를 끝낸 놈이 내 부하들을 모조리 죽일 수 있을 리 없거든.”

“그런데?”

“이야, 반가워. 여기 들어갈 때 내가 랭킹 2위라고 생각하고 들어왔었는데 랭킹 2위가 들어왔다는 메세지에 나 진짜 놀랐다?”


정말로 반갑다는 듯 손을 앞으로 내미는 유현.

재환은 앞으로 다가가 유현의 내민 손을 붙잡···.


파앗!

“역시···. 재밌네.”


기습적으로 전격을 두른 채 내지른 재환의 주먹을 막은 유현이 유쾌하게 말했다.


“근데, 예상보단 좀 약하네?”

쩌저적!


붙잡은 손에서부터 생기기 시작하는 얼음 결정.

재환은 재빨리 뒤로 물러나며 배낭을 벗어 던진 후 단검을 던졌다.


캉!


바로 앞에 생성된 얇은 얼음 장막에 막힌 단검.

하지만 재환은 예상했다는 듯 이미 또 하나의 단검을 꺼내 전격을 둘러 유현을 향해 내지르고 있었다.


콰직!


얼음 장막이 꿰뚫리며 그대로 유현의 이마에 단검이 꽂혔다.


쩌저적!


단검을 타고 재환의 손을 얼리는 냉기.

단검이 꽂혀있던 유현은 어느새 얼음덩어리로 변해있었다.


“흐음, 어떻게 할까?”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재환이 억지로 얼음을 깨부수며 몸을 돌려 공격했다.


퍽!


공격을 하기도 전에 복부에 공격받고 날아가는 재환.


“지금 죽일까? 아니면 아껴뒀다가 죽일까?”


재밌는 장난감을 발견한 듯 말하는 유현의 말에 재환이 인상을 쓰며 일어났다.


[마을로 들어가라. 지금은 상대가 안 돼.]


아실러스가 다급하게 재환에게 조언했다.

그의 말에 재환이 힐끗 뒤쪽을 바라봤다. 마을 입구까지 겨우 5미터. 그냥 땅을 박차기만 해도 들어갈 수 있는 거리였다.

그리고 다시 앞을 바라보는 재환.

그의 눈에 땅에 누워 벌벌 떠는 사람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지금 앞으로 나가면 개죽음이다.]

“알아.”

[악당이 되라는 건 이런 것도 외면하라는 소리야. 내 말 따르기로 한 거 잊지 않았지?]

“나도 알아.”


어차피 재환이 지금 구해준다고 해도 몇단계 나아가지 못하고 태반이 죽을 사람들이었다.

그러니 딱히 양심에 찔릴 이유는 없었다. 심지어 재환은 이미 꽤 많은 사람을 죽였기에 이제 와서 양심을 운운하는 것도 웃겼다.


“흐음, 도망가게?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북!”


유현이 재환의 판단에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책을 펼쳐 보여주었다.

그의 책 페이지는 어느새 거의 가득 차 있었고 남은 페이지는 고작해야 5페이지.


“마을에서 길어야 15일만 버티면 나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니까 확실히 나쁘지 않은 선택이야.”


히죽 웃으며 말하는 유현의 모습에 재환이 한숨을 내쉬며 자세를 잡았다.


[김재환!]

“저 자식 미소가 마음에 안 들어서 말이야. 한방만 먹일게.”


아실러스에게 대답한 재환이 전격을 최대한 방출하기 시작했다.

그런 재환의 모습이 의외였는지 살짝 눈이 커지는 유현.

이내 정말 재밌다는 듯 활짝 웃더니 손을 들어 올렸다.


“너 정말 재밌구나?”


그대로 얼음 창이 만들어지더니 빠르게 재환을 향해 쏘아졌다.

몸을 움직여 얼음 창을 피한 재환이 혀를 차며 전격을 날려 견제를 날렸다.


‘미친 새끼.’ 


응용 스킬을 쓰는 유현의 모습에 재환이 혀를 찼다.

군대에서도 이런 걸 사람들한테 가르쳐주진 않았으니···.


‘업적 포인트를 들이부어 이소희의 지식을 훔친 건가.’

“뭐해! 싸우는데 이렇게 가볍게 싸울 거야?”


자신에게 날아오는 전격을 손에 두른 얼음 방패로 가볍게 쳐낸 유현이 실망한 듯 말하며 재환에게 달려들었다.

곧바로 검을 조형해 내리긋는 유현. 피하기 위해 몸을 왼쪽으로 이동한 재환이 눈썹을 찌푸렸다.

어느새 바닥에서 솟아오른 얼음송곳이 발을 뚫어버린 뒤 못 움직이게 발 전체를 얼음으로 뒤덮고 있었다.


“너무 싱거운데?”


내리쳤던 검을 그대로 대각선으로 위로 올려 치는 유현.


“캬악!”


전격에 감전당한 그의 몸이 그대로 굳으며 마비됐다. 그 순간을 노리고 단검을 내지르는 재환.


캉!


바로 앞에서 얼음 장막에 막힌 재환의 검.


“싱겁다는 말···취소.”


유현이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저릿저릿한 몸을 풀었다.


“발을 꿰뚫은 얼음을 타고 전격을 날릴 줄은 몰랐어.”

“그러게, 누가 발을 꿰뚫으래?”


발에 방전을 일으켜 얼음을 부순 재환이 말했다.


‘그래도 아직은 좀 어설프네.’


순간 냉각 자체는 뛰어났지만, 순수한 얼음 상태도 아니고 강도도 크게 단단한 편은 아니었다.

만약 그 두 개까지 이루어진 상태였다면 이번 공격은 아예 통하지 않았겠지.


[어떻게 할 거냐. 이대론 이기기 힘들어.]

“나도 알아.”


아실러스의 말대로 이대로는 재환의 필패였다.

힘의 격차도 문제였지만, 가장 큰 문제는 신체의 내구성.

고작 몇번의 공격을 받았을 뿐이지만 재환의 몸속은 어느새 다시 무너지고 있었다.


“자, 그럼 마저 갈까?”


싱글벙글 웃으며 달려드는 유현.


[정지하세요.]


그 순간 딱딱한 목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몸이 딱하고 멈췄다.


[아무리 밖이라지만 제가 전투를 용인할 것 같습니까?]


어느새 나타난 관리자가 어이가 없다는 말투로 말했다.


‘적어도 2급 관리자다.’


재환은 눈꺼풀 하나 움직여지지 않는 몸을 느끼며 관리자의 등급을 헤아렸다. 


[일단 도시 밖이라 뭐라고 말하진 못하겠습니다만. 더 싸우실 건가요?]


관리자의 물음과 함께 자유롭게 움직여지는 입.


“에이 설마요. 관리자님들이 얼마나 무서운데 제가 그러겠어요?”


입이 풀리자마자 유현이 재빠르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의 대답에 몸체를 돌려 재환쪽을 보는 관리자.


“저도 싸울 생각은 없습니다.”

[흠, 그럼 이제 모두 사이좋게 도시로 들어가시죠.]


그가 말하자마자 재환은 굳어졌던 몸이 풀리는 걸 느꼈다.


“얘들아! 들어가자!”


유현이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도시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하는 유현의 부하들.


“나중에 보자?”


유현이 재환에게 싱긋 웃어준 뒤에 본인도 도시 쪽으로 휘적휘적 걸어갔다.


“봤냐?”

[봤다.]


2급 관리자가 힘을 풀기 전 분명 유현은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미치겠군.’


도대체 여기서 얼마나 힘을 쌓았는지 가늠도 잘되지 않았다.

아무리 업적 포인트와 일부 지식이 있었다지만 그럼에도 규격 외로 힘을 쌓은 것 같았다.

재환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안 그래도 사방이 적인데 적이 하나 더 추가된 사실이 그리 유쾌하진 않았다.


[걱정하지 마라. 얼마 안 가 네가 이긴다.]

“뭔 자신감이냐?”


도시로 들어오자 확답하듯 말하는 아실러스에게 재환이 물었다.


[유현이야 2급 관리자에게 저항했을 뿐이지만, 넌 이 세계를 부숴야 하니까.]

“그러네. 맞네.”


확실히 맞는 말이었다.

이 세계를 부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다면 유형쯤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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