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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범 님의 서재입니다.

대환장의 아포칼립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조르범
작품등록일 :
2023.02.05 23:42
최근연재일 :
2023.04.28 19:00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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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22
추천수 :
217
글자수 :
43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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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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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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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069화 결전을 향해서 (3)

DUMMY

레비넨스는 감옥에 있는 윤현성을 만났다.

파이로스와 발락스의 기운이 그 안에 있는 걸로 봐선 정말 그가 두 드래곤을 죽인 것이 맞았다.

레비넨스의 푸른 눈동자가 빠르게 윤현성을 훑고 지나갔다.


“네가 윤현성인가?”


자기의 이름을 부른 윤현성은 눈앞에 있는 자가 누구인지 본능적으로 느꼈다.


“네가 그 드래곤인가 보군···”

“맞아. 냉기의 드래곤 레비넨스라고 하지. 우리의 동족을 죽인 놈이 궁금해서 한 번 찾아와 봤을 뿐이다.”

“···그래서 궁금한 것은 다 풀렸나?”


이번 일도 있기도 하니 윤현성은 고깝게 말했다.


“뭐 어느 정도는 다 풀린 것 같군. 뭐 별거 없는 건 매한가지라서 말이야. 왜 그 녀석들이 네 손에 죽은 건지 의문만 더 쌓이는구나. 지금 당장이라도 네놈을 쳐 죽이고 싶지만, 내가 보여주고 싶은 걸 보여주고 난 뒤에 죽여주도록 하지.”


그의 주변에서 냉기가 풀풀 흘러나왔다. 정말 차가운 극빙의 기운이었다.


“그래? 오래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군.”

“말하는 싹수를 보아하니 어차피 단명할 운명이었군.”


레비넨스는 냉기의 드래곤답게 냉철함을 유지했다.

그게 레비넨스의 장점이기도 했다. 절대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

파이로스와 달리 레비네는의 움직임은 모두 정해진 계산대로였다. 드래곤 인데도 그러니 상대하기 더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내게 운명을 논하지 마라···”


윤현성이 레비넨스를 노려보았다.


“운명을 논하는 게 아니라. 어차피 이 세계의 운명과 네놈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 네놈은 그걸 모르는 군.”

“정해진 운명 따위는 존재하지 않아··· 운명은 순리 대로가 아닌··· 쌓아 가는 것이지.””


레비넨스는 윤현성의 말을 듣고 어이가 없어서 그만 웃음이 나올 뻔했다.

오랜만에 자신을 웃게 만들 뻔한 이 인간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됐다.


“운명을 쌓아간다라··· 정말이지 멍청하기 그지없군···”

“멍청한 건 네놈이다.”

“말꼬리를 무는 것으로 나를 도발하려던 것이라면 멍청한 생각이다. 나는 너희와 파이로스처럼 흥분하지 않거든.”


레비넨스가 돌아서자 그들을 가둬놓고 있던 철창이 얼어붙었다.

그 냉기가 피부를 뚫고 들어가 뼈가 시릴 정도였다.


“내 능력으로 철창을 얼렸으니, 빠져나올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흐르는 피까지 얼어붙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그들은 완전히 가둬버린 레비넨스는 그대로 내려왔던 길을 올라갔다. 그의 입가에 잔잔한 승리의 미소가 지어졌다.

자신의 권능으로 철창을 완전히 얼려버렸다. 그 기운은 그들의 피를 점점 얼어붙게 만들면서 종국에 결정으로 얼어붙은 혈액이 혈관을 모조리 찢어 가면서 고통스럽게 죽어갈 것이다.

그 정도면 레비넨스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지금은 이제 이 차원을 어떻게 무너뜨릴지 여유롭게 고민하면 됐다.


“돌아오셨습니까?”

“그래, 딸이여 너희들은 내 밑에서 이 영광스런 세계의 멸망을 함께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하마.”

“감사합니다.”


류월용은 무릎을 꿇었다. 레비넨스에게 마음을 조종당하는 그녀의 태도는 차가운 냉기가 풀풀 풍겼다.

문주의 말이 곧 절대적이라 그녀만 제압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제압할 수 있었다. 레비넨스는 그 성격과 같이 효율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레비넨스는 오만한 눈으로 그녀를 내려봤다.


“이, 이 힘은··· 도대체?”


류월용은 자기도 모르게 느껴지는 힘에 두 눈을 크게 뜨고 레비넨스를 보았다.


“내 힘이다. 그 힘으로 이 세계를 멸망시키거라.”

“아아··· 아버지의 뜻 알겠나이다.”


그녀를 비롯하여 왕위파의 모든 사람들에게 레비넨스의 힘이 내려졌다.

곧 그 힘은 왕위파의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조종할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

모두 레비넨스의 앞에 무릎을 꿇고 그를 향해 경배하며 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

그런 인간의 모습을 덤덤하게 지켜보며 그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곧 다가올 멸망의 시간이 눈앞에 있다.

그의 뒤에 있는 눈의 꽃이 만개할 때면, 모든 세상이 얼어붙을 것이다. 그리고 생명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으리라.


* * *


“···이제 어떻게 하죠?”


이하루는 이 꽁꽁 얼어붙은 감옥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다.


“기다리는 것 밖에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느껴진다.

이곳의 온도가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는 것을 이제는 일반 사람들을 버틸 수 없을 정도로 기온이 내려갔다.

우리들을 이곳에서 얼어 죽게 만들 생각인 듯했다.


“허억··· 허억···”


세리아가 힘겹게 숨을 쉬었다. 그녀는 아는 것은 많았어도 지금 몸은 일반 사람이나 다를 바 없다.

그녀의 가뿐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졌다.


“세리아, 제가 뒤를 봐드릴게요.”


그녀의 등에 손을 올렸다. 파이로스의 기운을 조금씩 모아 그녀에게 흘려보냈다.

따듯한 기운이 차가운 기운을 조금씩 몰아냈다. 그녀의 숨 또한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이건···”

“파이로스의 힘입니다. 그를 죽이고 손에 넣은 힘이에요. 이렇게 도움 될 줄은 몰랐는데, 이 힘을 얻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눈빛은 그런 게 아니었다.

내가 느끼기에는 ‘이것도 수명을 사용하는 거냐.’라고 묻는 것처럼 느껴졌다.

고개를 저어 내가 느낀 것에 대하여 답해주자 그제서야 내 힘을 받아들였다.


“계속 여기서 버티는 수밖에 없는 건가요?”

“그렇진 않습니다. 계속해서 류월용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마음을 두드려요? 그게 무슨 소리예요?”

“말 그대로 드래곤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마음을 두들기고 있는 거죠.”

“그런 것도 가능한가요? 그것도 드래곤의 힘으로 가능한 건가요?”

“해본 적은 없지만, 가능하더라고요.”


드래곤은 전지전능하진 않다.

하지만 전능까지는 가능하다. 그들의 ‘용언’ 드래곤의 말에는 힘이 깃들어 있었다.

그 힘은 사람의 심상까지 제어할 정도였다. 드래곤의 힘을 이어받은 나도 그게 가능하지 않을까 해서 나온 이론이었다.

하지만 쉽지 않다. 드래곤의 대해 아직 잘 모를뿐더러, 나는 애초에 드래곤이 아닌 인간이다. 그러니 그 힘을 당연히 드래곤 보다 잘 사용할 수 없는 것이 맞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류월용의 마음은 이미 뼛속까지 얼어붙었다. 아무리 극상성의 기운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 정도로 얼어붙은 것을 녹이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실패할 것 같지는 않아요.”


얼어붙은 그녀의 마음을 녹아내기 작전은 이미 시작되었다.

발락스의 시공간을 간섭할 수 있는 권능과 파이로스의 불의 권능을 잘 조합해야 했다. 발락스가 내 공간에 들어왔던 것처럼 나 또한 그녀의 공간에 들어왔다.

이번엔 조금 더 정신을 집중하여 눈을 뜨니 꽝꽝 얼어붙어 있는 회백색의 공간이었다.


“여기가 그녀의 심상 세계인가···”


그녀의 세계는 이미 활동을 정지했다.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얼어붙은 공기가 무겁게 느껴진다.’라는 느낌뿐이었다.

그곳을 천천히 걸었다. 그녀의 심상 세계의 핵심이 되는 공간을 찾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사람들은 역시 그런 마음을 잘 보여주지 않는다. 쉽게 찾을 거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찾기 힘들 줄 몰랐다.


‘아직까지는 괜찮아···’


* * *


레비넨스는 이런 곳 따위 얼마든지 쉽게 무너뜨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항이 보기보다 드셌다. 자기의 힘을 물려받은 자들 또한 쉽게 다치고 죽는 인간이다. 아직까진 호각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전선을 무너뜨리는 것도 시간문제다. 그리고 그 녀석들도 곧 죽었을 거란 생각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레비넨스는 그걸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어 지하 감옥으로 내려갔다. 상당히 길고 복잡한 곳이다.


‘인간들은 이런 쓸 때 없는 짓을 해놓는지 잘 모르겠군.’


그는 인간들에게 한 가닥 불편을 생각하며 윤현성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중간에 불안함이 느껴졌다.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던 탓이다. 그는 설마 하는 생각이 스쳤다. 처음으로 레비넨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가 윤현성이 있는 방까지 와서 처음으로 냉정을 찾을 수 없었다. 그 열기는 파이로스의 것이 맞았다.


“네놈은 우리들의 힘을 정말로 흡수하였구나. 어떻게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을 할 수 있는 거지?”


지금이라면 모두 고통스럽게 죽어갔을 거라 생각한 것이 완전히 빗나갔다.

그들은 살아있었다. 심지어 얼려놓은 얼음이 녹아내릴 정도로 이곳의 공기는 따듯했다.


“우리들이 쉽게 죽을 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주동진이 레비넨스를 보고 이빨을 세웠다.


“닥쳐라! 내 너를 찢어 죽여버리기 전에!”


그는 차갑게 쏘아붙였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 소리에 죽었을지 모르겠지만, 주동진은 그럴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용의 힘을 직접적으로 받은 충격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충격이었다. 그는 헛기침을 토했다.


“일어나라!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이냐!”

“글세···”


드디어 윤현성이 눈을 떠 입을 열었다.


“무슨 짓을 한 거지?”

“네놈과 같은 짓을 조금 해봤지···”

“나와 같은 짓?”

“그래···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도대체···”


탕-!

머릿속이 어지러운 레비넨스는 옆구리에 느껴지는 통증에 그곳에 시선을 두었다.

피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 날아온 동선을 살핀 곳에 자기가 마음을 지배했던 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너 이 자식···”


레비넨스는 다시 윤현성을 바라보았다.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 짓고 있는 그는 레비넨스가 얼려놓은 철창을 박살 냈다.


“반격 시작이거든.”


윤현성이 주먹에 힘을 꽉 주었다.

퍼버벅-! 퍼억-!

그의 주먹이 레비넨스를 구타했다. 정신 차리지 못할 정도로 쉴 새 없이 몰아쳤다

우당탕- 쾅-!

마지막으로 회전력을 이용한 발차기로 무게를 가득 실어 레비넨스를 날려버렸다.

날아간 그는 별 다른 충격을 받은 모습은 아니었다. 일어나는 것도 불쑥 일어나며 뭐라 중얼거렸다.

그건 인간에 대한 분노와 적의를 가득 실은 그의 의지였다.


“모두···!”


그걸 눈치챈 윤현성이 한 발 앞으로 나와 그 의지를 받았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을 정도로 거대한 충격이었지만, 다행히 감당할 수 있을 정도였다.

만에 하나 자기가 아니었더라면, 어떤 일이 펼쳐졌을지 상상도 하기 싫었다.


“눈치 하나는 재빠르구나. 하지만 요행도 그것뿐이다···”


그는 뭐라 더 이어 소리치려 했지만, 갑작스럽게 피를 토했다.


“끄어억··· 무슨 짓을 한 거냐···”

“네놈의 드래곤 하트의 수명을 최대치까지 시간을 흘려보냈거든. 이건 발락스의 권능이다.”

이··· 이··· 비열한 인간 놈이···”


그의 주변에서 냉기가 휘몰아쳤다. 그 극냉의 기운은 공기까지 얼어 붙이려는 듯했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레비넨스의 기운은 흘러가는 시간까지 얼릴 수도 있었다.

윤현성은 조금씩 뭔가 잘못 됐다는 걸 깨달았다. 흘러가는 시간을 완전히 멈춰버린 레비넨스는 치켜뜬 그 눈으로 윤현성을 노려 보았다.


“요행은 여기까지다. 인간··· 반드시 네놈을 죽여주도록 하겠다.”


그 속에서도 윤현성은 여유를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 말하다가 죽은 놈들이 둘이라서 말이야···”

“······.”


그 대답을 들은 레비넨스는 대답 없이 그저 자기의 감정을 폭발시킬 뿐이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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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062화 일본으로 (3) 23.04.08 39 2 12쪽
61 061화 일본으로 (2) 23.04.07 46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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