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조르범 님의 서재입니다.

대환장의 아포칼립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조르범
작품등록일 :
2023.02.05 23:42
최근연재일 :
2023.04.28 19:0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10,656
추천수 :
217
글자수 :
432,617

작성
23.04.09 19:00
조회
36
추천
2
글자
12쪽

063화 파이로스 (1)

DUMMY

미친 웃음소리와 함께 하늘의 구름이 점점 붉게 변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 석양이 지는 시점이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었다.

이건 뭔가 다르다.


“파이로스입니다··· 감정이 변할수록 파이로스의 힘이 더욱 강해질 뿐입니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하!”


우리를 겁박하던 일본인의 웃음소리가 더욱 미친 사람처럼 변해갔다.

다른 사람들 역시 웃음을 참지 못해 입술을 씰룩 거리며 웃음을 최대한 참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 웃음을 참지 못하고 살짝 숨소리를 뱉은 사람이 있었다. 그다음 정말 거짓말처럼 미친 듯이 웃던 웃음이 끊겼다.

광기에 젖어 웃음 짓던 표정에서 웃음기 하나 없이 정색하는 표정으로 변하는데 1초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너 뭐야··· 이 개새끼야··· 네가 감히 웃어?”

“죄, 죄송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눈살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 이하루를 쳐다봤다.


“갑자기 윽박지르고 있어요. 웃었다고 뭐라 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파이로스의 힘이 더욱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짜악-!

그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힘에 의해 고개가 돌아간 순경의 뺨이 이만큼 부어있었다.


“야이 새끼야. 웃음이 나오냐고? 내가 묻잖아 안 그래? 대답을 해야지···”

“죄, 죄송합니다.”

“죄송이고 나발이고 이 씨발 새끼가···아아아아악!”


갑작스레 소리를 지르는데 도저히 사람의 소리라고 들어줄 수 없었다.


짜악-! 짝-! 짜악-!


“고개 돌려 이 새끼야···!”


짜악-! 짝-! 짝-!


잔인하게 울려 퍼지는 소리와 그 고통을 참아내는 신음만이 들릴 뿐이었다.

다른 부하들은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그를 말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미쳐버린 놈을 말리기란 쉽지 않았다. 성인 남성 다섯이 달라붙는데도 그를 말릴 수 없었다.


“놔! 놔! 이 새끼들아 놓으라고 내가 저 녀석을 완전히 죽여버려야겠어!”


이하루가 실시간으로 번역해 주었다. 우리는 흘러가는 상황이 점점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만을 알고 있었다.


“놔! 놓으란 말이야 이 개새끼들아아아아아-!”


그 일본인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며 웃음을 참지 못했던 부하를 향해 그걸 겨누었다.

탕-!

총성이 울렸다.

그 소리에 잠시 적막이 찾아왔다.

머리에 구멍이 난 부하는 허무한 표정과 함께 힘을 잃고 뒤로 쓰러졌다.

그 총성이 시발점이었다.

붉은 하늘이 더욱 붉어지며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상합니다···”


이상 현상에 긴장이 바짝 들 때 갑작스럽게 내 앞을 스쳐 지나가는 주동진의 모습이 보였다.

워낙 갑작스러워서 반응 조차 하지 못했다. 그보다 드는 생각은 주 팀장님이 저렇게 빨랐냐는 것이다.

말릴 틈도 없이 주동진의 큰 주먹이 총을 든 그의 안면에 작렬했다.

빠드득-!

안면이 바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공처럼 바닥을 튕기면서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저건 살아남기 힘들지···”

“그대로 즉사했겠군요.”


상황이 복잡해졌다. 하지만 그렇게 복잡할 것도 없었다.

모두 미쳐버렸으니까.

그 총성과 함께 시작된 진흙탕 싸움에 적도 아군도 없었다.

서로가 서로를 죽이기 위해 주먹을 휘두르고 발을 움직인다. 자비란 존재하지 않았다. 저 위에 붉은 하늘과 같은 색으로 번진 이들의 눈동자는 배에 구멍이 뚫려도 목숨을 잃지 않는 한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스윽-!


“위험합니다!”


그대로 몸을 날려 이하루를 덮쳤다.

소리 없이 날아드는 날카로운 무언가가 이하루를 노렸다.

그녀를 스쳐 지나간 날카로운 화살이 다른 사람의 등에 꽂혔다. 그 사람은 화살을 등에 등에 맞고도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마치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등에 화살을 맞은 상태로 사람들과 뒤섞였다.

우리는 몸을 털고 일어났다. 우리를 반경으로 사람들은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주 팀장님은 어떻게 하죠···?”


이하루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주동진을 바라봤다.

우리가 보는 주동진의 모습과 거리가 많이 멀었다.


“우리는 왜 변하지 않는 건지는 몰라도 저기에 섞여 들어간다면 고생을 면치 못할 겁니다. 그리고 주 팀장님이 저런 곳에서 죽을 사람은 아니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내 말에도 이하루의 눈빛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세리아, 지금 이 상황에 우리만 멀쩡한 이유는 뭡니까?”

“저도 잘 모르겠지만, 윤현성 씨는 드래곤의 힘을 직접 이어받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고 이하루 씨는 사람의 천상이 선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난장판을 바라보는 세리아의 눈빛이 깊어졌다.


“이곳뿐 아니라 다른 지역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분노와 불의 드래곤 파이로스는 사람들의 분노를 양식으로 삼아가면서, 자신의 힘을 채우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이들의 분노로 자기의 힘을 채우는 중일 거예요.”

“이 싸움을 멈추는 걸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말씀이시군요.”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 순간 주동진의 광기에 빠진 눈빛이 우리를 향했다.


“방금 저희를 본 거겠죠?”

“그런 것 같은데요···”


내 물음에 이하루가 대답했다.

제일 상대하기 까다로운 상대가 우리에게 이를 들어냈다.

죽일 수도 없고 오로지 제압만 해야 하는데, 상대는 지치지도 않는다.


“역시 맞았네요.”


주동진이 터벅터벅 우리 앞으로 걸어왔다. 대뜸 정확히 몇 걸음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준비 동작도 없이 주먹을 뻗었다.

빠르다. 상당히 매서운 공격이었다. 주동진의 공격은 방금으로 끝나는 게 아니었다. 날카로운 연속 공격으로 부드럽게 공격을 이었다.


“주 팀장님 정신 차리세요··· 우리는 적이 아닙니다.”


들릴 일은 없겠지만 혹시 몰라서 말을 뱉었다.

기대조차 하지 않았지만, 역시 그의 귓가에 내 말이 닿지 않았다.

주동진의 주먹이 상당히 깊게 들어왔다. 이번엔 확실히 맞출 자신이 있는 공격이었는데, 뒤로 물리는 발을 꽈서 옆으로 슬쩍 피하며 나도 똑같이 주먹을 가볍게 휘둘렀다.

퍼억-!

턱이 밀리는 느낌과 함께 제대로 꽂혔다는 걸 알았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이런 공격이 제대로 먹힐 리 없다는 걸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부웅-!

주동진은 품속에서 방패를 꺼냈다. 그의 기습 공격이 턱을 스쳤다.


“무기까지 꺼내는 겁니까···”


본 무기를 꺼낼 순 없었다. 팔다리를 잘라서 제압하는 건 쉬웠지만, 상대는 주동진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인재였고, 또한 우리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순 없었다.

근처에 떨어진 쇠파이프를 운 좋게 주었다. 가볍게 손에 쥐고 그를 향해 쇠파이프 끝을 겨누었다.


“아무래도 2차 전 시작인 것 같습니다.”


주동진은 거친 숨을 내뱉고 방패를 던졌다. 상당히 무거운 걸로 아는데, 방패는 날아오는 힘을 잃지 않고 일직선으로 쭉 날아왔다.

가볍게 쳐낼 생각이던 것을 접고 허리를 뒤로 꺾어 피한 뒤에 달렸다.


“현성 씨 뒤에...”


그 순간 앞으로 굴러 방패가 날아오는 것을 피했다.

소리를 듣고 반응하지 못했다면, 그대로 뒤통수에 맞고 사망할 뻔했다.


“무슨 캡틴 코리아도 아니고··· 돌아오는 방패가 어딨습니까.”


주동진은 나와 부딪히기 전에 다시 한번 방패를 던졌다.

방금도 그랬지만 일부로 맞춘 게 아니다. 그의 방패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집요하게 사각으로 들어왔다.

시선을 분산시키자니 주동진 자체가 신경 쓰였고 그렇다고 주동진만 보자니 방패 공격이 매서웠다.

그렇다면···


“정신 차리세요!”


주동진을 향해 냅다 몸을 던졌다. 서로 바닥을 굴렀다.

방패를 잡지 못하게 만들면 되는 것이다.

방패가 주동진 앞에 푹 박혔다. 하지만 나와 구르는 터라 방패를 잡을 세도 없었다.

주동진이 어떻게든 방패를 잡으려고 내 품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그와 몸이 얽힌 상태에서 허리를 가볍게 튕겨올라 방패를 아예 발로 차버렸다.


“이제 정신 차려야 합니다. 우리끼리 싸울 필요가 없어요!”

“크으으···”


그는 안간힘을 써 나한테서 벗어나려 했다.


“자꾸 힘을 쓰면 꺾을 수밖에 없어요···”

“크으으으으···”


팔에 이 더욱 강해진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내 몸까지 들어 올릴 작정인 것 같다.

그리고 그건 현실이 되었다. 내 몸이 조금씩 공중으로 떠오르는 걸 느꼈다.


“미안합니다···”


빠득-!

뼈가 서로 맞물리며 엇갈리는 소리가 났다.

상당히 듣기 불쾌한 소리였지만, 내 몸이 떠오르는 걸 막을 순 있었다.

주동진의 관절을 아예 뽑아버렸다. 제 아무리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라고 한들 관절을 뽑아버리는데 힘을 사용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가 반대편 손을 뻗었다. 주동진의 팔을 잡고 다리를 삼격형으로 꼬아 그대로 조였다. 이 역시 힘으로 나를 들어보려고 하는 순간 관절을 뽑았다.


“끄어어어···”


미약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무래도 고통을 모조리 상쇄하는 건 아닌 듯싶었다.


“정신 차려야 합니다···”


그 순간 붉게 물든 하늘에서 무언가 우렁찬 소리가 흘러나왔다.

흡사 천둥 번개가 내리치는 소리와 같았다. 그 소리에 광적인 움직임을 보이던 사람들의 움직임이 잠시 멈췄다.

나 또한 주동진의 팔을 잡던 것을 풀고 원래대로 일어나 그 광경을 지켜봤다.


“······.”


하늘에서 내려오는 불길한 기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그것이 점점 형체를 보였다.

거대한 날개와 폭풍보다 거센 숨소리, 어지간한 강철로도 뚫을 수 없는 피부까지···

드래곤이다.


“드디어 등장하셨군···”


드래곤이 거대한 날개를 쫙 펼치며 우리가 있는 곳으로 날아왔다.

그 거리를 조금 날아온 것뿐인데, 우리가 느끼기에는 폭풍이 몰아친 것 같았다.

한인촌의 건물들이 드래곤이 가볍게 날갯짓하는 것으로 모두 날아가 버렸다.

사람들도 그 드래곤의 날갯짓에 그만 대부분이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네놈이로군··· 시간의 드래곤 발락스를 죽인 놈이. 너의 몸에서 발락스의 기운이 느껴진다.”

“발락스를 아나?”

“그 녀석을 모를 리 없지. 우리들의 시초가 되는 시초의 드래곤이기도 한데, 그런데 어째서 발락스가 네 놈의 손에 죽었는지 모르겠군···”

“···그놈이 약해서 죽은 거겠지.”

“허···”


그는 어이없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그의 형체가 빛으로 물들더니. 이내 조금씩 인간의 형태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마치 신이 강림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의 발이 땅에 닿자 빛이 걷히며 붉은 머리칼이 인상적인 미남자로 변모했다.


“발락스가 약하다? 살아생전 내가 들었던 말 중에 가장 웃긴 말이다.”


웃기다 말하지만 그의 얼굴에서 미소를 찾아볼 순 없었다.

그의 얼굴에서 보이는 것은 내면에 잠재된 불꽃이 휘몰아치는 분노뿐이었다.


“···내가 놈을 죽이려 하였는데, 감히 네놈의 선수 쳐?”


그가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밀며 내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댔다.

그와 눈이 마주치고 나 또한 그의 붉은 눈동자를 피하지 않았다.

분노 그 자체의 감정에 맞서 싸운 것이다. 파이로스는 분노의 화신이었다. 분노라는 감정에 대해 시초가 있다, 바로 그였을 것이라 느껴졌다.


“그래? 그렇게 발락스가 보고 싶다면 그 녀석이 있는 곳까지 내가 직접 보내줄게.”

“크하하하하하하하···”


파이로스의 웃음이 뚝 끊겼다.


“건방진 인간이로군··· 발락스의 힘과 함께 이 땅에 흙이 되어라.”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환장의 아포칼립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2 082화 최종장을 향하여 (5) 23.04.28 29 1 12쪽
81 081화 최종장을 향하여 (4) 23.04.27 21 2 12쪽
80 080화 최종장을 향하여 (3) 23.04.26 28 2 12쪽
79 079화 최종장을 향하여 (2) 23.04.25 25 2 11쪽
78 078화 최종장을 향하여 (1) 23.04.24 24 2 12쪽
77 077화 갈등 (3) 23.04.23 23 2 12쪽
76 076화 갈등 (2) 23.04.22 37 2 12쪽
75 075화 갈등 (1) 23.04.21 28 2 12쪽
74 074화 위기는 곧 기회로 (4) 23.04.20 28 2 12쪽
73 073화 위기는 곧 기회로 (3) 23.04.19 26 2 12쪽
72 072화 위기는 곧 기회로 (2) 23.04.18 29 2 11쪽
71 071 위기는 곧 기회로 (1) 23.04.17 32 2 12쪽
70 070화 결전을 향해서 (4) 23.04.16 29 2 12쪽
69 069화 결전을 향해서 (3) 23.04.15 30 2 12쪽
68 068화 결전을 향해서 (2) 23.04.14 33 2 12쪽
67 067화 결전을 향해서 (1) 23.04.13 37 2 12쪽
66 066화 파이로스 (4) 23.04.12 39 2 11쪽
65 065화 파이로스 (3) 23.04.11 37 2 12쪽
64 064화 파이로스 (2) 23.04.10 41 2 12쪽
» 063화 파이로스 (1) 23.04.09 37 2 12쪽
62 062화 일본으로 (3) 23.04.08 39 2 12쪽
61 061화 일본으로 (2) 23.04.07 45 2 11쪽
60 060화 일본으로 (1) 23.04.06 43 2 12쪽
59 059화 다시 만난 드래곤 (3) 23.04.05 47 2 12쪽
58 058화 다시 만난 드래곤 (2) 23.04.04 44 2 12쪽
57 057화 다시 만난 드래곤 (1) 23.04.03 48 2 12쪽
56 056화 공항에서 생긴 일 (6) 23.04.02 47 2 12쪽
55 055화 공항에서 생긴 일 (5) 23.04.01 44 2 12쪽
54 054화 공항에서 생긴 일 (4) 23.03.31 47 2 11쪽
53 053화 공항에서 생긴 일 (3) 23.03.30 55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