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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범 님의 서재입니다.

대환장의 아포칼립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조르범
작품등록일 :
2023.02.05 23:42
최근연재일 :
2023.04.28 19:00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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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60
추천수 :
217
글자수 :
432,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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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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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59화 다시 만난 드래곤 (3)

DUMMY

발락스는 죽었다.

우리는 다음을 대비하기 위해 다 같이 모여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하여 담론을 나누었다.

일단 이 이야기는 나를 주축으로 진행되었다. 왜냐하면 내 힘이 드래곤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모두 내 감을 의지해야 했다.


“앞으로 더 많은 드래곤이 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그게 정말인가?”

“그리고 세리아가 말했던 것처럼 모든 것을 막아내면 마지막 기회가 주어질 겁니다. 신도 인간처럼 답답함을 느낄 수 있거든요. 신이 있는 차원을 뚫고 나올 겁니다. 기회는 그 순간 한 번···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세리아의 계획을 일행들에게 강조한 뒤에 나는 말하는 걸 거부했다.

다른 이들의 말을 더 들어보고 싶었다.

그다음으로 세리아가 주축이 됐다. 그녀는 우리가 중국으로 다녀온 뒤로 여명 길드의 핵심 인원이 되어 있었다.

마석을 이용해 다른 도구를 만드는 것 정도야 우리들도 할 수 있었지만, 마석을 다른 에너지 자원으로 치환하는 것과 더욱 심도 깊은 마석 활용에 대한 그녀의 해박한 지식은 어떠한 값을 지불하더라도 얻을 수 없는 것이었다.


“저는 드래곤이 언제 어디서 나타나는지 대략적인 시간을 알 수 있습니다. 현성 씨의 능력은 드래곤이 어디서 나타나는지 자세하게 알 수 있지만, 저는 그보다 더 먼 시간에서 느낄 수 있어요 저희의 힘이라면 우리는 드래곤이 나타나기 전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그게 정말인가? 세리아 씨···?”


이민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에게 되물었다.

세리아는 그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일본에서 드래곤이 다시 출몰할 거예요. 분노와 불의 드래곤 파이로스··· 그게 드래곤의 이름입니다.”


세리아는 어떤 드래곤이 나올지도 미리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앞으로 어떤 드래곤이 출몰하는지 알 수 있는 겁니까?”

“맞아요. 저는 그걸 느낄 수 있습니다, 신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요. 그리고 현성 씨 또한 신과 만난 걸로 아는데 그 일은 어떻게 됐나요?”

“그것도 느낄 수 있나요?”


놀라웠다. 그런 것도 알 수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고 더욱 놀라워했다.


“그래요 신과 만난 영혼은 정갈해지기 마련이니까요.”


세리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실하게 대답했다. 그 덕분에 피곤해진 건 나였다.


“현성 그게 정말인가? 이 땅에 신도 있다는 말인가?”

“그게 정말입니까? 어서 설명해 주십시오··· 이 땅이 왜 이렇게 됐는지 물어보셨나요?”

“······.”


이민재와 주동진이 폭풍처럼 질문했다. 조금만 더 다가오면 입술이 닿을 정도까지 거리를 좁혔다.

이하루에게 고마운 것은 그녀 또한 궁금한 것이 많겠지만, 내가 난처하는 것을 보고 그들의 행동을 말려주었다.


“그만그만! 현성 씨가 불편해하잖아요. 모두 천천히 이야기를 들어도 되는 거 아니에요?”


그녀의 불호령에 정신을 차린 둘은 헛기침을 뱉으며 정신을 되찾았다.


“미, 미안하네···”

“저, 저도 죄송합니다··· 그만 정신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애초에 이런 세상이 아니라면 신을 만났다는 거에 대해 신빙성이 없었을 것이다.

다만 이제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상할 것이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기에, 신을 만나고 왔다는 것에 대한 신빙성이 생겨버리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어쨌든, 일본으로 건너가서 드래곤을 만나는 수밖에 없겠네요. 저는 파이로스를 잡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야겠습니다.”


드래곤 슬레이어의 기억과 또한 나머지 발락스의 힘을 흡수하며 얻은 것은 힘과 발락스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진 기억이었다.

수 만년을 살아온 발락스의 기억을 감히 잘해봐야 백 년 남짓 살아가는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기억이었지만, 발락스의 힘을 받은 터라 다행히 뇌가 터지고 그러지는 않았다.

그의 기억 속에는 파이로스의 대한 기억이 남아 있었고, 그 분노와 뜨거운 불길은 이 세상을 녹여 버리기에 충분했다.


“일본은 어떻게 가죠? 지금 일본은 쇄국령 때문에 비행기로 갈 수 없는데···”


이하루는 지금 일본의 상황을 말해주었다. 일본의 상황을 모르는 나로서는 쇄국령이라는 소리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쇄국령이요?”

“맞아요··· 일본은 십 년 전 이 일이 일어난 뒤로부터 쇄국령을 선포했어요. 나라의 문을 굳게 잠그고 통제하기 시작했죠. 그 나라의 소식은 아무도 모릅니다··· 각자 살기 바빴고, 쇄국령이 내려지고 난 뒤로부터 아마 모두 관심을 끊기 시작했을 거니까요.”

“그렇다면 일단··· 일본을 들어가는 게 문제네요. 여기서 발목 잡힐 줄은 몰랐습니다···”


이하루가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정말 여기서 발목 잡힐 줄은 몰랐다.

쇄국령을 선포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쇄국령을 실행하고 아마··· 근 일본 땅은 아무도 밟은 사람이 없을 거예요.”


이하루는 답답한 듯 한숨 섞인 말과 함께 일본에 들어가는 일이 얼마나 힘든 지 여실히 알려주었다.


“정말 밀입국하는 사람도 없었을까요?”

“시도했던 사람들은 있죠. 하지만 다 실패했을 거예요. 바다의 마수들과··· 또한 일본 자의에 의한 방어 때문에 단 한 명도 없을 거라 자신할 수 있어요.”

“그렇군요···”


이하루의 대답을 듣고 희망이 더 사라진 것 같다.

들어가긴 해야 하는데···

과연 정말 방법이 없는 걸까.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닐 겁니다···”


우리의 대화 사이에 주동진이 턱을 만지며 껴들었다.


“그게 정말입니까?”

“예, 밀입국을 전문으로 하는 놈을 제가 하나 알긴 합니다. 그런데 아마··· 값을 좀 높게 부를 겁니다.”

“그런 사람이 존재합니까?”

“여기서 범죄를 저지르는 놈들 또한 길드의 법령에 의해 살 수 없을 때 도와주곤 하는 놈이 있는 걸로 압니다. 실력도 꽤 출중해서 세간에서는 도사라고 통한다고 하더군요···”


주동진의 말에 일말의 희망을 걸어볼 수 있었다.


“그 사람을 당장 만나봐야겠습니다.”


* * *


통칭 도사라는 놈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서울을 이 잡듯 뒤져봐도 도사라는 놈을 만날 수 없었다.

근거지는 옮긴 것이 아니냐고 물어봐도 절대 서울 밖을 벗어날 리 없다고 주동진은 확신했다.


“이곳에서 이룬 이 루트 때문에 찾기 어려울 겁니다.”

“도사는 도사네요··· 신출귀몰한 것이.”


움직이는 인원수가 많으면 도사가 그대로 도망칠까 봐 나와 주동진 이렇게 두 명이서 움직이기로 했다.


“조금만 더 찾아보도록 하죠.”


우리는 그렇게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거지들에게 접근하여 도사에 대해 물었다.


“어르신, 안녕하십니까.”


주동진은 그들에게 동전 하나씩 떨궈주며 도사에 대해 물었다.

그는 동전을 떨궈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주동진은 더욱 많은 동전을 떨궜다. 이미 화폐가치는 사라진 지 오래여서 길드에서 발급하는 동전이었다.

서울은 신성 길드에서 직접 통화를 발행한다. 발행한다는 느낌보다는 마법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동진이 설명해 주었다.


딸그락-


동전 떨어지는 소리가 몇 번을 반복하고 나서야 그 거지는 고개를 들고 우리를 쳐다봤다.


“댁은 뉘슈···”

“도사님을 만나 봬로 왔습니다.”

“일 없슈. 달이 뜨는 낮에 다시 찾아오슈.”


그렇게 말하고 그는 다시 고개를 떨구었다.


“······.”


우리는 자리를 떠났다. 그 거지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달이 뜨는 낮에 다시 찾아오라는 말을 분석하는 중이었다.


“그가 했던 말의 뜻이 뭡니까? 달이 뜨는 낮에 다시 찾아오라는 말···”

“도사를 만나려면 아마 거쳐가는 관문인 것 같습니다··· 새끼··· 그전에는 이런 게 없었는데, 아무래도 꼬리가 길어서 해 놓은 것 같습니다.”


주동진이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도사라는 놈을 잘근잘근 씹었다.


“일단 말의 분석부터 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낮에 뜨는 달이라···”


나는 그 의미를 곱씹었다. 달은 낮에 뜰 수 없다.

그러니 자연 현상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놈 또한 장사는 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일식···?

잠깐만 일식···


“주 팀장님 혹시 이곳 주변에 일식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당이나 주점 같은 곳은 없습니까?”

“있긴 합니다. 이곳 주변에 일식은 아니지만 일식집은 있긴 한데··· 설마···?”


주동진은 어이없다는 듯 살짝 미소를 보이며 자신의 생각을 읊었다.


“제 생각이 현성 씨와 일치하지는 않겠죠?”

“일단 그 일식집부터 가보기로 하죠.”

“서울 유일한 일식집일 겁니다···. 물론 일식을 파는 건 아니지만··· 횟감을 건져 올릴 수 없으니···”


주동진을 따라 도착한 곳은 다 허물어져 가는 건물이 눈에 확 들어오는 건물이었다.

과거에 이곳 근처를 지나간 적이 있었다. 3대째 내려오는 가게라 아버지가 말해주었고, 가끔 이곳에서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마다 가족과 저녁을 먹기도 했다.

주동진이 이 건물을 바라보는 눈빛이 나와 비슷하였다.


“이제는 완전히 망해버렸네요···”

“북해일식이라··· 참 좋은 곳이었는데 말이죠. 저도 어렸을 때 이곳에서 밥을 먹은 기억이 납니다. 저곳 3층에서 아버지랑 밥을 먹었죠.”

“그런 가요? 제가 회사에 입사하고 첫 회식이 바로 저곳 2층에 자리 잡은 룸이었습니다.”


각자 추억에 잠긴 모습이었다. 우리는 상념을 털어버리고 이젠 삐걱거리는 문을 열고 어두컴컴한 안쪽으로 향했다.

예상했던 대로 건물 안은 처참했다.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식기들이 서로 부서지며 뒤섞인 채로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꽤나 고급진 식기들은 이제는 삭아버려서 가루가 되어버린 것도 있었다.


“제가 알던 모습과 많이 달라졌네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주동진은 생각이 많아 보이는 표정이었다.


“이곳에 도사라는 놈이 있긴 하겠죠?”

“현성 씨의 추리대로라면 이곳밖에 없을 겁니다”

“···추리라고 할 것도 없었습니다.”


도사를 만날 수 있는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냥 망해버린 건물에 부서진 잔해들이 바다를 이루고 있는 그냥 건물일 뿐이었다.

그때 내 안에 잠들어있던 기감에 무언가 걸리는 것이 존재했다.


“이곳에 지하도 존재하나요?”

“지하는 없었습니다.”

“감이 왔어요.”


이번엔 내가 주동진을 이끄는 것으로 반대가 되어버렸다.

기감이 가리키는 대로 3층까지 올라왔던 것을 1층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건물 구석에 원래라면 먼지가 소복해야 할 곳에 적당하게 쌓인 먼지가 누가 봐도 어색할 정도로 눈에 띄는 곳이 보였다.

그것을 본 주동진의 안색이 활짝 폈다.


“아마 이곳인 것 같습니다. 도사가 있는 곳은···”


주동진은 손잡이처럼 보이는 것을 그대로 힘을 주어 당겼다.

그러자 조금씩 열릴 기미가 보이던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활짝 열렸다.


“현성 씨 들어가 보죠···”

“각자도생이라고 하더니 살 사람은 알아서 잘 사는 것 같습니다···”

“도사는 도사네요. 이런 식으로 지하를 파냈을 줄이야.”


우리는 꿉꿉한 냄새가 올라오는 지하를 향해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했다.

완전히 다 내려왔을 때는 이미 우리가 활짝 열어놨던 문이 쾅 소리를 내며 닫혀버렸다.


“돌아갈 길도 없어졌네요.”


내 손에 마력을 집중시켰다.

그러자 푸른빛이 손에 생겨나면서 앞을 밝혀 주는 빛이 생성됐다.


“한 번 깊숙하게 들어가 보죠.”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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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072화 위기는 곧 기회로 (2) 23.04.18 29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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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066화 파이로스 (4) 23.04.12 39 2 11쪽
65 065화 파이로스 (3) 23.04.11 3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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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063화 파이로스 (1) 23.04.09 37 2 12쪽
62 062화 일본으로 (3) 23.04.08 39 2 12쪽
61 061화 일본으로 (2) 23.04.07 45 2 11쪽
60 060화 일본으로 (1) 23.04.06 43 2 12쪽
» 059화 다시 만난 드래곤 (3) 23.04.05 48 2 12쪽
58 058화 다시 만난 드래곤 (2) 23.04.04 44 2 12쪽
57 057화 다시 만난 드래곤 (1) 23.04.03 4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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