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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시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모두잘살길
작품등록일 :
2016.03.03 20:53
최근연재일 :
2016.03.18 18:05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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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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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
글자수 :
2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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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0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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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외벽(3)

DUMMY

그는 갑작스레 블랙 스워드(black sword)용병단에 들어갔다. 그리고 수백 번의 전투를 치렀다. 몬스터들의 치열한 혈전에서 100명 중 20명만 살아남는 전투가 파다했다.

그는 1년간 90%가 죽는 블랙 스워드 용병단에서 3년 동안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 돈을 모두 저축하여 외벽으로 정착했다. 매번 울기만 하던 이리안도 3년간 많이 좋아졌다.

그리고 이제 막 새로운 일자리로 붉은 갈기 용병단에 들어온 참이었다. 그런데 그에게 기회가 왔다.

하리센은 이제야 자신을 위한 속죄를 하기로 다짐했다.

이리안은 그가 준 4만 실란트로 충분히 잘 살 수 있다. 그 돈이면 충분히 저택을 사고도 남을 돈이니까.

‘나 죽으면 다른 남자 찾아서 행복하게 살아.’

그녀가 누누이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으나 하리센은 입버릇처럼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가 과부가 되어 외롭게 살기를 바라진 않는다.

그저 행복하고 즐겁게 자신 대신 살면 되는 것이다.

‘오후의 해질녘’ 여관에 들어오자 테이블에 앉아 차를 홀짝이는 검사가 눈에 뛰었다.

흑발이 이젠 단발머리처럼 자란 그는 몹시도 평범한 옷차림과 외모를 갖고 있었다.

“류온. 별일 없었지?”

“예. 개미 한 마리도 안 왔습니다.”

“둘은?”

“위에서 같이 방에 있습니다.”

그는 위층으로 올라가는 잔다르크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 다시 차를 마셨다. 위층의 방에 들어가자 두 명의 남성이 옥신각신 싸우고 있었다.

“아니, 글 쓸 때는 방해하지 말라고. 이게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지 알아?!”

“야. 누님 말 못 들었냐. 혼자있다가 급사한다, 급사.”

“호오. 우리 지원이 오랜만에 누나 말 잘 듣고 있었네.”

“원래부터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뒤에 저분은 누구죠?”

그의 눈동자에 의심의 씨앗이 물처럼 번져갔다. 다들 레드 무더로 잔뜩 긴장되있는 상태다.

“아, 하리센이라고. 우릴 지켜줄 용병이야.”

그는 하리센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턱에 손을 올렸다.

“그다지 강해보이지 않는데....”

“걱정 마. 내가 봤을 때 꽤 강하니까.”

하리센은 팔짱을 끼고 있는 그녀를 내려 봤다.

“지금 레드 무더라고 했소?”

“응. 우린 쫓기고 있어. 머지않아 여기있는게 들키겠지.”

“하......”

하리센은 어이없어 헛웃음을 지었다.

‘이 사람들 제대로 맛 간 인간들이군.’

레드 무더는 무조건 피해가야한다. 레드 무더 말고도 세계적인 길드들은 다 마찰이 생기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세상이 적이 되는 거니까.

‘어쩌면 이번엔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

하리센의 심장에 일말의 희망과 안도가 생겼다. 이제야 정말로 죽음의 속죄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잔다르크는 하리센까지 그들 4명을 모두 끌고서 밖으로 나왔다. 그들은 로브를 깊게 눌러써서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잔다르크님. 이렇게 밖에 돌아다녀도 되는 겁니까?”

“아직은 괜찮아. 우린 꼭 필요한 물건만 사고 바로 여관으로 돌아갈 거야.”

류온은 길을 지나가다가 눈 4개 달린 인간 비슷한 종족을 보고 놀랐다. 처음 보는 종족이어서도 그랬지만 그가 등에 차고 있는 거대한 클레이모어가 더 놀라웠다.

크기와 무게 때문에 보통 검사는 쓰지도 못한다는 대검.

만약 저 검이 장식용이 아니라 주무기라면 대단한 검사일 게 분명했다.

“저들은 누구죠?”

“아, 저들은 후크샤라는 종족이야.”

후크샤.

저쪽 세계에서 2000년 전 혼돈의 신 마야가 창조한 종족들.

처음 브리스타 숲에서 작은 군락으로 시작한 그들은 금세 영토를 확장해 오크와 인간에 견주어 꿀리지 않는 종족이 되었다.

그들이 불과 2000년 만에 그만큼 번성한데는 이유가 있다.

4개의 눈.

후크샤들은 시력이 몹시 좋았다. 그래서 전면을 보며 좌우도 살필 수 있다. 이것만 해도 오크나 인간보다는 월등한 시야거리가 확보된다.

검술의 재능.

혼돈의 신 마야가 그들을 창조할 적에 검술에 대한 재능을 축복으로 내렸다. 덕분에 후크샤들은 대부분 검사이고 금세 검술을 마스터한다.

그들은 20살이 되면 세상으로 수행을 나서는 데 부락을 지키지 않고 대부분 수행을 나서는 이유는 하나하나가 충분히 강해 그다지 수비할 필요성을 못느껴서이다.

다른 이유는 젊은 그들을 대신해 늙은 후크샤들이 제국 아니스타라를 지킨다. 백전노장인 그들은 인간도 오크도 방어벽을 뚫는 데 실패하게 만들었다.

후크샤의 수명은 300살이고 채식과 육식을 한다.

“저 후크샤 등에 매달린 클레이모어. 쓸 수 있는 겁니까?”

“인간이면 무리지만 후크샤라면 가능해. 그들은 혼돈의 신 마야로부터 축복받은 종족이거든. 그래서 웬만한 검은 다 써.”

류온은 2m가 넘는 검을 자유자재로 쓴다는 그를 혀를 내두르며 바라봤다.

“여긴 다른 종족들도 많군요?”

“응. 사실 종족이 다르다고 무조건 인간을 공격하진 않아. 오크들도 잔인한 오크가 있는 반면 순진하고 착한 오크들도 있으니까.”

길을 지나다 간간히 보이는 오크들은 제단을 앞에 두고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

“오크들이 뭘 하는 거죠?”

“4월에 지낼 제사를 미리 연습하는 거야.”

바람의 신 루스티라 엘키도가 1만 년 전 오크를 처음 만들 때 루스티라는 그들을 약탈을 좋아하는 흉포한 종족들로 창조했다.

그리고 점차 감수성과 배려심을 갖은 오크들을 만들어 나갔다.

차라리 순서를 바꿔 실세들을 조금 깨끗한 오크들로 했어야 옳았지만 그래도 뒤늦게 바꾼 덕에 그나마 괜찮은 오크들도 후대에 많이 태어났다.

오크들은 바람의 신 루스티라를 위한 제사를 매년 4월에 지낸다. 오크들은 이 제사를 루스티라노프라고 부르는 데 그들은 이날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무래도 저 오크는 결혼한 지 얼마 안된 신혼부부인가 봐.”

“아.....”

류온은 고개를 주억거렸다.

“와. 다들 멀리도 도망치셨네.”

그들은 건방떠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다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붉은 로브를 입은 8명의 남성들이 제각각의 무기를 들고 그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제기랄......’

생각보다 너무 빨리 잡혔다. 잔다르크는 주변을 둘러봤으나 모두 슬금슬금 피하기 바빴다.

모두 두려워하고 있었다. 레드 무더란 존재들을.

“히히. 생각보다 훨씬 미인이잔수? 이 형. 저 여자는 나에게 양보하슈.”

“닥쳐라! 저 여자는 내가 생포해간다.”

이 형, 이광택은 침을 꿀꺽 삼키며 잔다르크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몸매, 외모, 피부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 저건 보물이다.’

이광택은 꿈에서나 봤을 미녀가 코앞에 있자 뛰는 심장을 주체할 수 없었다.

“아니, 생포하지 않는다. 우리의 법대로 저 여자는 고문하여 죽일 것이다.”

차갑게 초록빛 눈동자를 빛내는 케르나인의 말에 다들 입을 다물었다.

케르나인 실프로시아.

현재 레드 무더 제단에서 19살의 나이로 소드 익스퍼트 상급까지 밞은 최연소 소드 익스퍼트.

그는 정말 강했다.

재능이란 게 뒷받침된 자들은 노력하면 더 무서워진다고 하던가. 케르나인이 그랬다. 그는 인간의 울분이라도 토하듯 매일 몬스터를 쳐 죽이는 일에 매달렸다.

‘아깝다.....’

이광택은 혀를 차며 그녀를 아쉽게 바라봤다.

“모두 무기를 들어라.”

“예!”

그들이 전투자세를 취하자 분위기가 아까전과 정반대로 변했다. 공기가 열기라도 얻은 것처럼 후끈하게 변했다.

‘거지같은 새끼들...... 살기로 완전 똘똘 뭉쳤군.’

잔다르크는 류온을 곁눈질하며 검을 뽑았다.

“류온. 여차하면 둘을 데리고 도망쳐.”

“잔다르크님은요?”

“난 걱정마라. 이래봬도 목숨 하나는 질기니까.”

츠츠츠!!

어느새 8명의 레드 무더들은 그들의 코앞까지 달려와있었다. 하리센도 어느새 푸른 마나를 검에 실어 휘두르고 있었다.

잔다르크는 검강을 준비하다가 자신에게 달려든 5명을 보고 생각을 바꿔야 했다. 레드 무더들은 살인에 특화된 미치광이 제단이다.

그들은 처음부터 한눈에 알아봤다. 그녀는 그들 한둘로 이기기 힘든 고수라는 걸. 그래서 비겁하지만 그들은 처음부터 5명이서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잔다르크가 5명과 팽팽하게 싸우는 구도가 되자 하리센은 두 명을 상대해야 했다. 하리센도 생각보다 잘해주고 있었다. 류온은 혀로 검면을 핥으며 걸어오는 금발의 남성을 노려봤다.

뒤에 지원과 기상이 초조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번만큼은 둘을 지켜야 한다.’

금발의 남성, 헤르티스는 마나를 사용하지 않는 그를 유심히 보다가 이마를 찌푸렸다.

“설마 너..... 아직 소드 러너도 못 마친 애송이냐?”

류온은 검을 고쳐잡을 뿐 대답이 없었다.

“허.... 하필 상대가 이런 초급자라니. 좋아. 나도 밸런스를 맞춰주도록 하지. 난 마나를 쓰지 않겠다.”

‘무슨 수작이지?’

류온은 그립에 땀이 베이는 걸 느끼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렇게 경계하는 눈으로 보지 말라고. 난 약속은 잘 지키는 남자니까.”

정말로 헤르티스는 몸과 검에 둘러싼 마나를 없애고 유유히 걸어왔다.

‘그래.... 저 정도라면.....’

비록 소드 러너와 소드 익스퍼트의 단계가 두 개 차이나지만 해볼 만할지도 모른다.

아니, 해야 한다.

뒤에 있는 동생들의 목숨과 잔다르크, 하리센의 목숨이 전부 걸려있는 일이다.

“처음은 왼쪽.”

헤르티스는 쉽게 볼 수 없는 무기, 터크를 가볍게 오른손으로 쥐고 류온의 왼쪽 옆구리를 찔러갔다. 류온은 홍련(紅蓮)을 부드럽게 왼쪽으로 호선을 그려 터크를 밀어냈다.

헤르티스의 주황색 눈동자가 빛났다.

‘저건 명검이다.’

붉게 빛나는 날부터 예리한 칼날, 고급스러운 검집과 그립. 분명 드워프들의 실력이 녹아있는 검이다.

그는 혓바닥으로 입술을 축이며 씨익 웃었다.

‘애송이에겐 어울리지 않는 검.’

죽이면 검부터 뺏으리라.

헤르티스의 길이 1.2m의 터크는 류온의 사지를 뱀의 혀처럼 찔러 들어왔다. 류온은 그동안 연습한 월영검(月影劒)과 천두법(天讀法)을 활용해 최대한 그의 공격을 흘려보냈다.

월영검과 천두법은 1급에서 10급까지를 경지로 나눠놨다.

1급이 가장 낮고 10급으로 갈수록 강해지는 데 지금 류온은 월영검(月影劒)이 2급, 천두법(天讀法)이 1급 후반이었다. 아직 심화 부분을 익히지 않았음에도 이 두 가지는 류온의 목숨을 살려주고 있었다.

‘흐흐흐..... 미꾸라지처럼 잘도 피하는군.’

전력으로 피하고 있는 류온은 누가 봐도 반격의 여지가 남아있지 않았다. 헤르티스는 빨리 죽이는 것보다 고통스럽게 좌절과 절망을 안겨주고 죽이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일부러 탈출구를 만들어준다.

나중엔 도망칠 기회까지 준다. 그리고 사냥감이 살았다고 안도하며 기뻐하는 순간 그는 최고의 고통을 느끼게 만들어 죽인다.

‘뭐 케르나인은 지금 바쁜 것 같고.’

원래 케르나인은 깔끔하게 죽이는 스타일인지라 헤르티스의 전투방식을 몹시 혐오했으나 지금은 헤르티스를 신경 쓸 여력이 없는 상황. 즉 그의 마음대로 해도 문제될 게 없었다.


작가의말

 언제나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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