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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시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모두잘살길
작품등록일 :
2016.03.03 20:53
최근연재일 :
2016.03.18 18:05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39,989
추천수 :
606
글자수 :
200,531

작성
16.02.0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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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5
추천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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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12인의 기사(2)

DUMMY

“......귀찮군.”

무감정한 얼굴로 검을 휘두르는 흑발의 미남자, 테스티아는 싸늘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금발의 남성 올디프와 초록색 머리의 남성 게르니카도 공터에서 조깅하듯 그들과 놀아주고 있었다.

총주 헤리안 제니스토퍼는 확성기를 내려놓고 벌벌 떠는 지휘관을 내려 봤다.

“니가 지휘관이냐?”

“사, 살려주십쇼......”

헤리안은 가볍게 검을 휘둘러 그를 죽였다.

“흥, 겁쟁이가 지휘관이니 이 꼴이지.”

그들은 절대적인 무력 앞에서 허수아비처럼 쓰러져갔다.


헤리안은 절벽으로 굽이치는 파도를 내려 보고 있었다.

“또 여기 와계셨네요.”

루키엘은 그의 옆에 앉아 파도를 바라봤다.

“루키엘..... 우리가 잘 하고 있는 걸까?”

“난 주공의 생각이 아주 틀리진 않았다고 생각해요.”

그들의 주공 루실리아. 그는 이쪽세계로 오며 문물에 찌들어 사람을 등쳐먹는 세상을 보고 역겨움을 느꼈다.

그래서 저쪽세계에서 넘어오는 자들을 하나씩 영입해 자체적인 기사단을 만들었다. 완전히 엘리트 집단으로만 이루어진 일류 기사단.

인류에게는 재앙과 같았다.

루실리아는 이 세상의 대부분 살아있는 인간을 죽여 거의 멸망시킨 뒤 태초의 깨끗했던 시대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나쁘지 않다.

모두가 죽은 평원에 그들만이 살아남겠지만.....

헤리안은 바람막이를 벗어 그녀에게 덮어줬다.

“왜 이렇게 얇게 입고 왔어.”

“헤헤. 깜빡했지 뭐에요.”

“루키엘!!!! 루키엘!!!!”

안력을 돋우자 멀리서 베르나트스가 달려오는 게 보였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왜 하필 이런 중요한 때에.....’

“루키엘. 미카엘이 내 초콜릿 훔쳐 먹었어. 히잉.”

“야..... 너도 이제 13살이면 그 정도는 이해해라.”

미카엘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고개를 돌렸다.

“쳇, 떡하니 책상위에 있는데 그럼 어떡해.”

“어떡하나니! 안 먹으면 되잖아! 내가 어제 밤 먹으려고 사논 거란 말이야!”

‘에휴. 망할 꼬맹이들.’

이제 분위기가 무르익을 참이었는데 아이들이 초를 치고 말았다.

하지만 총주 헤리안은 자상한 미소를 지으며 품에서 초콜릿을 꺼내 건넸다.

“와아!!!! 나 먹어도 돼?”

“먹어라.”

베르나트스는 초콜릿을 먹으며 미카엘에게 혓바닥을 내밀었다. 미카엘은 주먹을 부들부들 떨다가 손을 내밀었다.

“나도 줘라.”

“야! 총주님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야?”

“시끄러, 가슴만 큰 젖소.”

‘이 새끼가?’

루키엘은 화가 났으나 총주가 옆에 있어 참으며 애써 자상한 미소를 지었다.

“하. 하. 하. 초콜릿은 가까운 마트에서 구하면 되잖아?”

“귀찮아!! 그럼 니가 사와라!!”

‘이 새끼가 진짜 보자보자 하니까.....’

“하하하...... 루키엘. 니가 이해해라. 아직 애들이잖아.”

“하지만.....”

헤리안은 품에서 과자를 꺼내 미카엘에게 건넸다.

“역시 총주. 내가 총주 없었으면 여기 안 들어왔다니까.”

미카엘은 과자를 먹으며 베르나트스를 보고 득의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뭐, 뭐지..... 저게 더 맛있어보여....’

베르나트스는 손가락을 빨며 미카엘에게 다가왔다.

“나 하나만 줘.”

“그럼 니것도 줘라.”

“자.....”

초콜릿 한조각과 과자 조각 일부를 교환한 둘은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들을 바라보는 총주 헤리안은 마음이 쓰렸다.

아직 아이들이다.

인류에 몇 없는 천재들이지만 그래도 아이들. 이대로 둬도 괜찮을까.....

“얘들아. 그 맛있는 과자와 초콜릿 누나한테도 주지 않을래?”

“꺼져!! 젖소 주제에!!!!”

“싫어!! 이건 베르나트스 꺼야!”

‘정말 이 꼬맹이 새끼들이 끝까지.....“

“하하.... 그만 해라, 루키엘. 우린 이걸 먹자.”

그는 오징어를 품에서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

“역시 총주. 살아 숨 쉬는 냉장고다워.”

“너! 총주님한테 이상한 별명 붙이지 마!”

“하하하..... 틀린 말도 아니잖아.”

“하지만.....”

헤리안은 품에서 기름진 오징어를 하나 더 꺼내 입에 물었다.

“바다를 보고 이러고 있으니 좀 살 것같군.....”

사실 헤리안은 살육이 싫었다. 이곳에 와서 주공이 보여준 세상의 현실을 몰랐다면 숲에 들어가 조용히 살았을지도 모른다.

이 세상은 이상했다.

여자가 남자를 사겨도 돈만 빼먹고 헤어지기 일쑤고 남자는 여자가 헤어지려하면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유포했다.

더럽고 지저분했다.

‘정말..... 이런 세상에 오게 될 줄은 몰랐어.’

그는 목구멍으로 오징어를 넘기며 하늘을 바라봤다.

“헤르만!! 헤르만!!! 나도 줘!!”

“오냐. 먹어라.”

베르나트스는 오징어를 먹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총주. 나는?”

“너도 먹어라.”

미카엘은 오징어를 은미하며 눈을 감았다. 바람이 기분 좋게 그들의 머리를 쓸고 지나갔다.

“좋다.....”

피에 찌든 냄새도 없었고 살육으로 치닫는 분위기도 없었다.

“총주님. 아이들이라고 너무 봐주면 안 돼요. 이것들이 자꾸 기어오르잖아요.”

“루키엘. 아이들은 아이들다워야 하는거야. 난 이 아이들이 바르게 컸으면 좋겠어. 비록 지금은 이모양으로 살 수 밖에 없지만.... 언젠가 애들이 좋은 성인이 됐으면 싶어.”

“총주님.....”

“앗. 젖소 녀가 총주를 유혹한다.”

“너 뒤질래?”

루키엘이 소매를 걷어붙이자 미카엘은 혀를 내밀고 베르나트스의 등 뒤로 숨었다.

“베르나트스. 젖소를 나대신 니가 막아줘라.”

“싫어. 그런 건 니가해.”

총주 헤리안은 팔베게를 하고 누워 지나가는 구름을 바라봤다.

‘정말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군.....’

“총주!! 우리 놀이공원 가자!!”

아직 전쟁의 피해가 닿지 않은 도시가 그들의 은신처와 가까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은 에버랜드가 있었다.

“좋아!! 기분이다! 어차피 쉬는 날도 많은데 가자!”

“와아!!!”

“역시 총주가 있어야 해. 안 그러면 여기가 돌아가지 않아.”

“총주님.....”

“루키엘. 너도 같이 갈래?”

“저도요?”

“할 것도 없잖아. 체르만이나 루시피엘이랑 수련하기는 따분할 테고.”

루키엘의 붉은 눈동자에 이채가 어렸다.

‘어쩌면 이건 기회일지 모른다.’

이번에야 말로 총주에게 고백할 기회.

“가, 갈래요!”

“좋아!! 다들 준비해!!”

“와아!!!!”

그들은 준비를 마치고 에버랜드로 이동했다. 주말이다 보니 혼란스런 세상과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놀고 있었다.

“4명이신가요?”

“예.”

모자를 쓴 여직원은 그들을 둘러보고 말했다.

“부부와 자제 두 분이니 패밀리 티켓으로 드릴까요?”

‘부, 부부라고?’

“저기 우린.....”

“네. 그렇게 주세요.”

루키엘은 앞으로 나서며 싱긋 웃었다.

“총주님. 패밀리 티켓은 훨씬 싸다구요.”

“그, 그래? 몰랐어.”

루키엘은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좋아. 잘되가고 있군.’

지나가는 커플들을 보며 루키엘은 그를 슬쩍 돌아봤다.

“총주님. 저희도 팔짱을 끼는 게 어때요?”

“응? 굳이 그렇게까지....”

“에이, 놀러왔는데 그래도 본전은 뽑아야죠.”

“그, 그럴까?”

“꺅!!! 자이언트 드롭이다!!!!”

베르나트스는 성인들도 타길 두려워하는 놀이기구를 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아무래도 신체가 남다르다 보니 그녀는 못타는 놀이기구가 없었다.

하지만 미카엘은 놀이기구를 잘 못 탄다.

몸의 부담은 없지만 왠지 타고나면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고 해야 하나.

“야..... 저게 뭐가 재밌어. 우리 그냥 관람차나 타자.”

“싫어!! 미카엘은 겁쟁이야!!!!”

투둑.

미카엘의 마음속 자존심이 상처받는 소리가 들려왔다.

“너.... 나중에 후회하지 마라.”

그는 어기적거리며 자이언트 드롭으로 걸어갔다.

“자, 우리도 가요.”

“저거 위험하지 않을까?”

“혼자서 1천명도 상대하는 사람이 뭐가 위험해요. 자, 어서.”

자이언트 드롭은 천천히 하늘을 향해 올라갔다.

“꺄악!!!!”

주변에서 떨고 있는 커플들, 웃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루키엘은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았다.

헤리안은 의외로 그녀의 손을 꽉 붙잡았다.

‘초.... 총주님!!’

“루키엘!! 사실 나 놀이기구 잘 못타!!!!”

“네?”

“꺄아악!!!!!!”

요란한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자이언트 드롭이 내려왔다.

“크.... 크윽.”

헤리안은 알게 모르게 떨리는 몸을 가누며 밖으로 나왔다.

“......괜찮으세요?”

“응..... 조금 지나면 괜찮아.”

미카엘은 구석에서 벽에 기대어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미카엘. 왜 그래?”

“시끄러워! 후우......”

루키엘은 그의 손을 붙잡고 다른 곳으로 달려갔다.

“빨리 가요!! 이러다 날 새겠어요!”

그들은 x-flight, manta, wind seeker 등등 거침없이 모든 기구들을 가리지 않고 탔다.

본래 에버랜드에 없던 위험한 놀이기구들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며 에버랜드에서 본따 만든 놀이기구들은 이미 상식을 벗어날 만큼 두려운 것 천지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탄 게 lnsanit-the ride.

문어발을 본따 만든 이 기구는 원래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 있었으나 에버랜드에서 똑같이 만들었다. 게다가 기존의 모델과 다르게 100km 라는 속도로 돌아간다.

“...... 저거 꼭 타야해?”

“아이, 이제 와서 내빼지 마요.”

미카엘은 벌써부터 심장을 움켜쥐고 있었다.

“미카엘. 무서워?”

“닥쳐!!”

미카엘의 속마음은 사실 울고 싶었다.

‘엄마......’

하지만 여자 앞이라 티낼 수도 없는 소년은 스스로의 마음을 다짐했다.

‘난 세상에 몇 없는 천재 중의 천재, 미카엘이다. 저따위 기구 두렵지 않다.... 후우 두렵지 않다......’

미카엘이 베르나트스와 올라가자 헤리안도 놀이기구에 올라탔다.

덜컹.....

점차 문어발로 이루어진 기구가 하늘로 올라갔다.

“하아.....”

그리고 돌기 시작했다.

“끄아아악!!!!!!”

미친 듯 한 속도로 돌자 세상이 어지러웠다. 미카엘은 놀이기구가 멈추자 내려오며 배를 부여잡았다.

“미카엘. 왜 그래?”

“시.... 시끄러.....”

“하하하!!!! 정말 재밌죠?”

“..... 죽을 것 같아.”

헤리안은 숨을 들이쉬다 주변을 둘러봤다. 마침 가까운 곳에 조용한 카페가 보였다.

“일단 저기로 가자.”

“어서 오세요!”

붉은 모자를 쓴 여직원이 반갑게 그들을 맞이했다.

“뭘 드실래요?”

“딸기 파르페 4개랑 딸기꼬치 주세요.”

“미카엘. 아까부터 왜 그래?”

“말시키지 마.....”

미카엘은 배를 부여잡고 헬쓱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베르나트스는 파르페를 먹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헿. 맛있다.”

헤리안은 파르페를 힘겹게 목구멍으로 넘겼다. 미카엘은 속이 너무 안 좋은지 먹지도 못했다.

루키엘은 파르페를 크게 떠 그에게 내밀었다.

“자, 총주님. 아 하세요.”

“아냐. 이 정도는 내가.....”

“많이 힘드시잖아요. 드세요.”

헤리안은 마지못해 입을 열어 그녀가 건네는 수저를 먹었다.

“총주님은 우리 중 가장 강한데 왜 저런 허접한 기구를 무서워하세요?”

“몰라. 어릴 때부터 놀이기구 같은 건 나랑 안맞았어.”

“미카엘!! 안 먹으면 내가 먹는다?”

“.....맘대로 해라.”


작가의말

 설날에 먹은 술기운이 몸안에 남아있는 기분이네요. 아, 몸이 말을 잘 안들어요. 삐걱거려요. 흑......


 전 빨리 점심먹으러 가봅니다~~~~~


수정했습니다.


이번 화 전면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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