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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시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모두잘살길
작품등록일 :
2016.03.03 20:53
최근연재일 :
2016.03.18 18:05
연재수 :
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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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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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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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1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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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6.아주러 터널(azure tunnel)(3)

DUMMY

핑!

화살은 제 힘을 발휘하기도 전에 딱딱한 돌들 앞에서 쓰러졌다. 애초에 펌 레인 안에서 화살을 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전부 뛰어라!!!]

올리스의 명령에 주변의 페어 고블린들은 회의적인 표정이 됐으나 하는 수 없이 하나 둘 달리기 시작했다.

페어 고블린들은 펌 레인 앞에서 방향감각을 잃고 벽에 머리를 부딪치기 일쑤였다.

류온은 슬쩍 뒤를 보고 계속 어둠속으로 달려갔다.

‘저 상태로 계속 쫓아오는 건 무리겠지.’

펌 레인이 전화위복이 될 줄은 류온도 예상치 못했었다. 뒤에서 허둥지둥 넘어지는 그들을 보고 류온은 피식 웃었다.

2시간 정도 달리자 페어 고블린들도 슬슬 뜸해졌다. 류온은 수통을 꺼내 물을 마시며 어둠속을 유심히 바라봤다.

가장 앞에서 달려오는 놈의 기세가 무척 험악했다. 이마에 가로로 새겨진 상처도 상처지만 표정이 사람 하나 잡아먹을 표정이다.

결국 수장 올리스만이 펌 레인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뛰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 여기저기엔 가늘게 상처가 생긴 건 어쩔 수 없었다.

류온은 올리스의 핏발선 눈을 팔짱을 끼고 바라보다가 홍련을 꺼냈다.

‘저 놈은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겠다.’

생긴 거나 기세로 봐서 나중에도 끝까지 따라붙을 놈이 분명했다. 류온은 머리위에 쓰고 있던 로브를 벗어 한쪽으로 치웠다.

류온은 펌 레인 속에서 하얀 이빨을 드러낸 올리스를 마주봤다. 올리스는 등 뒤에 차고 있던 바스타드 소드를 꺼내 횡으로 휘둘렀다.

류온은 아슬아슬하게 뒤로 물러나 피할 수 있었다.

현재 천장에서 펌 레인이 떨어지는 중이라 방향감각이 무뎌지고 이동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류온은 허리를 숙이며 올리스에게 달려들었다.

류온의 검 끝은 그의 기해혈을 노리고 찔러 들어갔다.

올리스는 옆으로 몸을 비틀어 피했으나 옆구리에 주먹만 한 상처가 생기는 건 피할 수 없었다.

“키엑!”

움직임이 둔해진 건 올리스 또한 마찬가지. 류온은 한발자국 더 접근해 올리스의 화개혈을 뚫어버렸다.

“크르륵......”

올리스는 류온의 멱살을 붙잡고 붉은 눈동자를 빛냈다.

‘질기군.’

류온은 검을 비틀어 올리스의 가슴에 난 상처를 걸레로 만들어버리며 홍련을 뽑아냈다. 올리스의 가슴에서 난 피가 바닥을 적셨다.

[수장!!!!]

류온은 점차 거리가 좁혀지는 페어 고블린들을 보며 다시 로브를 뒤집어쓰고 달렸다.

페어 고블린들은 쓰러진 올리스 주변에 모여들었다. 올리스는 울고 있는 그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왜 우는 것이냐......]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 겁니까....]

올리스는 어두운 천장을 검지로 가리켰다.

[허무하다니. 난 이제야 불의 신 이크롭스님 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올리스.....]

올리스가 몸을 부르르 떨다가 숨을 거두자 페어 고블린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봤다.

[어쩌지?]

[추적은 그만하는 게 낳을 것 같다. 수장이 죽었으면 제사라도 지내줘야지.]

고블린들과 다르게 페어 고블린은 항상 아주러 터널 안에 있다보니 제법 의리와 우정이란 게 서로 끈끈했다.

[....돌아간다.]

그들은 올리스의 시체를 어깨로 들쳐 엎고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류온은 시간이 지나도 페어 고블린들이 따라오지 않자 다시 천막을 치고 사슴 고기를 꺼냈다.

시간은 어느덧 오후 3시였다. 페어 고블린들에게 쫓기느라 식사를 제대로 못해 배가 등에 붙을 지경이었다.

류온은 사슴 앞다리를 한입 베어 물며 천장을 바라봤다.

‘저 놈들은 지치지도 않나보군.....’

후리스들은 돌이 곧 자신의 행복이라도 되는 양 연신 천장의 돌조각을 먹으며 뱉고 있었다. 류온은 침낭을 피고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동안이라도 다시 수면을 취해야 했다. 앞으로도 아주러 터널 안에서 무슨 생물이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류온은 오후 11시가 되어 일어나며 계속 이동했다. 새벽 1시 정도가 되자 지긋지긋한 펌 레인이 끝나고 입구와 비슷한 분위기의 길이 이어졌다.

그리고 펌 레인의 끝나는 지점 앞에 떡하니 회색의 호수가 자리 잡고 있었다.

류온은 조심스럽게 호수에 다가가 안을 들여 봤다. 호수에서 은은한 오오라가 올라오는 것으로 봐서 평범한 호수는 아닌 게 분명했다.


그레이 레이크(gray lake).


브잔티움력 38000년.

당시 훈센 제국과 로스티아 제국 사이의 전쟁이 한창 치열했었다. 훈센 제국의 왕자 크르시나프는 로스티아 제국의 후미를 치기위해 아주러 터널로 군대를 끌고 들어간다.

하지만 아주러 터널은 몬스터들이 생각보다 많아 피해가 속출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훈센 제국의 8서클의 고위 대마법사 투스티나플이 호수에 힐링 계열의 마법을 걸어 병사들을 수시로 치유한다.

마법의 효력은 그 뒤로 계속 남아 후대의 사람들은 마법이 걸린 호수를 그레이 레이크라고 부르게 된다.


류온은 그레이 레이크에 손을 담그다가 놀라서 황급히 손을 뺐다.

‘왜 나른한 기분이 들지?’

류온은 손과 발을 씻자 몸이 개운해졌다. 잘은 모르지만 해로운 효과는 아닌 것 같았다.

류온은 내친김에 옷을 벗고 안으로 들어갔다. 추위 속에서 온몸에 담요를 두른 것처럼 몸이 따스하고 편안했다.

피로가 회복되는 느낌이랄까.

‘이야. 여기 점점 더 마음에 드는데.’

류온은 30분가량 몸을 담그다가 밖으로 나왔다. 호수 속에 더 있고 싶었지만 일단 아주러 터널을 빠져나가는 게 먼저다. 류온은 수통을 그레이 레이크에 담가 물을 가득 채우고 일어났다.

대충 물기를 닦고 옷을 입은 류온은 어둠 속에서 걸어오는 어두운 그림자를 보며 홍련을 집어 들었다.

“크르르......”

사자의 얼굴을 하고 인간의 몸을 한 몬스터가 이족보행으로 걸어오며 침을 흘리고 있었다.


브르나인.


크기 2m에 달하는 브르나인들은 실상 소드 러너들도 잡을 수 있을 만큼 아주 위협적인 존재들은 아니다. 하지만 사자의 얼굴을 한 만큼 맹수의 본능을 갖고 있어 상대하기가 좀 까다롭다.


류온은 그레이 레이크에 들어갔다 나온 뒤라 개운한 얼굴로 그들을 보며 씨익 웃었다.

“내가 갈까? 아님 니들이 올래?”

“카악!”

일제히 달려드는 3마리의 브르나인들을 보며 류온은 최대한 측면의 놈에게 들러붙었다. 3마리에게 포위당하기 전에 한 놈은 죽여야 한다.

류온은 손톱이 갈고리처럼 자라있는 놈의 큼지막한 손을 피하며 브르나인의 인영혈에 홍련을 찔러 넣었다.

브르나인 한 마리가 피를 철철 흘리며 쓰러지자 나머지 두 마리가 움찔 물러섰다.

“겨우 이게 다냐?”

류온이 검집으로 까딱이자 분노한 두 마리가 양쪽으로 흩어지며 달려들었다. 류온은 다시 최대한 측면으로 달려가며 브르나인의 양강혈을 횡으로 잘라버렸다.

“끄륵!”

양강혈이 절단된 브르나인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류온은 남은 한 마리에게 껴안듯 달려들어 목젖에 그대로 홍련을 쑤셔 넣었다.

“크르륵......”

브르나인의 침이 얼굴에 조금 묻어 무척이나 불쾌했으나 결론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 아마 뒤로 물러났다면 브르나인의 갈고리 같은 손톱이 얼굴을 꿰뚫었으리라.

류온은 브르나인을 뒤로 넘어트리며 얼굴에 묻은 침을 소매로 쓱 닦았다. 그리고 브르나인들의 품을 뒤져 쓸 만한 아티펙트가 있는지 확인했다.

‘꽝이군......’

브르나인들은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았다. 류온은 아쉬워하며 자리를 옮겼다.


브르나인들을 죽인 뒤 3일간 무척이나 평화로웠다. 간간히 보이는 식물이나 동물들 말고는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었다. 류온은 하품을 하며 손목시계를 내려 봤다.

오후 4시.

슬슬 저녁이 다가오고 있다.

매일 아주러 터널 안에만 있다 보니 시간개념이 무뎌져가고 있었다. 지금도 오후 2시 쯤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시계를 보니 벌써 4시다.

류온은 눈을 감고 하품을 하다가 지면에 발이 닿지 않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그리고 그대로 구덩이 속으로 굴러 떨어졌다. 류온은 자신이 빠진 곳이 거대한 모래 지옥이라는 걸 알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데스 센드 헬(death sand hell).


죽음의 모래 지옥. 반지름 5m의 거대 모래지옥은 아주러 터널 안에 사는 라스퀸토들이 만든 것으로 어둠 속에서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일단 한번 빠지면 빠져나가는 건 쉽지 않으며 데스 센드 헬 밑에 뭐가 있는 진 아무도 모른다.

라스퀸토들은 동물, 인간을 가라지 않고 먹는다.


류온은 백상아리의 몸을 하고 악어의 팔다리가 붙어있는 라스퀸토들을 보며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위험하다.’

분명 라스퀸토들은 데스 센드 헬 안에서만 살기에 모래에서 무척이나 빠르다. 하지만 류온은 딱딱한 지면 위에서만 살았기에 라스퀸토보다 느릴 수밖에 없었다.

류온은 허리를 숙이고 빠르게 데스 센드 헬 밖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모래에 떠밀린 류온은 다시 미끄러져 원래있던 곳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류온은 원래 현대에서도 상어나 고래 같은 거대한 해양 생물을 두려워했었다. 그런데 데스 센드 헬 안에서 백상아리의 몸을 한 라스퀸토를 보자 본능적으로 두려움이 앞섰다.

라스퀸토는 물 위를 헤엄치듯 천천히 류온에게 몸을 흔들며 다가왔다.

류온은 어금니를 깨물었다.

‘도망치면 안 된다. 정면으로 부딪쳐야 돼......’

그는 홍련을 쥐고 다가오는 라스퀸토를 유심히 바라봤다. 예전 현대에 있을 때 백상아리는 코에 타격을 입으면 큰 피해를 입는다고 들은 게 얼핏 기억났다.

류온은 라스퀸토가 거대한 입을 벌리자 류온은 홍련의 그립을 위로 치켜들어 검의 포인트로 라스퀸토의 눈 사이 미간을 찔렀다.

“키르륵!”

라스퀸토는 몸을 뒤집으며 바둥거렸다. 류온은 라스퀸토의 위에 올라타 미간을 미친 듯이 찔렀다.

피가 분수처럼 흘러와 류온의 몸을 적셨다. 라스퀸토가 완전히 몸부림을 멈춰서야 류온은 난도질을 멈추고 홍련을 내려놨다.

라스퀸토는 사실상 브르나인과 그다지 차이가 없는 몬스터. 류온이 상대하기에 충분한 몬스터였다.

단지 다른 게 있다면 류온이 브르나인은 두렵지 않았으나 라스퀸토는 두려웠다는 것이다.

이 별거 아닌 사실이 류온에겐 무척이나 크게 작용했다.

류온은 데스 센드 헬의 바깥을 보며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어쩌지?’

일단 나가야 할 텐데 방법이 없었다.

류온은 배낭을 벗어 데스 센드 헬 밖으로 던졌다. 몸의 무게가 많이 줄은 류온은 전력으로 모래 위를 달렸다.

하지만 경사진 데스 센드 헬을 나가는 건 무리였다. 류온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배낭을 밖으로 던져버린 걸 후회했다.

‘큰일이다.....’

몬스터와 마주해도 큰일이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언젠가 아사할 것이다. 오후 10시가 되자 류온은 고민해야 했다.

이대로 잠들어 내일 다시 시도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 계속 시도할 것인가.

아마 잠든다면 자고 일어난 뒤에는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해 지금보다 더 위로 올라가기 더 힘들게 분명했다.


작가의말

 재밌게 봐주세요. 전 오후에 일해야 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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