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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테라피시아

웹소설 > 연재 > 퓨전, 판타지

유료

모두잘살길
작품등록일 :
2016.03.03 20:53
최근연재일 :
2016.03.18 18:05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37,986
추천수 :
580
글자수 :
2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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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0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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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외벽(2)

DUMMY

다음날 숫자가 늘어난 일행은 바로 출발했다. 류온은 그녀에게 이곳이 과거 충남 공주였다는 사실을 듣고 새삼 주변을 다시 봤다.

‘소풍갈 때 가끔 왔었지.....’

백제 문화재로 유명했던 공주가 이렇게 될 줄 과거의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나저나 당신은 뭐하는 사람입니까?”

한태의 질문은 듣기에 따라서 상당히 도발적이기도 했다.

‘쓸모가 없으면 버리겠다.’

충분히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게도 들리니까.

“사냥꾼.”

“아!”

동시에 주변에서 탄성이 들렸다.

“하하!!! 우린 살았다!”

그리고 사람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사냥꾼은 그만큼 사람들에겐 도덕심으로 똘똘 뭉친 착한 선구자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예외다.

레드 무더들이 언제 덮칠지 모르는 상황에 사냥꾼이든 하느님이든 도망자 신세인 건 똑같다.

‘레드 무더가 쫓고있다는 건 말하지 말아야겠군.....’

해가 산 너머로 넘어갈 때쯤 되자 슬슬 외벽이 눈에 뛰게 가까워졌다.

“내일 모레 쯤 도착하겠군요.”

예상보다 늦어졌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레드 무더들에게 잡힐 정도는 아니다.

‘일단 외벽 안에는 경비병들이 있으니 숫자로 열세여도 어떻게 해볼 만하겠지.’

그리고 외벽은 사람이 많다.

안으로 숨어들면 아무리 그들이라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나저나 잔다르크님은 어떻게 그렇게 예쁠 수가 있죠?”

“난 자기관리가 철저한 여자거든.”

“비결이 뭐에요?”

인해는 잔다르크의 팔에 매달려 비밀이 뭔지 알려달라고 졸랐다. 아무래도 인해는 사람과 쉽게 친해지는 순진한 타입.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가 궁금하군.’

류온은 그녀를 보며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많이 자라. 그리고 메이크업은 필수. 하지만 세안도 중요해. 잘 씻기만 해도 피부는 좋아진다.”

“오오.....”

그녀는 빼먹지 않고 암기하려고 눈을 빛내며 경청했다.

“지원아. 우린 내일 죽겠지?”

“재수 없는 소리하지 마, 새꺄.”

비록 거드름피우고 있지만 지원도 요새 밤잠을 설칠 만큼 두려웠다.

레드 무더는 고문 기술이 999가지나 된다고 한다. 그 중 잔인하지 않은 것들이 하나도 없다. 게다가 그들 정예부대는 9년간 세상에 수행을 나가 살아남은 정예 중의 정예들.

실전으로만 강해진 만큼 상대하기 까다롭다.

‘이번에는 정말 힘들지도 몰라.....’

지원은 힐끔 잔다르크를 바라봤다.

‘누님은 두렵지도 않은 걸까.’

그녀는 인해와 아직도 웃으며 얘기 중이었다.

“형님.”

류온은 상념에서 깨어나며 지원을 돌아봤다.

최근 류온은 매일 상념에 잡혀있었다. 뭐가 그리 고민인지 요즘은 검을 붙잡고 멍한 얼굴로 앉아있었다.

“왜 그러냐.”

“우린 죽을까요?”

“뭐 상황이 나쁘면 몰살이겠지. 아무래도 우린 최후의 패가 한 명 뿐이니까.”

즉 잔다르크만 붙잡아두면 나머지는 힘도 못쓰고 전멸이다.

“형은 두렵지 않아요?”

“두렵지 않다.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쿨하게 살아라. 죽으면 남는 게 없다. 그러니 죽기 전까지 더 노력하는 수밖에.”

일행은 짐을 정리하고 잠들었다.


다음날 새벽까지 이동한 끝에 외벽 입구에 당도할 수 있었다. 인해의 길드가 천천히 가자는데도 잔다르크 일행은 무척이나 급하게 서둘렀다.

‘레드 무더들이 덮치면 우리만 죽는 게 아니니까.’

레드 무더들은 싸이코 집단. 분명 인해의 길드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순진한 그들이 자신들 때문에 죽는다면 분명 죄책감을 느끼게 되리라. 그래서 잔다르크와 그들은 먹는 시간도 아끼며 급하게 이동한 것이다.

‘와. 높다.’

외벽은 무려 20m의 높이로 쌓여있었다. 대체 이 성벽을 어떻게 쌓아올렸는지 의문이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대에 공사가 가능하기는 했을까?

성문에 다가가자 문지기 2명이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오늘은 통행이 끝났으니 돌아가세요.”

“나 사냥꾼인데.”

잔다르크가 아이디 카드를 보여주자 경비병 둘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다.

‘이건 진짜다.....’

사냥꾼이 갖는 의미는 컸다. 경우에 따라 그들은 사람들의 인권을 대변해주는 존재니까.

“다른 사람들한테 말하지 말고 조용히 들어가세요.”

“감사합니다.”

류온 일행과 인해의 길드가 들어가자 경비병 둘은 한숨을 쉬었다.

“이러다 걸리면 얼차련데.”

“에이, 괜찮겠지. 사냥꾼이 폼으로 다는 직업이간.”

그들은 이미 어둠속으로 멀어져가고 있었다.


의외로 외벽 안의 밤거리는 밝았다. 여기 저기 네온 사인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마치 옛날의 서울처럼.

‘여기만 그대로네.’

밤문화까지도 그대로였다. 아무래도 몬스터의 위협에서 멀어지다보니 이곳만 문화가 유지된 것 같았다.

그들은 롯데리아를 지나치다가 모두 침을 삼켰다. 향긋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인해야. 너희 길드도 햄버거 먹고 싶지?”

“네? 그렇지만 돈이.....”

“걱정 마. 언니가 한턱 쏠게.”

그들은 들어가서 주문을 하고 테이블에 앉아 오랜만에 윤택한 문화를 맛봤다.

“와. 롯데리아 와본게 얼마만인지.....”

“한국의 롯데리아는 이제 여기 하나 남았어.”

류온은 종업원이 가져온 불갈비 버거를 보며 새삼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다.

‘형이랑 자주 왔는데.....’

“류온. 왜 눈물을 글썽이고 그래?”

“예? 제가요? 아닌데요?”

류온은 불갈비 버거를 크게 입에 물고는 피식 웃었다.

‘그래. 잊어버리자. 어차피 과거 일이야.’

지원과 기상은 생전 처음 먹는 호화로운 음식에 미친 듯이 햄버거를 입에 쑤셔 박았다.

‘맛있다. 정말 맛있다.’

그들은 레드 무더에게 어차피 죽을 거라면 햄버거라도 미친 듯이 먹고 죽자는 마음으로 햄버거만 7개를 뱃속에 처넣었다.

“끄, 끄윽.......”

“너네 그러다 체한다.”

지원은 콜라로 입가심하며 만족스럽게 주변을 둘러봤다. 밤인데도 아직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여긴 정말 신세계구나.’

밖에서 사람들이 처절하게 도망 다니는 동안 이곳은 이렇게 평화롭다니......

하지만 외벽 안도 그다지 평화롭지만은 않다.

어딜 가나 싸이코들이 넘쳐나는 세상. 재수 없으면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납치당하여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외벽 밖보단 안이 덜하긴 했다.

“언니는 이제 어쩌실거에요?”

“난 여기 볼일이 있으니 잠시 쉬었다가 가야지.”

잔다르크는 인해의 길드원들을 보고 대충 어찌될지 예상했다.

“아무래도 너희 길드는 오늘로 해산일 것 같구나.”

“네. 여기가 그나마 괜찮다고 산다는 사람이 벌써 8명이라 그렇게 될 것 같아요.”

“그럼 남은 한명은 저 사람이겠고.....”

잔다르크는 길드원들과 대화 중인 한태를 바라봤다. 아무래도 한태는 끝까지 인해와 함께갈 듯 했다.

‘일단 근처 여관에서 묵고 레드 무더의 정보를 모은 뒤 대응법을 생각해낸다. 잠시 일은 다 미뤄두는 거야.....’

아마 본부에서 레드 무더를 건드렸다는 걸 알면 난리가 나겠지만 지금은 괜찮다. 아직 그들이 류온 일행을 덮치지 않았으니까.


“그럼 저희도 이만 가볼게요.”

“그래. 나중에 인연이 되면 다시보자.”

“나중에 언니만큼 예뻐져서 돌아올게요.”

잔다르크는 멀어져가는 그녀를 보며 씁쓸한 마음을 감추기 어려웠다.

‘아직 어린아이로군.....’

말하는 거나 행동거지, 생각이 다 너무 어리다. 분명 크게 한번 데일 것 같지만 지금은 조언을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인해가 경험해보고 앞으로 변해가는게 중요하다.

잔다르크는 근처의 ‘오후의 해질녘’ 여관에 들어가 짐을 풀고 류온들을 방으로 불렀다.

“잘 들어. 오늘부터 개인행동은 금물이다. 레드 무더에게 잡히면 너넨 산체로 피부가 벗겨질 거야. 그러니 우린 항상 4명이서 다닌다.”

그녀의 말에 모두 얼굴을 찌푸렸다. 각자 하는 생각은 달랐다.

‘수련해야 하는데.....’

‘아, 성인잡지 사야하는데......’

‘아 글 쓸 때는 혼자 있어야 하는데......’

“그럼 그렇게 알고. 해산.”

잔다르크는 그들이 뿔뿔이 흩어지자 여관을 빠져나와 붉은 갈기 용병단으로 향했다.

붉은 갈기 용병단.

50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대규모 용병대. 그들의 수준은 제법 높다. 외벽 안에 있다보니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한국에서 손꼽히는 전투부대는 그들이다.

“저기요.”

“네.”

그녀는 접수대 위에 금화를 올려놓고 노인을 바라봤다.

“적당한 용병을 찾는데요.”

“일로 오시죠.”

노인은 금화를 주머니에 넣고 그녀를 안으로 인도했다. 그리고 주변에서 쉬고 있는 덩치들을 소개했다.

“저 사람은 테라라고 1년차 용병이고 저 사람은 루티엘이라고 전쟁에서 눈 하나 잃은 용병입니다. 그리고.....”

“저기 저 사람은 누구죠?”

그녀는 검은 로브를 눌러 쓴 남자를 가리켰다.

“저 사람은 어제 온 신입입니다. 보나마나 초짜겠죠.”

‘아냐. 오직 저 남자에게서만 위험한 냄새가 난다......’

실전으로 예민한 그녀의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2만 실란트.”

“흠.....”

“저자는 내가 데려가지.”

그녀는 검은 로브의 사내, 하리센에게 조심스레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넌 누구지?”

“난 사냥꾼인데요. 당신을 고용하겠어요.”

“얼마를 줄 것인가?”

“2만 실란트.”

“4만.”

‘값을 두 배로 올려?’

“좋아요.”

비록 4만 실란트면 비싸긴 했지만 나쁘지 않은 보험이다. 그는 몸을 일으키며 손을 내밀었다.

“선불이다.”


하리센은 돈을 받자마자 건물을 나와 복잡한 골목길을 들어갔다.

‘어디까지 가는 거야?’

한참을 걷자 낡은 오두막이 나왔다.

“여보.”

“아, 당신이군요.”

빛바랜 금발의 여성, 이리안은 싱긋 웃으며 그를 바라봤다.

“뒤의 분은 누구죠?”

“내 고용주. 이거 받아.”

그녀는 그가 던지는 자루를 얼떨결에 받았다. 실란트들이 부딪쳐 맑은 소리를 냈다.

“내가 오지 않거든 그거 갖고 잘 살아.”

“여보.....”

“이게 당신에 대한 내 마지막 속죄야.”

‘아무래도 뭔가 사연이 있나본데.’

하리센은 집을 나오며 왔던 길을 따라 걸었다.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는군.”

“내 몸은 이제 당신 것이오. 물어볼 이유가 없소.”

“우린 당분간 ‘오후의 해질녘’ 여관에서 지낸다. 그리고 불시에 기습을 받게 되면 무조건 나 말고 내 일행을 보호해.”

“알았소.”

하리센은 묵묵히 굽이진 길을 따라 앞서 걸어갔다.


하리센 리크레시아.

한 때 그는 인간 쓰레기였다. 용병일로 번 돈으로 술을 마시고 계집질을 한 그는 매일 밤늦게 집으로 돌아갔다.

아내 이리안은 아름답던 얼굴이 초췌하게 늙어가면서도 그를 타박하지 않았다. 비록 갈수록 어려워지는 형편에 남편은 변해버렸지만 그래도 돌아올 거라 믿었으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계집과 뒹굴고 술에 찌들어 집으로 돌아가는 어느 날. 이리안은 불러오는 배를 보며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그에게 말했다.

하리센은 화가 나서 주체할 수 없었다.

이 미쳐버린 세상에 아이가 태어나면 어떻게 될지 안 봐도 뻔했다. 그는 홧김에 아내에게 주먹질을 하고 집을 뛰쳐나갔다.

다음날 화가 풀린 그는 집으로 들어가다가 쓰러진 아내를 발견했다. 그리고 피가 홍건한 그녀의 하반신도.....

아이는 유산됐다.

술김에 그가 배를 때린 것이 화근이었다. 하리센은 스스로의 죄책감과 자괴감에 반쯤 미쳐서 하루 종일 울부짖었다.

하리센은 숲으로 뛰어가 죽으려고 했다.

아니, 정말 죽기 직전까지 내몰렸다. 하지만 그는 죽지 않았다. 죽기 전 아내를 위해 모든 걸 다 하기로 했다.


작가의말

 오늘은 아침에 올립니다. 제가 새벽에 깻거든요. 헿. 재밌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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