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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테라피시아

웹소설 > 연재 > 퓨전, 판타지

유료

모두잘살길
작품등록일 :
2016.03.03 20:53
최근연재일 :
2016.03.18 18:05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37,988
추천수 :
580
글자수 :
2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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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2.1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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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9.무법지(1)

DUMMY

‘이대로 잠들면 난 죽는다.’

잠들면 과다출혈로 살아남지 못하고 죽은 애꾸눈과 옆에서 나란히 송장신세가 될 것이다.

간신히 문고리를 잡은 류온은 필사적으로 문을 열고 잔다르크의 방문을 두들겼다.

“뭐야? 새벽부터.....”

잔다르크는 류온을 보자마자 부축하고 낯빛이 차갑게 굳어졌다.

“몸이 왜 이 모양이야?”

“도둑길드에서.... 사람을 보냈어요.”

으득.

어금니를 깨문 잔다르크의 이가는 소리가 그의 귀까지 들려왔다. 잔다르크는 일단 그를 자신의 방에 눕히고 배낭에서 구급상자를 꺼내 옆구리의 상처를 꿰매기 시작했다.

“윽.....”

“참아. 일단 봉합이 먼저야.”

그녀는 피로 홍건한 그의 상체를 보며 쓰린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류온은 아직 약하다.

하지만 약한 건 죄가 되지 않는다. 진정 문제가 되는 종자들은 약하면서도 강해질 생각 없이 남에게 붙어있으려는 자들이다.

류온은 그녀가 지켜보는 최근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그는 밥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검술과 명상에 매진했다. 그랬던 그가 이꼴을 당하자 잔다르크는 스스로를 책망할 수 밖에 없었다.

‘주변에 있었는데 기척도 읽지 못했다니.’

최근 수련에 매진하지않아 감각이 무뎌진 것이리라.

류온은 고통스러워 하면서 천장을 올려봤다.

“잔다르크님. 알려주신 기본 동작이요. 아까 쓰다가 죽을 뻔 했어요.”

“당연하지, 멍청아. 그 정도 기초 동작만으로 상대하려면 나 정도 수준까지 올라와야 해.”

“하하.... 주변에 널브러진 도자기랑 이불이 없었으면 송장이 된건 그가 아니라 나였을 걸요.”

많은 출혈로 인해 류온의 얼굴은 창백하게 변해있었다.

그래도 운이 좋았다.

자객의 검이 평범한 롱소드였고 독이 발라져 있지 않았으니까. 만약 그랬다면 지금처럼 가벼운 상처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잔다르크.”

“왜.”

그는 잔다르크의 하얀 손을 꽉 붙잡았다.

“죽기 직전 당신을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참으로 나 자신에게 화가나는 거 있죠? 그래서 살 수 있었어요, 나.”

잔다르크의 은빛 눈동자가 좌우로 흔들렸다.

“미안...... 내가 더 조심했었어야 했어.”

“괜찮아요. 이 정도면 감지덕지죠.”

그녀는 그를 침대위에 눕히고 이불을 목 아래까지 올려줬다.

“자고있어.”

“어디 가시게요?”

“뻔하잖아? 내가 갈곳은.”

그녀가 순식간에 그의 눈앞에서 사라졌을 때 열려진 창문만이 그녀가 어디로 나갔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귓가로 바람이 지나치는 소리가 익숙하게 들려왔다.

오랜만에 전력으로 달린 잔다르크는 도둑길드가 있던 주점 앞에서 멈췄다.

하늘의 달을 보니 시간은 대략 새벽 4시.

낡은 주점은 그때처럼 세월의 흔적에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았다.

그녀는 검을 뽑으며 마나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붉게 타오르는 그녀의 검이 슬픈 비명을 토해냈다. 최대한 마나를 응집시킨 그녀는 전력을 다해 공중에 뛰어올라 주점으로 오러를 날렸다.

쿵!

어둠을 가르는 붉은 이빨은 주점을 반으로 먹어치운 것도 모자라 그 아래에 있던 지하까지 매몰시켜버렸다.

점차 안에 있던 자들이 만신창이의 몸으로 밖으로 기어 나왔다.

팔다리가 없는 자들은 기본이었고 누군가는 질퍽한 피바다 속에서 이미 죽어있었다.

잔다르크는 그들을 한 명도 살려두지 않았다.

피에는 피로 갚는 법.

지금껏 인정을 베푼 건 류온에게 살인을 가리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지금은 순진하지만 사람은 어둠에 물들면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다.

기어 나오던 사람들은 이제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피묻은 검을 털어내며 노란 달을 올려봤다.

“내 부관을 건드린 자는 아무도 살려두지 않는다. 그는 오직 나만이 손댈 수 있어.....”

그녀는 차갑게 식어가는 시신들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렸다.

다음날이 되자 모두들 도둑길드가 망했다는 걸 알게됬다.

세계 각지에 뻗어있는 도둑길드 중 하나일 뿐이지만 도둑길드가 있던 건물이 무너진 광경은 처참했다.

그리고 땅 밑에 산사람이 대부분 매장되다니.

“대체 누가한 일이래?”

“어찌됐든 잘됐지. 어차피 피해만 주던 놈들.”

류온은 붕대가 감긴 상체를 일으키며 창가를 바라봤다. 밝은 햇살이 그의 육체위로 쏟아졌다.

류온은 자객과 싸운 순간을 천천히 되짚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더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었는지도 생각했다. 스스로가 정공법으로 이길 거라는 생각은 오판이었다.

자객의 검술은 뒷골목 검술인데도 계속 밀리지 않았는가.

“형!”

지원은 일어나자마자 바로 그의 방으로 달려왔다.

잔다르크에게 다쳤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놀랐던가. 자객이 들었다는 말에 지원은 옷도 갈아입지 않고 곧바로 뛰어왔다.

그래서 헐렁한 그의 바지 위로 팬티가 보였지만 지원은 신경 쓰지 않았다.

“괜찮아요?”

“응. 죽진 않았어.”

지원은 달려와 류온의 옆구리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얼마나 놀란 지 알아요? 자객이라길래 팔다리 하나 날아간 줄 알았잖아요.”

“그럴 뻔 했지.”

지원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다가 초점을 되찾았다. 지원은 코밑을 문지르며 방문으로 걸어갔다.

“빨리 낳아요. 그런 몸으로는 누님에게 맞으면 정말 죽을지도 모르니까.”

지원이 나가자 류온은 피식 웃었다. 자신을 저만큼 걱정해주는 사람이 주변에 하나 있다는 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꽤 오랜만에 쉬는 건가.....’

생각해보면 최근 4일간 수련에 매진하느라 여유부린 적이 없었다. 비록 침대신세지만 모든 일에 손 놓고 잠시 쉬는 것도 꼭 나쁘진 않다.

“류온! 오늘은 저녁에 술이나 먹자!”

“알겠습니다!”

방문 밖에서 들리는 그녀의 말에 답하는 그는 평화로운 햇살로 가득한 창가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주점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최근 방문한 사냥꾼이 광신도들을 찾아 쳐죽인 뒤로 마을은 분위기가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

활기찬 사람들과 다르게 구석에 앉아있는 사내, 베린은 술을 병째로 입에 들이부었다.

베린은 4살 베기 아들이 있는 유부남이었다. 그런데 아내가 그를 피해 마을 밖으로 도망가 버렸다.

술주정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다 먹고살기 힘든 세상이라 화가 나서 술김에 소주병 몇 개 밖으로 던진 게 전부였다.

“망할 년..... 찾기만 해봐라. 손모가지를 비틀어버리겠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그는 걱정스럽게 술집 주인이 보건 말건 새로운 술병을 집어 들었다.

그의 테이블 앞에 덩치 큰 사내 루란이 앉았다.

루란은 베린과 저쪽세계에서 어릴 적부터 친구였다. 루란은 베린의 술병을 든 팔을 붙잡았다.

“그만해. 이런다고 도망간 아내가 돌아오겠냐.”

“씨발..... 뼈 빠지게 일해서 모은 돈으로 먹여주고 재워줬건만 도망을 쳐?”

“그러게 술주정 좀 적당히 하지. 전에 술병 집어던진 건 내가 봐도 심했어.”

“씨발.....”

베린은 술병 주둥이에서 답을 찾으려는 듯 목구멍 너머로 술을 쏟아 부었다.

“자! 한곡 해보자!”

베린은 좌우로 비틀거리는 몸을 테이블에 기대며 소란스러운 옆을 돌아봤다.

허리까지 머리를 기른 늘씬한 은발 미녀가 투블럭을 한 큰 키의 남성을 붙잡고 실랑이 중이었다.

“아씨! 싫어요! 쪽팔리게!”

“죽을래?”

농기구를 한번은 들어봤을까 의심이 되는 그녀의 뽀얀 주먹을 보자 놀랍게도 장신의 남성은 입을 다물며 눈치만 살살 살폈다.

‘뭐야? 동생인가?’

사람도 사람을 힘으로 누르는 세상에서 여자 앞에 쩔쩔매는 그의 모습은 믿기 힘들었다.

“자, 누나 말 들어요. 착하지.”

그녀의 손바닥이 등짝을 토닥이자 남자의 얼굴은 울상으로 변했다.

‘동생이 맞나보군.’

신기한건 그녀의 복장이었다. 도무지 이 험한 세상에 사는 사람답지않게 옷은 인터넷에서 맞춤으로 구매한 것처럼 위아래가 패션이 적절하게 맞춰져있었다.

그리고 메이크업을 하고 있었다.

그뿐이면 놀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엄청난 미인이었다. 하루 한 끼를 못 먹어 죽는 세상에 저런 미인이 있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었다.

‘외지인인가?’

저런 미모로 마을에 돌아다녔다면 금세 소문이 퍼졌을 것이다. 여태껏 모르고 있었다면 마을 사람은 아니다.

그리고 그들의 일행인 듯 한 남자는 묵묵히 자신의 잔에 술을 따라 마시고 있었다. 남자는 겉으로 봤을 때 피부가 하얗게 뽀얀게 귀하게 자란 게 분명했다.

그에게선 아직 애송이 냄새가 풀풀 풍겼다.

‘쯧쯧. 보아하니 어디 귀하신 분 자제라도 되나보군.’

저쪽세계의 지형지물이 사람과 함께 넘어오는 경우가 간혹 존재한다. 그리고 영지 전체가 통째로 넘어온 경우 그는 자연히 영주가 된다.

이쪽세계의 사람들이야 민주주의라는 이상한 개념에 목매여 사람들이 서로 통솔하지 않지만 저쪽세계에 살던 사람들은 다르다.

그들은 철저하게 군주론으로 이루어진 세상에서 살다왔다.

갑자기 민주주의로 공평한 세상에 넘어왔다고 해도 세상이 이지경이라면 사람들이 변할 리 없었다.

‘저 여자는 공작나리 자제쯤 되겠고. 저 남자는 동생. 그리고 단내 나는 애송이는 셋째 쯤 되겠군.’

“자, 한 박자 쉬고, 두 박자 쉬고.”

“술이 한잔생각 나는 밤~ 같이 있는 것 같아요~”

그가 생각을 끝내갈 때 쯤 결국 동생으로 보이는 남자가 그녀에게 진 듯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는 나쁘지 않았다.

베린이 원래 살던 저쪽세계는 교회의 성가대가 부르는 찬송가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면에서 이쪽세계는 문물 자체가 틀렸다.

노래 중에는 노골적인 성적 노래가 많았다.

저쪽세계였다면 곧바로 성문에 목이 매달렸을 문란한 노래들이 여기서는 인정받는다.

‘쯧. 여기 노래는 너무 더러워.’

신을 위한 찬송가를 듣던 그들에게 이쪽세계의 노래가 맞지 않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지금 노래는 달랐다.

대충 들어도 슬픈 사랑노래였다. 그리고 술 한 잔 기울이며 듣기에 더 없이 좋은 노래.

“미친 듯이 울었어~”

그가 노래를 끝내자 주변에서 갈채가 쏟아졌다.

“잘한다!”

“목소리 좋네!”

그가 노래를 끝내자 은발의 여인은 뭐가 좋은지 헤벌쭉 웃으며 그의 등을 연신 손바닥으로 두들겼다.

그러자 그의 얼굴이 똥먹은 얼굴이 되어 썩어 들어갔다.

분명 살살친 것 같은데.

‘누나가 자주 때리나보지?’

베린은 안타까운 얼굴로 장신의 남성을 바라봤다.

“앵콜! 앵콜!”

흥에 겨운 사람들은 그에게 다시 노래를 부탁했다. 그는 좌중을 둘러보다가 머리를 긁적이며 일어났다.

그가 다시 노래를 부르려고 입을 열었을 때 베린의 뒤쪽에 앉아있던 험악한 사내가 일어나 그들이 있는 테이블로 걸어갔다.

‘뭐지?’

그는 잔다르크의 옆을 지나가는 척 하며 쓰윽 오른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주물렀다.


작가의말

 오늘은 엄청 피곤합니다. 내일이 발렌타인 데이인 관계로 무지 바쁘네요. 아, 나는 커플도 아닌데 왜 있는걸까. 이런 초콜릿 데이 대체 누가 만든거야.....


 전 이만 쉬러갈게요~~~


수정했습니다.


이번 화 내용 전면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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