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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피시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모두잘살길
작품등록일 :
2016.03.03 20:53
최근연재일 :
2016.03.1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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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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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아주러 터널(azure tunnel)(1)

DUMMY

그들은 사각으로 만들어진 대리석 분수대에 걸터앉았다. 주변으론 사람들의 집이 사각으로 빙 둘러져 있었고 연주를 하는 사람들과 음식을 파는 사람, 산책을 하는 커플들이 있었다.

지원은 눈을 깜빡거리다가 손뼉을 쳤다.

“아! 형에게 관심이 있으시군요.”

“응?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정말 류온 형의 인기란...... 참 신기하네. 어떻게 예쁜 여자들은 다 형한테 꼬이지.”

“하여튼 딴소리 말고 말해봐. 어떤 애인지.”

지원의 갈색 눈동자가 잠시 회색 벽돌들로 짜여진 광장 바닥을 바라봤다.

“형은 말이죠. 고집이 세요.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은 물러서지 않고 다 부딪쳐요. 그리고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아요.”

“그래? 알았어.”

루피니아는 푸른 하늘을 올려보며 한숨을 쉬었다. 한창 추운 1월의 날씨에 그녀의 입에서 입김이 나왔다.

“....잔다르크는 류온을 좋아해?”

지원은 뒷머리를 긁적이며 그녀의 에메랄드 눈동자를 들여 봤다.

‘참 민감한 걸 물어보네......’

“음..... 가까운 관계지요. 아직 사귀는 건 아니에요.”

“그렇니?”

루피니아는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며 미소를 지었다.

5년 수행의 관계.

멀다면 먼 관계지만 가까우면 가깝다고 할 수 있었다. 서로 계속 볼 사이인데 친해져서 나쁠 건 없었다.

‘앞으로 조금씩 알아 가면 되겠지.....’


류온은 천두법(天讀法)을 매진하던 도중 일어났다.

현재 류온의 월영검(月影劒)의 경지는 2급. 천두법(天讀法)도 이제 막 2급이다.

잔다르크의 경지는 월영검과 천두법이 8급.

하늘과 땅차이다.

‘강해지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

우연히 기연을 만나 강해진다는 꿈 따위 류온은 애초에 버리고 있었다. 운으로 강해질 수 있을 정도로 그가 사는 세상, 테라피시아는 만만치 않았다.


테라피시아.


사람들은 게이트의 균열이 생긴 200년 전부터 이후의 세상을 테라피시아라고 명했다. 전과 똑같이 세계라고 부르기에 모호한 점이 많았기에.


그리고 브잔티움 대륙.


판타지에 가까운 저쪽 세계의 대륙 이름이다. 주신 루키니아 브리스토스가 창조한 뒤로 20만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류온은 위층으로 올라가 심호흡을 하고 잔다르크의 방문을 두들겼다.

“왜?”

“강해지고 싶어요.”

“매번 그렇게 말해서 알려줬잖아. 천두법과 월영검.”

류온은 흑색 눈을 빛내며 그녀를 바라봤다.

“부족해요.”

잔다르크는 헛웃음을 지으며 그를 지그시 바라봤다.

월영검과 천두법은 거의 최상급 검술과 호흡법.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역사상 류온이 처음이 아닐까.

“후우..... 하여간 고집하고는. 그럼 극단적인 방법뿐이 없어.”

“상관없어요.”

그녀는 귀를 후비다가 한숨을 쉬었다.

“아주러 터널에 들어가자.”


아주러 터널.


전체적으로 푸른빛이 감도는 터널은 드워프들이 광석을 캐기 위해 오래 전 만들었었다. 하지만 나중에 영토를 빼앗긴 드워프들은 광산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아주러 터널은 몬스터들의 터전으로 변한다.

아주러 터널 안에는 기르스라는 물질이 지면에서 올라와 기후가 항상 따듯해 각종 식물과 동물들도 살고 있다.

아주러 터널은 보통 들어가면 반대편 입구로 나오는 데 1달이 걸린다.


“너 혼자 들어가는 거야.”

아마 때로 덤비는 몬스터를 죽이지 못하면 처참하게 찢기리라.

“난 시간은 많아. 해볼 거야?”

분명 목숨을 걸만큼 위험했다. 하지만 살아 돌아오면 그만큼 얻는것도 많았다.

안에는 분명 잊혀진 아티펙트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해보겠어요. 어차피 내 인생, 한 번도 부딪쳐보지 않은 적 없는 걸요.”

그녀는 류온의 단발이 된 머리를 쓰다듬었다.

“잘 생각했어. 준비하고 내일 들어가. 다른 애들한테 인사하는 거 잊지 말고.”

“예.”

시간은 빠르게 흘러 금세 하루가 지나갔다. 류온은 묘한 흥분감을 주체할 수 없었다.

지옥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살아 돌아올 경우 훨씬 더 강해질 것이다.

지원과 배기상이 류온의 손을 붙잡고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놈들아, 내가 죽으러 가냐.”

“제 눈엔 그리 보여요.”

류온은 피식 웃으며 그들을 번갈아 봤다.

제법 친해진 둘은 류온에겐 친동생처럼 가깝게 느껴졌다.

“걱정마. 난 안죽는다. 절대.”

류온은 고개를 돌려 루피니아를 바라봤다. 그녀는 그다지 내키지 않는 얼굴이었다.

“꼭 살아서 와. 니가 죽으면 난 길드에서 제외당하니까.”

“물론이다.”

그리고 잔다르크는 류온에게 걸어와 가볍게 안아줬다.

“류온...... 이번에도 네가 썩어버린 테라피시아에 이길 거라고 믿어. 포기하면 안 돼.”

약자는 강자에게 항상 죽기만하는 반복되는 세상. 그녀는 류온이 세상의 모순을 부숴줄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류온은 잔다르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빙긋 웃었다.

“걱정 마요. 난 목숨이 질기니까.”

류온은 그들에게 손을 흔들며 산보하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아주러 터널의 어두운 입 속으로 걸어갔다.

“후우.... 잘하겠지.....”

루피니아는 그녀의 옆으로 걸어와 그가 사라진 어둠속을 바라봤다.

“아주러 터널은 초심자에게 제법 위험할텐데?”

“괜찮아. 류온은 항상 어려운 문제는 스스로 해결했으니까..... 난 이번에도 그럴거라 믿어.”

하지만 그가 사라진 어둠속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


높이 20m는 족히 될 것 같은 거대한 통로 안은 밖에서 본것만큼 어두웠다. 그래도 다행인건 통로의 벽에 붉은 횃불들이 일정 거리를 두고 걸려있다는 것이다.

아주러 터널은 상당히 따듯했다.

그래서 그런지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괴상한 식물들이 많이 보였다. 류온은 길이가 2m 정도 되는 주황색 꽃을 보며 턱을 쓰다듬었다.

‘저거 먹어도 되는 걸까?’

주변엔 그가 처음 보는 식물들이 널려있었다.

아마 저 식물들과 이 터널도 브잔티움 대륙에서 테라피시아로 넘어온 것이리라.

브잔티움 대륙엔 기괴한 식물들이 많이 있다.

먹고 나서 무슨 효과가 나올지 모르는 식물들도 수천, 수만가지다.

‘식물들은 다 지나친다.’

애초에 믿을 수 없는 식물들. 입에 댔다가 들어온 지 하루만에 저세상에 갈 수 있다.

미약하게 멀리서 발소리가 들렸다.

‘누가 오는군.’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페어 고블린(fair goblin) 5마리의 무리가 다가왔다.


페어 고블린(fair goblin)


일반 고블린들과 다르게 피부색이 하얀 색인 이들은 고블린들이 불의 신 이크롭스에게 1만 년 전 창조된 후 200년이 지난 뒤에 생긴 변종들이다.

페어 고블린들은 어찌 보면 고블린들의 친척지간이지만 고블린들과 만날 때마다 싸울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아 바리스탄 숲과 아주르 터널 안에만 산다.

그리고 페어 고블린은 오랜 시간 두 곳에만 정착하다보니 독자적인 언어를 쓰게됬다.

그들이 쓰는 언어는 훕(gub) 언어.

아주 세세한 감정표현은 무리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의사소통을 그들은 훕 언어로 해결한다.


류온은 초록색 고블린만 보다가 하얀 그들을 보자 신기하여 유심히 바라봤다.

[인간이다!!]

[오, 마이 지쟈스시여!!!]

페어 고블린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즐겁게 춥을 췄다. 류온은 팔짱을 끼고 그들의 행복한 춤사위를 바라봤다.

이제 고블린 4마리 정도는 상대하기 어렵지 않게된 그는 여유롭게 그들을 보고 있었다.

‘뭐라고 하는 거지?’

하얀 고블린들은 보통 고블린들과 다르게 무슨 말을 하는 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형님!! 인간을 잡아보는 게 얼마만이지요?]

[거의 10년 만이구나.]

페어 고블린, 르타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아아..... 우리에게 불의 신 이크롭스님의 축복이 내려졌나봅니다.]

옆에 도끼를 지지대삼아 허리를 숙이고 있던 고블린, 케른이 피식 웃었다.

[뭐 지금까지 여기서 갖혀지낸걸 생각하면 축복 한번 내려 주실 만 하지.]

페어 고블린들은 밖이 얼마나 위험한 세계인지 잘 알고 있었다.

사방엔 그들보다 강한 몬스터들로 넘친다. 이 안에 사는 브르나인(brenine)과 쿠르시커(curecica)들만 해도 그들은 상대하기 벅찼다.

그래서 아주 오래 전부터 페어 고블린들은 밖의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시와 이야기들을 만들어가며 매일 상상했다.

그렇게 한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선대들이 죽고 후대에 이야기들이 이어져 세상 밖에 대한 상상은 더욱 커져갔다.

그런데 운 좋게 바깥세상에만 사는 인간이 제발로 굴러들어 온 것이다.

류온은 서로 즐거워하며 껴안는 그들을 보고 씨익 웃었다.

‘뭐 내가 얼마나 맛있을까 대충 그런 대화인가?’

“이봐!!”

페어 고블린들이 춤을 멈추고 류온을 바라봤다. 류온은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올리며 외쳤다.

“고통이란 게 뭔지 느끼게 해주마!”

류온은 무슨 말인지 몰라 쑥덕거리는 그들에게 달려갔다. 예상보다 훨씬 빠른 그의 움직임에 당황한 고블린의 몸을 류온의 홍련(紅蓮)이 뚫고 삐져나왔다.

[크루샤!!!!]

케른이 소리를 지르며 어금니를 다물고 류온을 노려봤다.

“그르륵.......”

개가 목구멍으로 작게 짖는 듯한 기묘한 소리를 낸 케른이 류온에게 달려들었다.

‘느려.’

류온은 가볍게 뒤로 피하며 케른의 복부를 발로 차버렸다.

[컥!]

케른은 복부를 부여잡으며 아주러 터널 벽에 처박혔다.

[키엑!!]

주변에서 류온에게 달려든 동료들이 시신으로 변해가는 걸 본 케른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제기랄......]

상대를 잘못 골랐다.

하필이면 상대가 자신들보다 강한 인간이라니. 케른은 붉게 변한 눈자위를 씰룩이며 벌떡 일어났다. 류온은 가볍게 케른의 도끼를 날려버렸다.

케른은 무기도 없이 류온에게 달려와 그의 허벅지를 주먹으로 두들겼다.

[이 개자식아......]

“.....”

류온은 무표정하게 케른을 내려 봤다. 케른의 주먹질은 간지럽다 느낄 만큼 형편없었다.

하지만 류온은 홍련을 검집에 집어넣고 어둠속으로 걸어갔다.

[왜....?]

케른은 멍하니 자취를 감춰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류온은 페어 고블린들을 죽이며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버렸다.

언젠가 테라피시아로 넘어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봤던 처형식. 인간 노예 한명이 무참히 다른 종족에게 짓밞히던 오후의 기억.

수많은 종족들 앞에 무참히 죽은 그의 얼굴이 케른의 얼굴과 잠깐이지만 겹쳐보였다.

‘피해자는 인간들인데 왜 불쌍하다고 생각한 거지.....’

류온은 자신의 순간적인 생각이 이해가 가지 않아 인상을 찌푸리며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그리고 그는 잔다르크가 아주러 터널 안으로 오기 전 건네준 손목시계를 바라봤다.

‘오후 11시라.....’

시간은 이미 자정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류온은 배낭을 내려놓고 침낭을 꺼냈다.

부싯돌로 불을 피운 류온은 건포를 뜯으며 배낭 안을 들여 봤다.

내일부터는 사냥을 해야 한다.

갖고 온 식량은 한계가 있었다. 건포도 보름간 먹으면 동이 나리라. 한 달을 이 안에서 버티려면 식량은 계속 충당시켜야한다.

돼지고기를 말린 건포는 제법 짭짜름해서 먹을 만했다. 류온은 벽에 등을 기대다가 자신도 모르는 새에 잠이 들었다.

“크르르.....”

늑대의 울음소리 비슷한 기묘한 소리를 듣지 않았다면 그는 내일 아침까지 자버렸을 것이다.

개의 머리를 하고 캥거루의 몸을 갖고 있는 기묘한 몬스터 4마리가 류온을 노려보고 있었다.

시간은 아직 새벽.

류온은 홍련(紅蓮)을 뽑고 벌떡 일어나 눈을 빛냈다. 아까 본 페어 고블린들과는 한 단계 정도 차이 나는 몬스터라는 걸 그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들은 아주러 터널 안에 사는 오키나시안.


성격이 급하고 포악하며 늑대를 산채로 잡아먹을 만큼 흉포한 놈들이다.


얼굴이 개처럼 생겼다지만 크기가 크기인지라 대충 보면 웨어울프의 머리라고 착각이 들 수 있었다.

한참동안 류온과 팽팽한 긴장의 줄다리기를 하던 4마리의 오키나시안들이 이빨을 드러내며 동시에 그에게 달려들었다.


작가의말

 아마 오후 6시 이후에 무료가 될겁니다. 피곤하네요. 전 구상하러 가보겠습니다.


 내용이 어색하고 부적절하며 오타와 억지적인 분위기가 들어간 부분이 있어 수정했습니다. 언제나 후원해주시는 분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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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16.아주러 터널(azure tunnel)(5) 16.03.15 418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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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16.아주러 터널(azure tunnel)(2) 16.03.11 388 2 11쪽
» 16.아주러 터널(azure tunnel)(1) 16.03.10 405 1 13쪽
34 15.트리트 어 컷(treat a cut)(1) +2 16.03.09 307 3 12쪽
33 14.외벽(3) 16.03.08 404 1 11쪽
32 14.외벽(2) 16.03.07 361 1 12쪽
31 14.외벽(1) 16.03.06 375 1 12쪽
30 13.연쇄살인마(1) 16.03.05 366 2 11쪽
29 12.골렘(2) 16.03.04 378 2 12쪽
28 12.골렘(1) 16.03.03 377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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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11.월영검(1) 16.02.17 598 10 11쪽
25 10.광란의 밤(1) +1 16.02.16 765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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