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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범 님의 서재입니다.

강철의 종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지니범
작품등록일 :
2020.04.27 10:05
최근연재일 :
2020.10.05 06:00
연재수 :
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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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1,201

작성
20.05.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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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에도 성에서의 조약

DUMMY

"저기가 에도로구나. 과연 일국의 수도에 걸맞은 곳이로다."


박규수가 멀리 보이는 에도를 보며 감탄했다. 조선의 한성과는 다른 멋이 있는 고토. 수백년을 버텨온 에도 막부의 강인함이 엿보이는 수도였다.


"대감. 어서 들어가시지요.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습니다."


"그래. 서두르도록 하자꾸나. 전령이 되어 기다리는 자를 만드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


박규수가 보좌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재촉했다. 300만석에서 100만석을 덜어내어 조금은 가벼워졌지만. 아직도 200만석이나 남아있는 쌀은 이때를 위해 남겨놓은 것이었으니 말이다.


다그닥! 다그닥!


"그나저나. 역시 농민들의 얼굴이 좋지가 않습니다. 아무리 수도라 해도 대기근을 피하진 못한 모양입니다."


"예로부터 나라의 흥망을 알려면 농민들의 얼굴을 봐야 한다는 성현들의 말씀이 있었지. 자고로 농자천하지대본이라. 농민들의 얼굴에 근심이 들면 왕의 얼굴에 근심이 드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말을 몰면서. 박규수를 비롯한 통신사의 일원들은 에도의 백성들이 사는 모습을 낱낱이 살폈다. 원래부터 사신이란 정탐을 위해 파견되는 법. 아무리 우호를 위해 왔다지만 할 일은 해야 하는 법이었다.


"...게다가 해야만 하는 일도 있으니 말이다.."


"대마도를 넘겨받는 일 말입니까? 하지만 제 생각에는 막부의 정이대장군이 동의할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대마도는 일본의 다이묘면서 조선의 신하이기도 하니. 언제까지 이렇게 애매한 상태로 놔 둘 수는 없는 모양이지."


보좌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로부터 대마도는 왜구들의 소굴로 악명이 높았다. 심지어 지금도 대마도에서 출발한 왜구들이 간간히 진위대에게 잡혀 옥에 끌려들어가는 마당이니 오죽하겠는가.


"하지만 대마도는 조선의 신하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일본의 신하이기도 합니다. 예로부터 정부는 국토를 수호하는 것이라 정해져 있으니. 그리 쉽게 영토를 내놓지는 않을 것입니다.


게다가 대마도는 저희 조선과 일본을 잇는 통로. 두고두고 중개 무역으로 번성할 땅을 늙은 정이대장군이 넘기겠습니까?"


"아까와 같은 말을 하는구나. 이건 내가 처리할 일이니 너는 이제 그만 입을 닫거라. 듣는 귀가 많다."


"...주제를 넘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대감."


"괜찮다. 나도 네 나이 때는 그렇게 열정적이었으니."


이제 40대에 들어선 박규수는 침착한 태도로 자신들을 보러 모여든 왜인들을 관찰했다. 난생 처음 보는 낯선 복식에. 쌀가마니를 가득 싣고 행진하는 모양새니. 사람이 모여들 수밖에 없었다.


"君たち。退け!この方は、朝鮮から来た大事な人である!"


"将軍に会い行かれる方である!道を作ろう!"


오히려 같은 일본인들에게 창이며 검을 들이대는 것은 호위를 담당한 막부의 군인들이었다. 말에 올라타 그 광경을 바라보니. 왜소한 체구의 일본인들이 서로에게 윽박질러대는 모습이 일견 웃기게도 보였다.


"대감. 저기가 에도 막부의 본진인 에도 성입니다. 이제 말에서 내리시지요. 저희가 응접실까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알겠네. 우리가 가져온 짐은 창고에 넣어두어도 괜찮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쪽으로.."


박규수가 놀란 것은 에도 성의 규모 때문이 아니었다. 그가 놀란 것은 순전히 이 일본에 조선말을 유창히 할 수 있는 일본인 안내인이 있다는 것 때문이었을 뿐이다.


그렇게. 박규수는 수십년. 어쩌면 수백년만에 에도 막부의 심장인 에도 성의 안으로 들어갔다.


*


"これすまないな。本人の健康が良くなくてこのように接することを寛容願って。"


"본인의 건강이 좋지 않아 이리 사신을 대접하는 것을 양해해 달라 말씀하십니다."


"괜찮습니다. 여기. 조선의 국왕께서 보내신 백년삼입니다. 달여 먹으셔도 좋고. 생으로 씹어 먹으셔도 약효를 보실 수 있으실테니 부디 받아주십시오."


"大丈夫です。ここで。朝鮮の国王が送られた百年高麗人参です。煎じ食べ気軽よし。生噛ん食べ気軽薬効を見ることができございましだろうから是非受けてください."


"ああ。どうもありがとう。しかし、長い道のりを歩ん外国の官僚への贈り物だけ受けることは法じゃない。 「三郎」私をちょっと起こしてくれるか?"


"はい!将軍."


도쿠가와 이에요시는 '사부로'라는 이름의 사무라이의 부축을 받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록 늙고 병들었지만. 그 눈에 깃든 노회한 힘은 제아무리 박규수라 해도 순간적으로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今になって、お互いに話すことが準備ができているようだ?"


"이제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었다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여기. 국왕 전하께서 보내신 친서입니다. 읽어보시고. 답을 주십시오."


"次に、ここで。国王殿下が送られた個人的な手紙です。読んで見て。答えをしてください"


"おお。是非与えるか。"


기꺼운 표정으로 친서를 받아든 이에요시는 친서를 펼치고는 밝게 웃었다. 참으로 고맙게도 친서가 일본어로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서를 읽으면 읽을수록. 이에요시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져 갔다. 하다못해 통역을 맡은 안내인조차 식은땀을 흘릴 정도로 말이다.


"これは何なのか!対馬を割譲?帰国は、私たち日本と戦争をしたいのか!"


"귀...귀국이 일본과 전쟁을 하고 싶은 지를 물어보고 계십니다."


"설마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흥분을 가라앉히시죠 정이대장군. 여기. 이것을 읽어보시면 그 생각이 바뀌실 겁니다."


"まさかそんなわけがあるのでしょうか。興奮を沈めるいかが、ここに。これを読んで見れば、その考えが変わっ室です"


"それを与える見る!"


또 다른 친서를 받아든 이에요시의 표정이 이제는 애매모호하게 바뀌었다. 전이 완벽하게 설득이 불가능한 상태였다면. 이제는 설득이 가능한 상태랄까. 하지만 그것으로는 아직 모자랐다.


그리고 이제부턴. 쇼군을 설득하는 것만이 남아있었다.


"장군. 잘 생각해보시지요. 결코 나쁜 제안이 아닙니다. 대마도를 미끼로 외부의 적을 만들고. 적대적인 다이묘의 군대를 소진시킨다면. 막부에 있어서는 좋은 일이 아닙니까?"


"将軍。よく考えてご覧よね。決して悪い提案がありません。対馬を餌に、外部の敵を作り。敵対的な大名の軍隊を排出させると。幕府にとっては良いことではないでしょうか"


"その..それでも。この提案を受け入れる場合。私たち幕府は日本を支配する名分を失うされてしまう! 帰国も知っているではないか!外部の脅迫に屈する政府が地方の軍閥にどのように映るかを!"


"이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우리 막부는 일본을 지배할 명분을 잃게 되고 만다,귀국도 알고 있을 것 아닌가? 외부의 협박에 굴한 정부가 지방의 군벌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를. 이라고 하십니다."


"장군. 그렇기에 이 제안을 받아들여야 하는 겁니다."


"将軍。そのため、この提案を受け入れる必要がするでしょう。"


"何のことか!知っている聞くどうぞ!"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하라고 하십니다."


"장군께서도 아시겠지요. 지금 일본에 불고있는 바람을..."


"将軍様もご存知でしょう。今、日本に吹いている風を。"


"まさか...尊王攘夷を言うのだろうか?"


"존황양이를 말하는 것이냐고 물으십니다."


"정확하십니다. 막부의 지배력이 흔들리면 지방의 다이묘들은 실권을 쥔 막부가 아닌 막대한 상징성을 가진 천황을 옹립하려 난을 일으키겠지요."


"正確おられます。幕府の支配力が揺れれば、地方の大名は実権を握った幕府ではなく、莫大な象徴性を持つ天皇を擁立しようと、私はを起こしでしょう"


"それを知りながら、どうして...!"


"잘 들으십시오. 막부가 선수를 치는 겁니다."


"よく聞きなさい。幕府が選手を打つでしょう"


"先手を打って..?"


"선수를 치느냐고 물으십니다."


"그렇습니다. 어째서 막부가 직접 천황을 옹립하지 않으면 안 됩니까? 장군께서도 잘 아실 텐데요. 지금 다이묘들보다 먼저 막부 체계를 끝장내고 천황에게 진짜든 가짜든 권한을 주어 옹립한다면 다이묘들은 명분을 잃게 됩니다.


막부의 결정이 아닌 일본 전체의 주인인 천황의 명으로 다스리게 되는 것이니. 명을 거역하는 번은 곧 반역자들의 번. 그들을 칠 명분이 생기게 됩니다."


"そうです。どうして幕府が直接天皇を擁立していなければならないのですか?将軍様もご存知と思いますが。今大名たちよりも先に幕府を終わらせ、天皇に実質た偽も権限を与えられて擁立すれば大名は名分を失う。


幕府の決定ではなく、日本全体の主人である天皇の名で治めているのだから。人に背く回すぐに反逆者の回。それらを打つ名分が生じます"


그 말을 들은 이에요시의 몸이 벌벌 떨렸다. 어째서.. 어째서 일본인도 아닌 조선인이 이렇게까지 일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이지?


분명 저 조선인의 말대로 한다면. 점점 통제하기 어려워지는 지방의 다이묘들을 일거에 통제권에 넣을 수 있다. 지금까지 막부가 해온 것이 아닌. 직접적으로 천황이 다스리는 내각 체제로 재편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만약 그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만약 다이묘들이 내각을 더 정교하게 만들어진 막부라고 인식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


그 때. 이에요시의 뇌를 스치는 것이 있었다.


대마도를 할양해 달라는 조선 국왕의 요청.


그것을 빌미로 자신이 협박당해 억지로 조약을 맺었다고 소문을 낸 다음. 이에요시 자신이 막부를 해체한 다음. 실권자에서 물러나 자신의 후계자에게 실권을 물려준다. 그리고 그 후계자가 실권을 천황에게 넘긴다면....


꿀꺽!


그의 목에서 침이 타고 내려갔다.


이거. 정말 가능할지도 모른다. 저 가깝고도 먼 조선왕의 계략을 믿는다면. 수천년만에 일본은 조선과 같은 단일 국가가 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왜?


물음표가 이에요시의 머릿속에서 춤을 추었다.


도대체 왜. 조선의 왕이 이렇게 일본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단 말인가? 임진왜란처럼 단일국가가 된 일본이 조선을 어떻게 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아. 참고로. 저희가 가져온 200만석의 쌀은 장군께 넘기겠습니다. 그것을 군자금으로 쓰든 구휼할 때 쓰든. 이제는 장군의 마음대로이니. 부디 현명하게 쓰시길 바랍니다."


"ああ。参考までに。私たちがもたらした200万石の米は一般に越えるいたします。それ軍資金にスドゥン救恤するときスドゥン。今将軍の勝手だ。是非賢明ことを願って."


"何...?"


탁. 하고 온 몸의 맥이 풀렸다. 이제야 의문이 풀리는 것 같았다. 그랬구나. 그런 거였구나. 일본이 어떻게 성장하든 막을 자신이 있었기에. 200만석을 마치 깽값 던져주듯 주는 것이 가능해서 그랬구나.


"으하하! 으하하하하하!"


이에요시는 웃었다. 참으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분명 몇 년 전만 해도 조선은 이 일본보다 훨씬 못 사는 나라였는데 말이다. 새 왕이 즉위하고 나서 두 나라의 국운이 뒤바뀐 게 틀림없었다.


"日本は神守ってくれるとしていた父の言葉間違っのかもしれませんね。朝鮮国王の提案を受け入れるだろう。この時間部対馬は朝鮮の土地である。"


"귀...귀국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하십니다."


결국 이에요시는 두 손을 들고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제 일본과 조선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것이나 다름없었다.


과연 이 열도에 또 다른 막부가 들어설지. 아니면 천황이 이끄는 황국이 들어설지. 아니면 다시 센고쿠 시대의 재림이 될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알 수 있었다.


또 한 번. 이 열도에 피가 뿌려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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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만주로의 진군. +1 20.06.15 1,765 26 12쪽
23 천도 +5 20.06.10 1,831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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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만주를 손에 넣어라. +4 20.06.01 1,944 23 12쪽
17 작업 개시 +4 20.05.27 1,918 23 12쪽
» 에도 성에서의 조약 +2 20.05.26 1,912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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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가깝고도 먼 사이 +4 20.05.18 1,944 24 12쪽
13 태평천국의 난. +5 20.05.15 2,032 20 12쪽
12 검은 보석 +4 20.05.14 2,074 24 12쪽
11 신민학교 +5 20.05.13 2,113 27 12쪽
10 열강들과의 접촉. +2 20.05.12 2,121 24 12쪽
9 조선 통신사. +4 20.05.11 2,211 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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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첫 접촉 +3 20.05.05 2,433 28 12쪽
6 도로망 정비 +1 20.05.04 2,616 28 12쪽
5 경술개혁 +6 20.04.30 2,956 27 12쪽
4 암흑기의 끝 +7 20.04.30 3,250 28 12쪽
3 이씨의 나라. +3 20.04.29 3,676 25 12쪽
2 다시 돌아오다. +3 20.04.28 4,388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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