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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비 님의 서재입니다.

오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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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향비
작품등록일 :
2008.02.27 00:13
최근연재일 :
2008.02.27 00:13
연재수 :
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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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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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글자수 :
407,516

작성
08.01.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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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오메가] 제 11장. 다시 중원대륙으로.-2

DUMMY

오늘은 목검이 아닌 봉을 들고 효린과 마주했다. 효린의 선법이 매우 유한 것이니 만큼 내가 가진 무술 중에 ‘강(强)’에 속하는 타구봉법을 사용할 것이다. 이 대련은 유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니까...

“먼저 갈게.”

“좋아.”

효린의 부채가 정면으로 치고 들어오다가 갑자기 아래로 뚝 떨어진다. 미안하지만, 수법이 다 눈에 보여.

나는 봉을 들어 효린의 손목이 위치할 곳에 가져다 대었다.

부드럽게 원을 그리면서 빠져나가는 부채. 효린의 선법은 수(水)의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한번 시작하면 끊을 수 없다. 마치 막으면 막을수록 점점 큰 힘으로 몰아쳐 오는 파도처럼... 일격필살을 노리는 선빈의 도법과는 180도 다른 속성이다.

이런류의 무술은 절대 힘으로 상대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 우주 최고의 초 천재 미소년이 아닌가? 나는 그녀의 공격이 들어오는 곳에 가볍게 봉을 가져다 댐으로 공격의 맥을 끊고 있었다.

“이야. 이정도면 대단한데? 이제 본격적으로 간다.”

“훗. 좋아. 오늘은 이겨 주지”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이들과의 대련은 너무 즐겁다(애경은... 솔직히 조금 무섭다.).

강하게 내려치는 봉. 효린은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내 봉의 방향을 틀었다.

=퍼억!

봉에 맞자 단단한 바닥이 깨어져 나간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유키 녀석의 표정이 가관이다. 괜히 재미있어진 나는 더 강하게 더 빠르게 봉을 휘둘렀다. 그에 따라 효린의 움직임도 점점 복잡해져 간다.

역시 수의 속성을 가진 선법을 앞에 두고 강의 속성을 가진 봉법을 펼치는 것은 실수였던 것일까? 3시간의 대련 끝에 효린에게 패하고 말았으니까... 부채로 내 봉을 가로막은 효린의 팔꿈치가 명치를 살짝 칠 때는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이야 많이 늘었네. 마법진 연구만 하는 줄 알았더니...”

대련을 마치고 주위를 둘러보니 공터는 완전히 초토화되어 있었다. 땅이 뒤집어진 곳, 움푹 페인 곳, 쓰러진 나무들...

오랜만이라 그런가? 좀 과격했네? 이거 좀 쑥스럽구먼...

“풋. 고마워. 널 이긴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 선빈이가 알면 화내겠는걸? 네가 검이 아닌 봉을 들었으니 망정이지 안 그랬다면 절대 못 이겼을 거야. 오늘 너...”

“그런 겸손의 말씀을...”

보충설명을 하려던 효린의 말을 가볍게 막으면 눈을 찡긋 해 보였다. 아무래도 내 공격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았으리라. 유키 쪽을 한 번 바라 본 효린이 씨익 웃어 보인다. 머리가 좋은 만큼 눈치가 빠르단 말야?

효린과 가볍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옆에서 기겁한 표정을 하고 있는 유키가 보였다. 어이 그렇게 드레곤이라도 본 눈빛은 좀 치워 주지 그래? 부담스러운 유키의 눈빛을 애써 무시하며 연구실로 돌아왔다.

“엄청나. 대단하잖아. 빠르고... 아름다워~”

넋 나간 얼굴로 감탄을 늘어놓는 유키

“그래 보여?”

“응.”

“중원대륙에서 우리 실력은 또래 중에서 뛰어난 정도에 불과해. 그리고 방금의 대련에서 우리 두 사람 중 누구도 전력을 다하지 않았어. 전력을 다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곤란하니까...”

“또래 중에서?”

“응. 제대로 된 무술 아니 무공이라는 것은 연마한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강해지거든. 가장 강한 사람들은 100살 먹은 노인들이지. 전체적으로 비교해 보면 우리 실력은 겨우 상위 40% 선 일 뿐이야.”

“헛... 그런...”

“어떻게 할래? 그런 우리들에게도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 바로 중원대륙이야. 판타리아야 몬스터와의 싸움이 대부분이지만, 중원대륙에서는 몬스터보다 사람과의 싸움이 많지. 이곳에 비해 고수들이 많아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병사들의 힘이 보잘 것 없거든. 치안이 부실하다고 할까?”

녀석은 가만히 앉아 생각 속으로 빠져들었다. 지켜보겠어.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솔직히 내가 한 말은 어느 정도 과장이 섞여 있다. 위험한 곳을 찾아다니지 않는 이상 일상에서 위험에 봉착 할 일은 별로 없으니까... 하지만 효린이 중원대륙으로 가면 그녀의 미모와 성격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게 될 것이다. 그 만큼 위험에 빠져 들 가능성이 높은 법.

무공의 고수들과의 싸움에서 마법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대부분의 전투는 난전의 형식으로 가고, 궁수라고 해도 난전이 시작되면 칼을 들어야 하는 곳이 중원대륙... 이곳에서 마법사인 그가 안전하게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봐야 한다.

어차피 저 녀석이 그런 것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효린을 따라 가겠다는 생각 자체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런 녀석이니까... 그래서 조금 과도하게 겁을 주는 것이다.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의 차이는 크니까. 후에 후회하지 않도록...

“나. 결정했어.”

아 진짜. 막 집중이 잘 되려고 하는데 또 분위기를 망쳐 놓네? 저걸 어떻게 처리한다?

“잘했어.”

“내가 어떻게 결정했는지 안 물어봐?”

“왜 나한테 그래? 가서 효린에게 말하고 와. 나 바빠.”

“나 좀 도와주시게나 친구.”

“필요할 때만 친구냐?”

“응”

당당하게 대답하는 녀석... 한 대 확 날려 버려? 그러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정말 죽어 버릴까 봐 손을 못 대겠다. 아휴!

그 뒤로 영균이 도착하는 날 까지 나는 유키와 무한 대련을 해야 했다. 확실히 마법의 천재는 천재인지 블레이드 계열의 마법과 블랭크, 플라이, 저주계열의 마법 등을 효과적으로 조합하여 엄청난 전투력을 보여주었다. 아직까지는 조금 미흡하지만, 아마 시간이 지나 경험이 쌓이면 고수와의 1대 1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이 정도면 짐이 되지는 않겠지?”

“아직 멀었어.”

“우우. 점점 발전하고 있다고. 겨우 7일짜리가 이정도면 대단하잖아. 친구라고 하나 있는 것이 절대 칭찬은 안 해 준다니까...”

투덜거리며 효린을 따라가는 녀석이었다. 나는 어떻게 하기로 했냐고? 나 역시 중원대륙으로 건너가기로 했다. 이참에 직업을 얻어 볼 생각이다. 내가 무공의 고수가 되기 위해 중원대륙을 선택 한 만큼 전직은 중원대륙에서 하고 싶다. 솔직히 유키의 모습을 보면서 살짝 자극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 * *


중원대륙으로의 이동은 순조로웠다. 이미 한 번 이동했던 곳이니 만큼 조그마한 배에 몸을 싣고 항해를 시작했다.

“설마 이 배를 타고 대륙을 건너가는 건... 아니지?”

강을 따라 바다 쪽으로 나아가자 유키 녀석이 ‘제발 아니라고 말해 줘’ 라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맞는데?”

현실은 냉정한 법!

아무리 아니라도 말해주고 싶어도 맞는 것을 어떻게 하겠나? 제발 그렇게 불쌍한 표정은 내 앞에서 짓지 말아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유키가 왜소한 체구에 미청년 타입이라 귀엽게 봐 줄 수도 있겠지만,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내 녀석의 애교를 받아 줄 생각은 절대로 없다.

“너무 떠들지 않는 편이 좋을 걸? 우리가 지나가야 하는 곳은 드레곤의 산맥과 해룡의 레어 사이거든? 조금 더 가면 용들이 득실거리는 와룡산맥과의 접점으로 들어가겠지만 말이야.”

“드레곤? 해룡? 용?”

“응. 걔들이 전부 근처에 살다 보니 가운데에 일종의 중립지역이 생겼는데 거길 통해 이동하게 되거든. 너무 소란 떨면 용들이 튀어나올지도 모른다고.”

“......헙!”

비명을 지르고 싶었던지 입을 크게 벌리고 있던 녀석이 손으로 급하게 입을 막았다. 하는 짓은 너무 귀여운데... 저래선 효린에게 사랑받긴 좀 힘들 텐데...

근 한 달이 걸리는 긴 항해 중에 바다만 멍하니 바라보고 앉아 있는 실수는 한 번으로 족했기에 이번에는 책과 놀이기구를 여러 가지 챙겨서 배에 올랐다.

“세한아~ 이것 좀 봐봐~”

하지만... 내게 들러붙는 유키 녀석 때문에 결국 마법연구만 주구장창 하게 되었다. 내 신세야.

“또 뭔데?”

“이거 말야. 마법진인데...”

“응. 블랭크 마법진이네.”

“저기저기... 이걸 발로 그리는 거야 어때 근사한 생각이지?”

“뭐?”

얘가 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릴 하고 있어?

“음. 공간계 마법의 특성답게 블랭크는 매우 많은 정신력을 소모하지만, 수인이나 마법진을 사용할 경우 다른 마법들에 비해 매우 간단한 수식 계산만으로도 할 수 있어. 마법사들 입장에서 여러 번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럽지만 그 만큼 사용하기 편한 마법도 드물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수인과 마법진을 적당히 조합하면 발동작으로 마법을 발동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거야. 여길 봐. 이렇게 이렇게 움직이면 마법이 완성되지.”

유키는 혼자서 이쪽저쪽으로 방방 거리며 뛰어다니더니 블랭크 마법을 성공시켰다.

“그걸 전투에 응용한다?”

“응! 그럼 손을 사용하면서 상대의 공격을 막고, 마법 쓰는 것을 들키지 않고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잖아.”

“그게 정말 가능하다면 효과는 좋아 보인다만...”

참 대단한 발상이긴 하다. 그렇지만 결정적인 문제가 있는 걸...

“왜? 그럼 된 거 아냐? 이걸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다른 마법으로도 꼭 해 볼 거야.”

“그거 다시 한 번 해볼래?”

나는 친절하게 그 문제점을 몸으로 체험시켜 줄 생각이다.

또 다시 이쪽저쪽으로 방방 뛰어다니는 녀석. 나는 녀석이 뛰어다니는 곳 가운데로 들어가 가볍게 수도를 내질렀다.

=툭!

가벼운 타격음이 나고, 녀석의 마법은 그대로 깨어져 나갔다.

“윽... 뭐야.”

방심하고 있다가 마법이 깨져서 마나가 역행했는지 한동안 컥컥 거리며 눈물을 찔끔찔끔 흘려 대는 꼴이 참... 이럴 때면 천재인지 바보인지 의심스러운 녀석이다.

“......”

“아우... 왜 갑자기 끼어들어.”

“바보지 너?”

“왜!”

발끈하는 게 아주 귀여워. 크크~ 이 녀석 괴롭히는 재미가 쏠쏠하다니깐.

“전투 중에 사용할거라며... 전투 중에도 마나 역행되면 왜 끼어들었냐고 항의할래?”

내 말을 듣고 조용해지는 녀석. 표정이 심각해 보이는 것이 다시 천재모드로 변신인가?

“꼭 해결 해 보이고 말겠어. 그런 문제 따위!!”

하아... 이렇게 해서 항해가 끝날 때 까지 녀석을 상대해 줘야 하는 불상사가 생겨 버렸다. 그런 건 제발 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라고 말해 봤지만, 어림도 없었다. 마법도 할 줄 알고, 검도 쓸 줄 아는 사람이 해주는 게 제일 좋다나...?

훗날 양 대륙에 걸쳐 이름을 날리게 되는 대현자 유스케 라이너의 전설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그것은 먼 훗날의 이야기일 뿐... 날 좀 내버려두라고~


===============================

좀 더 화끈한 대련을 원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작가가 별로 폭력적이지(?) 못해서...

여기서 그만 올릴까 하다가 하나 더 올립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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