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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비 님의 서재입니다.

오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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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향비
작품등록일 :
2008.02.27 00:13
최근연재일 :
2008.02.27 00:13
연재수 :
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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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183
추천수 :
254
글자수 :
407,516

작성
08.01.2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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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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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8쪽

[오메가] 외전-흑룡지회. 그 뒷이야기. 두번째!

DUMMY

=휘이이잉

어느 샌가 세한은 무술 시전이 모두 끝났는지 멍하니 서 있었고, 강가에는 바람 한줄기가 지나갔다.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것 같은 정적! 정적 속에서 석아저씨가 가져온 것들을 그에게 주고 다시 물러 나왔다.

“기대하라고. 후후”

내 어깨를 툭 치시고는 마을로 들어가 버리시는 석아저씨. 기대라... 안 그래도 지금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심기가 불편하단 말입니다.

그의 능력은 정말 상상을 초월했다. 깨어지기 쉬운 유리에 정교하게 세공을 하고, 녹인 은물을 이용해 붙이는 것은... 거의 신기에 가까웠다.

유리 위쪽과 아래쪽에 적당이 홈을 판 다음 거기다가 은을 박고는 불을 이용해 은을 녹였다. 그러려면 내공을 이용해 유리가 상하지 않도록, 그리고 녹은 은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그 작업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아는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세한을 인정하고 있었다. 애경 같은 천방지축 계집애를 위해 저런 인재를 놓친다면 내가 상인이 아니지! 후후.

어떤 의미를 가진 작품인지 아직 잘 감이 안 오지만, 그가 유리벽돌에다 세기는 것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이었다. 그냥 보면 그저 표면이 거친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밀려오는 파도의 모양을 하고 있기도 하고, 화려한 꽃밭의 모양이기도 했다.

유리에 어떻게 저런 아름다운 색을 넣었는지 모르겠지만, 색색의 유리벽돌은 햇빛을 받자 그 어떤 보석보다 아름다웠다. 실력은 단연 최고. 예술적 감각도 최고이다.

그가 작품과 주제를 잘 연관시키기만 한다면, 우승은 당연하게 세한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나는 확신했다.


* * *


세한이 작품을 만드는데 장장 3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이미 작품을 만들어 놓고 빈둥거리는 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구경했다.

역시! 나는 효린의 작품을 보고 웃음을 지었다. 아름답다기보다 매우 감동적이다. 투명한 분수대 위를 덮고 있는 아름다운 무지개. 저 조그마한 보석을 하나 가져다 놓았다고 이런 효과가 나다니... 과연 효린이다.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화사한 미소를 띠어 주었다. 아무에게나 보여주는 그런 접대용 미소 말이다. 후훗.

‘수고했어. 정말 예쁘다.’

‘고마워.’

우린 눈으로도 말을 주고받을 만큼 가까운 연인사이는 아니지만, 전음을 이용해 살짝 인사를 주고받았다. 원래 출전자에게는 누구도 말을 걸면 안 되지만, 이정도야 상관없겠지?

아 그럼 왜 아까 석아저씨가 말을 걸었냐고? 그거야 출전자인 세한에게 먼저 부탁을 받았으니 그렇지. 뭘 당연한걸 묻고 그래?

나는 다시 마을 동쪽으로 향했다. 허수아비 위에 앉아 있는 푸른 매 한 마리. 이 녀석도 역시 만만치가 않다. 생긴 것처럼 섬세한 부분은 부족했지만, 매의 느낌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었다. 순수하게 실력으로 대결했더라면 틀림없이 졌겠지?

나는 마을 북쪽으로 향하지 않고 그냥 촌장님들이 계시는 매화촌장님 댁으로 향했다. 그 머리 빈 계집애가 해 놓은 건 더 이상 보기 싫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평소라면 그 정도로도 우승을 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노력하지 않는 자세는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보석 두 수례를 전부 이용해서 만든 작품이 겨우 주먹만 한 수정 한 덩어리로 만든 작품보다 아름답지 못하다니... 얼굴만 보고 선택한 게 엄청나게 후회가 된다. 일단 만들어진 작품들은 개최지의 소유가 되는데... 저 아까운 보석들을 다 어째?


* * *


“난 솔직히 누구에게 우승을 줘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네.”

“솔직히 우승은 정해져 있지. 2위부터가 문제 아닌가?”

“크흠. 그건 그렇지. 1위는 당연히 매화촌이겠지?”

“허허 그렇지. 황촌장 입 찢어지겠구먼.”

지금 나는 촌장님들의 회의에 참가해 있다. 역시 세한이란 녀석은 대단한 놈이다. 반드시 내 친구로 삼아 버리고 말테다.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죽촌장님이 내게 물어 오셨다. 솔직히 내가 나서기에는 좀 그렇지만... 이렇게 된 것 애경을 꼴찌로 라도 만들어야겠다.

“솔직히 평소 같았다면 저는 애경에게 많은 점수를 주었을 겁니다. 애경의 작품은 자연과 동화되지 못했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아름다웠으니까요.”

내 말에 촌장님들이 고개를 끄덕이셨다. 이 자리에 나 말고도 지난 출전자들이 3명이나 더 있었지만, 이런 부분에서는 상인인 내 능력을 높게 치시는 촌장님들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하면서 느낀 것이 참 많았습니다. 애경의 작품이 아름답긴 했지만, 그녀의 작품에는 조금의 성의도 들어 있지 않았어요. 저는 그것이 가장 큰 감점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호오 역시. 생각하는 게 열려 있어. 공사가 분명하구먼 자네는.”

공사는 무슨... 전 애경에게 더 이상의 정이 남아 있지 않은 것뿐입니다만...

“공사는 무슨, 그저 냉정한 게지. 저 녀석이 저래 보여도 얼마나 냉혈한인데?”

윽. 역시 우리 마을 촌장님이라 그러신지 내 마음을 너무 잘 아신다. 찔려라. 콕. 콕.

“그럼 자넨 2위는 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 전에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죽촌장의 손녀 구소미이다.

“말해 보게.”

죽촌장은 자기 말에 끼어든 손녀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눈살을 찌푸렸지만, 난초촌장이 그녀의 말을 받았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효린의 작품을 세공으로 인정 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쾅

내 머릿속엔 또 다시 뭔가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 그렇다. 효린은 세공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치면 애경도 세공을 안했지 않느냐 라고 말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애경은 보석을 늘어놓든 어쨌든 작품 비슷한 것을 만들어 내었다. 하지만 효린은...

“그렇군. 좋은 지적이야. 그럼 여기서 투표를 하지. 인정할 사람은 오른손 안할 사람은 왼손을 들어주시게.”

촌장님들이 다들 친구라 그런가 저런 멘트까지 평대가 나오는 건 좀 어색했지만, 뭐 할 수 없지. 나는 가만히 오른손을 들었다. 왜냐고? 그래야 우리 마을이 꼴지를 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생기니까.

혹시 매화촌과 국화촌의 사이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몰라서 말해 두는데 특색이 강한 죽촌과 난초촌과는 다르게 서로 엇비슷한 부분이 많아 경쟁관계에 있는 것 뿐 사이가 나쁜 것은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무슨 일이 생기면 서로를 제일 잘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매화촌과 국화촌 사람들이다.

“흠.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군. 그럼 이번에 4위는 난초촌의 효린이로군.”

윽! 이런... 역시...! 애경아 애경아 넌 어찌되었든 이번에 내게 버려지겠구나. 걱정 말라고 이번 일 때문에 버려진다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천천히 해 줄 테니... 후후

이렇게 1위는 세한, 2위는 선빈, 3위는 애경, 4위는 효린의 등위가 결정되었다. 놀라운 것은 세공과 같은 섬세한 작업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우락부락맨 선빈이 2위씩이나 했다는 건데... 내가 자초한 일이니 할 수 없지.


============================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ㅋㅋ

벌써 선호작 수가 꽤 올라갔네요. 아잉 기뻐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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