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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비 님의 서재입니다.

오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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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향비
작품등록일 :
2008.02.27 00:13
최근연재일 :
2008.02.27 00:13
연재수 :
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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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192
추천수 :
254
글자수 :
407,516

작성
08.01.2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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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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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7쪽

[오메가] 제 3장 심득을 얻다-2

DUMMY

그럼 이제 내 차례인가?

“음? 이게 뭔가?”

내게 말을 건 사람은 죽촌의 촌장님이었다. 우리 촌장님과는 꽤 친해 보였는데, 아무래도 이 사람을 잘 구워삶아야겠지? 나는 내 작품 안쪽으로 심사위원들을 데리고 들어갔다.

“재료가 유리로구먼. 이건 어디서 났나?”

“제가 마을 분들의 도움을 얻어서 만들었죠.”

“오 그래? 유리라... 확실히 유리로 만든 공예품도 세공이라 할 수 있지. 자 그럼 이제 작품에 대해 설명해 주겠나?”

“보시다시피 건물입니다. 먼저 이곳으로 올라와 보시죠.”

그렇다. 나는 건물을 만든 것이다. 세공스킬 뿐 아니라 조각스킬과 건축스킬의 마스터인 내 능력을 최대한 살려서... 후훗

내가 만든 집은 집 전체가 유리로 만들어져 있었다. 벽은 여러 가지 색이 들어간 유리에 세밀한 세공을 해서 벽돌로 사용했고, 벽돌을 붙이는 접착제로는 은을 사용했다. 아주 오랜 과거에 ‘신라’라는 나라에서 만들었다는 첨성대. 그것을 만들었다.

유리로 된 첨성대!

“이것은 제가 사는 세계에서 오래 전부터 내려오던 전설이죠. 사람들은 이 건물의 꼭대기에서 날씨를 관찰하고 천기를 읽었다고 합니다.”

나는 꼭대기의 가운데 높이 올라와 있는 금으로 된 혼천의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것은 별자리의 배치를 나타낸 것입니다. 이 세계의 별자리에 대해 잘 몰라서 일단 비워 두었습니다. 여기에 기록된 별자리와 하늘에 있는 별들을 비교해보고 천문을 읽었다고 전해지죠.”

“우린 하늘을 표현해야 해요. 이 작품은 멋지고 대단하지만 그저 땅에 존재하는 건물일 뿐이잖아요.”

표독스럽게 말하는 애경. 내 실력을 보고 꽤나 열 받았나 보다. 이곳에서는 유리나 보석이나 비슷한 가격이니까... 특히 내가 정성들여 세공해 놓은 색색의 유리벽돌은 햇빛을 받아 보석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저는 이 대회의 과제가 하늘을 주제로 세공을 하라는 것이지, 하늘 자체를 세공하라는 뜻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아닌가요?”

나는 난초촌의 촌장님을 향해 물었다. 강인한 선비의 이미지를 팍팍 풍기는 이 할아버지라면 긍정해줄 것 같거든... 후훗

“그러네. 자네 말이 맞아.”

“어제부터 24시간동안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죠. 제 자신은 감히 하늘을 표현할 만큼의 능력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을... 그래서 하늘을 세공하겠다고 덤빌 수가 없었어요. 그러기엔 하늘에게 너무 무례한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하늘을 관찰 할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제가 만든 것이 하늘이라는 주제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십니까?”

난초촌 촌장님께 가볍게 고개를 숙여 보이고 애경을 바라보며 그녀에게 질문했다. 그녀는 알고 있는 걸까? 내 말속에는 너같이 실력도 없는 녀석이 감히 하늘을 세공하겠다고 설치느냐 라는 질책이 섞여 있다는 것을...

“......”

애경이 아무 말 없이 부르르 몸을 떨고 있자 촌장님을 따라온 남자가 애경의 어깨를 감싼다. 작년 출전자인가? 어째 둘의 관계가 평범해 보이지 않는군...

“자네의 말이 옳네. 이 작품은 분명히 하늘을 주제로 만들어진 게야.”

말이 없는 애경을 한번 흘긋 흘려 보시고는 난초촌 촌장님이 답해 주셨다. 정말 감사한 분이구만...

“아직 보여드릴 것이 하나가 남았습니다.”

“오오 그래? 또 뭔가?”

사뭇 기대가 된다는 표정으로 죽촌 촌장님이 말씀하셨다. 나는 그들을 이끌고 한쪽 구석으로 갔다. 첨성대의 옥상이 별로 넓지는 않았기에 몇 걸음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내가 그곳에 만든 것은... 바로 망원경이었다. 원리도 다 알겠다. 망원경만큼 간단한 것을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바로 이것 때문에 탁 트인 강가를 선택했던 거니까. 처음에는 망원경만을 만들까 생각했다가, 다른 사람들이 엄청난걸 만들기에 나도 따라서 오버해 버렸다.

“오오 멋지군.”

망원경을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 그들은 날이 저물 때 까지 망원경의 곁에서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다. 웬 노인들이 그렇게나 호기심이 많은지... 뒤에 서 있는 청년들이 자기들도 심사에 참가해야 하니 보여 달라고 한 뒤에야 겨우 물러났다. 물론 심사에 참가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보지 못했다. 적어도 그날은...

“밤이 늦었으니 오늘은 이만 하고 내일 오후 2시에 심사결과를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작품들을 더 구경하고 싶으신 분은 구경하셔도 무방하지만, 작품을 훼손하다 발각되는 경우 그 사람이 속한 마을은 무조건 실격 처리됨을 알려드립니다.”

하긴... 재료가 싼 것도 아니고 보석이니 그럴 만도 하겠다. 다른 팀이 우승하는 꼴이 보기 싫어서 열 받아서 훼손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밤이 되어 별이 보이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더더욱 망원경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이젠 심사에 관계없는 시간이므로 모든 사람들이 잠시라도 더 보려고 아우성을 치는 바람에 나까지 밤을 세고 말았다는 사실은 우울하니까 그냥 덮어두자.

사람들이 모두 돌아간 뒤 나는 남은 금을 녹여 판자로 만든 다음 망원경과 혼천의 그리고 이 건물에 관한 설명서를 건물 입구와 망원경 앞, 혼천의 앞에 각각 설치했다. 금판에 글씨를 새겨 은으로 매운 설명서는 꽤나 휘양찬란 광체를 뿌렸다.


* * *


“그럼 잠시 후에 시상식이 있겠습니다. 모두들 마을 광장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시간을 왜 오전으로 안하고 오후로 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었는데 광장으로 다가간 순간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오후 2시 부터 4시 조금 넘는 시간까지가 무지개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내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그럼 지금부터 시상식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심사평과 심사결과 발표가 있겠습니다. 발표는 지난 흑룡지회의 우승 마을인 죽촌의 촌장님께서 해주시겠습니다.”

“흠흠. 안녕하십니까? 여러분들도 보셔서 아실 테니 간단하게 하겠습니다. 먼저 가장 먼저 보았던 국화촌의 대표 천애경양의 밤하늘. 매우 아름다운 ‘밤하늘’을 보석을 이용해 아주 잘 표현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작품이 환경과 잘 조화되도록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아주 정확한 평이라고 생각한다. 초원에 풀을 깎아 내고 진흙을 발라서 하늘을 만들었으니... 뭔가 어색할 수밖에...

“두 번째는 난초촌의 대표인 남효린양의 ‘무지개’. 하늘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무지개를 볼 수 있게 해준 아주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겨루고자 했던 세공이라는 종목에서 조금은 동떨어진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되어 아쉽습니다.”

그렇지. 그녀는 세공을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이미 만들어진 수정을 적당한 각도로 설치한 것뿐이니까...

“다음은 죽촌의 대표 유선빈군의 ‘매’. 하늘의 제왕 매의 기상을 아주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환경과 잘 조화되는 기법이 돋보였습니다. 하지만 역시 세공기술의 부족으로 인해 다소 투박한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내 차례다. 이거 왠지 긴장 되는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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