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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비 님의 서재입니다.

오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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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향비
작품등록일 :
2008.02.27 00:13
최근연재일 :
2008.02.27 00:1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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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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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글자수 :
407,516

작성
08.01.2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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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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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오메가] 제 3장 심득을 얻다-1

DUMMY

제 3장. 심득을 얻다.


세공... 세공... 세공이라...

하늘... 하늘? 구름. 해. 별. 달. 새...

나는 지금 흑룡강변의 갈대밭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주제가 하늘이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던 것이다.

‘피이스. 딴사람들은 뭐해?’

-죽촌의 대표는 농터 한가운데에서 하늘을 나는 새를 만들고 있습니다.

‘호오? 제법이네. 그 우락부락하게 생겨 먹은 녀석이 그런 걸 한단 말야? 그럼 애경은?’

-국화촌의 대표는 산기슭인데, 무려 2수례나 되는 보석들을 늘어놓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하늘을 만들려는 것 같아 보입니다.

‘하늘을 만들어 내?’

-네. 보석을 진흙위에 박아서 하늘의 모습을 그림처럼 그려낸다고 해야 맞을까요? 터키석이나 오팔 같은 보석들을 이용해 바탕을 만들고 그 사이에 토파즈나 에메랄드 같은 보석들을 섞어서 밤하늘에 별이 뿌려져 있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산기슭이라고 해도 초원이 꽤 넓게 펼쳐져 있기에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이쪽은 완전히 물량공세 인가?

‘그럼 효린은?’

-난초촌의 대표는 가져온 보석들을 이용해 마을 분수대를 치장하고 있습니다.

‘분수대를?’

-네. 아무래도 분수대의 물을 이용할 모양입니다.

‘훗 그렇군. 자 그럼 어느 정도 시간을 끌었으니 시작해보실까?’

나는 슬쩍 상채를 일으켜 주변을 둘러보았다. 내 주변으로는 꽤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는데... 아무래도 날 응원하러 온 사람들 같아 보이진 않는다. 처음 보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 아니면 경계인가?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나를 지켜보던 사람들의 눈에 호기심이 어린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지겹다는 빛 역시 가지고 있었다.

무려 24시간동안이나(게임시간으로) 여기에 이러고 누워 있었으니 그럴 만도 하지. 하루 동안 바라본 하늘은 꽤 아름다웠고 변화무쌍했다. 어제도 오늘도 맑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었기에 이 모습만으로도 하늘의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순 없다. 세상에 그 어떤 방법으로 저 하늘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해내라. 생각해내야 한다. 어설픈 것으로는 절대 저 국화촌을 이길 수가 없어. 국화촌은 세공기술과는 상관없이 물량으로 승부를 보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착실히 모아 왔으니 이 네 마을에서 볼 수 있는 보석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훗. 그래도 급히 구한 게 유리라서 다행이다. 유리만큼 하늘과 어울리는 보석은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


‘재료와 기구를 준비해 주십시오.’

나는 전음을 이용해 석아저씨에게 부탁했다. 그리고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봉황무를 펼치기 시작했다. 물론 싱크율은 조정하지 않은 채로...

느릿느릿 펼쳐지는 아름다운 춤! 이런 의미에서 보면 해동무와 봉황무는 참 닮은 점이 많다.

맞다. 봉황 역시 하늘을 나는 새로구나. 이 봉황무도...

문득 드는 생각에 청명심법을 극성으로 끌어올려 유은신법을 펼쳤다. 이미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것들이니만큼 매우 자연스럽게 펼쳐 낼 수가 있었다. 봉황무와 함께 펼쳐지는 유은신법! 몸이 정말로 가볍다. 마치 한 마리의 새가 된 기분!

[띠링. 자연검의 심득을 얻으셨습니다. 당신은 ‘은자’의 칭호를 얻으셨습니다. 당신의 명성이 ‘1000’ 올랐습니다.]

이 멘트가 내 정신을 번쩍 들게 하기까지 나는 계속해서 그 기분에 빠져 있었다.

-축하드립니다.

‘아아 일단 축하받을 일은 맞는데... 중요한건 이 심득이랑 지금 당장의 문제해결이랑 별로 관계가 없다는 거지.’

-꼭 그렇게 생각할 문제만도 아니라고 봅니다. 칭호와 명성은 플레이어들에게야 별거 아닐지 몰라도 NPC들에게는 엄청난 영향을 주니까요.

흠 그런가? 그렇게 생각하면 또 그럴 수도 있겠다. NPC들은 서로의 명성과 칭호를 보고 상대에 대해 파악하니까...

“모두 준비해 놓았다네. 그리고 축하하네.”

그 때 석아저씨가 내게로 다가왔다. 어쩐지 이전보다 조심스러워 보이는 태도...

“감사드립니다.”

모습을 보아하니 내가 꽤 오래 감상에 빠져 있었나 보다. 주변의 사람들도 하나같이 동경의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사람들의 눈빛이 마음에 안 들어서 과시용으로 가장 화려한 봉황무를 시전 한 건데... 이거 너무 효과가 좋아서 조금은 당황스럽구먼...

자 그럼 작업을 시작해보실까?


* * *


“아아. 잠시 후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오니 출전자들은 자리를 지켜 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작품을 완성하고 그것을 보고하자 박영감님이 바로 발표를 했다. 헛... 육합전성이라니... 더 놀라운 것은 마을을 쩌렁쩌렁 울리게 만드는 박영감님의 목소리에 아무도 놀란 기색이 없다는 것이다. 역시 이 마을사람들 평범하지가 않다니깐...

심사 방법은 간단하다. 심사위원들이 각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작품을 보고, 작품을 만든 사람에게 설명을 듣기도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까지 종합하여 각각 점수를 매긴다.

그럼 자기마을에만 점수를 왕창 주면 어떻하냐고? 아 내가 말을 안했구나. 자기 마을 출전자에게는 점수를 줄 수가 없다. 그러니까 자기 마을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마을만 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 봐도 사적인 감정이 들어가는 거야 할 수 없겠지만...


심사에는 우리 출전자들도 함께 다녀야 했기에 촌장님을 따라 산기슭으로 갔다. 아무래도 마을 북쪽에서부터 하나씩 보아 올 모양이다. 그럼 내 차례는 마지막인가? 마지막이라... 은근히 부담스러운 순번이네.

“오오... 이게 다 뭔가?”

산기슭에 만들어진 초원에는 그야말로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그것이 땅에 붙어 있고, 밤하늘이라는 점에서 진짜 하늘과는 달랐지만...

“특별한 공정 없이 보석들을 늘어놓았군. 원석도 섞여 있고... 확실히 아름답기는 하지만... 세공이라고 보기엔...”

날카로운 지적을 하시는 난초촌 촌장님. 우리 촌장님은 그냥 묵묵히 지켜만 보고 계신다. 어쩐지 희미한 웃음을 머금으신 모습이 전혀 불안해보이지가 않는다. 날 믿고 계시는 걸까?

그 때 애경의 변명이 들려왔다.

“예술은... 반드시 인간의 손을 타야 하는 것만은 아니에요.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아름다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 아닐까요? 실제로 원석을 줄로 꾀어 목걸이를 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잖아요.”

옳은 말이긴 하지만, 억지 성이 다분한걸...? 철없는 아가씨! 돈이면 다 되는 줄 착각하고 있나 본데 세공은 그런 것이 아니란다. 그래도 이정도면 확실히 대단하긴 하다. 저게 다 얼마야? 아무래도 사람들은 보석의 광채와 그 분량에 질려 버리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두 번째는 마을광장.

마을광장에서는 효린이 만들어 놓은 작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입을 따악 벌리고 말았다.

“아름다워.”

“감동적인데요?”

효린이 만든 작품은 모두의 입에서 감탄사가 나오게 하기 충분했다. 저 아가씨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걸 만들어 냈을까? 아니 그것보다 NPC일 것이 분명한 효린이 프리즘을 만들다니 정말 놀랍다. 나야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지만... 그것보다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는 게 더 놀랍다.

“흠흠. 확실히 아름다운 광경임엔 틀림이 없군.”

국화촌 촌장이 머쓱하게 말했다.

“전 사실 세공과 같은 일은 해본 적이 없어요. 어려서부터 책만 읽었거든요. 그런데 요 며칠간 보석을 지켜보면서 보석을 통과해서 나오는 빛이 마치 무지개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침 분수대도 있고 해서 어울릴 것 같아 만들어 보았는데...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효린의 차분한 말투... 그렇다. 효린이 만든 것은 바로 ‘무지개’였다. 보석으로 직접 만든 것은 아니지만, 투명한 수정과 분수대를 이용해 무지개를 만들어 낸 것이다.

“제 능력이 부족해서 이 무지개는 하루에 3시간 정도밖에 나타나지 않아요. 그게 너무 아쉽네요.”

햐아... 과연 존경스러운 아가씨다. 비록 돈은 얼마 안 들었지만(수정은 비교적 싼 보석이니까...) 이쪽이 훨씬 더 멋진 작품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무지개라면 주제와의 연관성도 충분하고... 효린이란 아가씨는 제법 뛰어난 예술적 감각이 있는 것 같다.

“자. 그럼 다음으로 이동하죠.”

국화촌장이 이동할 것을 재촉했다. 아무래도 자기네가 딸리는 걸 느끼나 보다. 이거 나도 잘못하면 위험하겠는데? 여전이 우리 촌장님의 반응은 고만고만하다.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띠신... 아직 내 작품을 보지도 못하셨을 텐데......

심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심사위원들은 정해진 장소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그저 이야기로만 들었을 뿐 실제로 본적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심사위원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나 뭐라나?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마을 동쪽의 농토였다. 선빈은 참새를 쫓기 위해 만들어 놓은 허수아비의 어깨 위에 짙은 푸른빛의 사파이어로 날개를 퍼덕이는 매의 모습을 새겨놓았다.

보석을 다루는 솜씨는 투박했지만, 딱 봤을 때 날카로운 기운을 뿌리는 것이 매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사냥꾼 출신답다는 평가이다. 그 모습을 보신 촌장님들도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특별히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알기 쉬운 작품이랄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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