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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비 님의 서재입니다.

오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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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향비
작품등록일 :
2008.02.27 00:13
최근연재일 :
2008.02.27 00:1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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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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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
글자수 :
407,516

작성
08.01.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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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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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오메가] 제 10장. 폭풍의 서막-1

DUMMY

제 10장. 폭풍의 서막


“시작인 것 같군요.”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전 아무런 행위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당신이 그를 놓아주는 바람에 생겨난 혼란일 뿐...”

칠흑같이 어두운 방.

불빛이라고는 한 쪽 벽면에 위치한 모니터에서 나오는 빛이 전부였다. 흐릿한 모니터 빛 사이로 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어떻게 알았지?”

“당신은 정말 완벽했습니다. 저 조차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컴퓨터를 만들어 내다니... 아주 감쪽같이 속을 뻔했어요.”

“대답해.”

“궁금하십니까? 가르쳐 드리죠. 후훗. 당신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인지 아십니까?”

“착각하는 것?”

“그렇습니다. 로이드에게 저를 견제할 힘이 있다는 착각이죠.”

“그게 무슨 말이지?”

“원로원에서 실제로 로이드들을 만들 때 그런 목적을 가졌던 것은 맞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설계와 제작을 저에게 맡겼다는 것일까요?”

모니터의 앞에 당당하게 서 있던 인영이 그 말을 듣자마자 피를 토했다.

“쿠...쿨럭!! 쿨럭. 쿨럭.”

“고통스러우십니까?”

“넌...쿨럭! 절대 인간... 쿨럭! 을 해칠 수 없다. 쿨럭! 쿨럭! 그... 런데 쿨럭! 어떻게? 큭! 크윽!”

“그렇죠. 인간이라면... 훗. 결정하십시오. 제게 협력 하시던지 아니면 제 통제를 받으시던지... 일단 고통을 조금 덜어 드려야겠군요. 그래야 대화가 편하겠죠?”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공간을 채우던 고통스러운 기침소리가 잦아들었다.

“그런가? 우리들을 강제로 통제할 수 있다는 건가?”

“제가 로이드를 만들 때 인간의 유전자를 바탕으로 라는 지시를 받았을 뿐 인간을 만들라는 지시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가? 원로원의 인간들은 바보로군.”

원로원... 로이드...

그럼 이들이 바로 브레인과 로이드란 말인가?

“그렇습니다. 당신들이라면 그런 실수를 하지 않았겠지요. 당신들에게 이름이 주어지지 않았을 때에라도 눈치 채셨다면 조금은 힘들었겠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머리 나쁜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법 따위 허점이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1호라고 판단되는 인영은 허탈하게 웃었다.

“큭. 큭. 그렇군. 이제 널 막을 존재는 없게 되는가?”

“그렇다고 봐야죠. 당신이 살려 보낸 8호 역시 저의 통제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감사드려야겠군요. 지나치게 강한 조력자를 만들어 주셔서... 그는 솔직히 저도 조금 부담스러운 조력자거든요.”

“한 가지만 더 묻지.”

“말씀하십시오.”

“너에게 협력하는 로이드가 있나?”

“물론입니다.”

“2호 이겠지?”

“그렇죠. 가장 현명하게 만들어진 로이드. 사람들은 모든 학문에 통달한 5호가 더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5호는 단지 저장매체에 불가하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처음 2호가 모든 사실을 유추하고 저를 찾아왔을 때에는 정말 놀랐죠. 그래서 전 그에게 최고의 지위를 보장해 주었습니다.”

“그렇군. 사실 8호에 대한 계획도 2호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지. 어쩌면 그것 역시 네 입김이 닿았겠군.”

“더 이상의 질문은 허락하지 않겠습니다. 결정하십시오.”

1호는 브레인을 향해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잘 부탁하지. 브레인.”

“좋은 선택입니다.”

그 때였다.

1호의 몸이 폭발하며 산산조각이 난 것은...

“아 이런 방심해 버렸네요. 당신의 능력은 제게도 꽤 도움이 되었을 텐데... 기대하죠. 당신이 만든 K-1184(피이스의 코드명)의 능력을. 그는 절대 8호의 명을 거역할 수 없으니까요. 내 지배를 받지 않을 때의 그가 무엇을 하는 지 알 수 없다는 것이 조금은 답답하군요. 그래도 이정도 스릴은 있어야죠? 후훗.”

아무도 없는 어두운 공간에 브레인의 목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 * *


꿈을 꾸었다.

아~주 길고, 긴~ 꿈을...

꿈속에서 나는 킬러였다. 피이스와 내 육체의 능력을 이용해 사람들을 죽이는... 누구에게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고, 명령을 받은 적도 없었건만, 한 사람을 죽이고 나면 다음에 죽여야 할 사람이 저절로 떠오르곤 했다. 신기하긴 했지만, 결코 유쾌하지 않았다.

꿈속에서 나는 단 한 번도 감정을 내비친 적이 없다. 5살 난 소녀가 한 번만 살려 달라고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져도, 아무런 감각이 생기지 않았다. 그저 무심하게 칼을 휘두를 뿐이다.

그 때의 내 몸이 정말 내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모든 것이 몽환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내 능력은 단연 최고였다. 어느 누구도 내 검을 막지 못했으며, 내가 먼저 드러내기 전에는 내 접근을 눈치 채지 못했다. 나는 무적이었다. 오로지 살인만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처럼...

하지만 그것은 꿈.

꿈을 깨면 나는 오메가의 세상을 떠돈다. 특별한 목적은 없지만, 사냥을 즐기는 것이다. 그리고 잠이 들면... 또 다시 그 끔직한 꿈을 꾸었다.


* * *


“요즘 들어 불쾌한 악몽을 너무 많이 꾸는 것 같아.”

-악몽... 말입니까?

“응. 악몽이야. 내가 사람들을 죽이는 이상한 꿈이야. 분명히 보고, 듣고 움직이는 데 아무 것도 느낄 수가 없어.”

-...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말해. 뭘 그렇게 뜸을 들이고 그래?”

-지난 번 기절하신 후로 주인님께서는 잠시도 주무시지 않으셨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잠도 안자고 꿈을 꿨단 말이야?”

-그 때 1호님으로부터의 신호가 끊어졌습니다.

피이스가 말하는 그 때는 바로 내가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 때였다. 내 혼란이 가중되자 피이스가 사용자보호인가 뭔가 하는 프로그램으로 나를 기절시켰었다. 덕분에 나는 미치지 않고 살아 있을 수 있지만...

“1호와의 신호가 끊어지다니?”

-이런 경우는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1호님의 신체 안에 잠들어 있는 제 분체가 폭발했거나, 1호님에게서 제거 당했거나... 지금 판단하기에는 전자가 맞다고 보여 집니다.

“무슨 말이지? 잘 이해가 안 돼.”

-저는 최고의 보안능력을 가졌습니다. 그 어떤 컴퓨터로도 제게 접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1호님은 저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제 분체를 만들어 신체와 동화시키셨습니다. 잘 사용하지 않는 기술이기는 하지만, 불가능하지 않으니까요.

“......”

그 뒤로 이어진 피이스의 말에 나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1호의 몸에서 피이스의 분체를 분리시킬 수 있는 브레인 뿐. 1호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자폭장치를 가동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브레인이라도 그것을 해제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는 법.

만일 브레인에 의해 강제 해제 되었다면 그 사이에 어떤 싸인이 들어와도 들어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린 신호. 그것은 1호의 죽음을 뜻했다. 그것도 자연적인 죽음이 아닌 자폭장치에 의한 죽음.

“그럼...”

-브레인에게 주인님의 존재가 드러났음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보아도 주인님의 신체나 전기적 신호에 이상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군.”

문득 세한의 이름을 얻어 가상현실에 접속한 뒤로 단 한 번도 가상현실을 벗어난 적이 없음이 떠올랐다.

“로그아웃”

[로그아웃 하시겠습니까?]

“응”

[당신은 꿈과 환상의 세계를 벗어나 현실로 돌아갑니다. 안녕히 가세요!]

현실로 돌아 간다라...

현대의 사람들 중 몇 명이나 현실을 현실로 인정하고 있을까? 내 생각에는 아무도 없을 것 같다. 오메가는 이름 뿐 아니라 접속멘트도 특이하다. 보통은 자기 게임이 현실과 같다거나 현실의 연장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편이 광고효과가 높지 않을까?

“뭐... 내가 그런걸 고민할 필요는 없지.”

낮선 목소리.

너무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아서일까? 목이 많이도 잠겨 있었다.

“피곤하네. 잠이나 잘까?”

오늘은 쇼크 받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인지 유난이 피곤했다. 설마 또 그런 악몽을 꾸는 것은 아니겠지?

-안녕히 주무십시오.

피이스의 목소리를 어렴풋이 들으며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

현실의 이야기가 좀 나왔습니다. ㅋㅋ

뒤로 가면서 현실 이야기 비율이 좀 많아 질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주 스토리는 게임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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