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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의호수 서재입니다.

세피로 건국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사피의호수
작품등록일 :
2018.05.14 00:48
최근연재일 :
2018.10.19 10:10
연재수 :
174 회
조회수 :
91,304
추천수 :
418
글자수 :
1,026,526

작성
18.07.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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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
추천
1
글자
17쪽

< 73화 여름휴가 : 그들만의 대륙 여행 6 >

안녕하세요, 사피의 호수입니다. 문피아에서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첫 작품이라 부족한 점이 많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DUMMY

미오르의 물음에 에릭은 살며시 눈을 감더니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란트 대륙력을 사용하고부터는 셀리온 말고 다른 에고 웨폰이 그란트 대륙에 나타난 적은 없다.”


“그 말씀은.. 대륙력 이전 시대엔 나타난 적이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지. 셀리온 이외의 에고 웨폰이 대륙에 마지막으로 등장했던 시절은 바로 전승 시대이다. 하지만 그땐 에고 웨폰의 주인이 인간이 아닌 드래곤이었지.”


“드래곤!”


드래곤이라는 말에 미오르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에릭은 이야기가 자꾸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것 같은 생각에,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미오르에게 다시 한 번 자신의 부탁을 상기시켜주었다.


“이제 시간이 얼마 없다네. 그러니 얼른 내 아들을 구해주게나.”



그제야 미오르는 병에 걸린 에릭의 아들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차! 죄송합니다. 제가 무얼 하면 될까요?”



에릭은 손으로 아다만티움을 가리키며 미오르에게 말했다.


“자네의 검으로 저 아다만티움을 반으로 갈라주게. 그리고 그 속에 있는 녹색 빛깔의 아다만티움 핵을 꺼내어 내 아들이 있는 곳으로 가세나.”


“혹시 제가 아다만티움을 만져도 아무 문제가 없겠습니까?”


“그럴 걸세. 자네의 그 검도 아다만티움으로 만든 검이지 않나?”



미오르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때 미오르의 귀에 셀리온의 음성이 들렸다.


[저 드워프 말은 사실이다. 난 아다만티움으로 제작되었지.]



미오르를 지켜보던 에릭이 물었다.


“방금 셀리온이 자네에게 말을 한 건가?”


“네, 맞습니다! 그걸 어떻게..”


“자네 검에서 미세한 떨림이 있었네. 보통 에고 웨폰은 그런 방법으로 주인과 대화한다고 들었네.”


“아, 그래서 제가 셀리온과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군요.”



그 말을 끝으로, 미오르는 자세를 바로잡은 채 셀리온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셀리온에 마나를 실어 아다만티움 덩어리를 그대로 내리쳤다.


서걱 -.



아다만티움 덩어리는 생각보다 쉽게 베어졌고, 미오르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거 너무 쉽게 베어 지는데요?”


“그건 자네 검이 셀리온이라 그런 걸 거야. 셀리온을 만든 신은 상급신이라 들었으니까.”


“그렇군요.”



미오르는 반으로 갈라진 아다만티움 속에서 손가락 마디만한 크기의 녹색 빛깔의 아다만티움 핵을 꺼냈다.


부스스 -.



그러자 새하얗게 빛나던 아다만티움 표면이 점점 검게 변하며 바람에 흩어져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에릭이 조용히 말했다.


“아다만티움의 핵이 사라져 금속 자체가 소멸되는 걸세.”


“아다만티움은 다 이런 건가요?”


“그런 셈이지.”



에릭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볼프란 산맥 어딘가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그 후 아다만티움 핵을 복용한 에릭의 아들은 병에서 회복되었고, 그 모습에 마음을 놓게 된 에릭이 홀가분한 표정으로 미오르에게 말했다.


“이제, 자네에게 답례를 해야 하는데.. 무엇이 좋겠나?”



미오르가 손사래를 치며 사양의 뜻을 내비쳤다.


“전 괜찮습니다. 덕분에 좋은 정보도 많이 얻었구요.”


“아다만티움 이야기로군. 하지만 그걸로는 내 마음이 편치 않아.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는 일이 생기면 반드시 답례를 해야 하는 것이 우리 드워프들의 관습이라네. 답례를 하지 않는다면 드워프들 사이에선 무능한 드워프로 낙인찍히기 쉽지.”


“그렇게까지 말하신다면..”



미오르가 생각에 잠겼다. 잠시 후, 미오르는 자신의 요구를 에릭에게 전했다.


“좋습니다. 전 에릭님과 함께 대륙을 여행하고 싶군요.”



그 말에 에릭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것 참, 어려운 부탁이구먼..”



이번엔 에릭이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미오르에게 말했다.


“한 달 후, 여기로 오게. 그때 내 대답을 들려주겠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미오르는 한 달 후 에릭을 방문하기로 하고 볼프란 산맥을 떠났다.





한 달 후, 볼프란 산맥.


미오르는 에릭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에릭의 집을 찾게 되고, 한 달 간의 긴 고민 끝에 에릭은 미오르와 함께 대륙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같은 날. 볼프란 산맥의 어느 험준한 봉우리.


한 사내가 절벽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때마침 그 곳을 지나던 미오르와 에릭이 그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미오르가 사내를 향해 소리쳤다.


“잠깐, 멈추시오!”



사내가 뒤를 돌아 미오르를 바라보았다. 미오르를 보는 사내의 표정에는 생기가 없었다.


“무슨 일이오?”


“그게..”



미오르가 무슨 말을 할지 몰라 망설이자, 사내는 다시 뒤를 돌아 절벽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멈추시오!”



그 말과 동시에 미오르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려는 사내를 붙잡았다.


“대체 왜 이러는 겁니까?”



미오르가 사내를 다그치자, 사내는 조금은 쉰 듯한 목소리로 미오르에게 말했다.


“당신은 가족이 있소?”


“당연히 있지요.”



미오르의 대답에 사내가 다시 한 번 물었다.


“그럼 그 가족이 모두 누군가에게 살해되었다면..?”


“!!”



순간 미오르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 모습을 본 사내는 미오르가 붙잡고 있던 살며시 손을 내려놓으며 다시 절벽을 향해 걸어갔다. 그때 뒤에서 미오르의 음성이 들렸다.


“전 가족을 잃은 슬픔이 무엇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당신이 그 곳에서 한 발작 더 내딛게 되면 당신은 영원히 대륙에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됩니다! 무슨 일인지 하소연하지도 못한 채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 억울하지도 않으십니까?”



미오르의 말에 사내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그리고 뒤를 돌아 미오르를 바라보았다. 미오르의 눈에는 슬픔과 걱정으로 가득했다.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미오르의 마음을 사내는 느낄 수 있었다. 사내는 잠깐 망설였지만, 미오르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세상을 떠나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미오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미오르가 서 있는 옆 바위에 앉았다.


털석 -.



사내가 바위에 자리를 잡고 앉자, 미오르도 그 옆자리에 앉았다. 사내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 이름은 마크라고 하지.”



사내는 무의식적으로 미오르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아니, 어쩌면 마크는 미오르를 보며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는 지도 몰랐다.


그리고 마크는 미오르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어느새 에릭도 미오르 옆자리에 앉았다.




마크는 볼프란 산맥의 한적한 오두막에 살고 있던 꿈 많은 청년이었다. 마크의 가족은 부모님 두 분과 남동생 하나, 그리고 여동생 둘이 있었는데, 어느 날 산적이 집으로 쳐들어와 집에 불을 지르고, 여동생을 강제로 끌고 갔다고 한다.


당시 마크는 집에서 조금 떨어진 야산에서 검을 수련하고 있었고, 집 근처에서 연기가 피어오르자,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급히 집으로 돌아온 마크의 눈에 보이는 것은 폐허가 된 건물과 여기저기에 남아 있던 핏자국이었다. 마크는 서둘러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 곳에서 마크를 반긴 건 차갑게 식어버린 부모님과 동생들의 시신이었다. 그때 마크의 귀로 조그만 목소리가 들렸다.


“마크.. 형.”



마크는 급히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달려갔다. 그 곳에는 마크의 남동생이 복부에서 피를 잔뜩 흘리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마크는 급히 자신의 옷을 찢어 동생에게 지혈하기 시작했다. 마크가 동생을 지혈하고 있을 때 동생이 조금 전 벌어진 일을 말해주었다.



산적들이 마을을 쳐들어왔고, 돈이 되는 것들을 모두 강탈해갔다. 그리고 여동생들을 노예상에게 넘기기 위해 잡아갔고, 마크의 부모님과 남동생은 저항하며 끌려가는 여동생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산적들을 막았다. 그 과정에서 산적의 창에 심장을 찔린 마크의 부모님과 여동생 한 명은 그 자리에서 절명했고, 남동생은 다행히 심장은 피해갔지만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 것이다.


이야기를 모두 마친 남동생이 힘겹게 말했다.



“형, 난 이미 틀린 것 같아. 그것보다 세린이 산적들에게 잡혀갔어. 세린을.. 구해줘..”



툭 -.



그 말과 동시에 마크의 남동생은 고개를 떨구었다. 마크는 절규했고, 곧장 집 밖으로 난 발자국을 따라 산적들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당시 마크는 왕국 기사단의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열심히 검을 수련했고 마침내 소드 프로페서에 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왕국 기사단의 자격을 받게 되었다. 바로 어제의 일이었다.


산적들을 찾아낸 마크는 곧바로 산적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25대 1. 수적으로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이었다. 그럼에도 마크는 전력을 다해 산적들을 하나하나 처리해갔다. 하지만 무리했던 탓일까, 마크는 점점 몸이 둔해지는 걸 느꼈고, 어느 순간 산적 중 하나의 메이스가 마크의 머리를 세차게 때렸다.



털석 -.



마크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자리에서 쓰러졌고, 의식이 희미해져 가는 걸 느꼈다.



“깨어보니 날이 많이 어두워졌더군. 난 아무 생각 없이 볼프란 산맥을 오르기 시작했지. 그리고 여기로 오게 되었지.”




기나긴 마크의 이야기가 끝이 났다. 이야기를 끝낸 마크는 홀가분해 보였다. 미오르는 마크에게 물었다.


“당신의 동생을 찾고 싶습니까?”


“동생이 살아 있다면 그렇겠지.”


“그럼 제가 당신에게 부탁 하나만 드리겠습니다.”


“부탁?”


미오르의 말에 마크와 에릭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미오르는 확신에 찬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


“일주일, 딱 일주일만 살아 계십시오. 그 안에 제가 반드시 당신의 여동생을 구해오겠습니다. 그 후에는 당신이 계속 살아가든 여기서 뛰어내리든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에릭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미오르에게 물었다.


“무슨 생각인가?”



미오르는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에릭에게 말했다.


“에릭님, 부탁하나만 드려도 되겠습니까?”


“허, 이번엔 내가 자네에게 부탁을 받는구먼. 그래, 무슨 부탁인가?”


“일주일만 저 분과 같이 있어주시겠습니까? 어디에서 계시든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 저분을 이곳에 데려와주십시오.”


“알겠네. 어려운 부탁도 아니군. 생활이야 내 집에서 하면 그만이니..”


“감사합니다.”



미오르가 이번에는 마크에게 말했다.


“저분과 일주일 동안 지내고 계시면 제가 당신의 동생을 찾아 돌아오겠습니다.”


“난 상관없소. 하지만 괜찮겠소? 그 산적들은 혼자서 상대할 만한 실력이 아니었는데..”



마크의 걱정에 미오르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팟 - !



그 말과 동시에 미오르의 모습이 그 곳에서 사라졌다. 사내가 놀란 표정을 지었고, 이내 눈동자엔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미오르에게서 희망을 본 것이었다.


에릭이 순식간에 사라진 미오르를 보며 한마디 했다.


“전에도 봤지만, 굉장한 녀석이군. 이봐, 이제 우리도 내려가자구!”




그리고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때에 미오르는 마크의 여동생을 구해오게 된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울었다. 그리고 마크는 다시 생의 의지를 이어가게 된다.



그 후, 마크는 (미오르가 극구 사양했지만) 주군에게 바치는 예를 갖추었다.


미오르는 자신의 정체를 마크와 에릭에게 알려주었다. 에릭은 드워프이기에 인간의 직위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듯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을 지었으나, 마크는 미오르의 정체를 알게 되자 적잖이 놀랐다. 그리고 마크의 나이를 알게 된 미오르는 마크를 앞으로 형님이라고 부르겠다고 말했다. 마크는 ‘주군이 나를 형님으로 부를 수는 없다’며 미오르를 만류했지만, 미오르의 결심은 흔들림이 없었다. 격식에 구애를 받지 않는 자유로운 성격의 미오르였지만, 의외로 고집이 있었다.


결국 마크가 백기를 들었고, 그렇게 미오르는 부하이면서 친구이며 형님인 마크를 얻게 되었다. 어쩌면 그동안 외롭게 홀로 지내던 미오르에겐 형님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필요했는지도 몰랐다.



그 후, 미오르와 에릭, 마크와 그의 여동생 세린은 볼프란 산맥을 내려가며 어느 이름 모를 동굴로 향하게 된다. 동굴에는 마크가 살던 오두막을 습격했던 산적들이 온 몸이 묶인 채 동굴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동굴로 누군가 들어오자, 산적들은 더욱 발버둥 쳤다.


“읍, 으읍!”



하지만 산적들의 입에는 하나같이 천이 물려 있어 말이 제대로 나오질 않았다. 점점 다가오는 그림자를 보며 산적들이 희망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지만, 그 사람이 미오르임을 알게 되자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마크 형님, 세린, 이 녀석들이 형님의 오두막을 습격한 산적들입니다. 어떻게 할지는 두 분께서 정하십시오.”



하지만 마크와 세린은 조용히 눈을 감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저희 남매를 이렇게 만나게 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입니다. 저들은 그냥 돌려보내십시오.”



그 말에 미오르는 착잡한 심정으로 산적들을 보며 말했다.


“들었지? 두 분께서 너희를 돌려보내길 원하고 있구나. 하지만 동굴을 빠져나가게 되면 너희는 다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겠지?”



그 말에 산적들이 간절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군. 일단 입에 물린 천은 빼 주겠어.”



미오르는 산적들의 입에 물린 천을 하나씩 빼주었다. 그러자 두목인 듯한 산적이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


“저희를 살려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입니다. 저희는 이번 일을 겪으며 느낀 점이 많습니다. 저희를 풀어주신다면..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저 두 분을 모시며 살고 싶습니다.”



산적 두목의 애절한 시선이 마크와 세린을 향했다. 그리고 다른 산적들도 애절한 시선을 두 사람에게 보냈다. 그들은 간절했고, 마음이 여린 마크와 세린은 차마 그들의 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렇게 산적들의 일은 정리가 되었고, 미오르는 그들과 함께 세피로 제국의 수도 그란디엘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두 사람과 산적들이 살 저택을 마련해준다. 산적들은 그 곳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지내며 마크와 세린을 헌신적으로 도왔다.




훗날, 세린을 사 갔던 노예상이 세린이 있는 곳을 알아내고 마크가 집에 없는 틈을 타 다수의 어쌔신을 보내 세린을 암살하려고 했으나, 산적들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암살은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그 대가로 산적 두목을 비롯한 산적 두 명이 대지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 일이 있은 후 그들은 더욱 세린의 보호에 힘을 쏟게 된다. 그러던 중 세린은 함께 지내던 젊은 산적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그와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마크는 그녀의 의사를 존중해주었고, 결혼식은 성대하게 치러지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 세피로의 귀족들은 두 사람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었고, 그 것이 싸여 결국 미오르의 생일 파티 날 일이 벌어지게 된다.


황세자였던 미오르의 생일 파티가 열리던 황궁 연회장에서 세피로 제국의 귀족들은 그녀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로 수군거렸고, 그 이야기는 미오르의 귀에게 들어가게 되었다. 당시 소드 마스터였던 미오르에겐 아무리 작은 소리일지라도 들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미오르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귀족들을 향해 외쳤다.


‘세린은 내 동생. 그녀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건 나를 나쁘게 생각하는 것과 같아. 내가 그대들에게 그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사람이었다면 그건 나의 잘못이니 겸허히 받아들이겠어.’



그렇게 말하며 미오르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식탁 위에 있던 식사용 나이프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잘라버리게 된다. 당시 그란트 대륙의 귀족 사회에서 머리카락은 귀족의 명예와도 같은 것. 평범한 귀족도 아니고, 대륙 최강 세피로 제국의 황세자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내어버리자, 옆에서 미오르를 수행하던 마크가 오열하며 ‘제가 황세자를 잘 보필하지 못해서 생긴 일입니다’라고 외치며, 미오르를 따라 무릎을 꿇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잘라버렸다.


그 곳에 함께 있던 황비 또한 ‘황세자의 잘못은 나의 잘못이기도 하니 황세자를 탓할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역시 나이프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버렸다. 결국, 신분 높든 낮든 그 곳에 있던 귀족들은 모두 무릎을 꿇고 황세자에게 잘못을 청하며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자르게 된다.



그 날 연회에서 있었던 일은 제국 곳곳으로 퍼져나갔고, 세피로의 백성들은 목 놓아 울었다. 그 곳이 집이든 일터이든 그들은 미오르 황세자를 위해 눈물을 흘렸다.




세피로의 귀족들은 그 날 이후로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특히, 아랫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직접 할 수 있는 건 웬만해서는 아랫사람을 시키지 않았고, 외출할 때도 특별한 날이 아니면 가급적 화려한 치장이나 행사는 하지 않았다.



그렇게 세피로에 살고 있는 모든 이의 가슴속에는 ‘미오르’라는 세 글자가 아로새겨졌다. 절대 지워지지 않을 그런 이름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매일 행복이 가득하시길..!


작가의말

미오르와 에릭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미오르와 마크의 이야기입니다.


다음 화에서는

미오르와 레이나의 이야기와 함께

다시 현실로 돌아와 동굴의 정체가 밝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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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 80화 시에도르에서 생긴 일 5 > 18.08.03 339 1 12쪽
79 < 79화 시에도르에서 생긴 일 4 > 18.08.02 386 1 12쪽
78 < 78화 시에도르에서 생긴 일 3 > 18.08.01 374 1 13쪽
77 < 77화 시에도르에서 생긴 일 2 > 18.07.31 434 1 15쪽
76 < 76화 시에도르에서 생긴 일 1 > 18.07.30 415 1 13쪽
75 < 75화 여름휴가 : 그들만의 대륙 여행 8 > 18.07.27 403 1 17쪽
74 < 74화 여름휴가 : 그들만의 대륙 여행 7 > 18.07.26 444 1 14쪽
» < 73화 여름휴가 : 그들만의 대륙 여행 6 > 18.07.25 394 1 17쪽
72 < 72화 여름휴가 : 그들만의 대륙 여행 5 > 18.07.24 405 1 13쪽
71 < 71화 여름휴가 : 그들만의 대륙 여행 4 > 18.07.23 391 1 13쪽
70 < 70화 여름휴가 : 그들만의 대륙 여행 3 > 18.07.22 384 1 13쪽
69 < 69화 여름휴가 : 그들만의 대륙 여행 2 > 18.07.20 376 2 13쪽
68 < 68화 여름휴가 : 그들만의 대륙 여행 1 > 18.07.19 406 1 14쪽
67 < 67화 결성! 아카데미에 부는 새로운 바람 3 > 18.07.18 390 1 12쪽
66 < 66화 결성! 아카데미에 부는 새로운 바람 2 > 18.07.17 419 1 14쪽
65 < 65화 결성! 아카데미에 부는 새로운 바람 1 > 18.07.16 425 1 12쪽
64 < 64화 그들이 살아가는 이유 10 > 18.07.14 400 2 10쪽
63 < 63화 그들이 살아가는 이유 9 > 18.07.13 400 3 14쪽
62 < 62화 그들이 살아가는 이유 8 > 18.07.12 420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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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 60화 그들이 살아가는 이유 6 > 18.07.10 438 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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