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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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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작품등록일 :
2021.02.07 07:41
최근연재일 :
2021.04.21 13:15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106
추천수 :
2
글자수 :
264,100

작성
21.04.1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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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세 가지 보상

DUMMY

레피온을 겨누고 있는 무수한 사격무기들.


궁수들은 다들 착용자를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갑옷으로 몸을 두루고 있었고, 발리스타는 세공까지 된 걸 보면 돈이 매우 많은 세력의 군대다.


저택에서 간혹 들리던 큰 펄럭이는 소리는 역시 드래곤의 날갯짓이었다. 세 마리가 주변에 내려앉았다. 그들을 보려면 산꼭대기를 올려다볼 때만큼 고개를 들어올려야 했다.


드래곤 중 한 마리가 궁수와 레피온 사이에 사람보다 큰 거울을 세웠다. 드래곤에겐 한 손에 들어갈 크기다.


거울에 그랜마가 비쳤다.


-우리는 '그'의 죽음을 감지했다. 그리고 너도 '용혐주'의 주박으로부터 해방되었구나. 그래... 그럼 그 드래곤은.... 어떻게 최후를 맞이했더냐?-


"광룡병에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그래... 안타까운 일이다. 광룡병을 알아보다니, 보기보다 견문이 넓구나.-


"아뇨, 제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알려줬습니다. 용들에게 위험한 병이라 죽이는 것보다 방치하는 게 좋을 거라고."


그랜마는 불쾌감을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고오얀 물건 같으니라고...-


"처음엔 서로 죽이려고 했었죠. 그런데 드래곤이 먼저 공격을 멈췄습니다."


그랜마는 놀라 하며 물었다.


-혹시 아직 정신이 남아있더냐?!-


"아뇨, 그건 아주 짧은 순간이었고, 곧 그는 스스로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경련을 일으켰습니다.

제 머릿속에 죽이기보단 방치하자는 생각이 떠오른 것도 그때였죠.

하지만 저렇게 고통받아 죽어갈 바엔 편하게 해주는 게 낫겠다 싶어서 심장을 꿰뚫어 단숨에 죽였습니다."


그랜마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는 편이다.

지도자는 마음이 흔들리는 모습을 주변에 보여선 안 된다고 생각해서다.

그러나 레피온이 구체적으로 죽이는 장면을 말하는 순간만은 그랜마의 입가가 떨리며 일그러졌다.


그랜마는 덤덤히 감사를 표했다.


-고마운 마음이구나....

인간 소년이여. 너는 훼얼세렌트양과는 어떤 관계냐?-


레피온은 잠깐 침묵 후 대답했다.


"친구입니다."


-친구란 모호한 표현이지. 그저 몇 번 봤던 사이를 의미하기도 하고, 자신의 목숨과 저울질 할 수 있는 사이를 의미하기도 하니 말이다.-


"둘 다입니다."


-그래? 그럼 너는 그녀를 위해 죽을 수도 있단 말이더냐?-


"그럴지도요."


-대답에 망설임이 없구나. 그렇다니 잘됐다.

너의 활약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그러니 사례를 하지. 너의 훼얼세렌트 양에게는 충분할 만큼의.-


레피온은 하르시아스가 만들 마법의 재료인 보상 3가지면 충분하다. 근데 충분한 답례?


스핑크스 때도 같은 나쁜 느낌이 들었다. 그때는 레피온의 걱정이 과했지만, 눈앞에 궁수들이 포진하고 있는 지금은 그저 느낌이 나쁘다고 넘어가긴 어렵다.




사실 드래곤 측의 입장에서 레피온을 풀어주긴 너무 위험했다. 용혐주와 접촉했으니 드래곤에게 치명적인 정보를 접했을 수 있다.


실제로도 용혐주가 레피온에게 준 주문도 외부로 노출되면 드래곤들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


레피온이 해준 일은 고맙지만, 그랜마는 드래곤들의 수장으로서 장차 드래곤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불씨를 세상에 풀어놓을 수는 없는 것이다.


다만 걱정인 건 레피온을 제거했을 때 엘프의 행동이다. 편지에 쓰여 있는 내용이 너무 허무맹랑한데 그게 사실이라면 또 마음대로 하르시아스를 대할 수 없다.


그랜마도 고민이 깊다.

지금 마음이 너무 피로해 쉬고 싶고, 완만히 매듭짓고 싶다. 하지만 자신에겐 책임이 있다. 저 인간의 아이를 제거하진 않는 대신 이 저택에서 영원히 살게 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역시 하르시아스가 문제가 된다. 그녀에겐 레피온이 필요하다는데, 정말 그녀가 전 세계의 멸망을 억누르고 있다면....?


고민이 깊어지던 그랜마는 부하 탓을 해본다.


'멍청한 쟈슬릿은 뭘 하고 있는 건가?'


"죄송합니다, 그랜마. 알아 왔습니다."


그랜마는 레피온에게 잠시 기다리라 하고 쟈슬릿에게 역정을 냈다.


"왜 이렇게 늦은 게냐!?"


"면목 없습니다. 그보다 편지 내용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미혹의 이슬, 발상의 파편, 독심의 두건을 재료로 하는 게 맞습니다. 여전히 거짓말일 가능성은 있지만...."


"저 아이가 미혹의 이슬과 발상의 파편을 가지고 있는 게 맞는다면 정황적 증거는 갖춰진다는 거구나..."


"네, 가지고 있는 게 정말인지 확인할 마법사를 보내겠습니다. 괜찮겠습니까?"


"아니, 됐다. 처음에 들었던 대로 거래를 하겠다. 저 인간 꼬마를 불러들여라."




잠시 후 레피온에게는 병사 몇이 와서 몸을 씻기고 옷을 갈아입혔다. 그러고 나서는 겨누던 활도 내려졌다.


"네 몸에 묻어있을지 모르는 질병의 기운은 드래곤들에게 몹시 위험한 것이다. 그걸 안전하게 제거할 때까지는 네가 섣불리 행동하게 할 수 없었으니 양해 바란다."


...라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들은 뒤에 레피온은 저택으로 전이 되었다.




저택엔 다른 귀족 차림의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식사와 음료도 제공 중이었다.


"허허허, 네가 그 인간 소년이구나.

꼬마야, 잠깐 미혹의 이슬과 발상의 조각을 나와 동료들이 봐도 될까? 너와 네 친구가 요청한 보상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중에서도 납득시켜야 할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단다."


한 남자의 요청에 레피온은 품에서 꺼내주었다. 가져간 보물들을 몇 명이 모여서 살펴보더니 곧 돌려주었다. 그들은 곧바로 그랜마에게 결과를 보고했다.


"진짜 미혹의 이슬과 발상의 조각이었습니다."


시종들의 보고와....


"파견 완료했습니다."


쟈슬릿의 보고가 이어졌다.


"세 시간 이상 여유가 있습니다."


가신들의 보고를 다 받은 그랜마는 레피온을 불러 뒷마당으로 데려갔다.


"너는 용혐주의 봉인을 고치고, 광룡병에 걸린 용에게 안식을 주었다. 우리가 맡긴 일을 해주었으니 이제 그 보상을 줄 차례다.


훼얼세렌트양이 편지로 우리에게 부탁한 보상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이 두건이다."


시녀 하나가 쿠션 위에 얹은 두건을 가져왔다.

금술로 장식된 자색 두건이고, 곳곳에 보석이 박혀 빛난다. 척 보기에도 귀중해 보이는데, 다른 시녀가 그걸 받아 레피온의 머리에 씌워주었다.


그랜마는 의아해하는 레피온에 설명했다.


"그냥 그렇게 머리에 쓰고 가면 된다. 남이 벗어달래도 벗지 말아라.


두 번째는 우리가 가진 마법이다. 그것도 너에게 걸어줄 테니 넌 그냥 훼얼세렌트양에게 가면 훼얼세렌트양이 알아서 회수해 갈 것이다.


세 번째만은 네가 해야 할 것이 있다."


레피온은 물푸레나무로 만든 긴 나무막대기를 받았다.

길이는 레피온 키보다 좀 큰 정도로, 아무리 살펴보는데 그냥 평범한 육척봉이다.


"자, 이쪽은 미스터 데어플링스 지금부터 너에게 봉술을 가르칠 선생님이다."


레피온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네???"


그랜마는 외눈 안경을 끼고 편지를 펼쳤다. 옆에서 시종이 불이 안 들어온 등을 비추는 걸 보면 하르시아스의 편지다.


"훼얼세렌트양의 말에 따르면 지금 너는 네가 외눈 거인을 만나서 말 한 마리를 잃었을 거라고 했다. 맞느냐?"


"맞습니다."


레피온은 마음 한켠에 드래곤들이 자신을 속일 가능성을 생각 중이었다. 그러나 지금 읽어주는 편지의 내용은 미래를 볼 수 있는 하르시아스만이 쓸 수 있을 내용이다.


아마도 하르시아스는 지금의 상황까지 이미 보고서 레피온에게 일을 맡겼던 듯하다. 그럼 외눈 거인에게 곤란을 겪을 것을 왜 진작 알려주지 않은 건가 싶지만.... 레피온은 믿는다.


'하르시아스가 그렇게 했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너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훼얼세렌트양의 마법 재료를 한 번에 모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잃어버린 장비가 너무 많아 이 이상은 실패한다.


그러니 드래곤들에게 육척봉을 배우고 돌아와라. 네가 어느 정도 육척봉을 다룸을 알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레피온은 의아했다. '부족하다니, 뭐로부터?'

그랜마는 마저 편지를 읽는다.


"내 마지막 부탁이 될 수 있다. 그러니 나의 친구여, 3시간 동안이다. 나를 위해 감사와 성심으로....."


그랜마는 이 구절을 벌써 3번째 읽는다. 그러나 매번 읽을 때마다 놀랍다.


"....데어플링스 선생님께 기술을 익혀주길 바란다."


주변은 웅성거렸고 레피온에게 봉술을 가르치려는 금흑색 줄무늬 옷을 입은 남자도 기분이 이상한지 쭈볏쭈볏해 한다.


하르시아스가 드래곤들에게 요청한 세 번째 보상은 레피온에게 봉술을 가르쳐달라는 것이었다.


통신망을 통해 봉술 선생을 찾는 그랜마의 부름에 응답한 것이 인간사회에서 놀이를 즐기고 있던 데어플링스다.

그런데 데어플링스가 봉술을 익힌 건 최근의 일이고, 누구에게 알린 적도 없으며, 대륙도 달라서 알 방법도 없을 것이다.


그랜마도 봉술을 가르칠 드래곤을 찾았더니 편지에 적힌대로 데어플링스가 나타나자 무척 놀랐다.


'.....내 마지막 부탁이 될 수 있다. 그러니 나의 친구여.....'


레피온은 그보다도 '마지막 부탁이 될 수도 있다.'라는 대목에 마음이 흔들리 시작한다. 그러고 보면 오늘은 7일째다. 하르시아스는 오늘 밤 중으로 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하르시아스는 그런 나쁜 경우는 생각하지 말자고 했었고, 레피온도 하르시아스가 한주기를 더 견딘다는 전제로 행동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뜩 하르시아스가 이미 세상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레피온의 마음은 불안과 슬픔 사이에서 방황하기 시작했다.


레피온 중얼거리듯 물어본다.


'몇 시야.. 지금 시간이... 지금 몇...!?"


레피온은 자신의 목소리가 아무도 듣지 못할 정도로 작다는 것도 모른 채 허공에 질문하기 시작하는데 그랜마가 편지를 마저 읽어 나간다.


"추신. 네가 이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 나는 이미 마지막 주기를 맞이했을 것이다.

만약 나를 위해 더 할 수 있는 게 없다면...."


하르시아스가 이번 주기를 끝으로 결계와 함께 사라진다 면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너는 돌아봄 없이 자신의 갈 길을 가라.

....이게 내용의 전부다."


그랜마는 편지를 접었다.


집으로도 돌아가지 말고, 자기한테도 돌아오지 말고 용병대로 가란 당부는 하르시아스가 이미 여러 번 했던 당부다.


'이미 결과는 나와 있다....'


그 생각에 레피온의 마음은 왜인지 가라앉으며 하르시아스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어쩌면 내가 이번 주기를 견디지 못할 수도 있고.... 그렇다면 모든 게 헛수고가 될 테지만.... 그 경우는 생각하지 말도록 하자.'


레피온은 그 무엇보다도 하르시아스가 남아있어 주길 바래 마지않기에, 하르시아스를 위해서 봉을 휘두른다. 이것이 하르시아스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학생이 의욕에 넘쳐서인지 속성으로 가르쳐야 해서인지 모르겠다만..... 가르치는 맛이 있군."


데어플링스는 인간을 가르쳐야 한단 걸 듣고 엄하게 가르칠 생각이었지만 엄하게 굴지 않았다. 이렇게 당사자가 의욕이 있으면 돼지 몰이를 하듯 닦달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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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가지 보상 21.04.17 37 0 12쪽
45 슬레잉 드래곤 21.04.15 17 0 12쪽
44 두 가지 심부름 21.04.13 48 0 12쪽
43 모닥불 앞의 스카우트 21.04.11 36 0 13쪽
42 여왕의 기사 21.04.09 58 0 13쪽
41 공물의 가치 21.04.07 56 0 12쪽
40 여왕을 위한 공물 21.04.05 58 0 13쪽
39 포기할 수 없는 말 21.04.04 31 0 13쪽
38 폭풍 전의 거인한 밤 21.04.03 17 0 12쪽
37 지치고 겁이 나도 21.04.02 20 0 14쪽
36 미혹의 골짜기 21.04.01 1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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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애정에 의한 적의 21.03.30 26 0 12쪽
33 요정의 보물 21.03.29 30 0 12쪽
32 극적인 등장이 신조 21.03.28 19 0 12쪽
31 同歸於盡 (다 같이 다하다) 21.03.27 3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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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마법사의 고양 21.03.25 21 0 12쪽
28 재회 21.03.24 55 0 12쪽
27 막다른 길에서... 21.03.23 31 0 13쪽
26 목숨을 건 술래잡기 21.03.22 17 0 12쪽
25 숨어들었다가.... 21.03.21 36 0 12쪽
24 다시 안으로.... 21.03.20 23 0 12쪽
23 욕심이 지혜를 가린다 21.03.19 24 0 11쪽
22 달려온 단서 21.03.18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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