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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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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작품등록일 :
2021.02.07 07:41
최근연재일 :
2021.04.21 13:15
연재수 :
48 회
조회수 :
2,092
추천수 :
2
글자수 :
264,100

작성
21.03.2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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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다시 안으로....

DUMMY

그레이던은 마치 레피온의 뜻을 따르는 듯 말을 하면서 레피온의 주변을 돈다. 자신은 최대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레피온 주변에 묘약을 퍼트리기 위함이다.


"리어스덴씨에겐 목적이 있죠? 좋아하는 분을 만난다는? 얼마나 오래 만났고 얼마나 깊이 좋아하시는지 저로서는 짐작할 수도 없습니다. 분명 상대분도 리어스덴씨를 간절히 좋아하는 거겠죠?"


레피온은 얼마나 오래 만났는가 하는 대목에서 내심 주춤했다. 왜냐면 하르시아스가 '우린 얼마 만나지 않았지 않냐'라며 서로의 마음을 부정하는 말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한마디는 레피온이 하르시아스에게 들은 말 중에 가장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말이었다.


하지만 곧 '상대분도 리어스덴씨를 간절히 좋아하는 것인가?'는 대목에서 레피온은 하르시아스가 괴물에게 잡아 먹히기 전에 했던 말이 떠오른다.


"좋아! 행복한 꿈을 품도록 해! 달콤할수록 좋아! 이 아이를 먹으면 여러모로 나에 대한 큰 복수가 될 거야!"


레피온을 헤친다면 하르시아스에게 큰 복수가 된다고 했다. 그만큼 소중하단 뜻이다. 그런 하르시아스가 제단에서 소멸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니 레피온의 마음은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찼다. 그런데도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마음은 곧 분노로 바뀌었다.


'하르시아스가 사라지기까지 오늘 밤이 지나면 3일밖에 남지 않았을지도 몰라. 그런데 나는 돌아가서 요새를 구축하고 틀어박혀 벌벌 떨며 하르시아스를 내버려 두려했나? 그런 한심한 생각을.... 내가 여태 했단 건가....!'


레피온의 마음에 하르시아스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에, 레피온은 하르시아스를 찾자 마음 먹었다. 하지만 이렇게 무턱대고 몰아붙이면 그레이던까지 위험해진다. 이 사람은 하르시아스를 찾으려면 꼭 필요하지만 죄가 없다. 죽을 길에 끌어들일 수는 없다.


그레이던의 묘약은 약효가 드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레이던은 레피온에게 계속 동의하고 협력하는 시늉을 하며 시간을 끌려던 참이었다.


근데 약발이 들기 아직 많이 이른데, 레피온 쪽에서 먼저 마음의 일말의 가책을 억누르는 듯 조금 머뭇거리다가, 그레이던에게 먼저 제의한다.


"그레이던씨... 엘프들의 마법을 원하고 계시죠. 하지만 새로운 마법을 접하기 위해 지금 감수해야 하는 위험은 너무 큽니다. 제가 최선을 다할 틈도 없이 죽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혹시 지금 함께 가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그레이던은 오랫동안 드리웠던 낚싯대에 입질이 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예상보다 빠르긴 하지만 바라던 제의다. 단지 자신의 속내를 쉽게 드러낼까 봐 신중한 채 해본다.


"지금은 너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루셀마츠 행정관님이 병력을 모으기 위해 공고를 냈습니다. 인원이 확보되면 그때 함께 가는 게 더 안전할지도 모릅니다."


그레이던에게도 합리적인 이야기지만, 그레이던의 욕망을 채우기엔 부족한 방법이고, 레피온에게도 실망스러운 이야기다. 그런 식으로 사람을 모으는데만 3~4일은 간단히 걸린다.


레피온은 마법사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행동이 무모하다는 걸 자각하고 있어서 차마 타인의 목숨까지 위험 속에 끌고 가잔 말은 하기 어렵다. 자기 자신은 실패나 죽음의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길을 가기로 마음을 굳혔음에도.


"그래요. 그레이던씨의 말이 맞아요. 분명 인원이 충분히 확보된 다음에 가는 게 안전하겠죠...."


그레이던은 레피온의 말을 들으며 '이게 아닌데?'싶기 시작하는데 레피온이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한다.


".....여기까지 동행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죄송해요. 저는 가야 할 곳이 있어요. 무사히 돌아가길 바라겠..."


"아닙니다, 아니에요, 리어스덴씨. 어떤 위험이 있을 줄 알고 혼자서 돌아가겠습니까?"


그레이던은 레피온을 챙겨주는양 혼자 두지 않겠다고 말한 것인데 레피온은 자기가 너무 무책임하구나 자책하며 말한다.


"그렇군요. 거듭 미안해요. 먼저 그레이던씨를 무사히 플람브라셀로 모셔다드리고 가는 게 맞겠네요."


레피온은 그러고 나서도 하르시아스를 찾아 헤맬 시간은 있으리라 생각했다. 자신의 노력의 최후는 둠캐스터전사에게 잡혀 죽거나, 운 좋게 그들을 피한다고 해도 하르시아스의 결계 안으로 들어갈 방법을 찾지 못해 실패하는 것이겠지만. 그러기까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해둬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레이던도 욕망에 사로잡혀 마음이 급한 건 마찬가지였다. 그레이던은 레피온을 띄워주는 말을 하다가 레피온이 자신을 데려가는 걸 포기한 걸 감지하고 즉시 자기 입장에 못을 박았다.


"케네이드씨는 리어스덴씨가 내부 상황을 잘 알고.... 엘프 마법사분과.... 아닙니다. 저도 지금 리어스덴씨와 들어가고 싶습니다. 유능한 분과 같이 가는 게 결과가 더 좋을 것 같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 결정의 결과는 제가 감수하는 겁니다."


....욕망만 이룰 수 있다면 다른 거 챙길 생각하지 말고 그냥 지르는 게 낫겠다고 결정했다. 레피온도 그렇게 들으면 마음이 편하다.


"....고맙습니다!!"


"천만에요."


둘은 뜻을 맞추고 결계 안으로 향하기로 했다.




-=다시 안으로=-


레피온과 그레이던이 왔던 길을 4명의 엘프가 말을 타고 달려온다. 그들은 곧 속도를 늦추며 옛 엘프어로 대화한다.


"여기쯤인가...."


그들은 두 가지를 찾기 위해 왔다. 하나는 경계 지역에 침투해 사냥개 고블린을 목격하고 달아난 침입자, 다른 하나는 침입자가 제거한 사냥개 고블린의 시체다.


4명 중 한 명이 뭔가를 발견했다.


"저기 있군."


사냥개 고블린의 시체는 대로에서부터 멀지 않은 샛길에, 장애물 없는 평탄한 길 한가운데에 잘 보이게 놓여 있었다.


참고로 레피온과 그레이던이 사냥개 고블린을 잡은 곳은 여기가 아니다.


"시체는 우리 둘이 회수하겠다. 너희 둘은 주변을 살피고 와라!"


두 명은 말을 탄 채 떠나고 두 명은 말에서 내려 시체를 살핀다. 사냥개 고블린을 죽인 적의 정체와 실력을 가늠하기 위해서다. 둘은 시체를 감식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팔이 잘린 다음에 머리가 베였다. 머리엔······. 타박상의 흔적이 있군. 먼저 머리를 강타해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고 베었을 수 있다."


다른 전사도 말했다.


"목을 치며 목줄의 마보석을 단번에 갈랐군. 제법 실력이 좋은 인간이다."


"마보석을 먼저 파괴하다니, 마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단 뜻인가."


참고로 레피온은 보석을 일부러 가른 건 아니었다. 그저 사냥개 고블린의 목을 깔끔하게 베려다가 우연히 가른 것이다.


둠캐스터전사는 사냥개 고블린이 둔기로 맞았을 거라는 머리의 상처를 살펴보며 말했다.


"둔기로 강타했다기보단 타박상의 면적이 너무 넓은데.... 어디에 부딪힌 게 아닐까?"


하지만 사냥개 고블린의 시체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넓고 깨끗한 길 한 가운데에 놓여있다.


"주변에 부딪힐 게 뭐가 있단 말인가? 바위나 다른 장애물이 없잖나. 머리를 땅바닥에 부딪치기라도 했단 말인가?"


"달리다 넘어져서 땅바닥에 머리를 박았다면 찰과상도 있어야겠지... 하지만 그런 건 없다. 사냥개 고블린을 들었다가 땅에 꽂았다면 모를까.... 그런데 뭔가 이상하군. 핏자국이 이상해... 아무리 봐도 주변에 베일 때 흩뿌려진 핏자국이 아니라...."


다른 전사도 동료가 지적한 위화감을 발견했다.


"그러고 보면.... 주변에 피가 고인 웅덩이의 모양새도 너무 얌전하고, 양도 적다. 마치...."


"....사냥개 고블린을 다른 데서 죽여놓고 여기다 옮겨다 놨다는 건가?"


"음? 잠깐만... 뭔가 마력이 느껴지는....."




주변을 살피러 간 2기의 둠캐스터전사는 뒤에서 일어난 폭발에 놀라 기수를 돌렸다.


돌아와 보니 동료들과 헤어진 샛길 쪽에선 화염의 불빛이 보였고, 폭발로 동료들이 탔던 말이 대로에까지 퉁겨져 쓰러져 있었다. 두 전사가 아연해 있는데 샛길로부터 로브를 쓴 누군가가 말을 타고 뛰쳐나와 도주하기 시작한다.


"쫓아!!"


둠캐스터 전사들의 말은 빨랐다. 삽시간에 거리를 좁히려는데 로브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마법? ...아니, 시시한 화공술을 이용한 연막인가!?"


인간의 마법에 화공약품은 필수고, 간혹 지금처럼 마력 없이 약품만 쓸 때도 있었다.


연기가 짙어져 곧 시야를 가릴 것 같지만 그 전에 붙잡을 수 있을 것아 속도를 올리는데 연기 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밧줄에 걸려 한 명이 낙마한다. 다른한 명은 그걸 본 짧은 시간에 고개를 숙여 피했지만 이번엔 말의 다리 높이로 갑자기 당겨진 밧줄에 말들이 걸려 넘어지면서 공중에 던져진다.


두 번째 밧줄 옆에 숨어있던 레피온이 곧장 달려와 칼을 뽑았지만, 둠캐스터전사는 떨어지는 짧은 시간동안 팔로 낙법을 펴서 지면을 몇 번 구르다 몸을 뒤집어 자세를 추슬렀다.


레피온은 그걸 보고 낭패감을 느끼며 그대로 뒤돌아 연무 속으로 달려갔다. 둠캐스터전사는 정신을 차리다가 다른 동료가 낙마했던 걸 떠올렸다. 말을 타고 질주 중에 팽팽한 밧줄에 부딪혀 떨어졌으니 충격이 더 컸을 것이다. 동료를 찾아 레피온이 간 방향으로 달려가 보니 이미 인간의 칼에 얼굴을 찔려 죽어있었다.


레피온이 밧줄에 걸려 떨어진 둠캐스터전사의 동료를 정신을 차리기 전에 죽인 것이다. 분노한 둠캐스터전사가 주문을 외우자 바람이 불며 연기가 순식간에 걷혔고, 조용히 길옆 나무들 사이로 숨으려던 레피온의 모습이 드러나고 말았다.


"벌레 같은 인간 놈...."


둠캐스터 전사의 목소리엔 고귀한 순혈 엘프 동료를 비열한 함정으로 죽인 적에 대한 분노가 서려 있었다.


레피온은 도망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칼을 꺼내 들어 예전에 봤던 둠캐스터전사의 검술을 흉내 내 붕붕 휘둘렀다. 틀리고 엉성한 동작은 상대의 비웃음을 살 뿐이지만 그렇게 비웃느라 몇 초라도 벌 수 있으면 됐다. 상대가 비웃음도 거두고 달려들자 레피온은 왼손으로 칼집을 꺼내 들고 방어자세로 들어간다.


둠캐스터전사가 칼을 꼬듯 돌려서 완전 반대 방향에서 베는 등 빠르고 변칙적인 공격을 감행한다. 전에 다른 둠캐스터전사가 레피온을 몰아붙였던 검술과 비슷하다.


이번의 둠캐스터전사에겐 봐주는 게 없지만, 체력적 여유가 있는 레피온은 힘겹게나마 막아낸다. 그래 봐야 반격은 어림없고 버티는 것도 앞으로 두 합 정도면 끝이다.


하지만 둠캐스터전사는 뒤로부터 달려오는 말발굽 소리리에 레피온을 결딴내는 걸 조금 미루기로 했다.


이 둠캐스터전사는 적이 앞뒤로 닥쳐오더라도 전혀 겁내지 않는다.

아까 그는 말을 전속력으로 달리는 도중에 1m 앞에서 동료가 밧줄에 걸리는 걸 보고 반응해 피할 정도로 빠르고, 말이 발을 밧줄에 걸려 넘어지는 동안 낙법을 펼쳤을 정도로 민첩하다.


그는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렸다. 먼저 말 탄 적에게 달려들어 먼저 단칼에 제거하고 말의 이마를 딛고 공중으로부터 날아들어 레피온을 정리한다.


그 그림대로라면 레피온은 여태 본 적 없는 화려한 공중검격으로 죽을 것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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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요정의 보물 21.03.29 29 0 12쪽
32 극적인 등장이 신조 21.03.28 19 0 12쪽
31 同歸於盡 (다 같이 다하다) 21.03.27 29 0 12쪽
30 극의에 다다른 마력. 21.03.26 22 0 13쪽
29 마법사의 고양 21.03.25 20 0 12쪽
28 재회 21.03.24 55 0 12쪽
27 막다른 길에서... 21.03.23 31 0 13쪽
26 목숨을 건 술래잡기 21.03.22 17 0 12쪽
25 숨어들었다가.... 21.03.21 35 0 12쪽
» 다시 안으로.... 21.03.20 23 0 12쪽
23 욕심이 지혜를 가린다 21.03.19 23 0 11쪽
22 달려온 단서 21.03.18 2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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