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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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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작품등록일 :
2021.02.07 07:41
최근연재일 :
2021.04.21 13:15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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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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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수 :
264,100

작성
21.03.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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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목숨을 건 술래잡기

DUMMY

말을 타러 가봤더니 그레이던의 말이 다리가 다쳐 주저앉아있었고, 도망쳤던 레피온의 말이 돌아오고 있었다.


사냥개 고블린 때문이다. 사냥개 고블린의 목표는 오직 인간이기에 말은 그냥 스쳐 지나갔지만, 말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말은 겁이 많은 동물이라 놀라기 시작하면 주체를 못 한다. 그때 머리를 움직이지 못하면 말의 공황은 증폭되어 더욱 날뛰다가 스스로 다치게 되는 것이다.


그건 그레이던의 말처럼 좋은 품종의 말이라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마구간처럼 안정된 환경이 아니라면 기수는 되도록 말을 묶어둔 채 자리를 비우지 않는 게 승마의 원칙이다.

마지 못해서 묶어둬야 할 때는 말이 놀라서 줄을 당겼을 때 쉽게 풀도록 그냥 줄을 둘러만 두듯이 헐겁게 묶어야 한다.


물론 세상일이 간단하진 않아서, 영악한 말이 그걸 악용해 달아나는 경우도 있고, 뭔가 다른 이유로 말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그레이던은 자신의 비싼 품종 말을 잃어버릴까 봐 단단히 묶었고, 레피온은 말 다니며 쌓은 호감을 믿고서 느슨하게 묶어뒀다.



그 결과가 줄에 묶인 채로 다리가 상해 주저앉은 그레이던의 말과 놀라 도망쳤다가도 금방 돌아온 레피온의 말이었다.


레피온도 온종일 달릴 작정으로 크고 튼튼한 말을 빌리긴 했지만 말 한마리가 두 명을 태우고서는 오래 달릴 수 없다. 한 마리에 한 사람만 타는 둠캐스터 기병들한테 쫓기면 뿌리칠 수도 없다.


그레이던도 그 정도 생각은 할 수 있다. 입장이 바뀌었다면 그레이던은 자기 말만 타고 도망치는 게 살아남을 길인 것이다.


당황하고 있는 그레이던에게 벌써 말에 올라탄 레피온이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어서 타요. 일단 여기를 벗어나죠."


그레이던은 손을 올리다가 방금까지 자기가 했던 생각에 선뜻 레피온의 손을 잡지 못했지만 레피온은 말을 더 가까이 몰아 그레이던을 당겼다.


레피온도 상대의 태도에서 뭔가 눈치를 못 챈 건 아니었는데 도리어 '그레이던이 혼자 도망쳤다면 그걸로 적들의 시선을 끌고서 자긴 잘 숨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상대를 미워하지 않고 이 불쌍한 생존무능력자에게 계속 손을 내민 것이다.


곧 레피온은 감격한 눈빛의 그레이던을 뒤에 태우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둘이 대로로 나왔을 땐 한무리의 둠캐스터 기병들이 레피온과 그레이던이 들어선 샛길을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쳐 멀어지고 있었다.


레피온이 생각해보니 어차피 속도로 경쟁해선 승산이 없고, 대로로 다니면 발각 당하기 쉬울 테니 샛길로 다닐 수밖에 없다. 레피온도 그레이던도 이 부근 지리를 잘 모르지만 일단 가까운 샛길로 들어가 봤다. 가다 보니 길 정면에 웬 커다란 호수가 나왔고, 호수 좌우로 길이 보였다.


왼쪽은 길이 평탄하고 짧은 데 반해 오른쪽 길은 멀고, 물에 잠기거나 나무뿌리가 걸림돌이 되는 등 길이 나쁘다, 하필 오른쪽이 플람브라셀 방향이다.


레피온은 왼쪽을 골랐다. 호수 주변이 너무 시야가 트여있어서 쫓겨 다니는 입장에서 불리해서다. 최대한 빨리 숲에 숨으려고 왼쪽을 고른 것이다.


레피온의 판단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운이 약간 부족했다.

왼쪽편 호수 둘레길을 통해 숲길로 들어서기 직전에 오른쪽 길에서 2기로 된 둠캐스터 기병이 나타났다. 서로를 봤음을 말할 필요도 없다.


거리는 꽤 있지만 레피온 측은 말 한 마리를 두 사람이 타고 있으니 속도가 느리다. 이대로 도망친들 거리만 좁혀질 것이다.


'시간을 끌면 뭔가 해볼 시간이 줄어들 뿐이다....!'


....라고 생각한 레피온은 숲길에 들어서 잡풀이 많이 자라있는 길에서 말 세웠다.


그레이던에겐 뭔가 쓸만한 마법을 준비해달라고 요청하고는 자신은 밧줄을 꺼내 길가 좌우 나무에 묶었다. 잡풀이 최대한 밧줄을 가리도록 하며 말이다.


이걸로 추적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한다. 그러나 덫을 접한 상대는 좀 더 주의하며 달리느라 속도를 늦출 것을 기대한 것이다.


또한 밧줄을 이용한 덫은 설치에 약간의 시간이 걸리므로 지금처럼 추격을 멀리서 발견했을 때 아니면 쓸 수 없다.


남은 밧줄로 덫을 한 번 더 만들 수 있지만 이건 나중에 쓰기로 했다. 상대의 덫에 대한 경계심이 풀릴 때쯤 쓸 생각이다. 그럴 기회가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 그레이던이 가장 강력한 한방을 준비하는 동안 레피온은 잽싸게 일을 마치고 말에 올라탔다.

덫을 설치하느라 시간을 지체했지만 덫이 잘 작동했는지 추격이 보이질 않았다. 그러나 곧 또 다른 4기의 추격대가 레피온들을 찾아냈다. 거리가 멀지도 않다. 길도 곧아 적들은 기세를 올리며 거리를 좁혀온다.


이번에 레피온은 길 오른편에 길을 향해 쓰러져가는 거대한 썩은 나무를 보고 꾀를 냈다.


"그레이던씨, 우리가 지나갈 때 저 나무 밑동을 마법으로 날려버릴 수 있을까요?"


"해보죠!"


그레이던은 준비해둔 마법인 폭염구를 레피온이 가리킨 나무 밑동을 향해 날렸다. 폭음과 함께 나뭇조각 파편이 터져 나온다. 문제는...


"그레이던씨, 너무 빨라요!!"


레피온은 이글거리는 불덩이가 달리는 말을 앞질러 날아가는 걸 보고 기겁해서 말한다.


"죄송합니다. 옆으로 쏘면 타이밍을 맞추기가 힘들고 뒤돌아서는 쏘질 못 합니다!!"


레피온은 칼을 뽑아 말 눈 옆으로 뻗었다.

폭발의 섬광과 튀겨올 파편으로부터 말의 눈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불덩어리가 나무 밑동에 격돌할 때에 맞춰 말의 이름을 부르며 달리라고 재촉한다.


"달려, 일츠레오! 달려!!" -파쾅!-


폭음에 말이 움찔하는 게 느껴진다. 말은 멈추려다가 관성이 너무 커서인지 그대로 달린다.


나무는 크기만큼이나 쓰러지는 속도도 느려서, 추격자들이 과감히 쫓아왔더라면 통과해 쫓아왔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무의 크기와 소리에 놀라서 속도를 늦췄고 나무는 그대로 길을 막아버렸다.


그렇게 또 한 번 추격대를 따돌렸지만 역시 오래지 않아 또 다른 3기의 추격대가 붙었다.


"왜 이렇게 잘 찾아오지!?"


이쯤에서 레피온은 뭔가 안 좋은 낌새를 느꼈다. 당연한 것이다. 둠캐스터는 서로의 위치를 파악하거나 간단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었으니까. 좀 멀리서 발견했기에 레피온은 때마침 나온 양갈래길을 활용하기로 했다.


갈림길이라지만 두 길은 방향이 같다. 왼쪽 길이 오르막길일 뿐. 두 길 사이에는 높이차로 가파른 비탈이 형성되어있고 나무도 빽빽했다.


3기의 추격대는 오른쪽 길 멀리에서 말없이 혼자 있는 레피온을 발견했다.


"다른 놈은 어딨지?"


"버리고 갔나 보군. 이제와서 소용없는 짓을."


"사망자가 보고되고 있다. 실력자일지도 모르니 방심하지 말고 잡는다!!"


레피온이 칼을 척하고 꺼내더니 기묘한 동작으로 칼춤을 춘다. 둠캐스터 전사의 검술을 흉내낸 것인데 그마저 제대로 못해서 숙련자가 보기엔 저게 뭔가 싶다. 사실은 주의를 분산시키 것이 목적이다. 세 명의 기수는 레피온을 향해 오른쪽 길로 말을 타고 달리다 말 발목이 밧줄에 걸려 두 명이 낙마했다.


약간 뒤에 있던 한 명은 뽑아 들고 있던 장검으로 밧줄을 끊고 레피온에게 달려가는데 레피온은 비탈을 기어 오르며 휘파람을 불었다.


레피온이 있던 곳까지 말을 타고 온 둠캐스터전사는 둘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말에서 내려 나무가 울창한 비탈길로 추격하던가, 말을 타고 왔던 길을 삥 돌아서 오르막길로 가던가.


레피온은 벌써 비탈을 다 올랐지만 엘프의 빠른 발을 생각하면 따라잡는 건 금방이다. 둠캐스터전사는 말에서 내려 레피온을 쫓는데 위에서 다가오는 말발굽 소리가 들린다. 근처에 숨어있던 그레이던이 레피온을 데리러 온 것이다.


'젠장, 저 위에다 말을 숨겨놨었구나!'


엘프가 발이 빨라도 말을 쫓아갈 정도는 아니다. 둠캐스터전사는 상황을 파악하고 다시 말을 탔다. 하지만 길이 갈라지는 곳으로 돌아왔을 때쯤엔 레피온과 그레이던은 언덕 너머로 사라진 뒤였다.





그렇게 겨우겨우 추적을 따돌린 레피온과 그레이던이 도착한 곳은.....


"리어스덴씨... 외람된 말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네... 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길도 모르는 곳을 도망치기 바빠서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도망치기 시작했던 곳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다섯 둠캐스터 기병 오거리 길에서 마주쳤다.


"분명히 이 주변일 것이다. 두 명이 말 한 마리를 타고 움직이고 있으니 많이 못 갔을 것이다. 무광탄을 쏘고, 여기로부터 포위망을 형성하고 좁히도록 지시해라!"


그들은 다시 흩어졌고, 근처 수풀에는 레피온과 그레이던이 숨어있었다. 그레이던이 알아들은 엘프어를 이야기했다.


"저들에겐 모종에 신호 수단이 있는 것 같군요. 다시 여기로 포위망을 좁혀온답니다."


둘은 다시 말을 탔다. 레피온은 기병들이 흩어진 길들 사이의 길로 이동했다. 속도는 높이지 않는다.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말이 지친 기색이 역력해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근처 둠캐스터인원이 모두 모여 포위망을 형성하는데 둘이 빠져나갈 빈틈은 없었다. 다행인 건 레피온이 먼저 둠캐스터 기병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레피온은 길 우측으로 말을 대 그림자에 숨긴 뒤 조용히 말했다.


"저 앞에 적의 기병이 보이시나요?"


"말이 쓰러져서 난감해하고 있군요."


말이 동물이 낸 구멍 따위 발목이 빠져 다리가 부러지는 일은 흔한 일이다. 둠캐스터 전사는 주저앉은 말을 살피며 어쩔 줄 모르고 있었다. 레피온은 포위를 뚫을 기회라고 생각하고는 계획을 세웠다.


"제가 유인하죠."


그레이던에게 계획을 설명한 레피온은 주저 없이 말에서 내려 그대로 오른편 울창한 수풀 사이로 사라졌다.

레피온이 걸어서 우회하여 둠캐스터 전사를 숲 깊이로 유인하고, 그 사이에 그레이던이 말을 타고 지나가 나중에 레피온과 합류한다는 계획이다.


그레이던은 레피온이 어떤 상황에 닥치든 계획을 제시한다는 것과 위험한 역할을 기꺼이 자처하는 솔선수범에 감탄했다.

위기가 닥치면 그레이던이 놀라서 어버버 할 동안 레피온은 계획을 세우고 행동을 했다.

어떤 사람들은 마법사를 생각하는 기계같다고 하는데, 그레이던이 보기엔 레피온이야말로 기계 같았다.




레피온은 서둘러 움직인다. 둠캐스터전사는 말이 가망이 없다고 생각해 걸어서 가려고 하는데 숲 옆에서 뭔가 기척을 느끼고 칼을 뽑는다.


"우군이면 대답해라!"


먼저 엘프어로 말해본다. 동료면 대답할 것이다. 대답이 없으면 목표일 수도 있다. 그래서 수풀을 헤치고 들어가며 이번엔 인간어로 말해본다.


"거기 있는 거 알고 있다. 이름을 밝혀라!"


레피온은 오면서 주운 나무토막을 힘껏 던진다. 둠캐스터전사는 뭔가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걸 감지했다.


"저쪽인가!?"


나무토막은 비탈길을 굴러 한참 밑의 아래에 숲에 소리를 내며 사라졌다.


비탈 앞까지 나온 둠캐스터전사는 밑에서 난 소리가 쫓아야 할 적인지, 아니면 그냥 소동물인지, 확인하러 밑까지 쫓아 내려가야 할지 고민했다. 그 사이에 레피온은 둠캐스터전사의 뒤를 지나갔다.


뒤에서 주인을 부르는 둠캐스터 말의 높은 울음소리가 들렸지만 이 우둔한 둠캐스터 전사는 다쳐서 방치된 말이 불안해 주인을 찾는 소리라고 생각했지 인간이 말 타고 지나간다고 고자질하는 소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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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숨을 건 술래잡기 21.03.22 1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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