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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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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작품등록일 :
2021.02.07 07:41
최근연재일 :
2021.04.21 13:15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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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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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수 :
264,100

작성
21.03.29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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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요정의 보물

DUMMY

풍채만큼이나 침착한 사람이라, 주변을 진정시키며 대책을 꺼낸다.


"당황하지 마라. 마침 우리 상회장님이 상처를 고칠 수 있는 뛰어난 마법사를 불러서 모셔놨던 참이다. 어서 아무나 가서 숙소 302호에 가서 보면 계실 분이 왜 여기 있지?"


지배인은 부르려던 사람은 폴로서스 모셔온 마법사인데 마차로 실려 온 것도 그레이던이다.

다시 야단이 커졌다.




상회 사람들의 노력과 그레이던의 증폭된 마력 덕인지 두시간쯤 지나면서 그레이던은 호흡이 안정되고 혈색이 돌기 시작했다.


레피온은 이제 케네이드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적들을 가로막고 레피온과 그레이던이 탈출할 수 있게 해주었지만, 적들은 강하다.


하지만 레피온의 허리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감겼을 때 케네이드의 메시지를 들었다.


'일을 깔끔히 끝내고 싶으니 돌아와서 도와준다든가 하는 생각은 마십시오. 방해랍니다.'


힘든 밤을 보냈던 레피온은 일단 쉬기로 했다. 할 일도 잔뜩 있으니까.




다음날 새벽안개가 짙을 무렵.

레피온은 상회에 말을 빌려 타고 길을 나섰다. 하르시아스에겐 낭비할 시간이 없다.


시를 나가는 길에 터덜터덜 걸어오는 케네이드와 마주쳤다. 쪼그라든 체형 탓에 걸음걸이는 아장아장, 옷은 저번보다 더 너덜너덜해져 거의 반라였고 얼굴에는 멍과 숯검정이, 머리는 불에 그슬린 듯 꼬불꼬불 엉망진창이었다.


"케네이드씨? 괜찮으...??"


걱정되어 물어보려는 레피온에게 작아진 케네이드는 원망한다.


"왜 마법사가 있다고 말 안 해준 겁니까?"


"네....? 아..."


레피온은 마법사가 있는지도, 말해줘야 하는지도 몰랐다. 케네이드는 기진맥진해서, 곤란해하는 레피온을 지나쳐가며 말했다.


"에효.... 됐습니다. 나중에 얘기하죠."


레피온은 상회로 향하는 케네이드의 뒷모습을 멍하니 본다. 케네이드가 안개 속으로 사라지자 레피온은 '아, 갈 길이 바쁘지'하고 가려는데 케네이드가 파다다닥 달려오며 레피온을 부른다.


"잠깐만, 헥 헥, 리어스덴씨. 그 말 상회의 말인데 대금은 지불한 거겠죠?"


숨결이 벅차 헥헥거리고, 작아진 체격만큼이나 가늘어진 목소리지만 기세만큼은 새끼를 위협받는 살쾡이다.


"아.... 네."


"보증금도 똑바로 낸 거죠?"


"네. 금 셋에, 은 스물이요."


"....그래요, 그럼 됐어요. ...직원이 일을 똑바로 안 하면 아작을...!! 에효... "


케네이드는 피곤한지 말을 하다 말고 넌더리를 내고는 다시 갈 길을 가기 시작했다. 레피온은 안부를 전했다.


"그레이던씨는 안정이 됐데요!"


"아, 네. 그렇군요."


건성으로 대답하는 케네이드는 지쳐 보였다.




레피온은 깊은 숲을 잔 나무를 헤치며 나아가고 있었다. 하르시아스의 지도가 길도 없는 깊은 숲속을 가리키고 있어서다.


원래는 최대한 힘을 뺀 채 단검이나 벌목도를 써야 힘이 덜 들지만 레피온은 장검을 들고 연속으로 검격을 날리며 나아가고 있었다.


진행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이랬다간 금방 지친다. 누가 봤다면 도시에서 자란 얼뜨기인 줄 알 것이다.


이 울창한 숲 속에 나무가 자라지 않는 반구형 공간이 있다. 나무는 그 밖으로만 자라 천정까지 가지를 드리우고 있었다.


레피온은 중앙의 거석에서 카드를 꺼내 챙겼다. 간단한 일이다. 이제 말을 세워둔 곳으로 돌아가면 된다.


레피온이 미련하게 검술로 숲을 헤친 탓에 아직 숨이 거칠다. 나가는 길도 편하게 갈 생각이 없는지 이를 물고 달려 나간다.


'숨은 말에 타고나서 돌리자.'


레피온도 평범하게 시골의 아이로 자랐다. 잡목 치며 다니는 법도 알고, 지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빠르게 일할 수 있게 속도를 조절하는 법도 안다.


힘든 건 상관없다. 하르시아스의 시간을 아낄 수 있다면. 하지만 지쳐서 몸이 못 움직이게 되면 곤란하다.


그래서 나름대로 계획을 세웠다. 올 땐 상체를 혹사하고, 나갈 땐 하체를 혹사하고 말에 도착하면 숨을 고르자는 단순 무식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잔 나무를 헤치고 들어가야 하는 길이 너무 길었다. 용도에 맞는 칼을 써야 힘을 아낄 수 있는 법, 장검처럼 검신에 무게가 실리지 않는 검으로 위력을 내려면 그만큼 체력을 써야 한다.


'조금 살살하자. 이렇게 피곤하면 피로가 누적되....'


그렇게 레피온은 힘겨워 숨을 몰아쉬며 말에 타려고 한다. 그런 레피온을 누군가의 가늘고 앙칼진 목소리로 부른다.


"이봐, 너! 뭘 건드린 거야?!"


레피온은 깜짝 놀라 주변을 둘러보지만 아무것도 없다.


"여기다, 여기."


레피온의 시선은 목소리와 허공을 치는 날개의 소리를 쫓아 위를 향했다. 거기엔 분홍 머리칼에 녹색 옷을 입은....

로고 샤링트리.jpg

"요정이라고??"


사람 손만 한 요정이 몹시 화난 표정으로 내려보고 있었다.


"그래, 요정이야. 근데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게 따로 있다? 몹시도 피곤했던 레피온은 상대의 의도를 모르겠다.


'그럼 뭐가 중요하지? 예쁘고 귀엽고 인형 같다? 아니면 요정은 매우 진귀해서 잡아다 팔면 돈이 된다? 아니면 요정을 만난 게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나? 아니야.... 중요한 건 하르시아스가 내일모레 사라질 수 있다는 거야.'


레피온에게 그것 외엔 아무것도 상관없었다. 레피온은 요정이라는 시답지 않은 존재에 코웃음 치며 말에 올라탄다.


"하! 그래, 요정아, 넌 잡아다 팔면 돈이 된다고 알려져있어. 그러니 다음부턴 함부로 인간 앞에 나타나지....!"


말에 올라타려고 몸을 띄우는 순간 -부웅!-하는 소리가 다가오더니 피곤한 레피온의 손이 헛도는 틈을 타 당겨 바닥에 떨어트렸다. 큰 소리에 놀란 말이 머리를 털며 몇 발짝 물러난다.


요정이 레피온의 머리 위에서 말한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레피온은 낙마하면서 땅에 부딪힌 등이 아파 짜증이 나려 한다.


"그럼 뭐가 중요한데?"


"저 안에 들어가서 뭘 한 거야? 혹시 카드를 꺼냈어? 결계 안으로 들어가서?"


"그게 어쨌다고"


여기서 레피온은 아차 싶었다. 하르시아스의 소중한 마력이 담긴 물건이다. 중요한 건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 않는 게 좋다. 다음에 기회가 오면 잡아떼리라 마음먹었다.


하지만 요정은 레피온이 카드를 가지고 있다는 걸 확신하는 듯 다그치듯 말한다.


"그거 도둑질이야. 제자리에 갖다 두던지 나에게 돌려줘, 내가 가져다 놓을 테니!"


레피온도 지지 않고 말한다.


"도둑질이라니, 누구의 것인데 도둑질이래!?"


거기서 요정은 아주 잠깐 멈칫했다. 요정도 카드와 결계를 누가 만들었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 게 뭔가? 일단은 소유권을 주장해야 한다.


"이 숲의 것이지. 그리고 이 숲의 주인인 '숲의 여왕'님의 것이기도 하고."


레피온이 숲의 여왕에게 목을 맸던 적은 있다, 하르시아스의 결계에 들어가기 위해서.

그러나 하르시아스에게 직접 갈 수 있게 된 지금은 알 바 아니다.

하르시아스에겐 이 카드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레피온에게 양보는 없다. 하지만 최대한 좋게좋게 말해본다.


"숲의 것이라고? 그럼 걱정할 필요 없겠네. 이 카드는 이 숲을 벗어나지 않을 거야."


요정은 딱딱 끊어 강조하듯 말한다.


"그 카드는, 반드시, 저 결계 안에, 있어야 해!"


"왜?"


"그건... 그 카드가 제 위치에 없으면 숲의 마력이 약해지니까!"


그럴 것이다. 하르시아스가 이 숲에 구축한 마법망의 한 축을 차지하는 마력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레피온은 더는 시간 낭비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마지막 대화를 남긴다.


"나는 이 카드의 원주인을 알아. 그 사람의 부탁으로 카드를 가져가는 거고. 이 사기꾼 요정님."


"뭐? 뭣!? 그게 원주인이 있다고?? 그런 건 전혀 들어보지도 못했.... 어쨌든 가져가게 둘까 보냐!"


레피온이 말에 올라타는데 주변에 심상치 않은 바람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레피온은 놀라는 말을 겨우 진정시키고 보니 요정이 빛을 내며 떠오르고 있었다. 요정이 의식이 있을 땐 항상 빛이 나는데 그게 대낮에 보일 정도로 밝아지고 있다.


"숲의 여왕의 충성된 종복들이여, 여기서 나의 명에 따라 일어나라... 숲의 마력을 빼앗아가려는 저 자를 잡아라!"


소용돌이 바람이 나뭇잎을 모아 사람보다 커다란 덩어리를 만들어냈다. 그것도 하필 레피온이 가야 할 방향에.


당황하고 있는 레피온의 뒤에서 요정은 득의양양하게 외친다.


"순순히 카드를 안 내놓은 걸 후회하게 해주마!"


레피온은 장검이 잘 있는지 확인하고 말의 고삐를 움켜쥐며 강행돌파를 준비하는데 바람이 약해지더니 사라졌다. 모이던 나뭇잎 기둥은 그대로 내려앉아 수북이 쌓인 나뭇잎 더미가 되었다. 레피온은 말을 돌려 공중에 떠 있는 요정에게 다가가며 묻는다.


"어..... 뭔가 나타나는 거 아니었어?"


"어? 어라?? 이럴 리가...??? 으윽.... 거봐, 말했잖아. 결계에서 카드를 꺼내면 숲의 마력이 약해진다고!"


...라고, 요정이 말하는 사이 레피온은 안장 위에 두 발을 딛고 껑충 뛰어 가죽주머니에 요정을 잡아채고는 땅에 착지했다.


"무슨 짓이야! 풀어달라고!!"


가죽 주머니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요정의 힘은 소용없었다. 레피온은 가죽주머니의 입구 끈을 조여 묶고는 딴청을 피우듯 말했다.


"그러고 보니 요정은 비싸게 팔린댔지. 용도가 뭐였더라? 연구용으로 해부한다고 했나? 약재료로 달여 먹는다고 했던가? 아니면 마법의 재료로 말린 다음 가루를 낸댔던가?"


레피온이 겁을 줬지만 가죽주머니 안에서 들리는 요정의 목소리에는 한치의 움츠림도 없었다.


"하! 이 녀석 봐라? 좋게 봐주려 했는데 완전히 쓰레기잖아?!"


움추림은커녕 기백에 넘쳐 레피온이 더 어안벙벙해질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휘둘릴 레피온이 아니다.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보는 게 어때?"


"너야말로 실수하고 있는 거야. 날 이렇게 대했겠다? 숲의 여왕님께서 가만있지 않으실 거라구!

숲의 여왕님은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어. 이런 식으로 척을 지는 너야말로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보는 게 어때!?"


가죽 주머니 너머로도 들려오는 목소리는 앙칼져 귀가 아파서 레피온은 견디기 힘들었다.


가죽 주머니 안으로 요정에게 들리는 레피온의 말투는 갑자기 부드러워졌다.


"조금 거추장스럽고 불편할지도 모르겠지만 참으렴."


가죽주머니 안에서 요정은 날카롭게 대꾸한다.


"이미 충분히 불편하거든!?"


그런데 레피온은 요정한테 말하지 않았다.


"너도 귀가 아프지?"


말이 응답하듯 푸르릉 거렸다. 그리고 레피온은 몇 발자국 걸어가더니 가죽 주머니를 어딘가에 묶는다. 그리고는 말에 올라타 말에게 가자고 신호를 보냈다.


가죽주머니에 들어있던 요정은 곧 격렬하게 털린다. 무엇보다도 '따각! 따각!'말발굽 소리가 엄청 세게 들린다. 바로 옆에서 땅을 박차는 둔탁한 울림과 함께.

요정은 자기를 넣은 주머니가 어디 묶여있는지 알 것 같았다.


"너... 너...!?"


가죽주머니는 말의 뒷다리에 묶여있었다. 말이 구보를 시작하자 달리는 소리에 요정의 목소리는 묻혔다. 덕분에 레피온의 탑승감은 개선됐지만 요정의 탑승감은 분명 최악일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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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정의 보물 21.03.29 30 0 12쪽
32 극적인 등장이 신조 21.03.28 19 0 12쪽
31 同歸於盡 (다 같이 다하다) 21.03.27 30 0 12쪽
30 극의에 다다른 마력. 21.03.26 23 0 13쪽
29 마법사의 고양 21.03.25 21 0 12쪽
28 재회 21.03.24 55 0 12쪽
27 막다른 길에서... 21.03.23 31 0 13쪽
26 목숨을 건 술래잡기 21.03.22 17 0 12쪽
25 숨어들었다가.... 21.03.21 3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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