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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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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작품등록일 :
2021.02.07 07:41
최근연재일 :
2021.04.21 13:15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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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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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64,100

작성
21.03.1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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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욕심이 지혜를 가린다

DUMMY

'죽었는지 확인하려고 벤다는 건 보통은 시체훼손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 개념이 없어서 그레이던은 방금 죽을 뻔했다. 지금은 레피온의 방식이 옳아보여 그레이던은 반성하기로 했다.


"어쨌든 앞으로는 확인참살이 되지 않은 적 근처엔 가지..."


레피온은 잔소리를 마저하려고 부른 게 아니었다.


"바로 안전한 곳으로 도망치죠."


"네?"


뜬금없는 소리에 반문하는 그레이던에게 레피온은 설명한다.


"혹시 케네이드씨로부터 사악한 엘프전사에 대한 이야길 들으셨나요?"


"네? 네에... 제가 여기 오게 된 것도 원래는 그들로부터 호위를 바래서라고...."


"이 고블린은 그들이 근처에 있단 뜻입니다."


그레이던도 엘프들이 고블린의 시체를 찾으러 온다고 들었다. 레피온은 급하다.


"감당이 안 되는 적이니 최대한 빨리 도망치죠. 추격이라도 당하면 큰일입니다."


그레이던은 엘프란 말에 생각한다. 최초의 마법사들이자 마법의 신비에 가장 익숙한 자들 아닌가. 시간의 결계도 엘프가 만든 것이고.

그레이던은 시간의 결계로 들어가려고 여기서 이러고 있다. 엘프의 마법을 보기 위해.


'엘프와 엮인다면 혹시 더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이제 그레이던이 둠캐스터와 부딪쳐본다는 멍청한 방법으로 자신의 열망을 이룰 생각이다. 그레이던은 레피온에게 묻는다.


"리어스덴씨는 혹시 그들과 싸워보신 적 있으십니까?"


그레이던은 레피온이 실력이 좋아 보여 일말의 기대를 걸고 말한다.


"있습니다.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아 죽을뻔했죠."


"그럼 리어스덴씨는 어떻게 살아서 여기에 있는 겁니까?"


레피온은 정신없는 공격 속에 죽어가던 때를 떠올려본다.


"아마도.... 하르사이스가 환영으로 도와줘서 그 틈에 반격을 성공시켰죠."


그레이던이 옳다구나 말한다.


"마법사가 돕는다면 이길 수 있단 거군요?!"


그 말을 들은 레피온은 슬슬 감이 오고 있었다. 마법사의 머릿속에 튤립과 데이지가 가득한 꽃밭이 펼쳐져 있다는 것을.




-=욕심이 지혜를 가린다=-


그레이던의 머릿속에 핀 꽃밭은 레피온에겐 사신이 대낫을 들고 배회하는 공동묘지로 보인다.


그 불길한 광경에 레피온의 생각은 빨라진다. 만약 둠캐스터들이 닥쳐오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일이다.


'정말 엘프 전사에게 추격을 허용하는 날엔 살아남을 방법은 하나뿐일 것이다, 검의 달인이고 자시고 의미가 없을 지형적 유리를 구축하고 농성하는 거다.

케네이드는 같은 적으로부터 쫓기고 있으니 협조할 것이다. 건물을 개조하는 것이 가장 빠를 것이며, 아무리 빨라도 1.5일가량 걸린다.

그 전에 습격을 당한다면 엘프 전사의 칼날과 내 목구멍 사이를 가리는 것도 아무것도 없으리라.

그것도 모든 것이 다 바람대로 다 잘 될 때고, 예상이 하나라도 틀린다면 나를 비롯한 몇 사람이 살아남을 방법은 아무것도 없게 된다.'


여기까지 생각한 레피온은 그레이던을 목덜미라도 붙잡고 끌고 가고 싶어졌지만 차마 그러진 못하고 설득을 시도한다.


"그레이던씨, 케네이드씨와 뭔가 계약하신 게 있으시죠? 신용이 있는 분이라고 들었습니다. 평판이 좋은 분이라고요."


레피온은 계약 내용이 뭔진 모른다. 그저 케네이드 상회 건물을 나갈 때 케네이드가 그레이던에게 계약 잊지 말라고 했으니까 지켜야 하는 게 있을 것이다.


레피온의 예상이 맞았는지 그레이던이 우물쭈물하다가 마음을 다잡는 듯 말한다.


"그래요. 거래는 지켜야죠."


그래도 미련이 남는지...


"그럼 우린 마법 장벽 안으로 들어갈 방법은 못 찾고 돌아가는군요."


.....라며 레피온의 마음을 긁어본다.

레피온은 미련에 이끌려 둠캐스터한테 목숨을 내놓으러 갈 생각은 앖다. 슬슬 쐐기를 박고 싶어 그레이던이 중요시 여기는 걸 강조한다.


"얻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마법을 위해 신용을 잃을 순 없죠."


그레이던은 납득하면서도 사냥개 고블린을 가리킨다.


"그래요. 돌아갑시다. 그나저나 이 괴물은 괜찮으신 겁니까? 관청에 신고하면 제법 돈이 되겠군요."


"그레이던씨는 신용을 위해 마법을 포기하듯이, 저는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돈을 포기할 겁니다. 우리는 가장 중요한 걸 챙겨야 하니까요."


그레이던은 동의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고, 두 사람은 말을 타고 플람브라셀로 향한다. 이렇게 둘이 잘 돌아가나 싶었는데, 잘 가다가 이번엔 레피온이 잘 달리던 그레이던의 말 고삐를 끌고 샛길로 빠진다.


"리어스덴씨?"


그레이던이 의아해하며 레피온을 불렀지만 레피온은 대신 손가락으로 조용하란 신호를 보낸다. 둘이 멈춰 서있는 동안 플람브라셀쪽 길에서 마차 3대가 지나간다.


사실 레피온도 뭔가의 기척만 느꼈다. 마차인지는 몰랐고, 누가 탔는진 모른다. 하지만 레피온은 아버지에게 배웠다, 살아남아야 할 땐 눈에 띄지 않는 게 최고라고.


상대가 악의 없는 여행자일 수도 있지만 추적자에게 나를 봤다는 정보를 누설할 수 있으니 상대를 불문하고 눈에 띄지 않는 게 최고다.


근데 이번 경우엔 정말 숨길 잘한 것 같았다. 이 밤 중에 불을 켜지 않고 가는 마차라니...


밤길을 불 없이 다니는 마차가 가끔 있다. 조명이 비싼 시대니까 자기 밤눈을 과신해서 운송비를 아끼려는 마부가 있어서다.


불은 안 켠 건 그렇다 치더라도 상자 모양으로 짐칸을 만든, 시커먼 도색의 화물 마차가, 3대가 연달아 달린다는 건 딱 봐도 수상하다.


보통 짐 마차란 짐칸에 낮은 벽만 세우고, 짐을 그 이상으로 쌓으면 보통은 천으로 덮고 줄로만 묶는다. 그 이상의 구조를 갖추기엔 비용 문제도 있고 짐마차 자체도 가벼운 게 여러모로 좋기 때문이다.


완전 밀폐형 마차면 아주 비싼 게 들어 있는 것 같은데 불을 안 켜면 말이 안 된다. 말이나 마부의 상태는 초목 너머로 보는 것이라 자세히 보지 못했다.


레피온은 마차가 사라지길 확인하고 그레이던을 돌아보는데 뭔가 굉장히 흥분해있다.


"방금 마차에 뭐가 실려있는지 아십니까?"


레피온은 당연히 모른다.


"결계를 뚫을 마도구입니다!! 저 마도구를 쫓으면 이 결계를 친 엘프 아가씨를 만나러 갈 수 있을 겁니다."


사실은 그레이던도 모른다. 아까 마차에 뭐가 들어있는지.

근데 그는 평생 해보고 싶었던 경험을 방금 해봤다. 마차 3대가 지나갈 때 마력의 흐름이 몸을 스치는 감각을 느낀 것 같다. 강렬하지만 느껴본 적 없는 미지의 감각이긴 했는데, 그레이던은 마력이라고 생각했다.


그레이던이 마력을 느꼈다는 심증은 하나 더 있다. 레피온은 전혀 못 느낀 눈치다. 일반인은 느끼지 못했는데 마법사인 자신만 느낀 것... 마력이 아니면 뭐겠는가?


그래이던은 저 마차 안에 든 게 뭔지 확인하고 싶어서 몸이 달아오른 나머지 레피온의 소원인 하르시아스를 만나는 것까지 들먹거렸다.


뒤늦게나마 생각해보면 이 주변에서 이 정도로 강력한 마력을 가진 뭔가를 가져왔다면 역시 시간의 결계와 관련 있을 법하다.


근데 흥분한 그레이던의 모습에서 너무 속내가 보였나 보다. 그레이던을 보는 레피온의 시선은 냉담했다.


레피온의 아무 말 없는 응시가 눈빛으로 비난하는 것처럼 느껴진 마법사는 동요한다.


하지만 포기는 생각할 수 없다.


그레이던은 평판 좋은 마법사다.

신용이 있다는 평가의 기반은 높은 마법의 성공률이다. 사실 그레이던이 다룰 수 있는 마력은 동급의 마법사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그것을 마법의 설계와 예민한 감으로 만회 해왔다.


그래도 마법을 실패할 때가 더 많지만 그땐 사전에 감지하고 남들 모르게 다시 마법을 시전한다. 그러느라 드는 추가 비용을 청구하지 않아서 사람들은 그레이던은 마법을 거의 성공시키는 실력자로 아는 것이다. 반대로 실패를 자주 보이는 마법사는 그레이던과 비교 당해 돌팔로 인식 된다.


그레이던은 그렇게 쌓은 평판으로 다른 마법사보다 많은 비용을 받으므로 앞으로 먹고살긴 부족하진 않겠지만 그레이던은 아직 젊었다.


'이 정도면 먹고살 만하지'라는 만족보다 '더 나아갈 수는 없는 건가?'라는 배고픔이 더 크게 느껴진다.

그레이던은 아직도 조금씩 성장하는 마법사들에 대해 들을 때면 언젠간 추월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나 열등감도 있었다.

그래 봐야 그레이던보다 뛰어난 마법사가 될 가능성은 낮다는 건 그레이던도 머리로는 알지만,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이 더 마음에 간다. 그건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욱더 그렇다.


현상유지의 삶에 벌써 질려버린 그레이던은 방금 느낀 강력한 마력의 파장은 자신의 일생에 어쩌면 더는 없을 기회라고 느꼈다.


그 기회는 어쩌면 자신을 전설이나 이야기 속에 나오는, 세상의 법칙 위에 군림하는 마법사로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유혹이 그레이던의 마음을 침식해 들어가자 그레이던의 눈앞에 레피온은 자신이 극복해야 할 반대자로 보였다. 제거하겠다는 건 아니다. 그레이던이 완전히 유혹에 삼켜져 사익을 위해 행동하게 될지라도 그렇게 막무가내로 나가는 건 그레이던의 방식이 아니다.


또한 자신은 아직 미력한 마법사... 유능한 전사의 호위는 필요하다. 레피온은 아직 어려서인지 협조적이며, 아직까지는 자기의 욕망보다는 합리성에 따른 선택을 해왔다. 이런 인물은 동료로서 유용하다.


하지만 합리성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을 자신의 비합리적인 목적에 끌고 가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 레피온에게 있는 비합리적인 목적을 자극하면 된다.


그레이던은 한발 물러서는 듯 미소를 짓는다. 차분하면서도 아주 침착한 사업적인 미소다.


"그래요. 우리 단둘로는 위험할지도 모르겠네요. 어떤 목적보다도 목숨이 제일 중요해요."


그러면서도 품속에서는 묘약을 꺼낸다. 언젠가 의뢰로 제조한 사랑의 묘약이다. 하지만 정말로 사람을 사랑에 빠지게 하는 묘약은 없다. 단순히 격정과 욕망 사이의 어딘가를 자극하여 사람의 자제력에 구멍을 내고 감정을 증폭하는 효과가 있다.


그레이던은 마치 레피온의 뜻을 따르는 듯 말을 하면서 레피온의 주변을 돈다. 자신은 최대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레피온 주변에 묘약을 퍼트리기 위함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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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공물의 가치 21.04.07 56 0 12쪽
40 여왕을 위한 공물 21.04.05 5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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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요정의 보물 21.03.29 29 0 12쪽
32 극적인 등장이 신조 21.03.28 19 0 12쪽
31 同歸於盡 (다 같이 다하다) 21.03.27 29 0 12쪽
30 극의에 다다른 마력. 21.03.26 23 0 13쪽
29 마법사의 고양 21.03.25 21 0 12쪽
28 재회 21.03.24 55 0 12쪽
27 막다른 길에서... 21.03.23 31 0 13쪽
26 목숨을 건 술래잡기 21.03.22 17 0 12쪽
25 숨어들었다가.... 21.03.21 36 0 12쪽
24 다시 안으로.... 21.03.20 23 0 12쪽
» 욕심이 지혜를 가린다 21.03.19 24 0 11쪽
22 달려온 단서 21.03.18 2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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