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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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凶星之男
작품등록일 :
2021.02.07 07:41
최근연재일 :
2021.04.21 13: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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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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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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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두 가지 심부름

DUMMY

하지만 지금 요정은 날 수가 없다. 대신 조금 빠른 목소리로 말했다.


"아, 갑자기 졸리네? 한숨 푹 잘 테니 가죽 주머니에 잘넣ㅇ...."


전이마법이 진행되는 동안 요정은 잠들었다.




다소 싸늘한 온도, 짙은 안개로 시야가 짧다.

평평한 돌들을 맞물려 만든 바닥을 석등이 둘러싸고 있고, 그 한 가운데 레피온이 서 있었다.


멀리서 무언가 커다란 것이 펄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거대한 그림자가 레피온을 지나갔다.


안개 때문에 구체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순간 주변을 어둡게 만들 만큼 크다.


그림자가 몇 번 레피온 주변을 지나간 다음 어디선가 정중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엔 어떻게 오셨습니까? 길을 잃으셨나요?"


레피온은 하르시아스가 적어준 메모대로 대답했다.


"용이 할 수 없는 일 두 가지를 대신해드리러 왔습니다."


질문이 돌아왔다.


"누가 당신을 보냈습니까?"


"플람브라셀 숲에 은거 중인 엘프입니다. 이름은 하르시아스 훼얼세렌트. 샤이셸핌의 최고위 마법연구소의 아크 메이지입니다. 그녀의 편지도 가지고 왔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시간이 지난 뒤 사람 하나가 레피온의 앞에 나타났다. 분명 귀족 댁의 시종이다 싶은 차림새였다.


"그랜마께서 당신을 보고 싶어 하십니다."


레피온은 뜬금없는 상황에 긴장하고 있었는데 다소 안심이 됐다. 편지 봉투엔 '그랜마 귀하'라고 쓰여있었기 때문이다.


'뭔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왔구나.'


침엽수림 한가운데에 아담한 저택 하나가 나타났다. 실내는 아늑했고 벽난로의 따뜻한 온기가 기분이 좋았다.


테이블에는 할머니가 앉아있었고 그 뒤에 중년 남자가 서 있었다. 둘 다 복색이 아주 고풍스러웠다.


"좋은 날이 되길, 나는.... 그랜마라고 하네. 먼저 앉게나."


할머니는 테이블 맞은편에 자리를 권했다.


"이렇게 의아로운 방문은 흔하지 않지. 적어도 이번 세기엔 없었지?"


레피온은 정중히 양해를 구했다.


"갑작스러운 방문이 실례가 되었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아니야, 아니야. 우리야말로 빠른 도움이 필요했으니까. 내게 줄 편지가 있다고?"


레피온이 꺼낸 편지는 시종이 그랜마에게 전했다.


그랜마는 봉인을 뜯어 편지를 펼쳐보고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외알 안경을 쓰고 불빛에 비춰본다. 그녀가 뒷면을 뒤집어 볼 때 레피온은 그 이유를 이해했다. 하르시아스의 편지는 백지였다.


보다 못한 남자가 손으로 시종을 부르며 말한다.


"마마, 눈이 침침해지셨군요. 어서 무광등을 가져오게 빛이 센 걸로."


시종이 옆 방에서 랜턴을 가져왔다. 자세히 보면 등 안의 아지랑이를 볼 수 있지만, 얼핏 봐선 그냥 불 꺼진 랜턴이다.


시종이 랜턴을 편지에 가까이 대자 그랜마는 외눈 안경을 끼며 넋두리를 했다.


"나도 나이가 너무 들어서.... 어디 보자"


편지는 유려한 필체에 드래곤의 언어로 쓰여있었다. 간략한 소개와 인사 뒤에는 하르시아스가 이들의 곤란을 어떻게 알게 되어있는지 쓰여 있었다.


마법으로 된 연락망을 감청했단 내용에 그랜마는 옆에 서 있던 중년 남자에게 말했다.


"쟈슬릿, 우리 동포들의 연락망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군."


일족의 사정이 오고 가는 연락망이 외부에 노출되는 건 큰일이다. 내부의 곤란을 외부에서 알게 되면 이용당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체면에 금이 간다. 지금도 외부인이 내부의 곤란을 알게 된 경우 아닌가?


쟈슬릿이라고 불린 중년 남자는 뒤에서 함께 편지를 보고 있다가 말했다.


"그건 어떨지.....

제가 작업해도 엘프 왕국에서 제일 뛰어나다는 마법사가 엿보는 걸 막을 자신은 없군요. 그것도 우리보다 먼저 태어난 엘프 마법사로부터 말입니다. 그런 건 나중에 논의하기로 하고, 마마. 저는 그보다 이 소년에게 비밀을 알려줘도 되는지가 의문입니다."


그랜마는 편지를 들여다보며 입술 한쪽을 찡그렸다.


"엘프의 말대로라면 비밀이 새어 나갈 걱정은 없다지만.... 발상의 조각이랑 미혹의 이슬로 뭘 할 수 있다는 거지? 귀경은 아나?"


"저도 잘.... 대신에 그 건은 벌써 다른 동포들에게 지혜를 구해놨습니다. 그보다도 편지대로라면 비밀이 노출될 일은 없습니다. 시간이 없으니 일단 일을 맡겨보죠."


"그래, 둘 다 폭주하고 있지. 시간이 없어."


그랜마는 레피온을 돌아봤다. 편지에 레피온에 대해 소개한 대목을 다시 읽느라 인상을 잠깐 찡그렸다.


"리어스덴군? 우린 훼얼세렌트양이 부탁한 3가지 보상을 주는 조건으로 2가지 일을 맡길 것이다. 첫 번째는 비교적 쉬운 것이야. 쟈슬릿, 준비는?"


그때 저택 마당에 밖에 무언가 거대한 것이 펄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다 사라졌다. 창문이 커튼으로 막혀 뭐였는지 볼 수 없었다.


"네, 마당에 준비해뒀습니다."


그랜마는 모두를 데리고 저택 마당으로 나왔다. 거기엔 사람 팔뚝만 한 굵기에 U자 모양의 검은 금속제 고리가 놓여있었다. 그랜마는 어처구니없어하며 말했다.


"이게 줄인 건가?"


"네, 원래보단 많이 줄였습니다만...."


"저게 충분히 줄인 건지는 니가 지금 그 몸으로 저걸 들어 보면 알 거 아냐, 이 뼈대가리야!"


쟈슬릿은 상사에게 갈굼을 당하자 표정의 변화는 없었지만,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죄송합니다, 마마. 잠시만.... 이거 만든 둘, 시종의 모습으로 튀어....!! 아니, 조용히 와라."


마당 옆의 숲에서 젊은 시종 둘이 다급히 나왔다. 쟈슬릿은 둘을 멀리 데리고 가 잘 들리지 않게 낮은 소리로 대화를 했다.


쟈슬릿은 냉정하고 건조한 분위기였지만 젊은이들의 표정을 봐선 몹시 크게 야단맞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랜마는 못마땅한 얼굴로 접이식 부채를 펼쳐 얼굴을 부치며 한숨을 쉰다.


"종족의 수치 같은 놈들"


그녀의 부채질은 그칠 줄 모른다. 안개 낀 날씨는 한기가 드는데도.


"....이 두개골 안쪽까지 뿔이 들어 찬 새끼들아...!"


낮게 으르렁거리는 듯한 쟈슬릿의 마지막 말은 레피온에게는 모르는 언어였다. 쟈슬릿이 놓아주자 시종 둘은 검은 고리에 달려들어 꾹꾹 눌러서 크기를 줄이려고 애를 썼다.


'저게 되나?' 싶은데 시종 둘이 땀을 뻘뻘 흘리며 계속 만지자 어느새 점점 줄어서 손가락 굵기로 줄어들었다.


그랜마는 부채를 접고 레피온을 데려갔다. 그녀의 손짓에 따라 시종이 검은 고리를 레피온에게 전해주었다.


"흉악한 것을 가두고 있는 봉인이 끊어지려 하고 있다. 그걸로 끊어진 쇠사슬을 고치고 오너라. 앞으로 가면 봉인이 나올 것이다."


레피온이 전이 되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으로.


"......"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당황스럽다. 품에서 부싯돌을 꺼내 보지만 부싯돌은 만들어 둔 부싯깃이 있어야 불을 만들 수 있다. 그런 게 없으면 잠깐 불꽃을 낼 수 있을 뿐.


뒤늦게 레피온 같은 평범한 인간에게 동굴 안에서 볼 방법이 없단 걸 깨달은 그랜마와 쟈슬릿이 불을 켠 랜턴을 전이시켜서 조명 문제는 해결되었다.


장소는 커다란 동굴 안이다. 레피온은 검은 고리를 들고 앞으로 간다. 가다 보니 동굴 저 멀리에 연두색 빛이 진동하듯 밝기가 변하고 있었다.


'저기에 봉인이 있겠구나'


레피온이 가보니 사방으로부터 쇠사슬이 뻗어져 중앙으로 향하는 공간이 있었다. 중앙엔 쇠사슬이 얽히고 얽힌 덩어리가 있었고 그 사이로 녹색 빛과 뭔가 우르릉거리는 진동이 나오고 있었다.


근데 중앙에 묶인 사슬 중 한 가닥이 끊어져 아래로 늘어져 있었다.


'저기가 고쳐야 할 곳이구나. 그런데....'


쇠사슬이 매우 두꺼워서 레피온이 받은 고리가 들어갈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의 쇠사슬은 한 가닥 한 가닥이 마법으로 되어있기에 레피온의 사슬에 반응해 연결되어야 할 부분이 점점 크기가 줄어들었다.


레피온이 가져온 U자 모양의 고리에 끊어진 가닥 두 개를 넣으니 U 고리가 원형이 되며 쇠사슬이 이어지고 다시 원래의 크기로 변하며 조여졌다.

그리고 우르릉거리던 소리도, 빛의 변화도 멈췄다.


'간단하군.'


레피온이 돌아가려고 하는데 품 안의 가죽주머니에서 요정이 나왔다. 그녀는 녹색 빛에 둘러 쌓여 날갯짓도 없이 붕 떠서 레피온의 앞에 떠 있다.


"요정아??"


무감정한 얼굴의 요정은 중성적인 목소리를 냈다.


"너는... 인간? 왜 나를 방해한 거지? 조금만 더 하면 나는 이 봉인을 풀었다. 그럼 나는 드래곤들을 멸망시킬 것이다. 인간에게도 용은 포식자가 아닌가? 나의 활동은 인간에게도 좋은 일이다."


레피온은 예상 못 한 상황에 잠시 멈췄다가 말했다.


"누구시죠?"


"나는 용혐주. 용의 파멸을 위해 만들어진, 의식을 가지고 있는 주문의 집합체다. 너는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봉인을 도운 것인가?"


레피온은 녹색의 에너지에 휩싸여 붕 떠올랐다.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요정은 여전히 레피온의 앞에서 레피온을 응시하며 무감정히 말하고 있다.


"용이 직접 오면 나의 공격을 받을까 봐 다른 생물을 동원했다. 이제부터 경계의 범위를 확장한다. 모든 생물의 접근에 반응하기로 한다.


다음 문제. 이 생물의 처분을 결정한다.

첫 번째, 응징한다. 짓이겨 생명을 빼앗도록 한다. 하지만 이득이 없다. 이 인간은 용의 휘하가 아니다. 몸에서 용의 냄새가 나질 않는다. 이 생물을 파기할 경우 낮은 확률로 이 인간이 속한 다른 세력과의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인간이 속한 세력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거래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인간 세력은 대체로 드래곤들과 적대관계다.


하지만 해당 인간의 세력이 이미 용들과 협력관계라서 이 인간을 보낸 것이라면 의미가 없다. 무의미한 시도가 된다.


또한 드래곤들은 나의 존재를 외부에 감추려 한다. 나에 대한 정보가 발설되지 못하게 수단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간단히 말해 비밀을 아는 인간을 제거한다는 뜻이다. 비밀엄수를 위해 즐겨 쓰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만에 하나, 나의 존재를 외부에 전달할 수 있으면 드래곤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나를 찾는 자가 나올 수 있다. 나쁘지 않다.


두 번째, 이 인간을 드래곤에 대한 무기로 사용하자. 의식을 장악하고, 나의 힘을 실어서 나의 꼭두각시로 만들자. 그다음 드래곤에게 보내어 살해하게 만드는 것이다. 아주 좋은 생각 같다.


하지만 나의 힘을 드래곤들이 감지하면 어떡하지? 그렇군. 인간이여 네게 주문을 주마.


'바브람 데이키어 랜시어스 팔스트론'


네가 어디에 있든 살룡의 힘을 줄 것이다. 그럼 조치 실행."


레피온은 이 주문 덩어리가 말하는 것을 다 듣고 있었지만 저항할 방법이 없었다. 점점 자의식이 옅어져 가고 멍한 상태가 되어간다.


얼마나 지났을까, 용혐주의 마법이 끝났다. 레피온은 멍해져 동굴에서 출발했던 곳으로 되돌아 왔다. 요정도 품 속으호 돌아와 있다.


자세히 보면 애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저 마법으로 사람이 왔다는 것만 감지한 드래곤들은 다음 일을 시키기 위해 레피온에게 전이마법을 발동시켰다.


레피온은 전이된다. 인간의 모습을 한 용족의 지도자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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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목숨을 건 술래잡기 21.03.22 17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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